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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재검토 우려 속 사업무산·사업자 교체론 등 거론
-입점 계획 롯데 ‘컨소시엄 참여’또는 ‘새 개발자’ 가능성
사업 부지 문제로 좌초 위기에 처한 ‘광주송정역복합환승센터(복합환승센터)’가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쇼핑센터로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다. 이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은 롯데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자인 ‘서희건설컨소시엄(서희컨소시엄)’의 입접 계획에 롯데아울렛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전부터 윤장현 광주시장이 롯데아울렛 유치에 적극 나섰고, 때마침 전통상업보존구역 1km 범위 내엔 500㎡ 이상의 대규모 점포가 입점할 수 없게 한 규제도 완화돼 롯데가 입점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광산구는 2012년 국가기관산업을 추진할 경우 예외적으로 대규모 점포 입점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신설해 현재는 복합환승센터에 대형마트가 들어갈 수 있도록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 및 조정 조례(SSM 조례)’를 개정한 바 있다.
호남고속철도가 4월2일 개통하면 1만5000여 명이 광주송정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송정역 바로 옆에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는 이들을 유치하기엔 둘도 없는 ‘명당’으로 꼽힌다. 이미 롯데는 광주에 대형마트 4개(첨단·상무·서구 월드컵점·광산구 수완점), 아울렛 2개(월드컵점·수완점)를 운영하면서도 북구 운암동과 신용동(첨단2지구)에도 추가 입점을 추진할만큼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이곳이라면 충분히 눈독을 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광산구 SSM조례가 개정될 때 우려했던 대기업의 전통상권 진출이 가시화된 것으로, 롯데가 이미 과도한 지역 상권 진출로 중소상인 등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아울렛 입점이 공론화될 경우 복합환승센터 사업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은 복합환승센터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 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사업부지의 약 60%, 나머지를 철도시설공단이 소유하고 있는 송정역복합환승센터는 서희건설컨소시엄이 30년 동안 점용허가를 받아 시설물을 설치·운영하고 기부채납하는 BOT(Built Operate Transfer)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부지를 빌려주기로 했던 코레일이 지난해 갑자기 매각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코레일이 제시한 매각 조건도 까다롭다. 광주시에라면 바로 부지를 팔 수 있지만, 민간사업자(서희컨소시엄)가 사겠다면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즉, 광주시가 부지를 사서 민간사업자에 되팔거나 빌려주거나 서희컨소시엄이 경쟁입찰을 통해 부지를 사야만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직접 부지를 사서 사업자에 되팔거나 빌려주는 방식은 절차도 까다롭고 공유재산법 상에도 어긋날 문제가 있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서희컨소시엄이 매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코레일이 경쟁입찰을 해서 만일 다른 사업자가 부지를 사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희컨소시엄과 광주시는 코레일에 “민간사업자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코레일은 “관련법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광주시와 서희컨소시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 오히려 “사업 관련 협약상 부지 문제는 사업자가 해결하기로 돼있다”는 광주시와 “광주시가 부지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사업이 어렵다”는 서희컨소시엄의 갈등만 커지는 판국이다.
광주시는 “현 사업자와 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사업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자칫 복합환승센터가 무산될 수도 있는 건데, 시는 사업자를 교체하는 대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복합환승센터 입점 의지가 드러난 롯데가 `입점업체’가 아닌 개발사업자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광주시가 롯데 측에 `러브콜’을 보내온 만큼, “위기에 처한 복합환승센터의 구원투수로 롯데가 유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광주시는 일단 “아직 서희컨소시엄과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롯데의 개발 참여는) 검토된 바 없다. 롯데아울렛은 입점 업체일 뿐이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만일 롯데가 의지를 나타낸다면 지금 상태에선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만약 롯데가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주도하는 쪽으로 가면 인근 전통시장은 물론 지역상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아울렛 입점계획 자체도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롯데의 주도 하에 아울렛을 비롯한 대형마트·극장 등 여러 복합시설 등이 한꺼번에 들어설 경우 지역상권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광주송정역 인근에는 송정매일·송정5일·역전매일시장 등 3곳의 전통시장이 있고, 지금까진 대형마트의 공습에서 한발 떨어져 나름 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롯데아울렛 입점과 관련해선 인근 전통시장 대표 등과의 간담회를 갖고 합의점을 찾아보겠다”며 “다만, 지금은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 뭔가 구체화되면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