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중대(HQ)가 열린당에 가치가 없는 후보인 이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떤 분에 ‘본부중대’를 여권이 탐낸다는 쪽지를 받았다. 그래서, 곧장 전화를 날렸다. 싱겁게도 본부중대(HEAD QUATERS)가 아니라 손학규였다.
대충, 열린당과 범여권은 김대중을 제외하면 김근태 짬빱이 최고참인 듯하다. 이명박과 손학규는 역시 연령만 김근태와 ‘운동사’ 상에서 동일 세대나, 손학규가 이명박과 질적으로 다르다. 손학규는 70년대 운동사의 중대한 순간에 꼭 그 곳에 있었다. 우리도 그러한 정서가 있다. 꼭 애 닯을 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왠지 좋고, 실컷 떠들더니 꼭 필요할 때는 다른 데 가 있는 사람은 왠지 그렇다. 좌익에서도 이명박은 그러한 이미지고 우익에서도 이명박은 그러한 이미지다. 좌익 운동사에서 김대중 제외 최고 원로급 대접을 받아도, 본질적으로는 이명박은 좌파에 대하여 미련을 지속적으로 가진 변절자로 정리하는 게 좌파쪽 입장이다. 반대로, 우파입장에서는 이명박은 우파 인척 해도 본질적으로는 좌익을 철썩 같이 그리워하는 후보가 된다. 반면에, 손학규는 열린당 입장에서 김근태와 같은 짬밥이면서 손학규가 해외 유학 이전까지 운동사 상에서 꼭 필요한 순간에 언제나 좌파와 함께 했다는 것이, 열린당엔 이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서프라이즈 서영석의 손학규 배팅도 대충 이 수준이다. 단, 서프라이즈 서영석은 한나라당이 손학규를 찍었어야 했을 것이란 말이다.
그러나, 본부중대는 모르지만 손학규는 어디를 봐도 교수님 티가 펄펄 난다. 이명박이 평생을 6.3 사회주의 운동의 열정을 그리워해도 몸에 배인 것은 ‘머리나쁜 노가다 십장’ 폼이듯이, 손학규가 80년대까지 좌익 사회주의 운동에 몰두했어도 이제는 일거수일투족에서 ‘교수님 납시다’ 이미지가 저절로 베었다. 한때, 이미지를 길거리 노숙자와 같게 하는 파격도 ‘교수님 스타일’이 왠 지-랄 이람 하는 풍조에 쉽게 꺾여 버렸다.
사회의 특권계층을 상품화로 내건 정치인은 이회창이 한계성을 드러냈다. 이제는 특권계층이 대접 받는 시대는 아니다. 손학규가 이회창의 시대에 경선에 출마했으면 유력한 이회창을 대체할 후보였을 것이다. 어쩌면, 손학규 대통령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회창의 정계 복귀가 물 건너갔듯이 ‘특권계층’ 대통령 이미지가 쉽게 박수 쳐질 시대도 아니다.
열린당 지지 정치끄나불들의 시나리오인 박근혜와 이명박의 검증 격화로 인한 이명박의 상심함에 이은 4월 탈당설이, 더 현실성이 있게 다가온다. 이명박이 검찰에 송치된 불꽃을 막기 위해서 열린당 입당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된 현대 관련 이명박의 약점은 박근혜측에 동시에 전해질 가능성이 높다.
손학규 보다는 이명박에 배팅할 가능성이 솔직히 우익이 입버릇 말하듯이 더 높다. 노빠들은 안다. 노무현이 잘나서 배팅한 게 아니라는 것을. 외형상 ‘띨띨(?)’한 이미지일 수록, 반전 인생 드라마 이미지가 씌어질 수 있다는 거. 손학규는 너무 샤프하고 총명하고 이명박은 하는 짓마다 노무현스럽게 보인다는 거.
본부중대는 절대로 열린당에 가지 않는다.
본부중대가 정체성 상 한나라당이 아님에도 한나라당에 있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김근태 부류 꽃밭에서 기세를 펼 수 없다는 본인의 분명한 의지와 선택의 결단이었다. 그 이후 결단이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보수세력과도 적당히 어울리는 노하우를 손학규가 체득한듯 하다.
본부중대는 절대로 이동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본부중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