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월드컵 열기와 함께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 이제는 넘실대는 파도와 은빛 모래밭, 갈매기가 손짓하는 시원한 여름바다를 찾아 열기를 식힐 차례다. 전국의 해수욕장들이 속속 문을 열고 한여름 손님맞이에 나서면서 직장인들도 서둘러 여름 휴가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는 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전국 교통사정이 좋아져 동·서·남해의 해수욕장간 피서객 유치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해수욕장의 개장상황과 주요 이벤트를 소개한다.
-망상의 미끈미끈 맨손 오징어잡기 ‘와우’-
▲강원도=강원 동해안 97개 해수욕장은 10일부터 순차적으로 개장, 8월20일까지 40여일간 피서객들을 맞는다. 해수욕장이 있는 6개 시·군은 영동고속도로 확장개통과 양양국제공항 개항 등으로 올 여름 피서객이 작년에 비해 2백만명 늘어 사상 최대인 1천5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피서객 유치를 위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남한 최북단의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해수욕장은 400m 길이의 백사장에 물이 맑고 조용한 해수욕장. 화진포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1.7㎞, 수심 1∼1.5m로 완만한 경사와 울창한 소나무숲,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진 해안풍경이 절묘한 곳이다. 해수욕장 500m 앞 해상에는 금구도(거북섬)가 그림처럼 떠있다. 매주 토요일 화진포 야외무대에서 전통문화상설공연이 펼쳐져 관광객과 피서객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진포에서 남쪽으로 7번 국도를 따라 15분 거리에 있는 반암해수욕장은 오염되지 않은 깨끗함과 한적함이 돋보이는 곳. 낙산해수욕장은 관동팔경의 제1경인 낙산사와 의상대가 지척에 있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폭 150m, 길이 4㎞의 울창한 소나무숲에 둘러싸여 있다. 하조대 북쪽 해안 10리 백사장을 따라 소나무숲을 배경으로 펼쳐진 하조대해수욕장은 수심이 고르고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망상해수욕장은 26~8월10일 늘푸른바다축제, 8월1~3일 제6회 동해 오징어축제를 연다. 맨손 오징어잡기 등 오징어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경포해수욕장은 22~8월10일 여름바다예술제를 연다. 청소년 해변 댄스 한마당을 비롯해 여름바다 춤의 향연, 경포 여름바다 미술제 등이 펼쳐진다. 가야금 경창 등 국악 공연과 마임 공연 등도 볼 수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다양한 국내·외 영화가 상영된다. 세계동굴박람회(7월10~8월10일)가 열리는 삼척에서는 8월4일 황영조 세계제패기념 비치마라톤대회 등 동굴박람회와 연계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태백산도립공원 등에서 각각 펼쳐지는 산상오페라(7월26일~30일)와 제1회 쿨 페스티벌(7월29일~31일), 철원군이 주관하는 제6회 한여름밤의 관광이벤트(7월23일~27일) 등도 피서객과 주민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경북·울산=포항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25개 해수욕장과 울산의 진하, 일산해수욕장도 7~10일 사이 개장한다. 울진군 북면 나곡3리에 위치한 나곡해수욕장은 해금강을 방불케 하는 바위섬과 백사장 가운데로 민물이 흘러 담수욕도 즐길 수 있다. 또 기성면 구산리에 위치한 구산해수욕장은 2㎞의 백사장과 어우러진 소나무숲이 인상적인 곳이다.
영덕해수욕장은 영덕 대게와 돌미역이 많이 나고 인근에 후포항이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영덕군 영해면의 대진해수욕장은 4㎞ 길이의 백사장 모래가 고운데다 수심이 얕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피서객이 찾기에 좋은 곳이다.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서 조개잡이도 할 수 있다. 울산 진하해수욕장은 피서객 유치를 위해 8월초 바다축제를 열어 가요제와 영화제, 불꽃놀이 콘서트 등의 행사를 갖는다. 일산해수욕장도 8월초 해변축제를 연다.
-모터보드등 각종 해양스포츠 만끽…춘장대선 연예인 축구단 시범경기-
▲충남=서해안 최대인 대천해수욕장이 지난달 29일 개장했으며 10일까지 크고 작은 30여개의 해수욕장이 차례로 문을 연다. 대천해수욕장은 올해 오토 캠프장(6,600㎡)을 신설했다. 7일에는 제3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을 개최한다. 개인과 단체별로 선수들이 참가해 윈드서핑, 노젓기, 수상오토바이 등 5종목의 기량을 겨룬다. 해양스포츠 동호인 모임의 수상스키, 파고제트, 윈드서핑 등 시범경기와 해군특전여단(UDT/SEAL) 요원들의 고공 강하시범이 펼쳐진다. 고무보트, 수상오토바이, 모터보트 등을 직접 타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20~27일에는 ‘보령 머드축제’가 열려 머드 마사지 체험, 머드 체험랜드, 머드 씨름대회, 사진촬영 대회, 피부미용 경연대회 등이 펼쳐진다.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등으로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꽃지해수욕장 태안지역 해수욕장들도 풍성한 이벤트로 여름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7월말에는 안면도예술축제(바람아래), 해변예술제(꽃지), 해변음악회(만리포), 그리고 8월초에는 한 여름밤의 관악연주회(삼봉), 통기타 라이브 콘서트(연포)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열린다. 서천 춘장대 해수욕장은 매주 토요일 연예인 축구단을 초청, 시범경기를 갖는 등 월드컵 4강 열기를 바닷가로 몰고 올 예정. 21일부터 한달간 서울역과 춘장대역을 오가는 피서 열차도 운행한다.
▲전북=변산·고사포·격포·모항·벌금 등 8개 해수욕장이 10~13일 사이 일제히 문을 연다. 올해 해안도로가 왕복 2차선으로 확장돼 새로운 관광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미스 변산 선발대회’ 등의 축제와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인천·경기=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연륙화된 용유도 을왕해수욕장이 10일 개장한다. 8월에는 해변 씨름대회, 보물찾기, 풍어제 등 다양한 해양축제를 벌인다. 인천 무의도에 위치한 하나개해수욕장은 관광객들이 숭어나 농어를 맨손으로 마음껏 잡을 수 있는 ‘한그물 고기잡기대회’를 8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덕적도 서쪽에 위치한 서포리해수욕장은 규모면에서 경기만 제일의 해수욕장이다.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노송숲 등 자연조건이 뛰어나다.
-부산6곳서 불꽃놀이등 바다축제 ‘펑펑’-
▲부산·경남=전국 최대의 인파가 몰리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비롯해 광안리·송정·다대포·송도 등 부산지역 해수욕장이 2일 개장했다. 지난해 모두 8백90만명이 찾은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해 광안리 등 부산의 6개 해수욕장은 8월1일부터 나흘간 부산바다축제를 열어 해양스포츠교실과 불꽃놀이, 춤 공연 등의 행사를 갖는다. 부산시 기장읍 동쪽 해안에 있는 일광해수욕장은 백사장의 모래가 부드럽고 주변에는 소나무숲이 울창하다. 해수욕장옆 해안가에는 수량이 풍부하고 시설이 좋은 삼성약수터가 있다.
남해 상주해수욕장과 사천 남일대해수욕장은 6일 개장한다. 돌멍게축제, 바다영화제 등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통영의 비진도해수욕장과 거제의 학동 몽돌·구조라·명사 해수욕장 등은 13일 손님을 맞이한다.
▲전남=대표적 해수욕장 47곳이 6일부터 순차적으로 개장한다. 고흥반도 남쪽, 도화면 내발리에 위치한 내발해수욕장은 앞에 섬들이 둘러져 아늑하고 정감이 가는 곳이다. 백사장은 길이 1㎞에 폭 100m이며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다. 물이 빠지면 자연산 피조개와 고막 등을 채취할 수 있다.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즐길 수 있다.
해남군 송지면의 송호리해수욕장은 땅끝마을에서 2.5㎞ 떨어진 한반도 최남단 해수욕장. 수심이 고르고 완만하며 백사장 뒤로는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다.
함평 돌머리해수욕장은 해변가요제를 개최하고 개펄 생태체험학습장도 운영한다. 방죽포해수욕장은 여수 돌산도에서 유일하게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이다. 옹기처럼 오목한 백사장은 아늑한 느낌을 주며 500년 넘은 노송숲이 둘러쳐져 있다. 해수욕장 끝에 있는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거나 소라 고동을 따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목포 유달해수욕장도 피서객 유치를 위해 해변축제를 준비중이다.
▲제주=29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을 시작으로 11개 해수욕장이 문을 열었다. 중문해수욕장은 입구에 늘어선 야자수, 활처럼 굽은 해안선을 따라 병풍처럼 둘러쳐진 해안 절벽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제주시는 이호 해변을 주무대로 14일부터 8월5일까지 ‘제3회 제주국제레저스포츠 대축제’를 개최한다. 제주의 전통 떼배인 테우를 띄운다. 윈드서핑과 수상스키 퍼레이드, 해변 열린 음악회 등을 진행한다. 표선·함덕해수욕장은 백사축제와 늘푸른음악회, 바당모살(바다모래의 제주방언)축제를 각각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