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지만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디지털로 무장한 중국이 야심차게 진행한 이번 아시안게임은 행사진행과 서비스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거칠고 사나운 게임을 염려했던 참가국들이 비교적 안심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은 준비에 철저를 기했기 때문이다. 게임이 종료되면 메달수로 등수를 매긴다. 거대한 대륙에 세계1위의 인구를 옹하고 있는 중국의 우세는 어쩌면 당연했다. 주최 측의 프리미엄까지 겹쳐 중국은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국으로 등장했다. 세계의 관심은 2위를 놓고 어느 나라가 경합을 벌일까 하는 것이었다. 일본과 한국이 그 후보다. 일본의 우세를 점치는 나라가 많았지만 만만치 않은 실력을 인정받는 한국이 자칫 일본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인지 기대가 컸다.
결과는 일본에 뒤처져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이 기대했던 50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했다면 2위 경쟁에서 이길 수도 있었지만 힘이 달렸다. 다만 한국은 이 게임의 빅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남자 축구경기에서 숙적 일본을 2대1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서 한국은 축구에서 아시안게임 3연패를 기록하여 가장 인기 좋은 축구에서 앞선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에 못지않게 한국의 발목을 잡던 대만을 야구에서 밀어내고 우승한 것도 자랑스럽다. 한국선수들은 전 종목에서 비교적 선전했으며 남녀 양궁이 오랜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것도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수영에서도 크게 각광을 받던 황선우가 2관왕에 머문 것에 비해 김민우가 3관왕으로 등장하여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아시아인의 축제인 이 게임을 유치하기 위해서 많은 나라들이 경쟁을 벌이지만 수십 년 전 한국은 대회를 유치하고서도 재정이 빈약하여 이를 반납하고 벌금을 문 애달픈 과거도 있다.
파리에서 열릴 차기 올림픽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주류를 이룰 것이 틀림없지만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예비선수들의 도약도 기대할 만하다. 체육경기는 페어플레이가 관건이다. 한국의 체육행정은 아직 선진대국들의 스포츠 강령에 미치지 못한다. 그것은 국민전체가 참여하는 체육 본연의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선수양성에만 더 힘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엘리트체육에 치중하는 것은 국민전체의 참여에 지장을 줄 것이 뻔하다. 따라서 국민체육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학교교육을 엘리트 위주로 생각하는 체육행정은 재고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예상을 뒤엎은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저항으로 러시아가 고전 중이다. 명분 없는 전쟁을 시작한 푸틴은 미국과 나토제국의 힘에 밀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팔레스타인에서 대포소리가 요란하다. 테러 조직인 하마스가 하룻밤에 5천발이라는 엄청난 대포로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정보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모사드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앉아서 당한 이스라엘의 분노는 가자지구 폭격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지만 인질100여명의 생명과 관련하여 아직 결정적인 지상전은 보류상태다. 미국 등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공개선언하고 있지만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지상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어서 이스라엘의 고민이 깊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아랍제국과의 이스라엘 전쟁은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승리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전격적인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효율적인 반격을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은 모두 미국을 비롯한 서구제국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세계가 주목하고 있어 엄청난 인명살상에 부담이 크다. 명분을 잃은 러시아와 하마스의 일방적인 전쟁도발은 공정과 평화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세계민의 질타를 받는다. 무력만을 앞세운 전쟁은 빨리 끝나기를 전 세계인이 갈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