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과 완곡의 대명사. 김진태와 황교안

1. 우리 플레비언 유튜브 채널에 어떤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이 영상을 보시고 말씀 부탁해요'. 들어가보니 옛적 그 선한길 카페지기의 글이었다. '김진태의 뜨거움이 대한민국을 불태울 수도 있다'는 제목을 보는 순간 피식 웃고 말았다. 김진태 의원이 김문수 티비에 나와 인용한 '네가 차든지 덥든지 하라, 미지근하면 토해버린다'는 말씀에 당황했던 걸까? 그때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좀 우스운 제목이었다. 김진태가 대한민국을 불태워 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기름부어 줄 셈이다. 아멘. 부디 그렇게 되기 바란다. (선한길 카페지기의 글은 텍스트를 찾아보면 되니까 영상은 그쯤에서 껐다). 그런데 이 영상을 소개한 사람의 저의는 무엇일까? 태평 김일선의 영상도 링크하면서 내 의견을 물었다. 두 영상에는 공통점이 있다. 김진태 후보를 불신하는 내용이다. 아마도 내가 김후보를 지지하고 황후보를 비판하니 불편한 마음을 이렇게 '완곡'히 표현한 것일 터. 그래서 댓글을 남겼다. '제가 선한길 카페지기와 태평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이라도 해드릴까요? 원하신다면 오 엑스로 밝혀주십시오. 황교안처럼 세모를 찾지는 마시고요.' 2. 정직이라는 말은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음' 이라는 뜻으로, 바를 정과 곧을 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직'은 곧다, 굳세다, 바르다, 옳다, 굽지 아니하다 라는 뜻을 내포한다. 그렇다면 곧다의 반대인 굽다의 '곡'을 살펴보자. 굽을 곡, 누룩 곡이라고 돼 있다. 누룩?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그 누룩 말인가? 우리 크리스찬에게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적 심볼, 그 '누룩' 이렷다. 완곡하다의 완은 순하다, 예쁘다, 아름답다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사실 누룩이 없는 무교병에 비해 누룩을 넣어 구운 빵은 식감이 부드럽고 보기에도 먹음직하게 아름다운 빵일 것이다. 필자의 의도는 제빵 기술이 아니라 한자어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정직과 완곡의 쟁점을 포착하자는 것이다. 3. 최근 황교안과 김진태에 대한 우파 기독인 내부의 의견 충돌은 압축하면 위에 언급한 두 단어의 충돌이다. 황교안은 완곡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반면 김진태는 정직의 대명사로 굳혔다. 물론 황교안의 지지자들은 ‘무슨 근거로 김진태가 정직의 대명사냐’고 항의 할 수 있겠지만, 황교안이 완곡의 대명사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반박하지 못할 것이다. 비열한 보신주의자 내지 바리새인이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나도 꽤나 절제하면서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으니 건드리지 말기 바란다. 황교안의 부드럽다 못해 처절하게 물렁거리는 모양은 그를 '강직'의 대명사로 믿고 기다렸던 우파를 공황상태에 빠트렸다. 공황상태의 증거는 그들의 인지부조화를 통해 여실히 증명된다. 평소 존경하던 분이 내게 ‘황교안은 지금 정치인으로서 권모술수를 부려야 할 때’ 라고 카톡을 보내왔다. 그분만이 아니다. 유튜브에 출몰하는 그런 류의 댓글을 보면 ‘강직한 황전도사’ 가 ‘꽃뱀 황전도사’로 추락하고 있는데도 지지자들만 그 사실을 모른다. 인지부조화에 빠진 채 자기 신념을 보호하기 위해 황후보를 쉴드치는 지지자들은, 황교안이 원래 강직하고 확고부동한 하나님의 종이라 믿어왔지만 어설프게 우왕좌왕 여기저기 비위를 맞추며 어떻게든 여론조사 1위만 지켜내려는 보신주의 처사에 장단을 맞추다 보니 자기들이 원래 바랐던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어 보인다. 여기도 윙크, 저기도 윙크를 보내는 황교안에게  ‘아주 잘하십니다. 지금은 정체를 숨길 때에요, 역시 하나님의 지혜가 있으십니다’ 라고 외친다. 나는 포복절도를 하다가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지경이다. 정체를 숨길 때다? 권모술수를 부릴 때다?  개돼지들이여. 당신들의 지능으로는 황교안이 지금 정체를 잘 숨겨서 국민들이 속고 있다고 생각하나? 정말 그렇게 교태를 부려서 좌우 중도까지 둥그렇게 포섭할 수 있다고 믿는 건가?  ‘영구없다‘ 도 아니고 ’세모없다‘ 로 황교안이 정체를 잘 숨기고 있다고 믿는 당신들에게 참을 수 없는 연민을 느낀다. 권모술수라니. 개눈깔 박지원처럼 정치 9단으로 성장할 꽃나무란 말인가? 권모술수에 능한 놈팽이를 기다렸다면 무엇 때문에 황교안 같은 애송이에게 먹이와 물을 주며 자라나기를 기다려야 하는가. 우파에는 이미 홍준표, 김무성 같은 권모술수의 달인들이 있지 않은가? 아니 트럼프처럼 어메이징한 수준의 배짱과 교활한 혀를 가졌다면 차라리 안심이겠다. 하지만 트럼프의 권모술수는 지지자들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켜나가는 반석같은 신뢰 위에 꽃피우는 스킬이다. 황교안이 자신의 지지층을 안심시키며 정적을 교란시키는 스킬을 구사하고 있나? 당신들의 맹신이 만드는 인지부조화, 정말 약도 없다. 4. 황교안이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한결같이 ‘기도하는 분이다. 하나님이 세우셨다. 좌파들이 무서워하는 유일한 분이다. 강직하면서 포용력이 있다’ 고 찬송가를 불러댔다. 나도 그럴거라 믿었다. 2년간의 깊은 침묵을 깨고 나온 만큼 우파의 난마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 기대는 박근혜 탄핵이 절차적으로 부당하다고 말하며 엑스를 들어올린 황교안이 다음날 자신의 말을 번복하며 ‘세모가 없어서 엑스로 답했다’ 고 말하는 장면에 이르러 분노로 바뀌었다. 오-엑스-세모로 쉴 새없이 안절부절 뿌리없이 요동치는 황교안. 이것은 부정직이다. 누룩을 가득히 넣어 부풀린 빵이다. 권모술수를 이렇게 모두의 눈에 빤스 속까지 훤히 드러나도록 멍청하게 한다면 권모술수로 대성하기 어렵다. 일찌감치 때려 치우는게 좋다. 나아가 권한대행을 그만두고 물러난 뒤 오래전부터 하나님께 약속한 목회를 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렇게 부정직한 사람이면 목회도 해선 안된다. 공부 잘해서 사회에서 한자리씩 차지한 사람들이 중년 후반기가 되면 좋은 스펙으로 신대원에 들어가 목사를 무슨 아이템 구매하듯 하나씩 챙기는 꼬락서니를 자주 봤다. 물론 황교안은 그 케이스는 아니다. 일찍이 사법연수원 시기에 야간 신대원을 다닐 정도로 풋풋한 열정과 성실함이 하나님의 눈에 들어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총리에서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내고, 이제는 탄핵된 보수 우파 정권을 재건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불려나올 만큼 역사적인 인물이 되었다. 그런데, 세인들이 더욱 위로 오르기 위해 악착을 떨 시간에 하나님의 눈만 의식하며 약속대로 야간 신대원을 다니던 시절의 겸손하고 참신했던 황교안. 그는 지금 어디 있나? 시류에 영합하느라 불가피하게 생긴 구멍이 여기저기 터지고, 곳곳에서 날아드는 펀치에 비틀대며 ‘세모를 주시오!’ 라고 숨을 헐떡이는 늙은 황교안이 우리가 바라던 청년 다윗인가? 이것이 한국의 기드온인가? 5. 전략적 누룩이라는 헛소리는 집어치우라, 적어도 당신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면. 황교안을 위해 신앙인의 기본마저 저버리려는 당신이야말로 황교안의 빠돌이 빠순이가 아닌가? 정치판에서 살아남으려면 정직보다는 누룩이 필요하다는 말을 무슨 대단한 정치 고수처럼 자랑스레 떠벌이다니.  의와 인과 신을 버리고 잡은 권력이 의와 인과 신의 열매를 낼 것이라 믿는 당신. 그 모양이니 평생 정치인들에게 주권자 대접을 못 받는 것이다. 지금은 뱀의 영리함이 필요하다? 이 헛똑똑한 사람들아. 뱀의 지혜란 황교안의 세모처럼 갈짓자로 가라는 게 아니다. 비둘기의 순결함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공격이 뱀의 지혜다. 황교안이 공격하는 거 봤나? 뱀처럼 쏘는 거 봤나? 다양한 포지션과 스킬을 구사하면서 전방위 공수태세를 보여주었냔 말이다. 아둔하고 미지근하고 늙은 황교안에게서는 안철수의 소몰이 창법같은 뜨거운 열정마저 보이지 않는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길을 이탈한 당신들에게 묻는다. 누룩은 당장 부드럽게 먹기 좋지만 광야를 행군하기엔 치명적이다. 모조리 부패해버린다. 지금 당장 먹기 좋은 누룩넣은 빵인가, 아니면 구국의 험한 길 단단히 채비하고 나서며 과감히 누룩을 제거한 무교병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응답하라. 6. 파렴치한 종북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라도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을 둔 우파가 대체 어떻게 상처를 봉합하고 통합할 수 있느냐 물을 수 있다. 그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먼저 확인하고 싶다. 당신은 하나님의 방법을 믿는가? 아니면 세상사람들처럼 정치에서는 하나님의 방법이 소용없고 교회에서나 통용된다고 믿는가? 하나님이 세상에도 보편적인 윤리와 도덕을 주관하는 양심과 지성을 주셨다. 인간성에 대한 냉철한 판단력을 주셨다. 교회가 지도력을 잃은 이유는 바로 당신들처럼 이렇게 세상에서는 세상의 원리로, 교회에서는 교회의 원리로 이중잣대를 가지고 살기 때문 아닌가?  김진태, 황교안. 둘 다 기독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 누가 의와 인과 신을 지키고 있는가? 누가 강도 만난 자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고 있는가? 교회에서 십자가와 사랑에 대해 간증하고 설교는 잘하지만 자신을 발탁해서 세워준 사람이 강도를 만나 피를 흘리고 짓밟히는데 의자 하나 넣어주기를 거절하는 바리새인인가?  아니면 당시 권력자에게 아무런 수혜도 입지 않았는데 가장 먼저 달려나와 오합지졸 백성의 선두에 섰던 그 사람, 한국 정치사에 한번도 기득권이 되어보지 못한 강원도 춘천 출신의 비주류 그 사람인가?  건방지게 정치 공학이 어떻고 중도가 어떻고 까불지 말라. 상처의 봉합과 통합도 치유하시는 여호와 라파가 하신다. 의의 도구인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성품대로 정직하고 진실한 쪽에 서는 것이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직한 자를 위하여 완전한 지혜를 예비하시며 행실이 온전한 자에게 방패가 되시나니'(잠2:7) 2019. 2.23. 주의검을보내사(zebul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