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암역 → 당고개역 코스
도솔봉~학림사 경유 8km, 5시간
장암역과 연결된 작은 육교를 건너 100m쯤 골목을 지나면 큰길을 만난다. 이 길이 수락산역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다. 길을 건너면 장암슈퍼 옆으로 석림사 가는 마을길이 있다. 슈퍼 왼쪽으로 ‘노강서원 800m’ 이정표가 있다.
음식점들이 들어선 거리를 지나면 계곡 가운데 허물어져 가는 작은 육각형 정자가 눈에 띈다. 서계 박세당이 제자를 가르치던 궤산정이다. 정자 주춧돌로 쓰인 거대한 암반에는 선생이 새겼다는 석천동(石泉洞)이란 글씨도 보인다. 궤산정에서 좀 더 오르면 박세당이 김시습을 모셨던 청절사가 주춧돌만 남아 있다. 여기서 10분쯤 더 오르면 숙종 때 문신 박태보(1654~1689년)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노강서원을 만난다. 박태보는 인현왕후의 폐위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고문을 받고 유배 가는 도중 노량진에서 순절하신 분으로 박세당의 둘째 아들이다.
- ▲ 수락산의 명물인 홈통바위(기차바위)는 정상에서 북쪽으로 500m쯤 떨어져 있다.
- 서원을 지나면 석림사 일주문을 만나고, 150m쯤 더 오르면 석림사 입구의 등산로를 만난다. 계곡에 놓인 철계단을 건너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20분쯤 제법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갈림길이다. 오른쪽 계곡길은 수락산 정상으로 직등하는데, 길이 희미하고 낙석이 많아 위험하다. 왼쪽 지릉을 따라 10분쯤 오르면 ‘사진 촬영 장소’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그곳으로 가면 시야가 터지면서 건너편 도봉산의 우뚝한 암봉들이 시원하게 보인다. 여기서 15분쯤 더 오르면 수락산 정상과 608봉 사이의 안부로 올라붙는다. 안부에서 250m쯤 능선을 오르면 수락산 정상이다. 장암역에서 정상까지는 약 3km, 2시간쯤 걸린다.
정상에서 아기자기한 주능선을 타고 도솔봉 직전 갈림길까지 1시간쯤 걸린다.(수락산역 기점 설명 참조)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하지 않고 계속 능선을 따르면 곧바로 갈림길이 또 나온다. 왼쪽은 동막골, 덕릉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오른쪽 능선길로 들어서면 곧 도솔봉 정상에 오른다.
도솔봉은 전망이 기막힌 곳이다. 그 동안 걸어온 주능선의 명물 바위들이 한눈에 잡히고, 반대편 불암산이 두 날개를 펼친 듯 장쾌하다.
- ▲ 주능선에서 가장 특이한 모습을 자랑하는 하강바위. 일명 계란바위라고도 한다.
- 도솔봉에서 용굴암으로 하산하는 길은 좀 복잡하다. 도솔봉을 넘어가려면 바위를 안고 내려가야 한다는 일명 ‘안고바위’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은 사고다발 지역이다. 도솔봉으로 올라왔던 길로 조금 내려가 도솔봉을 남동쪽으로 우회하면 내리막 암릉이 이어진다. 이 암릉을 내려오면 탱크바위를 만난다. 탱크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면 능선을 타고 곰바위를 지나 동막골유원지로 내려갈 수 있다.
탱크바위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도솔봉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진 지릉을 만나게 된다. 도솔봉에서 아예 도솔봉 직전의 주능선 갈림길로 돌아가 도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르면 길 찾기가 쉽다.
15분쯤 능선을 따르면 철탑이 보이면서 용굴암 갈림길이 나오고, 10분쯤 가면 용굴암이다. 이 암자는 임오군란 중에 여주로 피신하던 명성황후가 이곳에 잠시 숨어 치성을 드린 곳으로, 최근에는 노원구의 일출맞이 명소로 유명하다.
용굴암에서 20분 거리인 학림사까지는 완만한 산책길이다. 671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인 학림사는 중창불사를 거듭해 예전의 고즈넉한 맛이 사라져 아쉽다. 그래도 700년 묵은 소나무와 학이 알을 품는 것 같은 산세를 감상하고 포장도로를 1.4km 내려오면 당고개역에 닿는다.
- ▲ 7호선 수락산역~수락골·노원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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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7호선 마들역, 수락산역, 장암역, 4호선 당고개역에서 접근할 수 있다.
맛집
수락산역 수락골 입구에서 150m 거리에 있는 초암공원(02-3391-7746)은 12가지 약재가 들어가는 한방 백숙(30,000원)이 유명하다. 수락산역 2번 출구와 가까운 순대 전문 아바이옛집(02-938-6225)은 30년 전통으로 단골 산꾼이 많은 집이다. 순댓국 5,000원, 아바이모듬 30,000원. 3번 출구 근처의 평양칼국수(937-5002)는 인근 주민들의 맛집이다. 김치,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국산만 고집한다. 칼국수와 왕만두 각 6,000원.
/ 글·사진 진우석 산악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