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마산은 `맛`의 도시다!!

[민훈식48]

  마산은 '맛'의 도시다!!

'초짜애식가'가 추천하는 창동-오동동 맛집들

고동우  |  kdwoo@idomin.com

승인 2012.08.28  15:13:57

창원시 마산이 모처럼 활기를 띤다. 물론 지난 5월 문을 연 ‘창동예술촌’ 덕분이 크다. 마산이 창동을 중심으로 이전처럼 예술과 문화, 멋과 낭만이 넘치는 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옛 모습과 현대적 감각이 잘 조화된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창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데 좀 아쉬운 게 있다. 마산의 ‘또 다른’ 진가가 전혀 조명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다. ‘음식(문화)’ 또는 ‘맛’이 바로 그렇다. 경제적 번화와 함께 각 지역의 물산과 사람이 집중됐던 마산은 현재의 전라도나 통영 못지않게 음식에도 일가견이 있던(는) 도시이다.

▲ 설날 대목 마산어시장 풍경. /경남도민일보DB

조선시대 마산은 동해의 원산, 서해의 강경과 함께 전국 3대 수산물 집산지 중 하나였다. 마산 어시장은 1960년대까지 남해안의 수산물 집산지이자 교환의 중심지였으며, 1990년대까지도 전국 최대의 거래량을 자랑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마산이 어느 시점부터 쇠락의 길을 걸은 것은 오히려 음식문화가 왜곡되지 않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만일 무분별한 개발 광풍이 몰아쳐, 창동과 인근 오동동 등에 대형건물·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섰다면 지금은 각종 프랜차이즈 음식점만 가득한 곳이 되었을 것이다.

최소 십수 년, 길게는 수십 년을 한결같은 맛으로 이어온 노포(老鋪)들은 높은 임대료를 못 견디거나 권리금·대형화의 유혹에 휩쓸려 제자리를 지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마산의 대명사, 복국과 아구찜

마산 하면 역시 해산물. 일단 싱싱하고 다양한 생선회와 해물을 즐기고 싶다면 150여 개 점포가 몰려 있는 어시장 내 횟집골목을 이용하면 될 듯하다.

좀 더 특별한 것을 원하면 바닷가 근처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동성동·신포동 등 행정상 구역은 다르지만 모두 창동·오동동에서 5~10분 거리인 지척이다. 바닷가와 마주한 값도 싸고 맛도 좋은 장어골목(바다장어)은 그야말로 마산의 자랑이다. 1인분 1만 원 정도로 그 귀하다는 민물장어보다 2~3배 저렴하지만 잘만 구우면 고소함이 민물장어 못지않다. 무엇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평상에서 도란도란 장어를 구워 먹는 그 운치란.

▲ 해안도로변 장어구이

마산의 단점이 있다면 그 풍부한 해산물의 양과 질에 비해 다채로운 ‘요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동동·두월동에 통술거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술 중심이라 접근성이 약하다. 장어골목 바로 옆 해안횟집에 가면 이런 불만을 나름 다스릴 수 있다.

▲ 해안횟집 멍게비빔밥

물메기탕·멍게비빔밥·병어조림·도다리쑥국·갯장어회·멸치쌈밥·탱수탕 등 ‘솜씨 좋은’ 제철요리를 그때그때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선매운탕·내장탕·갈치조림·생선미역국·생선회 등도 일상적으로 낸다. 주로 통영에 이 같은 형식의 해산물 음식점이 많은데, 맛만 놓고 보면 전혀 통영이 부럽지 않다.

▲ 남성식당 까치복국

창동·오동동 쪽으로 향하면 자연스레 복국골목, 아구찜골목이 눈에 들어온다. 복국 역시 통영이 유명하지만, 1960년대 문을 연 가장 오래된 남성식당 등 일부 복국전문점은 그야말로 생물 복국의 ‘극한’을 보여준다. 아구탕이나 아구수육 등도 다른 지역에서 흔히 먹기 힘든 음식이다.

마른 아구를 이용해 만드는 마산만의 독특한 아구찜은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좀 토속적인 맛을 원하면 구강할매아구찜이나 진짜초가집원조아구찜에 들르면 되고, 좀 현대적인(?) 맛을 원하면 오동동아구할매집, 우정아구찜 등이 추천할 만하다.

해산물만? 고기요리도 싸고 맛있어

숙성회와 초밥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오동동 아구찜골목 근처에 있다. 역시 40년이 넘은 노포인 고려횟집이 그곳이다. 우리가 보통 먹는 활어회는 오도독 씹는 맛은 좋지만 부드러움과 감칠맛이 떨어지는데 고려횟집은 일본식처럼 일정시간 숙성시켜 색다른 맛을 낸다. 특히 이곳은 초밥이 명물이다. 숙성회로 만든 초밥은 살짝 단맛까지 돌고, 또 함께 나오는 다양한 반찬과 생선국은 그 자체로 넉넉한 한 끼 밥상이 된다. 고작 7000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 고려횟집 초밥

그밖에 문을 두드려볼 만한 해산물 음식점으로는 생선찌개로 유명한 은아식당, 탱수탕이 잘 알려진 골목식당, 한정식 스타일의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불로식당 등이 있는데, 마산이 이쪽 분야만 강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앞서 말한 대로 마산은 온갖 물산의 중심지였고 육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어디에 내놓아도 절대 빠지지 않는 고기 요리집도 수두룩하다. 역시 소고기는 정근식당, 삼겹살은 삼도집이라 할 수 있는데, 모두 수십 년 전부터 영업을 해왔다. 역사는 조금 덜 됐지만 부림시장 지하 부림곰탕이나 복국골목 근처 장터뚝배기도 고기 요리에 일가견을 보인다.

▲ 부림시장 내 부림곰탕

부림곰탕의 경우 육수가 새하얗고 진한 마산·경남식 곰탕도 그렇지만, 수육, 곱창전골도 아주 훌륭하다. 특히 곱창전골의 곱창은 짧은 소견이나, 놀라운 신선도와 고소함이 전국 최강급이 아닐까 싶다. 가격도 2인분 16000원으로 곱창전골 치곤 꽤 저렴한 편이다.

▲ 장터뚝배기 소고기국밥

장터뚝배기는 소고기국밥이 아주 감칠맛 나게 맛있다. 고작 6000원밖에 안하는 게 감사할 따름이고, 무엇보다 또 다음날 새벽까지 영업을 해 늦은 밤술에 찌든 속을 달래는 데도 그만이다. 이곳에선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질 좋은 육회, 차돌박이, 삼겹살, 소불고기 등도 즐길 수 있다.

빵집, 이자까야, 멕시칸 없는 게 없다

▲ 고려당 도너츠

이 정도 언급한 것만으로도 창동·오동동 와서 괜히 맛집 찾느라 헤매지 않을 수준이 되겠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산물과 고기가 좀 지겨워졌으면 1959년 개업을 한 빵집 창동 고려당에 들러보자. 이곳에선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는 ‘촉촉한’ 꿀빵 등 전국 어느 빵집에서도 만나기 힘든 빵과 과자를 맛볼 수 있다.

▲ 오동동 미나미 사장님

대도시 중심가라면 어디든 우후죽순 생기는 이른바 ‘이자까야’(일본식 선술집)를 우습게 만드는 집도 있다. 오동동 통술골목 근처 미나미가 그곳이다. 각종 야채,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오뎅탕은 조미료 맛만 가득한 ‘싸구려’와 절대 비교할 수 없으며, 또 강원도의 한 덕장에서 ‘반건’ 스타일로 살이 탱글탱글하게 말린 명태포, 개조개를 잔뜩 다져 넣어 만든 ‘오리지날’ 유곽도 별미이다.

▲ 복희집 팥빙수

간단하게 분식류가 당기면 창동복희집이나 6.25 떡볶이 등을 이용하면 되고, 뱃속에서 우동·칼국수·메밀국수 등 면요리를 달라고 아우성치면 부림시장 내 칼국수집이나 만미정, 명동손국수 등에서 해결하면 될 듯하다. 파히타·퀘사디아 등 멕시칸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멕시코도 명물이고, 술과 함께 음악이 고프다면 신청곡을 거의 외면하는 법이 없는 해거름으로 향하면 될 일이다.

이밖에도 창동·오동동에는 숱한 맛집이 있다. 얼마나 많은지 마산에서 수십 년 동안 살아온 토박이들조차 잘 모르는 음식점이 있을 정도이다. 괜찮아 보이면 일단 믿고 도전하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래된 진짜 손맛’의 맛집이 넘쳐나면, 어떻게든 다른 인근 음식점의 ‘수준’도 상승시키게 되어 있다. 이것이 마산의 힘이다. 

[steve jeong]

유명한 마산아구찜 집도 있습니다. 진해에서 근무할때 많이 같었는데 오래전이라 음식점 이름이 생각이 않나네요...

[한수명(47회)]

마산 내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