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약대 추진 약오른 지역사회
시의회·대학 등 "연대, 잇속 차리기 급급"
연세대의 송도 캠퍼스 이용 방안 발표에 인천 지역사회가 들끓고 있다. 연세대가 송도에 캠퍼스 부지를 얻으며 약속한 대부분은 백지화됐고, 지역대학이 사활을 걸고 있는 약학대학 유치에는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다 인천은 헐값에 땅은 내준 것도 모자라 약학대학마저 빼앗길 상황이다.
<인천일보 8월13일자 1면>
인천시가 연세대의 송도캠퍼스 이용 계획을 발표한 12일 인천지역은 말그대로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이날 발표된 연세대의 송도캠퍼스 이용 계획에는 지난 2007년 송도국제도시에 캠퍼스 부지를 얻으며 약속한 1학년 학생의 단지 내 기숙사 생활, 1·2학년 7천~8천명 송도캠퍼스에서 수업 진행 등은 단 한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송도캠퍼스 개교에 맞춰 국제하계대학, 연세어학당, 외국인학부 예비과정 등을 개설한다며 사실상 기존 약속은 백지화시켰다.
연세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는 2011년 언더우드국제대학(UIC) 등이 송도에 세워지는 만큼 약학대학의 송도 캠퍼스 개설 신청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애초 약속을 지키고 약학대학 정원은 가로채지 말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이고 있다.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는 13일 '제사보다 잿밥에 관심을 두는 연세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연세대의 계획으로 인천시민의 자존심은 적잖이 상처가 났다"고 지적했다.
인천연대는 "연세대가 애초 약속과 달리 부동산 투기에 가까운 개발에 나서고 약학대학 정원 신청을 통해 지역 약대 정원을 가로채려 한다면 연세대는 더 큰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의회 역시 연세대의 발표에 크게 반발하며 다음달 시의회 임시회 개회와 함께 결의문 채택과 연세대 부지 확보 과정 등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가장 발빠르게 약학대학 유치를 진행 중인 인천대는 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대학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연세대의 약학대학 유치 경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대 총동문회 관계자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대학에 약학대학이 설립되어야 한다"며 "연세대의 행동은 지역을 무시하고 대학만을 앞세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연세대는 교무위원회를 열고 서울 신촌캠퍼스의 국제대학을 송도캠퍼스로 옮기기로 하고 이 곳에 학생 3천명, 외국인 학생 1천명, 교직원 500명, 연구원 500명 등 모두 5천명을 수용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은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대학 결정이 독단적이라며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이주영기자 (블로그)leejy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