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개요
- 언 제 : 2021. 12. 6(월)
- 누 가 : ‘그그들’ 8명
- 어 디 : 탑정호수 /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소재
- 날 씨 : 맑음
- 여 정 : 탑정호반트레킹 – 골목식당 – 아이비카페 – 반야사 - 올레트카페
나들이앨범
역병과의 동거(?)
‘코로나’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발생 2년째를 맞이하건만, 도무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델타’에 이은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세계가 난리인데, 우리나라에도 지난 1일 상륙했다는 소식입니다.
중증환자와 사망자 숫자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하루 1만을 넘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 심란한데, 중환자실과 의료인원 부족상황이 더욱 불안케 하고 있습니다.
K방역을 내세우며 자화자찬하던 위정자들 꼴만 우습게 되었습니다.
이젠 재택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니,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암담합니다.
찝찝하지만, 계속 집구석에 박혀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계획된 모임을 강행합니다.
어쩜 코로나와 동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다잡고, 파이팅~!
탑정수변공원
2010년에 조성되었다는 논산 ‘탑정수변생태공원’입니다.
웅장한 딸기조형물이 반깁니다.
탑정호(塔亭湖)는 예산 예당저수지에 이어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입니다.
4개면에 걸쳐 있는데요, 면적이 여의도 2배인 152만평에 달한다니 엄청납니다.
수몰 전 어린사(魚鱗寺)에 있던 정자모양의 탑명 때문에 ‘탑정(塔亭)’이 되었다죠.
대둔산자락 맑은 물이 운주와 양촌을 거쳐 연중 내내 흘러들어 마르지 않는 청정호반입니다.
자연학습원 외에도 여러 볼거리들이 잘 정비되어있는데, 봄엔 온통 꽃 잔치가 펼쳐진다는군요.
데이트코스답게 포토 존도 많고, 달력에서나 볼 법한 풍경들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조석으로 물안개가 덧칠된다는 능수버들을 보노라면 흥타령이 절로 나올 듯합니다.
쌀쌀하던 날씨가 오늘은 좀 풀렸는데요, 실실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탑정호소풍길
담수면적이 축구장 900여배가 넘는다는 넓은 호반 따라 예쁜 ‘탑정호소풍길’이 생겼습니다.
산들이 그리 높지 않아 운동 삼아 오르내리는 약 60여리의 둘레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수변공원에서 출렁다리를 건너 제방까지만 걷기로 합니다.
Healing 수변Deck 산책로로 들어섭니다.
순백의 백조가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호반 View가 참 좋습니다.
물 좋아하는 버드나무가 물속에 발을 담그고, 습지갈대들이 존재감을 알리려는 듯 바람에 흔들립니다.
열대우림에서나 봄직한 맹그로브 숲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람이 많아 복잡하거나 또 너무 적막하지도 않은 탑정호반길이 참 맘에 듭니다.
생태공원에서 물막이 둑까지 이어지는 Deck길은 들고 나는 모양새가 사람의 들숨과 날숨을 닮아 편안한데요, 자연곡선을 잘 살렸다는 평입니다.
빼어난 트레일에 눈요기까지 겸하니 금상첨화입니다.
출렁다리
동양최대 규모의 ‘출렁다리’입니다.
탑정호수를 가로질러 논산시 부적면(夫赤面) 신풍마을과 가야곡면(可也谷面) 종연마을을 연결합니다.
논산의 Landmark로 자리 잡았는데요, 벼르다가 이제야 출렁다리를 건넙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개통식을 몇 번 연기하더니, 엊그제 12월 1일에서야 국무총리까지 참여하여 정식으로 가졌다죠.
100억 가까이 투입되었다는데, 논산의 대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답니다.
현수교(懸垂橋)는 양쪽기둥에 매인 쇠밧줄에 의지해 매달린 다리인데, 관광객들이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의 짜릿한 쾌감을 좋아하여 지자체들마다 경쟁적으로 놓고 있습니다.
청양 ‘천장호수출렁다리(207m)’에 이어 예산 ‘예당호수출렁다리(402m)’가 국내최장 Title을 보유했었지만, ‘탑정호수출렁다리(600m)’ 등장으로 자리변동이 생겼습니다.
허나 경북 안동시에 또 다른 다리가 건설 중이라니 ‘아시아 최장’이란 Title도 머잖아 빼앗길 것 같답니다.
이 열기가 식고나면 어쩔까 걱정들도 하지만..., 그래도 좋네요. ㅎ
호반풍경
겨울철이라 그럴까요, 수면에 몸 담근 채 세월을 이어가는 나무들이 스산함을 풍깁니다.
물구나무선 애처로운 나무들과 늙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Overlap됩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물이라 했던가요.
평화로움이 무념무상을 불러옵니다.
구름사이를 뚫고 나온 햇볕이 물 위에 놓인 Deck에 살짝 내려앉습니다.
안온한 풍경은 좀 떨어져서 봐야 더 아름다울 때도 있습니다.
호수와 접 붙은 파란하늘이 모처럼 맑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흐르는 것이 세월이라지만, 마음에선 세월만 흐르는 것이 아닙니다.
가다듬었던 그 많은 사유(思惟)들도 어느 순간 다 흩어집니다.
허전할까봐 붙잡고 있던 것을 어느 때부터 스스로를 놓아버리니 모든 게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호반을 걸을 때와 같이 늘 무장무애(無障無礙)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탑정호수광장
잘 다듬어진 ‘탑정호수광장’입니다.
1941년 착공해 1944년 준공된 저수지로 제방길이도 573m에 높이가 17m나 됩니다.
예전부터 논산시민의 휴식처역할을 해왔는데, 2012년부터 아늑한 생태공원 조성과 함께 Deck길을 완성하자 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버스 킹(Bus king)으로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해주던 광장입니다.
투각(透刻)으로 새겨진 ‘계백’장군모습을 대하니 왠지 마음이 짠해지네요.
660년 7월 황산벌(연산면 신양마을)에서 오천결사대를 이끌고 10배가 넘는 신라 ‘김유신’ 군사와 결사항전으로 싸웠으나 이미 국가운명은 기울어져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그 한(恨)을 달래주려는 듯 호숫가에 음악분수 등이 들어선 작은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밤이 되면 호수 한가운데에 놓인 출렁다리가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죠.
경쾌한 음악에 맞춰 높이 솟구치는 물보라와 화려한 불빛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멋들어진 볼거리를 연출하여 호수전체가 거대한 미디어 도화지가 된다는군요.
아무래도 또 와야 할 것 같습니다. ㅎ
아이비카페
가다가 예쁜 펜션 겸 카페 ‘아이비’가 생각나 잠시 들립니다.
절벽을 내려가면 남녀얼굴바위, 아나콘다바위, 악어바위, 코끼리바위, 처녀음부바위, 남근석바위 같은 기암들이 즐비합니다.
‘왕성’골이라는 지명을 얻게 된 사연과 함께 이곳에서 기도를 올릴 경우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적혀있습니다.
공공장소가 아닌 사유지인 게 조금은 아쉽습니다.
땀 흘린 걸음들이 쉬면서 한숨을 돌리기에 딱 좋은 장소입니다.
호반을 바라보면서 망중한(忙中閑)을 즐깁니다.
누군가 물 멍이라 했던가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잠시 멍 때리기에 들어갑니다.
오찬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찜한 ‘골목식당’입니다.
민물매운탕이 군침 돌게 만들어 가끔씩 들리던 집구석입니다.
[외롭고 힘든 인생길에서 따뜻하고 정겨운 우정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친구입니다.
친구는 수보다 그 깊이가 중요합니다.
살아보니 진정한 벗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사람의 미래를 알고 싶으면 사귀는 벗을 보라고도 했습니다.
결국 내게 친구가 없는 이유는 내가 그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진정 친구가 힘들 때 우산을 같이 쓰고 있나요?] (‘이동규’/먼저 벗이 되어라)
오늘도 노인네들의 수다가 길게 이어집니다.
Healing + Happy -.
역시 나들이가 답입니다.
반야사
다음 마실(?)장소는 ‘반야사(般若寺)’입니다.
KBS에서 방영된 후 동굴법당과 협곡절경이 아름다워 많이들 찾습니다.
도착해보니 꽤 넓네요.
일제강점기부터 석회광산이 있었던 바위협곡을 활용하여 법당을 세웠답니다.
반야사가 유명해진 건 대웅전 뒤에 있는 높고 커다란 암벽사이 공간 때문입니다.
최근 인스타를 달궜던 대웅전 뒤쪽에 있는 동굴협곡으로 가봅니다.
이런 젠장 -, 낙석에 의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꽁꽁 막아놨네요.
어쩔 수 없이 동굴법당을 기웃거립니다.
고요한 정적요소에 맞지 않게 꽤나 화려한데요, 지하수가 흐르는 연못에 천수관음보살과 산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절벽아래 동굴은 들어갈 수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풍경은 너무 좋습니다.
절벽아래까지 다가가 역광이지만, 서툰 솜씨로 웅장한 암벽과 어우러진 풍경에 폰을 들이댑니다.
석양 실루엣을 잘 잡으면 작품이 나올 것도 같네요.
폐광을 이용해서 법당을 만들어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Epilogue(Aulete카페)
복귀하여 ‘올레트’카페에서 마무리합니다.
반야사 감나무에 매달린 까치밥을 얘기했더니, ‘금 바위’께서 집에 들려 홍시를 가져오네요. ㅎ
[하루는 24시간, 한 달은 30일, 1년은 12달...
정리 상자처럼 나뉘어져 있는 삶의 틀, 마지막 칸에 들어서있습니다.
처음 계획하고 희망하며 시작한 삶의 여정은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들을 남겼습니다.
어떤 이는 칸마다 사랑을, 어떤 이는 욕심을 채웠을 테지만, 어떤 이는 아무 것도 채우지 못하고 빈칸인 채로 흘려보내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제 아쉬움을 담을 순 없어도 무엇이 넘치고, 부족했는지 들여다 볼 수는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매달려 전전긍긍하느라 정작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또 다른 후회를 반복하는 어리석음은 마음의 상처만
키우게 됩니다.
바라건대 남은 12월에는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시리고 아팠던 날들은 나를 키워주었으며, 또한 희망과 용기도 주었습니다.
남은 시간은 반성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여 내 이기심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고 안아주고 보듬어주며 마음 나누다보면, 가슴엔 무엇보다
아름다운 햇살이 빛으로 자리하게 될 겁니다.
1월에 쏜 화살을 쫓아 어느덧 12월까지 왔습니다.
남은 한 장의 달력에서, 한해의 마지막임을 실감합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서 행복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펌)
한 해 동안 못 다한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향기로운 12월 되세용~♡
수욜(12. 8) 아침에 갯바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