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윌슨병으로 고통받고 계시는 환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만 49세로 윌슨병을 진단받고 치료받은지 약 25년정도 됩니다.
혹시 제 이야기가 환우 여러분과 가족 여러분께 희망과 위로를 드릴 수 있을까 해서 이 글을 씁니다.
(말미에 질문글 올립니다. 답해주실 수 있으시면 답변도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고 있습니다.
(제 아이디는 가입이 안되어 남편의 아이디로 가입하여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발병이 고 3때 황달로 갑자기 왔고요. (당시 1991년)
대학에 진학을 했으나 1학기 다니고 휴학하고 1학기 다니고 휴학하고 그런 식으로 다니다가 갑자기 간경화로 급발진되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제가 발병 당시는 윌슨병이 그리 많이 알려진 병이 아니라서 (1993년) 술담배도 전혀 안하는 아이가 갑자기 간경화가 되니 의사들도 원인을 몰라서 자가면역성 간질환이라고 그러고 2년정도를 허비하고
간이식이라도 해보자고 찾아간 곳이 서울대병원이었습니다.
당시 간이식의 대가라는 교수님께 상담을 받았는데 간이식을 해도 간경화가 된 원인을 알 수 없으면 이식한 간이 다시 간경화가 될 수 있으니 내과에 가서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하여 이효석 박사님께로 넘겨주셨습니다. (이효석 박사님은 현재 은퇴하셨습니다)
이효석 박사님이 저 어렸을 때 큰 언니가 풍처럼 사지가 마비되어 죽었다는 점과 제 증상 들을 들어보시고 윌슨병이 의심된다며 피검사를 해보신 후 윌슨병 진단받았습니다.
두 언니들도 피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언니들은 윌슨병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윌슨병은 염색체이상으로 부모 양 쪽이 모두 보인자일 경우 자녀 중 절반이 윌슨병으로 나타나는 병이라고 들었습니다.
죽은 제 큰 언니도 아마 윌슨병으로 죽은거라고 하시더군요.
알타민을 복용하기 시작했고 부작용이 없어 하루 2알씩 먹으면서 체내에 축적된 구리를 빼기 시작했습니다.(당시 25세)
하지만 이미 치료가 너무 늦었을까요?
갑자기 자꾸 넘어지고 말이 어눌해지고 잘 씹지 못 하는 등 일상생활이 어렵게 되어 서울대학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이후 약 1년 반정도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에 입원하여 저는 음성이 안나와 말도 못하고, 발이 발레하는 사람처럼 쭉 펴진 상태로 굳어버려서 걷지도 못하고, 씹지를 못해서 콧줄을 끼고 살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목사님이셨고 이제 매달릴 수 있는 데라곤 하나님 뿐이었습니다.
석션도중 목에서 피가 넘쳐서 피를 2L를 쏟아내고 겨우 멈춰 죽을 고비도 넘겼습니다.
이미 큰 딸을 같은 병으로 보낸 부모님의 기도가 너무도 절실했는지 1년 반정도 후 희망이 찾아왔습니다.
경화가 되어 있던 간에 새 세포가 생겼다는 있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다리를 수술해보자고 하셔서 발 뒷쪽 아킬레스건을 잘라서 늘린 다음 다시 이어붙이는 수술을 감행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곧게 뻗은 다리가 L로 되어 다시 걸을 수 있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1년 반만에 땅을 다시 밟을 수 있게 되고 일주일 후 저는 삼촌의 봉고차에 누운 채로 오줌줄 차고, 콧줄을 찬 채로 퇴원을 하여 집인 목포로 돌아왔습니다.
장기입원이 더이상 불가하고 병원에 있어도 더이상 해줄 수 있는 치료가 없다고 퇴원을 종용받아서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이후 매일 모든 음식을 갈아서 코로 주입시켜야 하는 어머니의 노고를 생각하여 콧줄도 제 손으로 빼버리고 어머니께서 손수 갈아서 만들어 주신 미음과 죽의 중간정도의 음식들을 꿀떡꿀떡 삼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휠체어로 아파트 계단까지 밀고 간다음 일어나서 아파트 계단 난간을 붙잡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운동과 엄마 손을 붙잡고 안방 아랫목에서 출발하여 화장실까지 걸어가는 것조차 힘든 운동이었습니다.
그렇게 약 6개월을 운동하자 부모님의 두 손에 의지하여 걷던 걸음마가 한 손만 붙잡고 나란히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걷는 것과 동시에 씹는 훈련도 열심히 하여 밥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걷기연습을 반복한 끝에 혼자서도 중심을 잡고 걸을 수 있게 되었고 현재까지 보행을 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가끔 가다 앞으로 넘어질 때도 있고 제 마음대로 걸음을 떼지 못하고 주춤거리긴 하지만요..^^)
걸을 수 있게 되자 컴퓨터를 배웠습니다.
당시는 386 컴퓨터로 하이텔, 천리안으로 채팅을 하여 사람들도 사귀었죠.
연로하신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를 생각하여 컴퓨터 그래픽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저를 극진히 간호하시던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나자 혼자 남겨질 이후가 더더욱 걱정이 되었습니다.
내가 이 몸으로 직업을 구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컴퓨터 밖에 답이 없더라고요.
00사이버대학교에 편입하여 디자인을 전공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수석으로 졸업도 했습니다.
졸업 후 바로 취업도 하여 현재까지 17년정도 경력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네요.
돌이켜 보면 다 하나님의 은혜요, 부모님의 은혜였던 거 같습니다.
거기에다 살려는 제 의지를 아주 조금 보탰네요.
(중간에 제 삶을 비관하여 차도로 뛰어들었던 적도 있었는데 간암으로 어머님 돌아가시고 나서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 당신 목숨을 내놓고 헌신하심을 보고나니 내 손으로 제 목숨은 끊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 정말 열심히 살았네요)
아마 부모님께서 저를 포기하셨다면 저는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겠죠...
아버지도 치매로 7년정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고
7년전에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친구를 밴드에서 다시 만나서 결혼도 하였습니다.
현재 제 신체 상태는
말이 어눌해서 남편과 언니들만 제 말을 알아들을 수 있고 타인과는 컴퓨터와 휴대폰 타이핑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왼쪽에 마비가 있어 왼손은 손가락이 많이 굽어 있고요. (타이핑은 독수리 타법으로 보지 않고 칩니다)
집중을 하면 침을 많이 흘려 보기 좋지 않아서 결혼 후 집에서 재택근무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알타민을 꾸준히 복용을 잘 하여 구리가 많이 빠져 현재는 일주일에 3알씩 복용하고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의사선생님께서 잊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여 약복용을 잊었으면 복용법 무시하고 아무때나 생각났을 때 복용하였습니다)
현재 간수치는 정상입니다. (약을 뻬먹지 않고 꾸준히 먹으면 간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몸이 움직이는 게 느리고 정상적이지 않아서 교통사고도 3번이나 당해서 목디스크 비슷하게 많이 아프기도 합니다.
정상인과 비교하면 더할 수 없이 불편한 몸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요.
하지만 이런 몸으로라도 하나님께 몸찬양을 올리며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경제활동을 하여 남을 도울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남편을 주셔서 가정을 이룰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윌슨병을 극복하시려면
1. 꾸준한 약복용 (제일 중요)
2. 낙천적인 생각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착용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기
위 처치를 끊임없이 노력하면 서서히 극복할 수 있는 병인거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계신 환우분들과 가족분들께 제 글이 힘이 되길 바라며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울대병원에는 윌슨병 환우가 많지 않아 아산병원에 윌슨병 전문의가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검색을 많이 해보다가 윌슨사랑회를 알게되어 결혼 전 제 아이디로 가입을 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고 강퇴당했습니다.
회장님께 재가입 문의메일도 많이 보냈으나 답장도 안주시네요.
이제야 남편 아이디로 들어와 봤는데 글들을 쭉 읽어보니 아산병원에 계신다는 윌슨병 전문의 유한욱 박사님은 은퇴하시고 안계신가 봅니다.
그럼 지금 아산병원에 윌슨병을 전문으로 보시는 전문의는 안계신건가요?
전문의가 계신다면 의사선생님 성함 알고 싶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신경과와 소화기내과 두 과 외래로 다니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도 이전부터 계속 진료를 봐주신 의사선생님들이 다들 은퇴를 준비하시고 계시고 젊은 의사선생님들이 봐주시고 계시는데 도무지 믿음이 안가서 아산병원에 윌슨병에 대해 잘 아시고 계시는 전문의가 계시면 진료받아보고 병원을 옮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윌슨사랑회에 제 남편 아이디로 정회원 신청서 내면 정회원 가능할지요?
정회원이 되면 윌슨사랑회의 홍보 및 간행물 등 디자인에 힘써 활동해 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아.. 그러셨군요....
윌슨병 발견 초기에 증상이 확 나빠지신건 알타민의 부작용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치만 당시에는 약이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심각한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먹을수밖에 없었던걸로 알고있어요..
정말 대단하신 삶을 살아오셨네요.. 머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현재 저희 나라에는 윌슨병만 전문으로 보시는 의사선생님은 안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한욱교수님도 마찬가지 이셨고요... 아산병원에서도 특별히 심한 증상이 있는 환우분들은 두 과 이상을 보고 계십니다. 저도 의학유전학과와 신경과 두 과에서 진료보고 있고요.
강퇴 되신건 본인의 계정이 해킹당하셨거나 하여 다른 사람이 본인의 계정으로 들어와서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려리셔서 강퇴 되신게 아닌가.. 합니다.
네! 물론 가능 합니다~
정회원 자격을 일정기간 이상 유지하시면 임원으로서의 활동도 가능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