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갔습니다.
'Et in Arcadia Ego'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
#전시관 입구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965년 <젊은 화가들을 위한 살롱전>에 출품되었을 때 큰 충격을 준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품이라 하기엔 너무나 사실적으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머리가 없는 열네마리의 양들에 의해 잔인하게까지 느껴졌기 때문이죠.
청동 조각 위에 실제 양털과 같은 느낌이 나는 재료를 덧붙여 제작한
이 양들은 기묘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전시장에서는 바닥에 푸른 인조잔듸 위에 모여있는 24마리의 양떼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1939년에 출간된 판화 작품 습작인 [볼라르]습작이나 1946년 제작된 [삶의 기쁨]에서 볼 수 있듯이
피카소는 '아르카디아'의 이미지들을 아름다운 목가적 정경에서부터
난장판이 된 축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모습으로 표현 했습니다.
이 작품은 벌거벗은 목신과 요정들이 음악가 상토르의 흥겨운 플루트 연주를 들으면서
서로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죠.
#<누워있는 여인> 파블로 피카소
1932, 캔버스에 유채, 38x46
파블로 피카소의 1931년부터 1936년 까지의 작품을보면,
그가 1927년에 만난 여인인 마리 테레즈 월터가 모델로 자주 등장 했음을 알수있는데,
그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피카소의'볼륨감'에 대한 새러운 시도 뿐만아니라 젊은시절에 화려하고
현란했던 꿈을 그리고자 했던 의도를 파악할수 있습니다.
빛나는 하얀 피부를 가진 여인인 마리 테레즈의 육체는 부풀어 오른듯,
혹은 느러진듯이 풍만한 조각적 형태로 그려저 캠버스의 공간 전체를 차지하고 있죠.
모델의 몸은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표현한 알라베스크 스타일과 굵은선에 의해 더욱 강조 되어 보입니다.
또한 작품속의 꽃은 '다산'을 상징하는데, 피카소는 여러 작품에서 상징적인 의미의 꽃과
마리 테레즈를 연결 시킵니다.
이는 사랑을 받은 여인의 육체로 부터 뿜어저 나오는 생식력을 표현하려는 의도 였을것입니다.
여인의 몸의 윤곽선을 칠한 밝은 초록색과
그림 중앙에 터질듯한 진홍색은 엄격함과 유연성을 조화 시키려는 피카소의 노력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욕망에 대해 조언자의 역활을 해주는 젊은 여인의 꿈을 그린 것입니다.
내사랑하는 그녀는 저런 풍의 그림으로 자신이 그려지는게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화가의 마음속에 자리한 깊은 사랑을 볼수 있다면....
내 사랑도 보일 것이라 믿습니다.
#막스 에른스트 프랑스의 정원
이 작품은 루아르 강가 주변 풍경의 침체된 이미지와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여인의 시적인 조합을 통해 표현되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누워 있는 여인의 다리를 감고 있는 뱀은
알렉산드리아의 꿈으로부터 나온 창조물처럼 보입니다.
에른스트는 파리의 한 백화점이 철거될 때 버려진 아르누보 스타일의
부조 작품 세점을 자신의 정원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이 부조는 마치 루아르 강 주변의 부드러운 지형을 연상시키는 듯한
여성적인 곡선의 관능미를 표현하였고,
화면 중간에 누워 있는 여인은 알렉산드르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 따온 것으로
콜라주 기법에 대한 그의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페르낭 레제의 여가- 루이 다비드에게 보내는 경의 란 작품입니다.
여기에서 종이를 쥔여인의 손을 보면 루이 다비드의 대표작인 [마라의 죽음] 속의 손동작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막스 에른스트가 콜라주한 알렉산드르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
# <아르카디아의 목자들> 니콜라 푸생
1638, 캔버스에 유채, 85x121, 루브르 박물관, 파리
푸생의 '아르카디아의 목자들'은 두가지 버젼이 있습니다.
1928년 작과 1938년 작이 그것이죠.
제목에서 보다시피 두 그림 다 '아르카디아'라는 곳의 '목자(목동)'들을 그린 것입니다.
여기서 아르카디아는 인류의 대표적 이상향으로 그려지는 고대의 목가적 낙원인 것이죠.
#<아르카디아의 목자들> 니콜라 푸생
1628~29, 캔버스에 유채, 101x82, 체스워스 저택, 더비셔
#<무지개> 마르크샤갈
1967, 린넨으로 만든 캔버스에 유채, 160x170.5
항상 기분좋게 만드는 샤갈. 말(?)의 표정이 좀 짖궂게 보입니다.
알록달록하지 않고 하얀 무지개는 오히려 현실이 아닌 이상을 보여주는듯..
#<And I too lived in Arcardia> Giovanni Francesco Barbieri
1618-1622, 캔버스에 유채, Galleria Nazionale d'Arte Antica, Rome, Italy
이것이 푸생그림의 모티브가 된 그림입니다.
해골과 함께 무덤가에 있는 세 작품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문구는
바로 "Et in Arcadia ego" !!
해석하면 "아르카디아에도 내가 있다" 라고 합니다.
해골과 함께 나타난 "아르카디아에도 내가 있다"라는 문구는 과연 어떤 의미라고 생각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심지어 아르카디아에도 나, 죽음이 있다" 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상에서 최고의 이상향이라고 여겨지는 아르카디아.
거기에도 죽음은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삶은 허망하고 덧없는 것...
#1939, 캔버스에 유채, 38x55
이번 전시회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인 바니타스 역시 전시되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전시회에서 주제로 내세운 '화가들의 천국'입니다.
하지만,
그것의 모티브인 푸생의 작품속 낙원은 단순한 아름답고 평화로운 낙원이 아닌
죽음과 맞닿아있는 현실 속의 낙원입니다.
전시회에서 말하고자 하는 낙원 역시 단순히 아름답고 풍요로운 낙원이 아닌 죽음과 삶이 맞닿아있는 곳.
현실상의 낙원인 것이죠.
황금시대의 풍요를 상징하던 낙원이 아닌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쾌락, 죽음, 어둠과 부대끼는 낙원...
그래서 전시장에는 알록달록 아름답고 시원한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닌
허무, 죽음을 보여주는 그림들도 다수 전시되어있습니다.
#<붉은색 실내> 앙리 마티스
1948, 캔버스에 유채, 146x97
가장 눈여겨 봐야할 작품 중 하나 입니다.
내사랑 그녀는 마티스를 이해하기 힘든 그림을 그린다고 했는데
사실은 마티스는 일률적으로 적당한 색깔을 동원하여 완벽을 추구했던 몇 안되는 화가 입니다.
마티스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이루어진 이 방은
모든 것의 짝을 맞춤으로써 완벽을 추구했습니다.
액자, 고양이(개?), 테이블 등등...
앙리 마티스(1869-1954)의 폴리네시아, 하늘 1946년
앙리 마티스(1869-1954)의 폴리네시아 바다, 1946년
<그늘을 들이마시다> 지우제페 페노스
1999-2000, 설치작품, 월계수 잎으로 채워진 200개의 철망과 '폐'모양의 황금브론즈
들어가기 전부터 월계수의 향이 가득함이 느껴지고
들어가는 순간 그것이 그늘의 향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 편에 놓여있는 폐모양의 조형물은 감상자에게
'더 가득 들여마셔'라고 외치는듯 합니다.
처음에는 푸르렀을 월계수잎이 시간이 가면서 색이 바래는 것은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연상시키고,
나아가 모든사물이
노화할수박에 없는 운명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조경을 전공했던 친구가 이파리들의 정교한 배열을 보고 감탄했는데...
그 작은 배열 하나하나 세세한 의미를 두고 싶었나 봅니다.
#레제의 친구들
친구가 좋아했던 작품들을 찾아 도록을 다 뒤졌지만 온라인 전시회에서는 유독 친구가 좋아했던
작품들이 다 빠져 있어서 다른 작품으로 대체 합니다.
내 친구는 저런 그림을 보며 섹시함을 느끼냐고 물었지만,
짧은 스타킹과 나신의 두 소녀들..
내가 무슨 대답을 했겠습니까?
알베르 마르케의 "금발여인"
이 누드화는 인물화를 잘 그리지 않는 마르케의 마지막 누드화입니다.
이 작품은 정사각형의 화폭에 여인의 조각같은 피부를 표현하였고
벽면의 화려한 꽃문양을 통하여 그녀가 창녀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내 대답이 궁금하다구요?
내 대답은 Yes입니다..ㅋㅋ
호안 미로의 블루는 총 3가지 입니다.
이중 이 그림이 전시회었는데...
점점이 이어지는 자유를 막고 선 굵고 붉은 선,
그러나 블루는 전체화면에 번지듯 퍼져 자유를 넘나들게 했습니다.
내 이런 해석을 듣고 친구는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핀잔을 줬지만....ㅎㅎㅎ
글렌 브라운, 건축과 도덕
왠지 5분이상보고있으면 울렁증이 생길것도 같았지만
은근 중독성이 있습니다.
썩은목에 국화꽃이 쑤셔박혀있는.......이보다 더 암울할수는 있을까요..
#이브 클랭- 청색시대
여인의 몸에 물감을 바르고 찍어내는 방식으로 창작된 작품 입니다.
친구가 좋아했던 작품들을 찾아 도록을 다 뒤졌지만
겨우 한 작품만 건졌습니다.
장 뒤뷔페의 "행복한 시골 풍경"
이번 전시에서 나로서는 가장 새로운 발견이 바로 뒤뷔페 입니다.
마치 장욱진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
어린 아이가 그린 것 같이 서툰 터치에 원근법을 무시한 대상의 표현,
밭, 길 등은 위에서 본 것으로, 집이나 사람, 동물은 앞에서 본 것 같이 두 가지 시점이 존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재미있는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파블로 피카소의 "불을 위한 습작"
피카소, 그의 데생과 소묘를 보기 전에는 그의 추상화가 나에게서 겉돌았던 것 같습니다.
연필로, 펜으로 아무렇게나 휙 갈긴 듯한 작품에서부터 이 작품처럼 필터치를 세밀하게 한 작품까지.....
이 작품은 피카소가 염소의 외형에 관한 입체주의적 분석에 몰두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죠.
이 작품에 나타나는 염소는 마치 신화에 등장하는 것 같이 생기발랄하기만 합니다.
#앙리마티스의 "잠자는 요정을 유혹하는 목신"
아주 커다란 이 작품 앞에 섰을 때, 굵고 거침없는 마티스의 선에 매료되었습니다.
대부분 큰 작품 앞에 서면 크기가 주는 중압감에 눌리게 되는데
이 작품 앞에서는 뭐랄까 잠시 살짝 하늘로 떴다 내려앉는 가벼움 같은 기분~!
이 시기에 마티스가 다루었던 상징이 묘사된 작품이죠.
아무렇게나 그려진 듯 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유혹하고 싶은)을 확실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피에르 보나르의 "미모사가 피어 있는 아틀리에"
오렌지 빛깔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보나르의 작품은 그래서인지 늘 빛이 납니다.
보나르 작품에는 창이나 문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작품은 창을 통해 바라본 정원의 정경이 화사하게 표현되어 있죠.
창밖으로 가득 보이는 노란나무가 부드러운 솜같이 보이는 미모사라는 것입니다.
피에르 보나르의 "꽃이 핀 아몬드 나무"
이 그림 앞에서 친구는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나무가 환하게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는 것과 그 작품을 직접 보는 것의 차이가 너무나 확연함을 알려주는 작품이죠.
나는 친구 앞에서 유치한 이십대...
"우리나라에는 왜 아몬드나무가 없는걸까?"
내가 참 유치한 질문을 했습니다.
친구의 고상한 대답이 뭔줄 아세요?
"기후에 안맞아서 그런거겠지."
참 고상한 친구 입니다.ㅋㅋ
조르주 브라크의 "에스타크"
브라크는 야수파의 그림을 보고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에스타크라는 장소는 후기인상주의 화가인 세잔이 정착하여 대작을 남긴 장소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에스타크"지명이죠.
사람이름이 아닙니다.의문 풀리셨어요?
조르주도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아래의 그림을 보면 이제 풍경들이 전혀 사실적이지 않고
툭툭 덩어리로 떨어진 것 같고, 태양의 강렬한 빛 때문에 사물의 색이 때로는 파랑, 때로는 빨강, 보라로 보이는 것을
작품 내에서 소화하고 있습니다.
라울 뒤피 - 탈곡
처음 라울 뒤피의 작품을 책에서 봤을 때 파랑 바다에 가볍게 떠 있는 배, 항구의 그림이었는데
그런데 이 작품은 황금의 들판에서 곡식을 거둬들이는 사람들의 바쁜 손길이
경쾌하게 아주 쉽게 그려져 있습니다.
노동이 있으나 무겁지 않고 가볍죠.
라울 뒤피의 그림은 힘든 노동도 가벼운 느낌으로 밝은 희망을 줍니다.
바실리 칸딘스키의 "파랑을 향하여"
칸딘스키의 작품은 눈으로만 보면 안되고 귀로도 들어야 한다고 하네요.
눈으로 듣는 음악이 그림 속에서 살아서 통통 튀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마치 행성과 별이 떠다니는 것 같은 경쾌함을 기하학적인 요소로 표현한 것이라 합니다.
중앙으로 집중되는 곡선 때문에 그림이 더 집중력이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작품중 하나이지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마른 강가에서"
마른 강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그림처럼 그려진 그의 사진.
서정적이면서 여유가 있는 프랑스 서민의 모습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단순한 연대기별 전시 구성방식이 아닌 천국과 죽음,
인생의 환희와 허무 그경계의 위치한 일종의 상상의 공간 "아르카디아(ARCADIE)"를 주제로,
근대와 현대 사이에서 예술가들이 시대를 바라보며 성찰해온 방식을 보여주는 전시로 의미가 깊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피카소, 마티스,샤갈, 미로, 브라크, 레제등 최고의 대표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20세기초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예술계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 볼수 있는 전시회 입니다.
나는 친구와 그렇게 그림을 감상하고는 친구가 추천하는 정동길에서 인사동까지
도시 휴일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걸었습니다.
다시 북적이는 인사동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한적한 인사동 뒷골목에 자리잡은 힌식집에서
한 잔의 차와 떡을 맛나게 먹어 치운 후
나의 행복한 일요일을 보냈답니다.
여러분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십시요.
첫댓글 미술에 조예가 깊으시군요..덕분에 편안히 감상 잘 했네요^^ 감사합니다..^^
인터넷에 다 나와서 편안하게 올릴수있는거죠!~~
같이 미술 감상을 하는 기분입니다~~~땡큐~~~
다행이네요!~~ 항상 기분이 좋으시길 바랍니다..
학교 다닐 때 과제물 때문에 미술관 가보고는 땡... 그것도 월요일에 휴관하는 거 모르고 갔다가 다시 갔다는...
ㅋㅋㅋ 저도 그런 경험이 무지 많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