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땐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 통합 위장무늬 군복.
1989년 10월 군번으로 1992년 2월 전역(문교부 혜택 45일)으로 자대에는 1991년부터 신병들이 위장복을 한두벌씩 보급받아서 오고있었지만 말년 병장들에겐 혜택이 없었고 혹여나 신병들 위장복을 뺴앗아서 전역복으로 만들다 걸리면 엄벌에 처한다는 인사계의 협박 때문에 위장복은 넘사벽 이였습니다.
뭐 솔찍히 미군 우드랜드 패턴을 흉내낸 위장패턴이라는 생각에 밀덕끼 다분했던 나에겐 그 위장복은 좀 쪽팔리기도 했고 군데군데 따로 물이 빠지는...그래서 어느군데는 밤색이 노란색이 되고 국방색이 연두색이 되는 기이한 군복이였기에 뺏어입을 생각은 커녕 줘도 입을지 말지 고민했을 그 위장복...그 위장복보다 먼저 보급된게 통합 위장무늬 헬멧 커버와 타이거 마스크,그리고 이 방한장갑 이였던걸로 기억 합니다.
이전에 국방색 방한장갑도 있기는 있었지만 위장패턴의 방한 장갑이 나온 뒤에는 주로 빼당(빼치카 당번)들에게 몰아주고 포대에 몇개 안나온 위장무늬 방한 장갑을 돌아가며 초병,위병 근무 나갈때 끼고 나갔던 기억이 나네요.
재미난게 군복은 그렇게 물 빠짐도 심하고 원단이 얇은건지 약한건지 잘 찢어지는데 헬멧 커버와 장갑은 나름 튼튼하고 질겨서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손바닥은 돼지가죽인지 소가죽인지 암튼 가죽 재질로 되어있어서 그나마 약간 방수가 됩니다.
가죽이 젖으면 더 손 시렵지만...
그래서 초병 근무 마치고 포대로 복귀하면 장갑과 방한화 내피는 행정반 난로나 빼치카에 올려서 바짝 마른걸 확인 하고 신켜서 내보냈었죠.
그 녀석 전에 나온 모델은 제 기억엔 끈이 달려서 목 뒤로 끈을 돌려서 분실 방지 겸 장갑을 벗고 작업할때도 바닥에 떨어져 장갑이 젖거나 하는걸 방지하는 역활을 했던거 같은데...일명 벙어리 장갑 처럼 생겼지만 엄지외에도 검지가 따로 떨어져 있는데 이건 왜그런지 말 안해도 다 알꺼라...
그런데 손이 너무 시려워서 보통은 검지 손가락을 저기 따로 넣지않고 그냥 네 손가락이나 엄지까지 다섯 손가락을 모아 주먹을 쥐어야 덜 손이 시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담요 재질과 비슷한 장갑 내피.
이녀석은 분리형이 아닌거 같습니다.
빼보려고 했는데 안빠집니다.
부산 의용촌 부훈복지 공장에서 1997년 제작.
보훈 단체에서 재활을 위해 군납 회사를 설립하는건 좋은 일이지만...이게 보통은 비리로 엮이는게 너무 많아서...그냥 실력대로 경쟁하는게 예산도 절감되고 질좋은 보급품이 우리 아이들 손에 돌아가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D형 철제 고리가 장갑 좌,우짝에 하나씩 붙어있는데 아까 이야기했던 분실 방지 겸 오염 방지를 위한 끈을 꿰는 부속으로 보이네요.
한기를 조금이라도 더 막아주기 위해 장갑을 끼고 이 벨크로로 꼭 여미어 줘야겠죠?
어차피 뭔짓을 해도 손시렵고 춥습니다.
요즘같이 뭐 핫팩이 흔하던 시절도 아니였고 발열 조끼 같은건 상상도 못하던 시절.
그래도 그때는 젊었기에 버텨냈는데...이젠 나이들고 여기저기 아픈곳이 많아지니 그시절 그 힘들고 괴로웠던 그시절이 가끔은 그립습니다.
그 시절이 그립다기 보다는 그 청춘이 그리운거 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