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빵원에 대한 저의 의견

[박홍균]

● 영화 - 미드나잇 카우보이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아시죠?

하지만 요즘 젊은 분들은 안졸리나 졸리의 아버지인  존 보이트라는 영화배우는 잘 모를 겁니다.

존 보이트는 1969년 영화 '미드나잇 카우보이'에 더스틴 호프만과 함께 출연하여 아카데미 상까지 받았습니다.

영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장한 몸뚱이 하나( 존 보이트 키는 190cm입니다)로 뉴욕으로 온 시골 청년이, 도시의 한구석에 사는 양아치이자 절름발이인 더스틴 호프만과 우연히 만나 살면서 둘 사이의 우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존 보이트는  몸을 파는 창남으로 나오면서, 당시로는 파격적인 소재로 X등급(포로노 등급)을 받아 화제가 되었습니다(영화에는 그리 큰 노출 장면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아카데이 수상작 중 역사상 최초이자 마지막 X등급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이 영화를 보면 집세를 낼 돈이 없는  존 보이트와 더스틴 호프만이 사는 곳이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비슷합니다. 현관 문짝은 떨어져 없고, 수도와 전기가 끊어져 촛불을 켜고 생활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냥 버려진 폐허가 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1980년대 뉴욕을 처음 갔을 때, 밤에 맨하턴을 지나가면서 이런 아파트를 직접 보았는데, 대학시절 보았던 미드나잇 카우보이가 생각이 나더군요.

사실 제가 미국을 여행하면서 많은 도시를 가보았습니다만, 이렇게 버려진 곳이 많습니다. 

이런 곳이 우리나라에도 앞으로 나오지 않을까요?

● 도심지와 변두리, 신도시

아파트가 노후화되어 재건축을 해야할 시점이 오면 아파트 건물 가격은 빵원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땅값은 남아 있습니다. 

이때 도심지는 그래도 비싸지만, 변두리나 신도시의 경우에는 아파트 철거비용보다 적으면 땅값도 빵원이 됩니다.

● 저층 건물과 고층 건물

저층건물일 경우 재건축을 하면 용적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1기 신도시를 지을 때인 1990년 이후에는 대부분 15층 전후이고,

2기 신도시를 지기 시작은 2005년 이후에는 대부분 20~40층입니다.(지금 짓는 광교, 한강, 청라 등에는 35층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건물이 높이 올라갈 수록 철거비용은 많이 듭니다. 따라서 2기 신도시가 철거되는 시점은 분명 빵원이 될 것이 확실합니다. 물론 50년이 지나야 철거하기 때문에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과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지금 5억인 아파트가 49년까지 5억을 유지하다가, 50년째 빵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이미 가격하락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상복합의 경우는 심각합니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타워팰러스는 70층이 넘습니다. 용적율이 높아 토지지분도 아주 작습니다. 이런 곳은 땅값이 비싸긴 하지만, 70층 건물을 철거하는 비용을 따지면 빵원이 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 임대 아파트와 개인 소유 아파트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아파트는 대부분 임대아파트입니다. 따라서 주인이 한명(주로 회사가 소유합니다.) 뿐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주인이 제각기라서 재건축을 하려면 주민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선진국으로 갈 수록 개인의 권리가 점차 보장이 되기 때문에, 향후 아파트 재건축 시 1명이라도 반대한다면 재건축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재건축 비용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다면,(아주 소수(?)이긴 하지만 지금도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뉴타운이 무산되기도 합니다.) 재건축이 불가능합니다.

재건축이 안된 상태로 몇년만 지나면 위의 영화에 나왔던 촛불켜는 아파트가 생깁니다. 이런 아파트는 거래도 안되니 빵원이 되겠지요.

● 아파트의 슬럼화

현재 우리나라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부유한 사람들은 아파트에 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단독 주택에 삽니다. 따라서 아무리 낡은 아파트라도 단독 주택 반지하보다는 비쌉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아파트가 계속 공급되어 아파트 수요보다 많아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즉, 아파트가 가격이 떨어지면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게되고, 건물이 낡게 되면 위의 영화에 처럼 슬럼화됩니다.

잘 아시겠지만, 가난한 사람이 많아지면 아파트 값은 떨어집니다. 그러면 점차 가난한 사람이 더 많이 들어오게됩니다.

결국에는 재건축비를 부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사람들로 구성됩니다. 

재건축이 안되는 아파트는 거래도 되지 않으니까 빵원입니다.(지금 녹물이 나오는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이 안된다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 재건축이 안되는 경우가 없다고요?

1971년 생은 102만명입니다. 

31년 후인 2002년 생은 49만명으로 1971년생의 절반이 안됩니다.

이 이야기는 다르게 하면. 현재 만 41세(1971년 생)은 102만명입니다.

31년 후 만 41세(2002년 생)는 49만명이 됩니다.

즉 31년 사이에 만 41세는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1950년 생은 자기 생애에 우리나라 인구가 2배로 늘어나는 경험을 했지만, 

2000년대에 태어나는 사람은 자기 생애에 인구가 1/2로 감소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재건축이 필요할까요? - (제 생각으로는 일부는 하겠지만, 대부분은 버려둘 공산이 큽니다)

윤상원씨가 종종 인용하는 일본의 사진을 보면 버려둔 집이나 아파트가 있는데,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세상에 살아와 땅이 있으면 집을 짓고 건물이 낡으면 철거하고 새로 지었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하는데도, 땅이 있으면 건물을 짓고, 낡으면 철거하고 계속 지을까요?

만약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지금처럼 아파트 값이 떨어질 때 아파트 많이 사두세요. 특히 51%까지 떨어진 강남의 주상 복합을 사세요. 그리고 부자되세요.

● 윤상원씨에 대한 저의 생각

만약 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로 짓지 못하더라도 땅 값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도 안되는 이런낡은  아파트를 누가 사겠어요? 

만약 사는 사람이 없다면  사실상 빵원입니다. 윤상원씨가 아파트가 빵원이라고 이야기하는 배경에는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윤상원씨가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매우 과장되고 비현실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십 년 후에는 윤상원씨의 이야기가  절대로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합니다.

위에 제가 이야기한 미드나잇 카우보이 영화가 그런 경우입니다. 당시로서는 그 영화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면 중고등학생도 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윤상원씨가 지금 주장하는 내용이 몇십년 후에는 중고등학생도 다 알고 있는, 그리고 더 이상 새롭거나 과장된 이야기가 안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dreamb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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