2천원을 주고 주차장에 들어간다.
앞 차에서 일행 3명이 내린다.
혹 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 운전할까 물어보니 다 걸어가잔다.
임도는 나무에 가려 그늘이다.
임도 끝 포장마차에서 막걸리 한병을 마신다.
한 젊은 사나이가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자 주인 아주머니가 인사를 건넨다.
한 주일에 한버너 이상 오고 어떨 때는 내려왔다가 또 올라간다고 한다.
산악자전거를 매고 그가 앞장서자 우리 여성 산우들은 그에게 이것저것 묻는다.
황대장이 총무하라고 하며 웃는다.
누구는 자전거 타야겠다고 한다.
그가 웃으며 여성 넷을 앞장 서 끌고 가며 쉬기도 한다.
난 멀찍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가다가 혼자 힘을 내어 보국문 성벽 위에 서 기다린다.
보국문을 지나 충용문에서 마루로 올라가 간식을 먹는다.
난 성벽을 따라 멀리 보다가 누각으로 오는데 성벽수리를 하던 일꾼들이
성벽 무너진다고 날 나무란다.
난 오히려 사람이 밟아주지 않아 성이 허물어진다고 어거지를 쓴다.
우리 유쾌하게 웃고 떠들다가 그 젊은이가 일행을 맞으러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자 일어난다.
등산안내도 앞에서 금성산성 소개를 문선생께 읽으라 하니 잘 읽어 주신다.
대장의 지시에 따라 상황실장인 내가 산행 코스를 설명한다.
동자암으로 들어가니 남자 스님은 비를 들고 있고 여스님은 새끼 새 한마리를 보고 있다.
길을 올라오며 주웠다는데 작은 곤충을 잡아주고 물을 먹여 힘을 내라한다.
차 한잔 하고 가라시며 앞쪽 안락수선당으로 들어가신다.
스님은 고욤잎차라며 몸에 좋으니 많이 마시라 하신다.
녹차가 좋지만 성질이 고약해 맛내기가 쉽지 않다고 하신다.
나무 목자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열십자가 있다고 하신다.
나름 글자의 연원에 대해 말하니 모두 귀를 쫑긋하여 배운다.
내가 먼저 나오자 팽주가 끝내줘야 일어나야 한다고 한다.
채회장에게 2만원을 드리며 복전함에 넣으시라고 한다.
다시 청량한 산길로 접어든다.
박쥐나무 꽃을 보며 임선생이 발걸음을 멈춘다.
어제 불갑산에서 본 꽃보다 더 피었다.
내성에서 2주전 동기들이 돌아나온 길에서 나 혼자 직진한다.
금방 만날 거라고 했는데 동문을 지나서 운대봉 앞에서 쉬고 있다고 전화가 왔다.
그 사이 난 시루봉을 땀나게 올라 자연암벽과 성벽을 걷는다.
운대봉 이정표 아래 그늘에서 쉬고 있다.
운대봉으로 안내하고 난 암벽을 타고 올라가 본다.
운대봉에서 설명을 하고 길을 잡으니 얼른 점심 먹자고 아우성이다.
12시가 다 되어 간다. 10분만 더 가자고 한다.
난 앞의 봉우리에 올라 성벽을 걸어오는 일행을 사진 찍는다.
모두 지친 걸음이다. 송락바위이정표에 닿아 돌을 옮겨 점심 자리를 만든다.
일행이 와 점심을 편다. 문선생이 돼지 족발과 머리고기를 꺼낸다.
족발을 먹으며 한번 쉴 걸 그랬다.
막걸리와 맥주를 바보와 나만 거의 다 마신다.
강천산 쪽에서 올라오는 경상도 말씨의 산객들이 옆에 자릴 잡는다.
한 떼의 산악회 팀이 자릴 잡자 우린 일어난다.
서쪽으로 치우쳐 있는 북문에 먼저 도착해 이리저리 길을 살핀다.
일행에게 북문 성위에 올라가 경치를 구경하라고 한다.
보국사터에 닿자 지난번 그 홍성주씨 등 남녀가 있다.
여주인이 커피를 타 준다.
일행은 둘에게 어찌 돈을 버느냐고 묻는다.
커피 값 천원 2천원 넣어두고 간 삶이 있다고 한다.
차를 마시고 일행을 가게 하고 시 이야기를 나눈다.
주역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기가 주역에 대해 쓴 시를 펼쳐 보인다.
찻값으로 만원을 드리자 기다리라며 휴당 방으로 가시더니 주역 시가 실린
시집을 가져 와 사인을 해 준신다.
부지런히 걸어 동자암 입구에서 일행을 잡는다.
길을 내려와 임도로 내려가지 않고 연동사 석굴법당으로 내려간다.
한 스님이 내려와 물 한잔 하고 가라신다.
여신도인듯 큰 병에 시원한 물과 컵을 내 오신다.
와 본 듯 말을 거니 스님은 형님이 가셨다고 하신다.
저 아래 법당에 차를 두고 이쪽으로 올라가시면 더 편하다고 알려주신다.
조그마한 진흙조각상들이 많다.
법당 벽엔 선풍이라 한자로 써 두고 그림을 그려가는 중이다.
글씨는 모르겠으나 달마도사의 눈빛은 강렬하다.
연동사 주차장에서 숲길을 따라 작은 고개를 넘자 오토 캠핑장이다.
캠핑장 여기저기에 커다란 텐트들이 가득 찼다.
일요일 오후인데도 저녁을 지낼 모양이니 월요일도 쉬는 갑다.
주차장으로 가는 뙤약볕 길에서는 모두 지친다.
차를 끌고 마중을 나가려는데 이미 다 왔다.
빙과를 하나씩 먹으며 쉰다.
오늘 산행은 너무 길고 힘들었다고 한다.
적당한 쉼과 여유로운 걸음길을 안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