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필 >
이 름: 박은빈
생년월일 : 1992년 9월 4일
데 뷔 : 1996년 의류모델
-드라마
1997년: 백야 3.98(S)
2000년: 베스트극장(M) 도둑의 딸(S)
2001년: 명성황후(K), 상도(M), 수호천사(S), 우리들의 이야기극장-유나의 그림일기(E)
2002년: 난, 왜 아빠랑 성이 달라(M), 부엌데기(M), 내사랑 팥쥐(M), 유리구두(S)
2003년: 무인시대(K), 위풍당당 그녀(M), 왕의 여자(S), 가을친구(E)
2004년: 유리화(S)
2005년: 부활(K), 홍콩 익스프레스(S)
2006년: 서울1945(K), 누나(M),
2007년: 태왕사신기(M), 강남엄마 따라잡기(S), 로비스트(S)
2009년: 선덕여왕(M)
-영 화
2000년: 소녀의 기도(국방영화)
2002년: 메모리즈(단)
2005년: 소나기는 그쳤어요(단)
-예 능
2002년: KBS 개그콘서트 - 수다맨
2003년: KBS 열려라 동요세상 MC
& 기타 등등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박은빈 : 안녕하세요.
- 혹시 디시인사이드 아세요?
박은빈 : 네.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를 할 때 처음 알았어요. 갤러리가 생겼는데 반응이 좋다고, 한번 인증을 하는 게 어떻겠냐 하셨어요. 그때 디시인사이드를 처음 알아서 들어가 봤더니 반응이 좋기에 감사한 마음이 있어서 인증글을 쓰려고 했는데, 절차가 복잡한 것 같아서 인증을 못 했어요.
- 하하하. 많이 아쉽네요. 그럼 우선 현재 출연하시는 드라마 '선덕여왕' 이야기를 해볼게요. 은빈 양이 맡은 보량 역은 사람들이 '과연 누가 맡을 것인가'라며 큰 기대를 했던 캐릭터예요. 보량 역에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디시이용자 '바람쥐')
박은빈 : '선덕여왕'을 평소에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고, 친구들이 "어제 어땠어?" 이야기하면 듣고 그랬어요. 그런데 공교롭게 시험기간 시작함과 동시에 캐스팅 연락이 와서 약간 고민도 했었죠. 그래도 좋은 작품에 나가는 게 어떨까 싶어서 참여하게 됐어요.
- 드라마는 1회부터 보셨나요?
박은빈 : 네. 아역 친구들이 다 아는 친구들이에요. 선덕 아역 (남)지현이는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같이 했어요.
- 보량이란 역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되면서부터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보량 역을 은빈 양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나왔어요.
박은빈 :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 '태왕사신기'에서 함께 연기한 유승호 군과의 인연도 있었고, 또래 연기자들과 비교했을 때 연기력이 좋다는 평가가 있어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아요.
박은빈 : 사극은 마니아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그래서 현대극보다 드라마 기억을 오래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고, 제 이미지 같은 것 때문에 그렇게 말해 주신 것 같아요. 사극에서는 발랄하거나 확 망가진다거나 이럴 수는 없잖아요. 항상 제가 지녀왔던 조용함 같은 것 때문에 많이 기억을 해주셨던 것 같아요.
<태왕사신기(MBC). 2007>
- 많이 나왔던 질문이 유승호 군과 다시 만나서 소감이 어떠냐 였어요. (디시이용자 '미소년김춘추' '미스독서실')
박은빈 : 굉장히 많이 받은 질문인데, 뭔가 자꾸 엮어보실려고 그러시더라고요. (웃음) 승호와는 정말 어렸을 때부터 봤어요. 제가 7살 때 아동복 카탈로그 때문에 승호를 처음 만났어요. 지금은 승호가 저보다 오빠같이 크고 그런데, 승호가 아기처럼 포동포동 했을 때 만났어요.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승호는 잘생겼어요.
<선덕여왕. 2009 = 사진 MBC>
어머니 : 승호 카탈로그를 보여주면 관계자분들이 "얘 누구야?" "느낌 정말 좋다"라고 그랬어요. 그리고 연출하시는 분들이 은빈이와 승호를 파트너로 하고 싶어하셨어요. 그런데 승호가 작아서 동생역은 애매하고 친구역은 어렵고 그랬죠.
박은빈 : '태왕사신기'를 통해 승호와 오랜만에 만났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만났을 때는 승호가 저보다 키가 작았어요. '태왕사신기'가 첫 신부터 엔딩신까지 1년이 걸렸는데, 1년 후에 승호가 오빠가 돼서 나타났어요. 정말 많이 큰 것 같고, 멋있어졌고. 제 친구들 반응이 더 뜨거워서 저는 말조차 꺼낼 수 없었어요.(웃음)
- 안 그래도 보량 역 되고 친구들에게 "욕먹는 역"이라고 얘기했다면서요. (디시이용자 'ㅇㅇ')
박은빈 : 그게 인터뷰가 아니고 MBC 홍보실에서 촬영장에 놀러 왔을 때 웃으면서 한 얘기였어요. "친구가 그냥 그러더라"; 식으로. 승호한테 놀러 오셨던 실장님이 몇 마디 하시더니 갑자기 인터뷰가 되고, 막 적기 시작하시더라고요. 그러고는 모든 기사에 다 나왔어요.
- 그 부분이 반응이 참 좋았어요. 하하하.
박은빈 : 삭제된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은 항상 삭제가 안 되더라고요. (웃음) 승호는 부모님들끼리도 잘 알고, 매니저분들도 친해서 만나면 자연스럽고 편해요.
- 보량 역을 맡았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친구들 반응은 어땠나요?
박은빈 : '선덕여왕'이 급하게 촬영이 진행되어서, 시험 하루 보고 촬영이 들어갔어요. 그래서 얘기를 하지 못했을뿐더러 제가 일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시험 기간에 월요일, 화요일이 끼었는데, (제가 나오는 장면이) 방송에 나갔어요. 다음날 아침, 시험 보기 전 공부를 해야 하는데 친구들이 "은빈아~"하고 붙들고 늘어지는 거예요. (웃음)그래서 "응, 알았어. 미안해. 나중에 얘기해줄게" 했죠. 되게 좋아해 주더라고요. 이번 학년 친구들이 굉장히 좋은 친구들이라 항상 열렬히 모니터를 해줘요. 대사까지 적어서 따라 하고. 반응이 좋아서 저도 기뻐요.
-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네요.
박은빈 : 네.
- 아역 배우들 보면 학교 적응하는 거에 많이 힘들어하던데 은빈 양은 잘 지내는 것 같아요.
박은빈 : 제가 이 지역에서 십몇 년 째 살고 있어 초등학교 친구들이 그대로 중학교에 올라왔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활동한 걸 자연스럽게 잘 알죠. 거리낌 없이 잘 지내요. 학교에서 일에 대해 얘기 안 하는 것도 그냥 평범하게 지내고 싶어서예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다른 학교 학생들도 섞이더라고요. 섞이니까 오히려 멀리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남편이 김춘추인데, 김춘추란 인물은 어떤 것 같아요?
박은빈 : 원래 춘추가 보량을 좋아해요. 권력이 얽혀 있어서 이용된다면 되겠지만, 어쨌든 저는 좋아하는 걸로 알았어요. 그런데 시청자분들이 보실 때는 이용만 하시는 줄 알았나 봐요. 그래도 이용하는 걸 보량은 모르잖아요. 잘 해주고.
- 실제로 김춘추 같은 성격을 가진 남자를 만나면 어떨 것 같아요?
박은빈 : 속을 읽을 수 없잖아요. 제가 이상형이라던지 남자친구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속을 알 수 없으면 좀…. (웃음) 소통이 안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전 그냥 밝고 자상하고, 배려 잘해주는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애매한 대답인 것 같은데, 글쎄요. 김춘추…. 으흥흥.이런 질문 너무 어려워요.
- '선덕여왕' 등장인물 중 "정말 괜찮은 남자 같다"라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디시이용자 '남길의여자' '비담핥짝' 'Ask::' '꽃미실')
박은빈 : 지금 인기 많으신 알천이요. 듬직하게 잘 지켜주시고, 외모로도 그런 게 보이고. 또 그렇게 나오시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알천(이승효) = 사진 MBC>
- 근데 보량이가 요즘 드라마에 등장을 안 해요. 앞으로도 계속 나오죠?
박은빈 : 스태프 분들도 아무도 모른다고 얘기해요. 저도 도중에 투입된 애라 전혀 모르는 상태예요. 그렇다고 끝났다는 얘기도 해 주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지금 정변 중이라 남편이 출타 중이라서 아내 보량이를 버려두고 갔구나, 아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나올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만 하고 있지요.
- 보량의 실제 극중 나이는 어리지만, 배역 성격은 거의 성인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본격적인 성인 역할을 맡은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박은빈 : 승호도 많은 변신을 한 것 같아요. '태왕사신기' 때와는 목소리도 달라졌고 표정연기 같은 데서 성인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항상 목소리 때문에 호불호가 갈려지더라고요.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좋다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얼굴이랑 맞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이 목소리로는 나중에 성인 역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번 보량 같은 경우는 이제 저도 나이도 들었고, 외모상으로 성인 분위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작품 속에선 어린 나이잖아요. 그래서 특별히 제가 목소리를 낮춰서 분위기를 잡기보다는 그냥 외모는 성숙하더라도, 사랑받는 여인이니까 애교 있다고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게, 편하게 하자는 식으로 하고 있긴 해요.
캐릭터에 대해서는 연출팀에서 지적하거니 간섭을 받지 않았어요. 대신 스스로 '보량은 김춘추가 가장 사랑했던 여인이다'라는 이미지를 가졌어요. 보통 연기자가 목소리로 연기하는 부분도 있는데, 보량은 거의 감정으로 연기했다고 볼 수 있어요. 요즘 성인 연기를 위한 준비과정을 특별히 따로 하는 건 아니지만, 11월부터 공연이 시작되는 연극 '옛날옛적에훠어이훠이' 연습을 하면서 호흡이라든가, 목소리 톤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증폭되는 걸 연습하는 중이에요.
- 보량이 처음 등장했을 때 실망하신 분들도 많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어려 보량이와는 안 맞는다 이런 지적을 했었어요.
박은빈 : 보량이가 단아하고, 좀 세야 한다는 생각이시겠죠? 그런데 처음 대사가 잘려나갔어요. 차 마시는 장면에서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는, 의지적인 여인으로 나오는 모습이 있었어요. 그 신이 보량의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신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왜 편집됐는지 모르겠는데, 거기서 강한 대사가 나와요. 그래서 남편보다 강한 역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라마에서는 만남 자체가 부드럽게, 예쁜 소녀답게 나가다 보니까 '조금 다른 캐릭터가 아닌가?' 했어요.
목소리에 대해서는 뭔가 둥둥 뜬 듯한 목소리로 들릴 거라고 생각하긴 해요. 성숙한 얼굴에서 생각지도 못한, 약간은 어린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셔서 그런지…. 저는 제 목소리에 항상 만족하지 못하는 편이였는데, '태왕사신기'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예뻤다", "이미지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라고 해주셨는데, 그때 처음으로 자신감을 얻었어요. '내 목소리가 나쁜 것만이 아니구나'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목소리에 대한 의견이 두 가지로 나뉘는 걸 봤죠. 이게 끝이 아니니까 앞으로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게 노력해야겠지요?
- 사실 '선덕여왕' 시청자들이 예리하세요. 많기도 하고 분석해서 보시는 분들도 있고요.
박은빈 : 하하하. 그렇죠.
- 이렇게 시청자 반응도 크고, 시청률 높은 드라마에 중간에 투입되었단 말이에요. 거기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 같아요.
박은빈 : 처음에는 얼떨떨한 상태였어요. 그리고 첫 촬영이 시험기간이어서 다음날 아침에 시험을 봐야 했고, 또 시험 보자마자 캐릭터 공부를 못한 채로 촬영했어요. 가야금 연주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가야금 연주를 해야 한다는 걸 리허설 때 알았어요. '천추태후' 때는 대금과 비파를 했었는데, '비슷한 거겠지' 생각했다가 가야금이라고 해서 놀랐어요. 준비를 많이 못 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하긴 했죠. 다행인 건, 승호가 편해요. 동생으로서 되게 승호도 얌전한 편이라서요. 캐스팅 연락이 급하게 와서 급하게 촬영한 게 맞아요. 별생각이 없었던 거죠. 생각을 하고 가지도 않았고, 중간에 투입됐음에도 계속 찍어왔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촬영장에 가서 자연스런 파트너를 만나서 별 문제 없이 촬영했죠. 그래도 준비가 됐었다면 더 멋스럽게 나갈 수도 있었을 거예요.
= '선덕여왕'에는 같이 출연했던 분들이 많아요. 유승호 군도 그렇고, 지금은 같이 출연 안 하지만 보종 역할의 곽정욱 씨도 그렇고요.
박은빈 : 어린 친구들부터 얘기하자면 덕만 아역인 지현이는 로비스트에서 제 동생이었고, 김유신 아역 (이)현우도 같이 로비스트를 했었고요. 정욱 오빠는 부활을 같이하고 어렸을 때 카탈로그도 같이 찍었어요. 그리고 조민기 선생님은 어렸을 때 찍은 베스트극장에서 제 아빠셨어요. 제가 한동안 MBC를 할 때 항상 계셨어요. 만날 때마다 "아! 요놈 많이 컸네"하시면서 목말 태우고 다니실 때도 있었고, 세뱃돈도 주셨어요. 이번에 만났는데, 보시더니" 너? 아니냐?"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맞습니다" 했죠. 제 어린 시절만 보시고 지금 저를 보셨다면 못 알아보셨겠지만, 그동안 제 활동을 봐 오셨나 봐요. '쟤가 이렇게 컸나', '쟤가 저렇게 변해가는 구나' 이렇게 봐주셔서 그런지 알아봐 주셔서 고마웠어요.
<로비스트. 2007. 왼쪽부터 남지현, 박은빈, 이현우 = 사진 SBS>
어머니 : 독고영재 선생님도 '태왕사신기'를 같이 찍었잖아요. 그리고 드라마 현장을 가면 어릴 때 한 번쯤은 다 본 사람들이에요. 스태프고, 연출이고, 배우들이고. 특히 분장이나 의상 장비 등의 스태프들이요. 그러니까 편한 거죠. 그게 아역배우들의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정욱이가 촬영은 같이 안 했지만, 아역배우들이 부녀로 만나는 게 흔하질 않아요. 사실 정욱이가 승호보다 은빈이와 파트너를 더 많이 했어요.
<부활. 2005 = 사진 KBS>
박은빈 : 엄태웅 오빠 같은 경우는 부활할 때, 어린 시절 아역이랑 성인 역이랑 부딪칠 경우가 거의 없는데, 타이틀 촬영 때문에 딱 한 번 봤어요. '선덕여왕' 촬영할 때 저는 분장을 하러 가고, 그분은 하고 계셨는데, 거울 속으로 절 보셨나봐요. "어?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닌가?" 이러시는 거예요. 호호호. 그래서 제가 맞다고 하니까 "맞지~?" 이러시면서 많이 웃으셨어요. 되게 감사했어요. 중간에 투입됐는데…. 5살 때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 연기를 해 왔는데, '그동안 한 게 즐거운 일이었구나'생각했어요.
어머니 : 이제는 현장에서 성인대접을 해주더라고요. 감독님들도 예전에는 "은빈아" 이랬는데 '천추태후' 때부터는 "은빈씨"라고 부르더라고요.
박은빈 : 처음 들었을 때는 '응? 갑자기 왜 그러시지?' 했어요. 이제는 저도 모르게 점점 익숙해지는 게 저도 좀 변하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
- 마음가짐도 달라졌을 것 같네요.
박은빈 : 어렸을 때는 예쁜 옷 입고 또 예뻐해 주시니까 항상 즐거웠어요. 칭찬받고 행복하고, 이제는 점점 하면서 책임감을 느끼게 됐어요. '아, 정말 연기가 어렵구나' 옛날에는 공부보다 연기가 더 쉽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태왕사신기' 때부터 연기가 더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기하라는 캐릭터를 알 수 없는 거예요. 대본도 중간중간 편집됐다가 넣어졌다가 이런 게 많아서 저도 제 캐릭터가 뭔지를 숙지 못한 채로 요구하는 걸 다 수용하다 보니까 어려움을 느껴서 '아, 어렵구나' 했는데, 그때 반응이 다행히 잘 해내 줬다는 칭찬이었어요. 성인연기는 또 아역연기랑 다른 거잖아요. 더욱더 뭔가 많이 해야 하고. 그래서 이번 연극도 성인 연기를 위한 밑거름이 될만한 작품으로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 '태왕사신기'때도 어려움을 느꼈다고 하지만, 사실 은빈양이 맡았던 아역이 말이 아역이지 내면이 복잡한 역할이 상당히 많았어요.
박은빈 :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네. 알아주시니 고마워요. (웃음)
- 어린 아이에게 요구하는 연기 수준이 높았어요.
박은빈 : 어떻게 보면 그 역할이 밋밋해 보여서 "쟤는 연기하는 건가, 아닌 건가" 이런 식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린 친구들이 능글능글 아무렇지도 않게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툭툭 뱉어내고, 이런 게 기특하고, 잘한다고 보시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역할을 해 보고 싶은데, 항상 내면연기예요. 천추태후에서도 김호진 아저씨를 사랑하는 마음인데, 감독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은빈아, 동방신기 오빠들 생각하는 거처럼 사랑해라" 하는데 모르겠는 거예요. 웃음, 사랑이라는 감정, 막 절절한 사랑에 눈물 흘리면서 "제발 저를 잡아주세요" 이러는데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그날 엄마한테 그랬어요. "만약 내가 가슴 아픈 사랑을 연기하면 정말 연기 잘하는 거라고 칭찬받을 수 있는 거지?" 호호호. 일단은 했는데 잘 묻어간 것 같아요.
<천추태후. 2009 = KBS>
내면 연기가 되게 답답해요. 속으로 뭔가 많은 걸 표현해야 하는데, 대사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애매한 감정선을 표현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이제는 툭툭 던진다거나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요? 드라마 속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가 탐나나요?
박은빈 : 약간 털털한 거 있잖아요. 언니 중 굉장히 여자다우면서도 털털한… 배역으로는 뭐라고 말하기 그런데, 아무튼 시원한 성격의… 예를 들면 삼순이 같은 보이쉬하면서 유쾌한 사람이요. 그런데 캔디형은 싫어요. 혼자 폐 끼치는 역할은 싫어요. 쾌활하고 터프한 역할, 천방지축. 그렇다고 시트콤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연기하는 경지까지는 아직 못 간 것 같아요.
- 본인 성격은 어때요?
박은빈 : 차분한 편이죠. 차분하다, 덜렁댄다 둘 중 선택한다면 차분한 쪽이고, 밝은 쪽이냐 어두운 쪽이냐 선택하라면 밝은 편, 소심하냐 대범하냐 중 선택하면 대범한 편에 속해요.
- 소년소녀가요백서(이하 소소가백) 진행 처음 들어갈 때 이런 말을 하셨더라고요. 드라마 이미지를 깨겠다.
박은빈 : 말 그대로 내면 연기들 때문에, 내가 이런 식으로 굳어가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됐었어요. 그런데 사실 깨겠다고 표현한 건 아니에요.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정줄 놓고 망가지는걸 굉장히 부담스워했어요. 소소가백이랑 보량이 중 어떤 게 제 성격에 가깝냐면 보량이에요. 제 얼굴이 항상 새로운지 소소가백에서 저를 처음 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보량을 보면서 "정신줄 놓는 은빈언니가 생각나서 몰입이 안됐다" 이런식으로 얘기하는데 그건 아니거든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소년소녀 가요백서 = 출처 Mnet>
- 은빈 양은 필모그라피가 참 다양해요. 현대극과 사극을 고루 했는데, 사람들은 은빈씨의 사극 속 모습을 많이 기억해요. '왜 사극에 더 많이 출연하느냐'는 질문도 있고요. 이건 본인의 연기가 사극에 맞고 현대극에는 안 맞았다는 얘기일 수도 있어요.
박은빈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극이 시작될 때 광고를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이런 인물을 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의상도 그렇고요. 또 사람들의 기억에 더 오래 남고요. 그만큼 사극의 이미지가 강해서 많이 기억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처음 한 사극이 '명성황후'였는데, 즐거웠어요. 예쁜 옷 입고 가만히 있는 건데, 저는 어렸을 때도 가만히 있었거든요. 그게 잘 맞는구나 싶었기도 했고요. 말도 제가 조용조용 얘기하는 편이라서 대사하기도 편했고요. 또, 한 번 하니까 더 하기가 편한 거구나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현대물 하다가 사극을 하면 어떤 면에서 너무 어려워요.
현대극 같은 경우에도 대사가 제가 평소에 쓰는 말투가 아닐 수 있잖아요. 불편하다가도 제가 옷 갈아 입는 걸 좋아해서 그런 거에 재미를 느끼기도 해요. 그리고 현대극은 현대극만의 매력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사극은 그야말로 사극만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좋은 것 같고요.
- 사극이 연기 공부하기에는 좋을 것 같기도 해요. 이를 통해 경력이 오래된 좋은 배우 분들을 많이 만난 것 같은데, 그분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나요?
박은빈 : 일단 어른 분들이 많으시니까요. 특히 KBS 사극에는 노장이신 분들이 장군 같은 역으로 출연하시고 그러시잖아요. 처음에는 예쁨만 받았죠. 또, 남자 할아버지분들이라서 제게 손녀딸처럼 잘해주시고요. 오히려 특별한 가르침을 안 받아도 편한 상황에서 많이 듣고 보니까 자연스럽게 (연기가) 습득이 되었던 것 같아요. 연기력으로 혼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 같이 연기했던 선배 중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던 배우는 어느 분이신가요?
박은빈 : 영향이라기보다는 조언을 굉장히 많이 해주고 계시는 분이 계세요. 제가 다섯 살때 SBS '백야 3.98'로 데뷔했는데, 그때 아빠로 나오셨던 박상원 선생님이세요. 그분이 "너는 내 수양딸이다" 이러시면서 되게 잘해주세요. 태양사신기때 다시 만났더니 "네가 이렇게 컸니?"라고 하시고…. 첫 번째 아빠라서 인상적이었죠. 목마도 태우고 다니셨거든요. 그 작품이 시청률을 떠나서 그분에게도 의미깊은 작품이셨나봐요. 그래서 기억을 많이 해주시고, 만날 때마다 포옹을 해주세요. 제가 원래 그런 거에 익숙지 않았는데, 박상원 선생님 덕분에 포옹하는 게 익숙해질 정도로 자상하게 대해주시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실제로 '태왕사신기' 때 담덕을 힐끔 쳐다보다 넘어지는 장면 같은 경우에도 직접 오셔서 시범도 보여주시면서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 '백야 3.98'이 데뷔작인데 드라마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되신 거예요?
박은빈 : 그건 저는 기억이 안 나요. 호호호.
어머니 : 은빈이가 5살 때 데뷔를 했어요. 우리 나이로 5살 가을 백화점 브랜드 카탈로그를 처음 찍었죠. 6살에 백야를 촬영하고 방송은 7살에 나갔어요. 사진만 보고 캐스팅이 됐어요. 드라마 촬영도 한 번도 안해보고엑스트라 촬영도 한 번도 안 했는데요. 감독님이 사진을 보더니 한 번 봤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첫 촬영이 대전국립묘지에서 사열식을 하는 거였어요. 공군인 아빠가 죽어서 장례식장을 가는 장면이었는데, 은빈이가 소아장애 아이여서 휠체어를 탔죠. 그때 첫 번째 파트너가 이병헌 씨였는데, 은빈이 휠체어를 밀어줬어요. 이병헌 씨가 박상원 씨의 하급 장교였거든요. 대사도 처음에는 없었고. 이병헌 씨가 온종일 끌고 다니는 신이었어요.
<백야 3.98 당시 = 출처 박은빈 미니홈피>
박은빈 : 당시 기억이 날 수가 없잖아요. 5 ~6살 때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날 촬영은 기억이 나는 거예요. 되게 신기한 게 제가 휠체어에 타고, 뒤에서 이병헌 오빠가 장난쳤어요. 돌리고. (웃음) 그리고 제 첫 대사가 '계란'이었어요. 식탁에 앉았는데 이병헌 오빠와 심은하 언니, 박상원 아빠가 저한테 계란말이 올려주시면서 "우리 소현이 뭐 먹을래?" 그러면 제가 "계란" 이런 거였거든요.
어머니 : 그때 은빈이가 계란을 세 개나 먹고 공깃밥을 두 공기 먹었어요. 진짜 먹어야 되는 줄 알고요. (웃음) 그리고 그때 피아노를 연주하는 신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드라마에서 악기를 많이 연주했어요.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는 바이올린 하고.
박은빈 : 대금도 하고 오카리나, 하모니카까지…. 저와 악기가 많이 엮였는데, 오히려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 '백야 3.98'로 데뷔했지만, 시청자들에게 아역배우 박은빈을 인상 깊게 해 준건 '개그콘서트-수다맨'이었어요.
박은빈 : 그게 '명성황후' 세자빈 했을 무렵 게스트로 한 번 했던 거였어요. 저는 그냥 한 번의 마음으로 올라갔는데, 반응이 좋았나 봐요. 그래서 그런지 자꾸 시키시는 거예요. 호호호. 3개월 동안 붙잡혀 있었죠.
어머니 : 강성범 씨가 라이브 황제인데다가 자꾸 대사를 바꾸시고 했는데, 그게 라이브 녹화였어요. 개그맨들이 은빈이가 배우라서 그런지 대본을 잘 따라온다고 아주 신기해했었어요.
<개그콘서트-수다맨. 2002>
박은빈 : 그때 정말 강성범 오빠가 대단하구나 생각한 게 정말 빠르게 얘기하시면서 발음도 정확하시고, 이걸 다 외우시는데… 정말 이마에 핏대 서게 외우시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게 당시 2002년 월드컵 기간이었는데, 미국전 할 때 상암경기장에 갔어요. 그날이 또 월요일이라 개콘 촬영이 있는 날이었거든요. 리허설 끝내고 바쁘게 강성범 오빠랑 같이 상암 경기장에 갔어요. 정말 함성이 우레같이 정말 큰 거예요. 거기서 공연을 했는데, 대사는 별로 없었지만 리허설도 못한 상태였어요. 제가 4학년 때 작았을 때였는데 "내가 나오라고 하면 나와" 그 얘기만 하시고 스태프 분들이 다 사라지시는 거예요. '뭔가 아닌 것 같아' 생각하면서도 일단 나갔어요. 그랬더니 그 많은 붉은 악마분들이 응원하시면서 환호해주셨어요. 오빠랑 축구선수 이름 읊고, 개콘 녹화하러 갔던 기억이 나요. 즐거웠어요.
어머니 : 그때 군인 팬분들이 지금도 팬이세요. 개콘을 군대에서 본 분들이 은빈이 카페에 들어오세요.
박은빈 : 미니홈피에 "이름을 은비로 지었다" 이런 식으로 남기시는 분들도 계세요. 정말 고마워요.
- 그리고 몇 년 후 출연한 삼성생명 CF가 반향이 컸어요. "수다맨 꼬마가 이렇게 컸느냐" 이러면서. 그런데 필모그라피를 보면 수다맨 이후에도 계속 연기활동을 해 왔네요.
박은빈 : 제가 그동안 쉰 연도가 없어요. 항상 무언가를 했는데, 갑자기 제가 어떻게 크게 보였는지 모르겠어요. 항상 저를 신인으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웃음) 변화가 가능한 배우로 저를 보셨다는 거겠죠?
삼성생명 CF 촬영 당시 감독님이 미팅할 때 "2차 성장을 한 다음에 딸이 수줍은 모습을 소녀답게 잘 표현해야 하는데…" 이러면서 말씀을 다 못하시더라고요. "이걸 뭐라고 얘한테 설명해야 할까…" 이러시면서. 그런데 제가 아빠 앞에서도 목까지 단추 잠그고, 폴라티 입고 다니는 성격이에요.
어머니 : 삼성생명 광고와 실제 모습이 똑같았아요.은빈이는 4살 때부터 집에서도 아빠 앞에서 옷도 안 갈아입고, 등도 못 만지게 했어요. 감독님께선 기존 배우보다 새로운 얼굴이었으면 했는데, 그 느낌을 표현하기가 난해했는지, 촬영 전날에 은빈이를 불렀더라고요.
<삼성생명 CF '딸의 인생' 편. 2005>
박은빈 : 그래서 촬영 직전 앞머리를 잘랐어요. 앞머리 자른 모습을 처음 선보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아무도 몰라보신 것 같아요. 촬영할 때 재밌었던 게,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찍은 거라 더 갸름하게 나온 것 같아요. 자다가 깨다가 이랬거든요. 호호호. 스튜디오가 아니라 가정집에서 찍었는데, 처음에는 스태프 분들이 밥도 새로 해주시고 반찬도 갈아주시더니 하나둘씩 사라지시더니 어디 가셔서 주무시더라고요. (웃음). 저도 세팅 30분 전 자다가 일어나서 얼굴에 자국 안 났나 걱정했죠. (웃음) 그렇게 촬영한 건데, 하루아침에 화제가 돼서 정말 놀랐어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선생님 인솔 하에 반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갔어요. 저희 반 모든 친구가 선생님과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전광판에 삼성생명 광고가 나오는 거예요. 민망하잖아요. 저는 정말 숨고 싶었는데 이 친구들이 공공장소를 알 만큼 나이가 많이 않아 저한테 손가락질하며 "얘다! 얘다!" 이래서 정말 민망했었어요. (웃음) 광고를 처음 본 게 거기였는데, 제대로 못 봤죠.
어머니 : 은빈이는 자기작품 모니터링도 쑥스러워서 못해요. 제가 강하게 얘기를 하지만…. 감독님들께서 은빈이한테 "니 모습 고대로 유지하면서 연기를 징그럽게 하지 마라" "여백을 갖고 캐릭터를 만들려고도 하지 마라" "아이들은 연기를 하지 않는 것이 연기다" "편안하고 자연스런 외모와 순수한 느낌 그걸 항상 간직해야 한다"라고 하셨어요. 덕분에 은빈이가 착하게 자랐어요. 애가 마음씨가 곱고 착해야지 자기 캐릭터를 받는 거잖아요. 그런 순수한 캐릭터의 절정이 삼성생명 CF였는데, "우리 부모가 봐도 네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광고가 나온 거야"라고 얘기해줬죠.
- 그 광고 이후로 은빈 양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커졌어요. 남성팬도 많아졌고요.
박은빈 : 당시 포털사이트 인물검색어 2주 연속 1위였다고 하시더라고요. 당시 연예활동 경력이 9~10년 정도 됐을 때여서 그런지, 감독님들께서 그렇게 전화를 많이 걸어주셔서 "예쁘게 자라줘 고맙다"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그런데 제 생각엔 당시 KBS에서 동요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CF와 방송 이미지가 다르니까 "뭐가 진짜야?" 이러시는 분들도 있으셨을 거예요. 광고 이후 워낙 폭발적인 관심을 받다 보니까 팬카페에 25만 명씩 다녀가시고 그러더라고요. 회원 수도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3만 얼마씩 늘어나기 시작하니 숫자를 보다가 "이게 삼천인가? 삼만인가?" 세보기도 했어요.(웃음) 되게 놀랐어요.
어머니 : 팬 관리라던가 인기 관리 이런 건 생각도 안 했어요. 그냥 배우라고 생각했지, 인기있는 배우도 바라지 않았고요. 배우란 의식 자체를 안 하고 학교생활을 했고, 그래서 초등학교 6년 동안 학교 반장을 했었고….
- 공부도 잘했나 보네요.
어머니 : 공부는 성적표를 봐야 알겠죠. 호호호.삼성생명 광고가 막 터졌을 때 은빈이가 전교 부회장, 1학년 회장이었어요. 학교에서는 "도대체 얘 정체가 뭐냐?" 이랬죠. 그런데 2학년 때는 편하게 지내고 3학년 때 작품을 많이 했어요. 삼성생명 끝난 다음에 광고의뢰, 작품의뢰가 많이 들어왔는데 안 한 이유가 은빈이도 자제를 하고 저도 자제했어요. 오랜 배우가 되기 위해 이게 걸림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했거든요. 그때 유일하게 고른 작품이 '서울 1945'였어요. '명성황후' 메인 감독님 연출인데, 의리 같은 거죠. 자기를 길러주신, 배우로 만들어주신 연출자에 대한 의리요.
<서울 1945. 2006 = 사진 KBS>
그 작품은 어린 시절을 연기한, 고정드라마가 아님에도 굉장히 어려웠어요. 당시 은빈이가 피아노가 주제인 영화를 준비했고, 그 때문에 다른 작품들을 다 안 했어요. 피아노 연주자라는 배우 캐릭터를 맡기 위해 거의 반년을 노력했는데 그것이 무산됐죠. 그 노력을 '서울 1945'에서 보여준 셈이 되죠. 은빈이가 어리지만, 작품 선택을 할 때는 그런 노력이 있어요. 작품이 좋은 작품일 때는 다른 작품을 버리더라도 그 작품을 위해서 집중을 해주는 거죠.
박은빈 : 연기를 해오면서 생각한 것이 '모든 것을 즐겁게' '나중에 생각했을 때 기분 안 나쁘게 해오자' 주의였어요. 제가 거절한 게 잘 되면 엄마가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러세요. 그러면 "그 친구가 해서 잘 된 거지, 내가 했다고 꼭 되란 법은 없어요" 그런식으로 생각하고, '때를 기다리자'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어요. 조급해하지도 않았었고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지 않은 드라마는 안 했었고, 또 그러다 보니까 좋은 작품을 고르다 되고. 제가 대작들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 워낙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촬영장에 가면 아는 분들도 많을 테고, 그분들이 은빈양을 보면 좋아하시겠어요.
박은빈 : '선덕여왕' 김근홍 감독님이 '상도' 수석조연출이셨어요. 상도 찍을 때 제 생각을 하나도 안 잊어버리셨는지, 현장에 가니까 참 좋아해 주셨어요. 감독님들이 즐거워하시는 걸 보니까, 저와 커서 만난 걸 기쁘게 생각하시나 봐요. 사실 6년 전에 만났음에도 "얘 나랑 9년 전에 만난 애야. 그때 요만했었는데~" 막 이러세요. (웃음)
- 얼마나 예쁘겠어요. 이렇게 잘 커서 왔는데.
박은빈 : 만나면 "너는 배우가 되라" 격려를 해 주셔서 연기를 못 빠져나가고 있어요. (웃음)
- 아무래도 은빈 양이 고등학생이라 그런지 은빈 양의 학교생활을 궁금해하세요.
박은빈 : 저요? 여자 고등학교에 다니는데, 여고라서 정말 행복해요. 재밌어요. 모르시는 분들은 "너 남녀공학 안 가서 섭섭하겠다" 하시는데 저는 전혀. 중학교 때 남녀공학이었는데, 더 재미가 없었거든요.
어머니 : 1학기 반장이었어요. 지금은 회장이라고 하죠?
- 반장에, 연기활동까지 하면 힘들지 않을까요?
박은빈 : 1학기 때 별로 바쁘지 않았으니까요. 학교에서 열심히! 만날 뛰어다녔어요.
어머니 : 안 해도 되는데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소통을 위해서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친구들이 임명해 주지만 거절하지 않는 이유가 더 친근해지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박은빈 : 반마다 분위기가 다른데 지금 우리 반 애들이 굉장히 착하고, 성격도 쾌활하고, 공부도 잘하고…. 그래서 되게 편해요. 반장 할 때 너무 일이 많더라고요. 1학년 때 제 친구가 반장이었는데 별로 할 일이 없어 보여서 '해도 되겠다' 했는데 막상 되니까 너무 일이 많고, 2학기에 하는 축제 준비를 1학기 반장이 하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일주일 동안 애들 돈 모아서 재료 사러 다니고, 돈이 누락되면 안되니까 몇십 원까지 다 챙기고. 그런데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선생님께서 "책 읽는 거 회장이 나와서 시켜라" 이러면 다른 반 회장은 애들이 안 따라 읽는다고 하소연 늘어놓는데, 저는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고 큰소리로 따라 읽어주고…. 분위기도 좋아서 친구들이 고마워요.
어머니 : 축제 때 샌드위치 장사하느라 여름에 일주일 동안 재료 사러 다니고 가격표 쓰고 난리를 피우고…. 종일 장사하고 저녁에는 학교 축제 가요제 MC 보고. 호호호.
- 축제 때 주변 남학교에서 놀러 오기도 했을 텐데 남학생들이 쫓아다니고 그랬어요?
박은빈 : 제가 어렵나 봐요. 말을 안 시키더라고요.
- 살짝 도도한 이미지가 있어요.
박은빈 : 제가요? 제가 안 웃으면 좀 다른가 봐요. 처음에 안 웃고 가만히 있으면 '새침한가?' 하다가 제가 진짜 빵 텨졌을 때 "아하하!!!!!" 웃으면 애들이 오히려 "은빈아~" 이럴 정도예요.
- 하하하. 친구들이 "네 이미지를 생각해!" 이래요?
박은빈 : 그래서 즐거워요. 여고라서 그런지 애들 내숭이 사라졌나 봐요. 재밌어요.
어머니 : 그런데 학교에서의 모습과 배우들 만났을 때, 어른들 만났을 때 분위기가 달라요. 내숭 이런 게 아니라 그게 몸에 밴 것 같아요.
박은빈 : 제가 여고를 안 가고, 지금 분위기의 친구들을 못 만났다면 항상 저는 이대로였겠죠. 그런데 여고를 와서 되게 많이 활발해 졌어요. 그래서 소소가백 같은 프로그램도, 사실 하늘이 무너져도 안 할 행동들이 프로그램에 많았는데, 여고라서 제가 개방됐고,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했죠. 처음에 망설이면서도 한 번 바꿔보는 기회를 가지자 생각했어요.
- 지금 연극 '옛날옛적에훠어이훠이'를 준비하는데, 이 사실을 친구들이 알고 있어요?
박은빈 : 제가 얘기를 안 해요. 또, 시간이 급하게 닥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끝나고 연습하고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어느 순간 애들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와요. "언제부터 시작해?" 그래서 "응?" 그랬더니 "연극 말이야. 연극" 하더라고요. (웃음) 일부러 모르는 척 "그런 소리 처음 들어보는데?" 하면 "아니야?" 이럴 것 같아 "응?" 했더니 "모르는 척하지 말고 언제부터 하냐"고 했어요. 이제는 제가 연극 하는 걸 다 알고, 요즘은 조퇴해서 연습을 해요. 그런데 제가 조퇴할 때도 항상 가방을 밑으로 들고 쓱 나오는데, 친구 중 꼭 항상 한 명이 "은빈아 가는 거야?" 이러면 애들이 다 돌아봐서 "잘가~ 연습 잘해" 그래요.
<출처 = 박은빈 미니홈피>
드라마 때문에 생각보다 결석을 많이 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 연극은 처음으로 조퇴를 많이 한, 수업을 많이 못 받은 작품이에요. 함께 하는 작업이잖아요. 그래서 드라마보다 자유롭지가 못해요. 그리고 이 작품은 마치 고3 수험생들이 수능공부를 하듯이 연기자가 그 공부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돼요. 학교 수업을 빠진 거에 대해서 처음으로 부담을 덜 느끼고…. 배우로서의 학교 수업과 같다고 생각해서 수업을 못 들어도 참고 해요.
- 연극이면 친구들이 단체관람하러 올지도 모르겠네요.
박은빈 : 연습 때문에 조퇴했는데, 그 다음 시간이 담임선생님 시간이었나봐요. "너희 이번에 1등 하면 선생님이 탈탈 털어서 연극 보내줄 테니까 공부해" 이러셨나봐요. 그런데 저희 반 친구들이 공부를 잘해서 곧잘 1등을 하는 반이 됐어요. 항상 1~2등 하니까. 저는 그 얘기 듣고 너무 창피했어요. 제가 연기하는 걸 친구들이 보면 그냥 오글오글 거리면서…. 으흐흐. 안 봤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 역할이 임산부 역할이에요. 1막이 만삭의 여인이고 그다음에 아이를 낳고, 아이가 죽고, 절규하고, 목매달고, 울부짖고…. 연기가 고요함에서 증폭이 돼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되요. 그런데 친구들한테 보여주려고 하니까 쑥스러워서 걱정이에요.
- 그런데 첫 연극부터 어려운 캐릭터네요.
어머니 : 이 연극이 서울예대 동문으로 구성된 극단 동랑레파토리에서 25년 만에 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인데, 원작이 15세 미만으로 설정돼 있어요. 아기장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얘기인데, 조용한 산골에 이제 막 결혼한 어린 신부 '아내' 역할이에요. 남편은 시골의 무지랭이. 세상모르고 어린 아내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게꾼 남편이죠. 그래서 아내 이미지가 순수하고 어렸으면 좋겠다 했나 봐요. 76년에 초연한 이 연극이 그동안 많이 무대에 올랐어요. 고전 명작이고, 희극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고. 이 연극은 보통 사실주의 연극이 아니고 표현주의 상징주의 연극이라고 좀 어려워요. 그런데 내용이 어렵다기보단, 내용은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연극이에요.
그런데 이걸 올렸을 때 당시 10대 배우가 없었다고 합니다. 없어서 안 썼기 보다는 10대 배우를 찾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원작에 충실해서 10대 배우를 찾다 보니까 은빈이가 적역이라고 생각하셨나봐요. 연출, 공연기획사, 학교 서울예대 만장일치로, 작가 선생님도 은빈이가 적역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리고 연극 모든 스태프가 서울예대 출신이에요. 총장님이 직접 오셔서 연출 조언하시고 그러세요. 은빈이만 서울예대 출신이 아니에요.
- 사실 연극은 드라마와 연기가 상당히 달라요. 어렵진 않았나요?
박은빈 : 이게 사실주의 연극이 아니라 어찌 보면 다행인 게 그냥 정서를 포함하고만 있으면 된다고 하셨어요. 또 특별하게 과다하게, 과장되게 연기하는 부분이 없을뿐더러 아주 정통적인 희극이에요. 어려웠던 건 이게 책 그대로 하는데 대사가 "아-아-아-아아-" "그, 그, 그, 그, 그, 그, 그, 그게…" 이렇게 돼 있고, 하이픈도 많고. 이런 대본을 처음 받아봤어요. 이걸 다 지켜야 하고, 여기에 정서를 꽉꽉 채워넣고, 말이 길어짐을 채우라고 하셨어요. 처음 제가 대본리딩할 때 읽었던 걸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어른들이 봤을 때 '앞으로 갈 길이 멀겠구나'라고 생각했겠구나 했어요. 너무 어려운데다가 제가 연극이 처음이라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어요. 설명도 많이 듣고. 공연이 오늘로서 8일 남았는데, 지금 열심히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 무대극에 대한 매력은 많이 느꼈어요?
박은빈 : 첫 연극인데 어떻게 보면 어렵지만 어떻게 보면 제가 잘할 수 있는 거를 처음에 잘 맡은 것 같아요. 무대에 대한 무서움은…. 연습을 많이 하면 떨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이 역할을 잘 해야 될텐데 말이죠. (웃음)
- 은빈 양은 또래 배우에 비해서 어려운 길을 가는 것 같아요.
박은빈 : 웬만한 장르는 다 해본 것 같아요. 상업영화로 크게 개봉되었던 건 없고, 어린 시절로 출연했는데 그 장면이 편집된 부분도 있었고. 영화촬영을 안 한 건 아니에요. 단편영화도 많이 했었고, 패션쇼라든지 동요대회 MC라든지…. 또래 친구들이 한정된 곳에서 연기한 것에 비해 저는 되게 많은 걸 했던 것 같아요. CF도 제 또래에 비해 많이 했었고, 카탈로그도 그렇고요.
<제19회 초록동요제. 2004 = 사진 KBS>
- '편하게 활동했으면…' 하는 생각은 없었나요?
박은빈 : 어렵긴 하지만, 힘들다고 생각은 안 했어요. 어렸을 때 엄마가 안쓰러우신지 "그만두자"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제가 하고 싶다고, 오히려 버텼던 것 같아요. 욕심이 있었던 거죠.
- 나중에 이 배우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 이런 분은 있나요? (디시이용자 '☆황원식★' '한별' 'ㅇㅇ' '체리♬' '하루♪')
박은빈 :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롤모델이라던가, 특별히 좋아하는 연기자가 있다고 물어본다면 대답을 할 수 없어요. 일단은 많이 만났으니까 그분들의 인상이라던가 어땠는지 기억도 있고. 만난 분들을 생각해 보면 저는 대체로 다 좋았던 것 같아요. 어리기도 해서 많이 돌봐주시기도 했고요. 솔직히 어렸을 때는 자기한테 칭찬해주는 분들이 좋잖아요. 그래서 좋은 사람 있느냐고 물어보면 딱히 대답을 못하겠어요.
또, 롤모델이 있느냐고 물어보시면 또 거기에 대해서도 굉장히 답이 애매해요. "저는 누구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이런게 아직 불확실해서…. 그냥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누구를 롤모델로 정해서 가는 것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길을 하면서 제가 쌓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롤모델을 잡기에는 연기경력이 10년이 넘네요. 하하하.
박은빈 : 아기 때부터 하다 보니까 이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가 어려워요. 항상 버벅버벅.
- 경력이 14년인데, 웬만한 배우들보다 경력이 길어요.
박은빈 : 그렇다고 그분들이 성인연기를 하는 걸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웃음)
- 사람들이 은빈 양에게 호감을 느끼는 게 은빈 양은 성장하면서 시청자들인 생각하는 방향대로 곱게 자라고 있잖아요. 일명 '정변'이죠.
박은빈 : 아, 역변 말고요? (웃음)
- 자신의 성장과정을 자신이 모르는 사람들이 지켜보잖아요. 거기에 대해 부담을 느낀 적이 있나요?
박은빈 : 제 성격은 선천적으로 생각하기에 되게 보수적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한 번도 남자친구를 사겨본 적도 없고, 생각도 해본 적도 없어요. 정말 솔직하게. 저는 공부 못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었던 것뿐이고, 연기도 그냥 소박하게 그게 튀지 않게 했고요. 어른들을 대할 때도, 아역배우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제가 볼 때도 문제가 있는 친구들을 봐 오면서 '나는 저러면 안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어른들한테도 한 번도 버릇없이 대해 본 적도 없고, 그래서 좋은 소리를 많이 들으면서 바르게 자랄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또 엄마가 있었기에 저도 이 자리에 있을 수가 있었죠.
어머니 : 따라다니면서 엄마가 간섭하니까 방목한 것보다는 주의를 했겠죠.
- 어머니께서 제일 힘들었을 것 같아요.
어머니 : 저도 많이 받은 질문이 "힘들지 않느냐" 였는데, 제가 항상 은빈이에게 하는 말이 "힘들면 이일을 안 해야지" 였어요. 그런데 요즘 공부를 가르치는 엄마들도 힘들고, 똑같은 것 같아요. 집에서 지켜보고 앉아있는 엄마나 밖으로 나가는 엄마나. 아이가 즐거우면 (엄마가) 힘들지 않은 것 같은데, 은빈이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상처받지 않고 쭉 해 나가니까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한 것 같아요.
다만, 제가 염려가 되는 건 아역배우 마음속에서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을 거 아니에요? 표현을 저한테 안 할 수가 있잖아요. 그걸 간과하면, 제가 잘했다고 볼 수 없잖아요.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어릴 때 공부를 하든, 배우를 하든, 스스로 강하게 커야 한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은빈이는 아주 강하게 자란 아이예요. 그리고 사람이 칭찬받는 재미로 산다고, 칭찬을 받으려면 자기가 잘해야 되잖아요. 칭찬 받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고 봐야겠죠. 자기는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잘한다 못한다는 보는 사람에게 달린 거 아니에요? 만약 애가 형편없이 사는 게 시청자 눈에 보인다면 연기를 잘하는 걸로 보이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가 공부를 해야 하고, 예의 바르게 살아야 하고, 그걸 항상 강요받고 산 거겠죠.
박은빈 : 제가 제 작품을 모니터 못하는 이유도 저는 여태까지 제가 한 번도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볼 때도 "아우 뭐야~" 이래요. 항상 만족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그 상태에서 칭찬을 받으면 제가 만족을 못하더라도 기분은 풀어지기도 해요.
- '연예 활동하면서 이런 점에서 속상하다' 한 건 있나요?
어머니 : 현장에서 얘를 격려해 주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너는 성형을 하면 이미지가 바뀌어 좋지 않다"고 하세요. 이 바닥에서는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 "공부 열심히 해라" "성형하지 마라" 이게 신조예요. 그런데 인터넷을 접하거나 할 때 속상한 게 딱 한가지예요. 얘는 한 번도 성형할 기간이 없었잖아요. 요즘에는 간단한 성형이 많다고 해도, 은빈이가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을 안 할 뿐더러, 연예인들이 그런 오해를 많이 받는데, 자기가 남을 봐도 이런 오해를 받으면 속상하겠다 생각을 해요. 성형을 하는게 나쁜 건 아니지만, 얘가 성형했다는 오해를 받을 땐 아역배우라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시청자들이 늘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그게 장점이잖아요. 성형해서 예뻐져 행복하면 성형이 좋은 것인데, 은빈이는 본인이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애들이 성형했네….
박은빈 : 확답식으로 한다고 해야 하나요? "여기 했네" 이러면서. "한 건가?" 이것도 아니고. 댓글 달 수도 없고.(웃음)
어머니 : 자기 가치관을 가지고 쭉 살아오고 있는데 얘한테…. 사랑하는 팬이라면 그걸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그런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이 친구가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보답인 거죠.
- 은빈 양한테도 어디 했다고 해요?
박은빈 : "뭐가 달라졌네" 하고 한마디씩 쓰는 거에는 상처받은 적이 없는데, 네티즌들이 "했나?" "안 했나?" 하세요.
- 그건 은빈 양이 잘 커서 그런 거예요. (웃음) 예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왔을 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던 적이 있죠. 사람들이 거기에 호감을 많이 가졌더라고요. 학생의 본분을 잊지 않고 있다고요.
박은빈 : (부끄러운 듯 웃음)
- 인터넷에 공부 잘한다고 소문이 났는데, 대중들이 은빈 양은 어느 대학, 어느 과를 진학할 건가 궁금해하세요. (디시이용자 '체리♬' 'Ask::')
박은빈 :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했던 핵심적인 말은 "공부 때문에 만약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한쪽은 소홀하지 않겠나, 일단은 두 개 같이 하고 싶다"였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 번씩 저를 거치시는 분이라면 진로를 물어보시고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시는데, 어렸을 때만 해도 일반과 생각이 가득했었어요. 다른 걸 전공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되면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거니까 좋겠다 싶기도 생각했었는데, 되게 설득력들이 강하세요. 학교를 연기 쪽으로 들어오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네 꿈이 뭐냐" 이러시면 "배우요"라고 대답해요. 그럼 "네가 어딜 가야 되냐?" 하시고 전 "연극영화과요…" 이렇게 되죠. 어차피 저의 궁극적인 꿈은 배우인데, "왜 두 가지를 해서 힘든 삶을 살려고 하느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또, 연극을 하면서 매력을 느낀 게 여기 출연진이 다 연극과 언니들인데, 얘기를 들어보면 다 개성이 넘치세요. 그래서 "저 같은 성격에 따라가지 못할까 봐…. 어쩌지요?" 이렇게 물어보면 "실전에 있다가 이론으로서 배우면 더 깊어질 수 있지 않겠나" 이런 말씀들도 많아요. 그래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만약 연극영화과나 비슷한 학과를 들어간다면 목표 학교를 골라야겠죠.
어머니 : 일반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해왔고, 그렇다면 작품을 접어놨어야 되는데, 작품을 하게 되니까…. 자기가 꿈꾸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선 작품을 안 해야 되잖아요.
박은빈 : 친구들은 공부만 해도 대학 문턱이 높아서 힘든데…. 저 같은 경우 내신 같은 건 평소에 필기도 열심히 하고 하니까 추격할 수 있는데, 모의고사나 수능 이런 건 아무래도 내공을 쌓아놔야 올라갈 수 있어요.
어머니 : 말이 공부를 잘한다고 하지만 학교 공부에 충실하게 지내왔을 뿐이지, 수능을 준비하지 않았으니까 갈등이 커요. 일반대학에 관심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일반 대학을 가려면 작품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박은빈 : 제가 바다에 빠지고 산속을 헤치고 돌아다니고…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닐 때 친구들은 공부한 거니까 차이가 날 수밖에 없겠죠. 저 같은 경우도 급하게 쌓아 올린 거라 친구들이 차곡차곡 쌓아온거와는 장기적으로 볼 때 다를 수가 있어요.
- 그럼 내년에는 활동을 안 하겠네요.
박은빈 : 생각 중이에요. 학과선택에 달렸죠. 내년이 고3이잖아요. 보통 일반대학에 가는 친구들이야 미리 계획을 세우는데, 내년에 연극영화과로 결정이 되면 작품활동을 할 것이고, 아니다 싶으면 고3 때는 자제하는 게 옳겠지요? 지켜봐주시다가 작품 하면 연극영화과다, 생각하시면…. (웃음)
어머니 : 본인은 간단한 선택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질문하시는 분들은 "연극영화과를 갈 거지?" 라고 하시니까 얘가 부담스럽나 봐요.
- 본인이 끌리는 공부를 하세요.
어머니 : 하고 싶은 게 많은 게 병이었는데. (웃음)
- 그래도 앞으로 계속 연기 생활을 해나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궁극적으로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 목표를 알려주세요. (디시이용자 '아임유어닭' '완소...' '하루♪')
박은빈 : 변화를 해야 오랫동안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변화를 시도했을 때 그 변화된 모습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변화를 했는데 시청자들이 "저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면, 그건 노력을 했는데도 인정받지 못하는 거니까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변신했을 때 제가 신인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저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린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항상 다시 시작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꾸준하게 엄마랑 적당하게 해 온 것 같아요. 제 변화가 시청자들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첫댓글 은빈님 포드에 파파님을 많이 닮았내요.
좋은 인터뷰 자료 감사합니다ㅎㅎ
기사 잘봤어요^^
오. 읽었던거 같기는 하지만 새롭네요!!
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