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예수님께서는 예언을 이루시려고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4-21
그때에 14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15 예수님께서는 그 일을 아시고 그곳에서 물러가셨다.
그런데도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고쳐 주시면서도,
16 당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17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8 “보아라, 내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19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20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21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약함을 통해 드러나는 강인함
고등학교 때 알게 된 성당 친구가 있습니다. 뒤늦게 세례를 받은 그는 성당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싸움이 생겼는데, 싸움의 중심에는 그 친구가 있었습니다. 사실 말이 싸움이지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싸움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척이나 많이 맞은 얼굴에는 별다른 상처 하나 없었고, 친구는 여전히 씩씩했습니다.
그러고는 나중에 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알아주는 싸움꾼이었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그에게 물었습니다. “너, 그때 왜 맞고만 있었어?”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나 이제 성당 다니잖아.” 성당에 다니면서는 다른 사람을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 것이었습니다.
이사야서에 나오는 주님의 종은 전능하신 하느님의 일꾼이지만, 그의 모습은 강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강함이 아닌 부드러움, 아니 부드러움을 넘어 나약함이 그의 모습입니다. 부러진 갈대도 꺾지 않고, 불꽃을 잃은 심지도 꺼버리지 않는 섬세함과 연민은 다름 아닌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당신의 연약함으로 강함을 드러내는 예수님의 신비를 알려준 그 친구가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