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글을 진지하게,
또 잼나게 읽었습니다..
좀 미안한 생각을 하면서.
칭구중에 해양학굘 나와 배를 타는 칭구가 있지여.
항상 그칭구의 얘길 들으며 꿈을 꾸던 생각이 나는군여.
그냥 "멋" 으로만 알고,
"선망의 대상"이었지여..
지금은 무얼 하고 있는지 그칭구가 보고 싶어지네여..
그렇게 잘 쓰는 글을 왜 이제야 풀어 놓으셨을까?
생각 하면서,
계속 부탁드려도 될까여?
좋은 밤 되세여...^*^
--------------------- [원본 메세지] ---------------------
그동안 매일매일 만남의광장 글 을 보고 있지만
너무나 글솜씨가 없어 망설이다가 두눈감고(장님은 아님)
저의 경험담을 올려봅니다
1부 (학창시절)
흰 제복과 마도로스 담배 파이프, 갈매기와 친구 하며 세계를 무대로
포부를 펼칠수 있는
바다 계통의 학교에 입학후 선배들의 후원아래 술먹고 담배피고
수업시간에 학교 철조망 넘는 유격훈련(?) 및 인근 타학교 학생들과
패 싸움 등 나쁜짓은 골라하다
어언 2학년이 되어 해양실습선을 타고 일주일 근해 실습을 나갔었는데
보이는 겄은 사방이 흰물결과 높은 파도 검푸른 바다 뿐 그날도 아침
부터 거쎈파도 덕분에 일주일전 먹은것 까지 토하며 버티는데 난데
없이 배가 휘청이며 표류를 하기시작 원인은 프로펠라 샤프트가
부러졌다나(프로펠라 샤프트 부러지면 배는 움직이지 못함)
새벽 4시부터 조난신호기 올리고 연기피우며 두둥실 떠다닌지 12시간
배에있는 무전기는 정비불량으로 무용지물이고 해도를 확인한 결과
약 1시간후면 일본남방을 지나 태평양으로
나간다나 아이고 젊고 젊은 나이에 장가도 못가보고 고기밥이되는구나
하고 징징거리는데
멀리 마침 근처를 지나던 큰 상선을 발견 소리지르기,불피우기,
미친듯이 옷벗어 흔들기한 결과 상선이 접근 어업무선국에 무전을
해주기로 하고 상선이 떠난지 몇 시간후
구조선 로프에 묶여 00항구로 예인 무사히 땅을 디뎠습니다.
2부 (군대시절)
군대를 가기로 했습니다
바다가 좋고 또 바다가 낮설지 않으니 해군에 지원하였습니다
1973년 12월 진해 경화동 해군신병 훈련소에 입소 훈련중 74년
2월 22일 훈련병 600여명은 진해에서 대형수송선을 타고 충무로
향했습니다 충무는 이충무공을 모시는 충렬사가 있어 해군은
훈련기간 중 한번 참배를 합니다
새벽 6시 충무외항에 정박한 수송선을 떠나 2개 제대로 나누어 소형
선박을 이용 충무항으로 이동후 충렬사를 참배후 다시 충무항에서
수송선으로 이동중 이동용 선박이 전복 침몰되어
승선인원 300여명중 15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는데 저는 그중
생존자 대열에 끼었습니다
제일먼저 뒤집어진 배위로 올라온 저는 너무나 참혹하고 황당한
사태에 대하여 잠시 할말을 잋었습니다
생존의 갈림길에서 몸부림 치는 수많은 동료들 추운바다에 창백한
얼굴로 바다밑으로 가라 않은 이미 영혼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들
차마 글로서 표현할수 없는 아비규환의 현장이었습니다
중략
저의 상하 침대에서 지내던 동료는 짐정리를 했습니다 아직도 그들의
이름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후 장관을 비롯 총장 관련 장성들이 옷을 벗었지만
너무나 젊은 꽃다운 영혼들이 제도적인 안전조치 미흡으로 국립묘지의
한 묘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웅덩이 참호속에서 고향이야기를 나누던 친구(영래,오행)
벌써 28년 이란 긴 세월이 지났건만 나희들 이름만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구나.
그때 너 여동생 소개 시켜 준다고 했는데..이..
이 사건은 비 전시상태에서 가장많은 군인들이 사망한 사건으로
기네스 북에 올라 있고 조선일보 DB를 검색하면 그때의 사진과
내용이 있습니다.
그외 군대시절 바다와 관련한 특별한 경험이 많지만 생략.
3부 (제대후)
배운 도둑질 버릴수가 없어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그땐 한창 사우디 아라비아 현장기술자가 인기가 있어 지원하였으나
부모님의 초강력 만류로 국내 대형항만 준설선 선원모집에 참가
준설선 생활 1여년 그날은 마침 00이유로 대형 준선설에 당직자 2명만
남고 나머지는 상륙, 신참인 나는 일치감치 배의 상태를 점검후
잠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는 배 지하 2층 정도에 위치(타이타닉 또는 포세이돈 어드벤처
보신분은 이해할 것임)
있었는데 새벽 4시경 침대에서 일어나니 배는 45도 정도 기울고
침실 절반은 이미 침수 상태이고, 바닷물은 폭포처럼 밀려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밀려오는 바닷물을 헤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몇분만 늧었으면 침실에
갖혀 머리에 링 달고 하늘로 갔을 것입니다
중략
유조선,해양경찰청,경찰서,소방서,항만청이 총동원되어 물빼기 및
침수방지 작전(?)결과 오후 3시경 배는 중심을 잡았습니다
사태가 수습되자 사표를 냈습니다.
4부 (그후)
난 육지 체질이다
이젠 물위에 떠있는 것은 타지 말자 그리고 안탔습니다.
마누라에게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다들 유원지에서 유람선 타는데
먼발치 구경만 하니
그런데 걱정이 됩니다
수없이 사양했으나 직원들의 권유에 못이겨 다음주 서산쪽에 배를타고
바다 낚시를 가기로 했습니다
배(?) 만 타면 문제가 발생하는데 괜찮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