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흡연의 위험성은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문제는 많은 흡연가들이 흡연의 위험성이 자신에게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 평균 하루 2갑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들의 60% 이상에서 자신이 심근경색증 발병의 위험이 높다는 것을 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과 동맥경화증 및 관상동맥질환
흡연에 의한 초과 사망의 주요인은 동맥경화증에 의한 관상동맥질환(coronary heart disease)과 폐암이며, 흡연은 동맥경화성 질환에 있어서 고지혈증 및 고혈압과 함께 예방 가능한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 중에 하나이다.
흡연과 동맥경화증의 발달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로 10,914명의 환자에서 경동맥 초음파검사로 혈관 내막-중막의 두께(intimal-medial thickness)를 측정하고 3년 후 추적관찰한 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연구에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내막-중막 두께가 50% 더 증가하였고, 간접 흡연군에서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0% 더 증가하여, 흡연자에서 동맥경화증의 진행속도가 증가함을 보여주었다. 또 관상동맥질환자에서 추적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한 CCAIT (Canadian Coronary Atherosclerosis Intervention Trial) 연구에서는 흡연자에서 병변의 크기가 증가하고, 새로운 병변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흡연의 동맥경화증 발생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모든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흡연에 의한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 혈중 지질에 대한 영향 및 산화 지질 형성, 단핵구 및 포말세포의 활성, 평활근 세포의 증식, 혈소판 부착능 및 응집능 항진, 응고기전의 항진 등이 동맥경화증 발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이 지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중성지방을 높이고, H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Lipid Research Clinics Prevalence Study에서 흡연군은 비흡연군에 비해 평균 HDL-콜레스테롤치가 5.3~9.4 mg/dl 정도 낮게 나왔으며(p<0.01), Multiple Risk Factor Intervention Trial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흡연에 의해 생성된 자유기(free radicals)는 지질을 산화시켜, 산화-LDL-콜레스테롤을 형성하고, 이것은 내피세포 손상, 단핵구 및 대식세포 활성화, 각종 cytokine 분비 등을 통하여 동맥경화 진행을 촉진시킬 수 있다. 그리고 흡연은 산화로부터 지단백을 보호하는 paraoxonase의 저하를 초래하여, 항산화능을 떨어뜨리고 더 심한 관상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혈소판 기능에 대한 영향으로 흡연시 nitric oxide의 방출이 심하게 저하되고, 혈소판 응집 억제력과 혈관 확장력을 가진 prostacyclin 생성이 억제되어 혈소판의 부착능(adhesiveness) 및 응집능(aggregability)이 증가하여, ADP 자극에 의한 혈소판 응집능이 크게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응고기전에 대한 영향으로 흡연은 fibrinogen과 factor Ⅶ level을 올리고 내피세포로부터 tissue plasminogen activator 방출을 억제하며 혈장점도를 높여 응고기전을 항진시킨다. 또한 tissue factor의 표현을 증가시켜 동맥경화 및 혈전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흡연은 교감신경계를 항진시켜,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고 혈관 수축을 유발하여 급성관동맥질환을 촉발할 수 있다.
흡연은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장애를 유발시켜 내피세포의존성 혈관확장장애을 초래하고, 정상 관상동맥에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혈류 예비력이 21% 떨어져 있었다.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장애의 기전으로 oxidative stress와 nitric oxide의 생성, 방출장애가 알려져 있고, 장애정도는 흡연량과 관계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흡연은 고지혈증에의한 혈관내피세포 기능장애를 더욱 항진시킨다. 기능장애가 유발된 혈관내피세포에서는 각종 세포유착분자들(cell adhesion molecules: ICAM-1, VCAM-1, E-selectin 등)의 생성이 증가되어 단핵구와 혈소판의 부착 및 활성화를 유발하고, cytokine과 성장물질들을 분비하여 대식세포 및 포말세포로의 분화와 평활근 세포의 이동 및 증식을 유발하여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흡연자는 담배연기속의 일산화탄소에 의해 2~10%의 hemoglobin이 carboxyhemoglobin으로 변하여 산소운반능력이 저하되고, 조직으로의 산소방출이 장애되어 상대적인 허혈상태를 유발하여 허혈성 심장병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일산화탄소가 직접 혈관내피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있으나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흡연은 위에 열거한 다양한 기전들에 의하여 동맥경화증 발생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각종 심혈관질환들을 일으킨다. Framingham 연구 등을 포함한 Pooling Project 연구결과는 다른 위험요인들을 제외한 경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율이 2~3배가량 높음을 보여주었고, 하루 1갑 이상의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근경색증의 발병이 여자에서 6배, 남자에서 3배정도 높았다. 흡연은 총사망과 심혈관 사망을 모두 증가시키는데 35세를 기준으로하였을 때 심혈관 사망의 위험도가 1.63배 높았다. 흡연자는 평균 3년 이상 일찍 사망하였으며, 관상동맥질환의 고위험군의 흡연자는 10~15년 일찍 사망하였다.
그리고,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의 20~30%가 흡연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사의 위험도 높아져 젊은층의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급사의 위험이 2~4배 높다. 심근경색증을 앓고난 후에도 흡연을 지속하면 재경색이나 사망의 위험이 22~47% 증가되었고, 관상동맥우회로술을 시행받고도 흡연을 지속하면 총사망의 위험이 1.68배, 심혈관사망이 1.75배, 재관류술의 위험이 1.41배 증가하였다.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시술을 받은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사망의 위험이 1.76배, 심근경색의 위험이 2.08배 높았고, 금연자에 비해 사망의 위험이 1.44배, 심근경색의 위험이 1.49배 높았다. 이러한 흡연의 위험은 용량의존적으로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흡연은 다른 위험요소들과 상승적으로 작용하며, 여성에서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흡연자는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10배 높았다.
흡연은 동맥경화성 관상동맥질환의 주위험요인일뿐만 아니라, 관동맥경련에 의한 이형협심증의 유발원인이며, 관동맥경련에 의해서 급성심근경색증이나 심장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다.
흡연과 뇌혈관질환
흡연은 관상동맥질환뿐만 아니라 뇌혈관질환에서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미국에서 매년 뇌졸중에 의한 사망자 150,000명중 약 15%가 흡연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상동맥질환에서와 같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의 위험도가 2배 정도 증가하고, 이것은 용량의존적으로 증가하며 금연시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뇌경색뿐만아니라 흡연 여성은 비흡연 여성에 비해 지주막하 출혈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이것은 경구용 여성피임제를 복용하면 위험도가 상승적으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흡연과 말초혈관질환
Edinburgh Artery Study, Framingham Heart Study와 Cardiovascular Health Study 등의 결과를 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말초혈관질환(arteriosclerosis obliterans, thromboangiitis obliterans)의 발병 위험도가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연구에서는 보행시 파행의 증상이 있는 환자의 84%, 말초혈관질환자의 90%가 흡연자이거나 흡연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또 말초혈관질환자 중 금연자에 비해 흡연자에서는 critical limb ischemia나 하지 절단으로 병이 진행할 위험도가 높고, 말초이식편의 재협착의 위험도도 높다. 말초혈관질환뿐만 아니라 대동맥의 동맥경화성 대동맥류에 의한 사망률도 흡연자에서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접흡연
흡연의 위험성은 간접흡연에서도 나타난다. 미국에서 간접흡연에 의한 연간 심질환 사망자가 40,000명에 이르고 있고, Amerivan Cancer Society CPS-Ⅱ 연구에서 부인이 흡연자인 비흡연 남편에서 부인이 비흡연자인 남편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이 20% 높았다. 또 직장 혹은 가정에서 간접흡연자의 심질환 발생 위험은 각각 1.35~1.5배와 1.49배 높았다. 간접흡연의 위험도도 직접흡연에서와 같이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보였고,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다른 위험인자들과도 상승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 동물모델에서 담배연기에 노출된 동물에서 심근경색 크기가 더 컸고, 이것은 노출시킨 담배연기와 역시 용량의존적인 관계를 보였다.
흡연과 고혈압
흡연은 고혈압 발생의 위험요인은 아니지만, 악성 고혈압의 발생과 고혈압에 의한 사망에 중대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흡연시 nicotine은 교감신경계 말초에서 norepinephrine의 분비를 증가시켜 5~10 mmHg 정도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하루중 첫 흡인시에는 약 20 mmHg까지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혈압 상승효과외에도 흡연 자체가 고혈압에 의한 이차성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과 신부전으로의 진행 위험을 증가시킨다.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신기능의 변화를 관찰한 연구에서 흡연자는 혈중 크리아티닌농도가 초기 1.5 mg/dL에서 2.1 mg/dL로 증가하였지만 비흡연자는 초기 1.25 mg/dL에서 1.32 mg/dL로 변화하여 고혈압 환자에서 흡연이 신기능 저하의 진행 요인으로 중요한 독립적인 인자라고 하였다. 고혈압이 신기능 감소에 미치는 기전은 아직 불명확하지만 흡연시 증가하는 수축기 혈압이 신사구체에 전달되어 사구체혈압을 증가시키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연 효과
상기한 흡연에 의해 발생 혹은 악화되는 많은 질환들이 금연을 통해 그 진행을 늦추거나 퇴행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에 있어 금연의 효과는 10년이 지나면 발생위험을 50% 정도 감소하고, 15년이 지나면 지속적인 흡연자에 비해 1/6 정도로 감소한다. 또 15년간 금연을 지속하면 총사망률도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된다. 그렇지만 관상동맥질환에 있어서 금연의 효과는 더욱 빨리 나타나 흡연을 중단하면 대개 1~2년내에 심근경색증의 위험율이 비흡연자의 수준과 같게 된다고 하였다. 관상동맥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인에서 금연시 심장사건 발생을 7%에서 47%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하며, 금연에 의한 심질환 위험의 감소효과는 금연 초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금연의 기간이 길수록 위험 감소효과가 커진다고 하였다.
금연은 급성심근경색증을 앓은 사람에서 심근경색증의 재발을 방지하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급성심근경색증을 앓았던 환자 564명을 대상으로 관찰한 연구에서 재경색의 위험성은 1년간 금연하였을 때는 흡연자에 비해 50% 정도 감소하였고, 2년간 금연을 지속하였을 때는 비흡연자의 위험도와 같았다. 5,878명의 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meta-analysis에 의하면 금연자에서의 사망 위험도는 흡연자에 비해 0.54로 낮았고, 13명의 금연을 통해 1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또한 금연은 관동맥 풍선성혈술, 스텐트 삽입술 혹은 관동맥 우회로 이식술(CABG)을 받은 환자에서는 혈관 재협착의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실제로 관찰연구에서 CABG를 받았던 환자에서 흡연자는 금연자에 비해 재수술의 위험이 3.3배 높았다.
금연은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도도 낮출 수 있는데, 대개 금연 후 2~4년이 되면 비흡연자의 위험 수준과 같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허혈성 뇌졸중에 대한 위험도 감소도 역시 금연의 기간에 따라 효과가 커지며, 여기에는 과응고기전의 교정, 내피세포기능의 회복, 더 나아가서 죽상경화반의 퇴행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1940년대에 심장재단을 결성하고 범국민적 금연 및 심장병 예방교육을 실시한 후 1960년대 말부터 허혈성 심장질환 및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앞서 살펴본 바와같이 효과적으로 금연을 시행하고 유지하는 것은 어떤 약물요법이나 시술보다 큰 유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강력한 심장병 예방교육과 금연 및 생활습관 개선운동을 통하여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의료인의 인식과 환자교육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첫댓글 허~! 글 참 길다..웬만한 인내심 혹,관심이 많지않으면 다 읽기 힘들 겠네...ㅎㅎㅎ
여기에소개된(관상동맥경련에의한이형협심증)으로입원했던본인, 담배피는산악회원보면나옛날생각나걱정되네.술담배여자패가망신, 무박산행불로장수가정화목!(나의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