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권 승소기 후편( 진작에 올렸는데, 올린 줄 모르는시는 분들이 계셔 따로 올립니다.)

저는 창원지방법원 담당 경매계에 방문하여 무려 4시간 동안 프린터기 앞에 서서 법원직원들의 눈치를 봐가며 두꺼운 경매서류들을 거의 전부를 복사하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부 복사하여 한부씩 교수님과 나눠가지고 상대방의 헛점을 찾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교수님의 열정은 대단하셨습니다. 그많은 서류들을 처음부터 꼼꼼히 들여다 보시고 일자별로 사건개요를  정리해 칠판에 적어놓고 분석을 하셨습니다.   저도 분석에 들어가 유치권자가 현황조사시점엔 열쇠를 달거나 게시판을 붙인적이 없음에도 후일에 촬영한 사진으로 마치 경매기입등기 이전에 열쇠를 달아 점유를 하고 게시판을 붙여 공시를 한 것처럼 증거를 제시하고 전 건물주인을 증인으로 내세워 위증을 하도록해 이를 인정받았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는 유치권자의 사진과 현황조사보고서에 첨부된 사진만 확대해 분석해 보아도 알 수 있음에도 어째서 농협에서 변호사까지 내세웠음에도 졌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였습니다. 앉아서 이론만 논하는 자와 현장을 바로뛰는 습관을 가진 자와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교수님역시 은행원출신이신지라 유치권자가 제출한 어음이 동종업자가 발행한 것이 아니여서 금융기관에서 할인이 되지않는 딱지어음에 불과하며 공사계약서에 자필서명이 없는 점 등 계약의 허점을 찾아 내어 약 한달간에 걸쳐 답변서를 작성하시게 되었습니다. 이 답변서가 얼마나 명문이였는지 주임판사가 공판 중에 "경매를 하실려면 공부를 많이 하셔야 되죠  답변서를 보니 정말 공부를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라며 이례적인 칭찬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에반해 유치권자가 내는 준비서면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어느날 유치권자의 준비서면을 읽어 보시던 교수님이 전화를 하셨서 "야~ 도로명 주소가 언재부터 사용되었지?" 그래서 인터넷 등을 뒤지며 확인해 보니, 도로명 주소는 2011년 중반 행정안전부 고시로 비로소 법정주소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였습니다.  교수님께 말씀을 드렸드니, "유치권자가 열쇠구입 시점을 증명하기위해 제출한  열쇠구입 영수증이 2009.3월 인천에 있는 샤시집에서 발행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주소가 도로명 주소로 되어있다"라고 하시는 것이였습니다. 모든 자료는 일단 의심을 가지고 봐야 함에도 제가 간과한 것을 교수님이 예리한 통찰력으로 찾아낸 것이였습니다. 저는 교수님은 형사를 하셔야 할 분이시라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외에도 유치권자는 경매기입등기 이전에 점유하고 공시를 한 증거로 제출한 것들이 모두 허위로 드러나자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 소송 때는 없었던 그리고 현황조사보고서나 감정평가서에 첨부된 영상에 빠져있는 건물 북쪽옥상에 유치권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었다며 희미한 흑백 사진을 제출하였습니다. 저는 즉시, 카메라를 들고 유치권자가 찍은 곳과 같은 장소를 찾았습니다. 같은 위치에서 유치권자의 사진을 비교해 보며 똑같은 장면이 나오도록 촬영하였습니다.   북측 벽에는 현재 시점을 알리는 많은 증거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습니다. 배수관을 타고 올라가는 넝쿨식물의 모습 그리고 벽면 밑에 뛰엄뛰엄 심겨져 있는 나무와 무성한 고구마밭... 유치권자가 4년 전 2009년도 5월경 촬영했다는 사진의 모습과 제가 촬영한 영상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단지, 조금 더 무성할 뿐이였지 그 실루엣은 같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 보건데, 원고는 불과 몇 개월 전쯤 같은 장소를 촬영해 마치 4년 전 촬영한 영상인 것처럼 우기는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굿옥션 사이트에서 2009년10월경 촬영한 건물 북측면 사진을 찾으셨습니다. 유치권자보다 촬영했다는 시점보다 몇개월 뒤에 촬영한 것임에도 나무가 더 작고 또한 앙상하여 갖 심겨진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넝쿨식물이나 국기게양대 앞의 식물은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유치권자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재판부를 향해 "반성없이 증거조작을 일삼는 유치권자인 원고를 꾸짖어 달라"고 강변할 수 있었고 이 당시 원고에 대한 재판부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계기가 되지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분위기는 거의 우리가 압도하고 있었기에 3차 준비서면을 낼 때, 교수님께서는 " 이번에 결심하면 우리가 이긴다" 그러나 먼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무서웠습니다. 공판 중 유치권자가 공사를 다 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반박하기 위해 실제공사를 한 공사업자의 증언이 끝난 뒤 주임판사의 발언이 내내 저를 찜찜하게 했습니다. "공사비 부분은 이미 확정판결이 나 있기에 뒤집을 순 없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그 말이 귓전을 맴돌았습니다. 확정판결이 나 있기에 설혹 잘못판결 했더라도 뒤 집을 수 없다??!!그렇다면 점유부분에 있었서도 비록 유치권자가 허위증거를 제출해서 인정을 받았지만, 확정판결을 받았으니, 뒤집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게 맞다면 반듯이 이겼다곤 볼 수 없는데....., 어쩌면 우리 생각과 달리 우리가 지고 있을 수도 있다. 교수님께서는 그 외에도 이길 수 있는 유효한 공격들이 많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이번 공판에 결심하면 이긴다고 하지않았니, 이겼다고 봐도 괜찮다 굳이 보충서면을 낼 필요성은 없다. 라고 하셨지만, 정작 전재산이 걸려있는 저로선 잠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 이번엔 보충서면을 내자! 공판 중에 판사님께 원고가 채무자에게 점유를 이전한 부분에대해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했을 때 "내도 되고 안내도 되지만 낸다면 참고는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할 수 있다면 제출해야 겠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보충서면을 작성하고 그동안 감추어 왔던 결정적인 증거인 녹음파일을 녹취록으로 만들었습니다.   그간 교수님께서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만드실 때 공판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름대로  준비서면을 만들어 교수님것과 비교하고,그리고  교수님 작성한 것을 수정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그러다가 2차 준비서면 때 잘못 수정하여 제출한 덕분에 글의 품격을 떨어뜨렸다고 호되게 야단도 들었습니다. ) 보충서면은 더이상 교수님께 부탁드릴 염치가 없어 혼자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일주일을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기를 반복한 끝에 더 이상 징그러워 쳐다보기도 싫어질 때 쯤 녹취록을 첨부하여 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창원지방법원에 낼 때 간단하게 도장만 "꽝"찍고 서는,  그간의 내가 낸 수고에 대해 아는지 모르는지 "접수됐다"며 흟낏쳐다보고 마는 접수원이 야속하기도 하고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법원을 나서는 내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한번 더 쳐다볼껄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이미 시간은 어둑하여 지고 바깥 건물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의 붉고 푸르스름한 불빛들이 자신들의 총명함을 자랑하듯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재판부는 보충서면을 원고에게 송부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보충서면에 원고에게 불리한 증거가 있으니, 대비하라는 측면과  증거의 효력이 없는 보충서면을 증거로 삼을 수 있는 준비서면으로 인정하겠다는 재판부의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뒤 변론재개키로 하겠다는 결정이 내려 왔습니다. 선고기일을 잡았다가 변론을 재개하는 것은 사건의 승패를 뒤집을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새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내가 예전에  알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을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 비슷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이러한 판결을 내렸던 것입니다.  변론을 재개하는 것은 원,피고의 변론재개 신청 등에 의해 판사가 재량으로 결정할 사항이지만, 변론재게 신청시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출할 경우엔 의무적으로 변론을 재게해야 한다. 설혹 변론재게 신청을 하지 않고 보충서면만 제출했더라도 보충서면에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증거를 같이 제출했다면 이와다를 바가 없다. 즉, 변론을 재게하는 것이 판사의 재량이 아니라 의무가 된다는 것입니다. 하늘이 미리 이러한 일에 대비해 둔 것 같았습니다. )  이 말은 내 직감이 맞았다는 것은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지금까지 우린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교수님의 박식함이 숨어 있는 화려한 문체의 답변서에 판사가 감탄해 마지 않았지만 그 뿐이였던 것입니다.  원고의 어리숙하고 허점 많았던 제출서면에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만큼 기판력의 효력은 무서운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석명서가 내려왔습니다. 1,2 층 점유현황에 대해서 묻는 것이였습니다. 이는 판사가 우리가 제출한 20페이지 가까운 장문의 서면들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 안에 이러한 내용들이 다 포함되었던 것이였지만, 판사는 이미 확정판결이 나있다는 생각에 원고쪽에 마음이 기운 상태에서 대충 흝어 보기만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보충서면과 녹취록을 보고서야 비로서 피고인 우리의 주장에 대해 새롭게 주목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여기에서 승패를 결정지을 논점을 명확히 부각시키는 것이 장황하고 긴 서면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준비서면 교수님께서 초안을 보내셨지만, 오로지 확정판결 이후로만 촛점을 맞춰야 겠다는 생각에 고심끝에 혼자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제출하기 하루 전 처갓집에서 컴퓨터를 잘하는 처남과 함께 집에와 밤부터 다음날 오후 4시까지 잠도 자지않고 밥도 먹지않고 수정하고 고치고 증거사진들을 편집해 붙이는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제출하여 공판 전에 판사에게 한번이라도 읽히게 하자는 일념으로   그리고 창원지방법원까지 가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아마도 수면 부족 탓) 6시 마감 얼마전에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 오는 길은 더욱 비몽사몽 무슨 대화를 했는지 어디서 밥을 먹었는지도 모르고 집에도착하자마자 뻗어 긴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잡힌 새로운 변론기일에 판사는 내가 제출한 보충서면을 증거로 채택하길 바라느냐고 해서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판사는 보충서면에 덧붙인 증거에 일일이 호증 번호를 붙이는 절차를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원고와 상호 심문토록 한 뒤 무려 한달뒤에야  선고기일을 잡았습니다.    그 기다리는 시간들은 정말 길고도 초초한 시간이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수시로 우리가 이겼다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안심이 되면서도 , 마치 시험발표를 앞 둔 수험생처럼 오르락 내리락 확신이 들지않았습니다. 공판 하루 전 예전 살던 동네를 둘러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세례받았던 교회에 출석하니, 찬송가가 "믿음이 이기네""너 근심걱정 말아라 주 너를 지키리"였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새로운 사명에 대해 설교해 주셨습니다. 이겨서 새로운 보람있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 오는데,그제서야  정말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고, 이기든 지든 담담하게 맞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기든 지든 감당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설사 이기더라도 원고에게도 살길을 열어 주시고 그의 어려움을 풀어주소서 ....   판사가 사건 번호를 호칭하고 판결을 내릴 때도 담담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겼습니다. 뜻밖에 뛸듯이 기뻐진 않았습니다. 담담히 흘낏 원고를 쳐다봤는데, 그저 무슨 말인지 몰라 판사를 올려다 보는 것 같았습니다.   원고와 찻집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의 일들을 잠깐 이야기 한뒤 헤어졌어야 교수님과 서로 축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판결은 확정되었고, 유치권자는 천만원에 항소를 포기하고 순순히 명도를 해주었습니다.   현재는 최초 건축주와 대지권 분쟁이 남아있습니다. 이젠 스스로 소장을 준비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인생에서 누구든 고비는 있는 것이고 모험도 하는 것이지만, 이번일과 같은 큰 일은 더 이상 벌이지 않아야 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너같이 무모한 사람 처음 봤다" 라고 하셨는데, 예전 동네 양아치들과 몇대일로 싸우기도 수차례하고 운동장에서 뺑둘러 싸인적도 있었지만" 가족들이 나로 인해 힘들 수 있다는 것은 그와 비교조차 될 수 없는 너무도 큰 모험이였고 힘겨운 싸움이였습니다. 교수님께서 계속하여 격려해 주시고 확신을 주시지 않았다면 끝까지 싸울 수 있었을까 의문입니다.  설혹 끝까지 싸웠다하더라도 심신이 파김치가 되어 잃은 것이 더 많았을 듯 합니다.   그래서 교수님을 만나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저의 나름대로의 교훈  ㅋ~ ^^ 1. 입찰 전부터 최악의 경우 소송까지 갈 것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준비하라 2. 상대방이 낸 증거의 진위성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검증하고 또 검증해라 3. 소송에서의 공격은 결정적인 것을 중심으로 명료하게 무각시켜라 4. 맨토가 될 만한 전문가와 친분을 두라. 5.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게 있다는 생각으로 상황을 주도한다는 의식, 주체성을 가져라 (때론 전문가의 견해보다 본인의 직감이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전문가의 견해를 겸손히 받아들이돼 만약에를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책임은 자신만의 몫이라는 건 골백번을 강조해 부족함이 없는 정말 뼛속 깊이 세겨야 할 말이거든요) 6. 마지막으로 경매는 복싱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자는 저에게 너 그러다가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았다고 염려석인 말씀을 해 주십니다. 한방에 훅 갈게 겁난다면 경매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경매는 전쟁입니다. 고상한 학문이 아니죠. 아무리 복싱에 대해 책을 많이 읽고 혼자서 맹연습을 해도 링위에 오를려면 한방에 훅가는 걸 각오해야만 합니다. 재수 없으면 쉬운 상대에게 조차도...그래서 아무리 쉬운 상대라도 긴장하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겁나서 링위에 오르지 않고 완벽해 질 때가지 연구하고 혼자 연습만하겠다?? 평생을 해도 절대 강자가 될 수 없습니다. 실력이 적으면 적은대로 약한 상대와 강하면 강한대로 강한 상대와 도전해서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은 법이거든요. 저는 제 실력에 맞지않게 너무도 어려운 상대를 골랐던 것입니다. 하늘이 도우셔서 이겼지만요....앞으로 좀더 실력을 쌓을려고 합니다. 물론 앞으로도 승산이 있다면 싸워야죠...그게 파이트의 운명아닐까요...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