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싱글처럼 즐기는 브런치 타임

[눈물공주]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도끼질하는 것보다 중간중간 도끼에 기름칠을 하며 쉬는 시간을 갖는 나무꾼이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다. 나만의 휴식과 재충전 전략이 있어야 육아도 살림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법이다. 지친 자신을 위해 딱 2시간만 아이를 떠나 자유를 만끽해보자.

다람쥐 쳇바퀴처럼 생활하다보면 ‘나도 휴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집안일이나 육아 걱정 없이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일 것이다. 단물 빠진 껌을 씹는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 온갖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펑 하고 터져버릴 것 같을 때 혼자 방에 들어가 스피커 볼륨을 크게 해놓고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다. 친구를 만나 마음껏 수다를 떠는 사람도 있고 신나는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웃어야 기분이 풀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 이런 스트레스를 푸는 일도 여의치 않다. 아이를 떼어놓고 외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 키우면서 포기하게 되는 것이 어디 외출뿐이랴. 먹는 것, 보는 것, 입는 것, 쓰는 것 모두 아이에게 맞춰진다. 많은 엄마들이 육아와 살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 우울하기까지 하다고 하소연한다. 매일 헬스클럽에 다니고 일주일에 두 번은 요가를 하며 매주 금요일에는 아이와 문화센터를 다니는 여자,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저녁엔 남편과 데이트하는 여자, 한 달에 한 번 남편도 아이도 떼어놓고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서 자기 생활을 즐기는 여자를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아내, 좋은 엄마는 못 될 거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뜻밖에 그런 여자들이 육아도 살림도 똑부러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

행복할 줄 아는 여자가 아이도 행복하게 키운다
낮에는 문화생활을 즐기고 밤에는 육아와 살림에 몰두하는 여성을 가리켜 ‘피오나족’이라고 한다. 영화 <슈렉>의 여주인공 피오나 공주가 낮과 밤에 모습이 달라지는 것에서 따온 신조어다. 알게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가 자신을 갉아먹는다.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육아가 즐겁다. 아직도 변변한 취미 생활 하나 없이 스트레스만 받고 있다면 당장 집을 나서는 일부터 시작하자. 아이가 유치원에 가는 시간, 놀이방에 보내고 난 오전 시간 과감히 집과 반대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자. 혼자 다닐 자신이 없다면 모임을 자신이 주선하는 거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나만의 브런치 타임을 즐겨보자.


전통문화와 예술의 만남 인사동

10:00 ~ 12:00
보는 눈이 달라지는 갤러리 투어
타임인사동은 한 집 걸러 갤러리가 있을 정도로 곳곳에서 많은 전시가 열린다.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로 나와 안국역 방향으로 500m 정도 걸으면 오른편 골목 안으로 ‘갤러리 라메르’(02-730-5454)가 보인다. 레스토랑 ‘일마레’(02-725-8697) 건물 3층에 위치한 1 ‘그라우 갤러리’(02-720-1117)는 전시장 한쪽에 공간을 마련해 갤러리를 작은 카페처럼 꾸몄다. 커피 한 잔 들고 이곳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는 기분도 좋을 듯. 주변에 ‘갤러리 수’(02-733-5454), 공평아트센터 지하 ‘조형갤러리’(02-736-4804), ‘갤러리 에이엠’(02-735-4354)이 있다. 직진해서 떡집이 나오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길을 따라 수많은 갤러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회화, 판화, 사진, 공예, 조각, 소품 등 다양한 종류의 전시가 열리며 무료 관람이기 때문에 감상하기에 부담이 없다. 가판에 진열된 다기, 고양이 장식품, 인형, 액세서리 등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공예품과 고가구, 도자기 등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통인가게’(02-733-4867)와 전시 외 다양한 소품 가게가 백화점처럼 모인 ‘쌈지길’(02-736-0088)도 인기다. 쌈지길은 갤러리 길을 올라가면서 지붕에 빨간 자동차가 올라 있는 건물을 찾으면 된다.


12:00 ~ 14:00
전통 찻집에서의 그윽한 향기 타임
한 번쯤 예스러운 찻집에서 우리차를 마셔보는 여유도 누려보자. 진하게 우려낸 차 맛도 일품이거니와 직접 우려 마시는 다기들도 예쁘다. 입구에 정승이 서 있는 1 ‘오!자네왔는가’(02-720-7613)는 인사동에서 가장 오래된 찻집으로 기차 한 량을 옮겨다놓은 듯한 테이블과 작은 돌이 깔린 기찻길이 있는 실내가 독특하다. 대추차는 6천원. 그 밖에 온돌방에 앉아 차 마시는 기분이 일품인 ‘인사동’(02-723-4909), 한과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휴休’(02-722-8234), 다기와 차류를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차박물관’(02-735-6678), 새가 날아다니는 찻집으로도 불리는 ‘옛찻집’(02-722-5019) 등이 있는데, 여기서 한방차로 건강도 지키고 스트레스도 날려보자. 전통 찻집뿐 아니라 세련된 카페들도 곳곳에 있다. 그중 카페 2 ‘이바돔’(02-733-1777)은 조용하고 세련된 실내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딱이다. 저녁에는 와인을 마시기에도 좋은 장소. 옛찻집 골목 제일 안쪽에 위치해 있다. 식사를 한다면 해물온밥이 유명한 ‘인사동 그집’(02-737-0575), 된장비빔밥 전문 ‘툇마루’(02-739-5383), 일본식 솥밥을 파는 ‘조금’(02-725-8400), 인도 음식점 ‘작은 인디아’(02-730-5528), 이북식 만두 맛을 볼 수 있는 ‘사동면옥’(02-735-7393) 등이 유명하다.


한옥과 현대 문명의 퓨전 거리삼청동

10:00 ~ 11:00
출출한 아침에 따끈한 국물을
인사동 갤러리 골목이 끝나는 지점, 안국역에서 경복궁 방면으로 올라가는 길부터는 삼청동이 시작된다. 허름해 보이지만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유명한 ‘삼청동수제비’(02-735-5650)는 수제비 한 그릇에 5천원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 맛에 양이 항아리 한가득 푸짐하다. 김치말이 국수와 쫄깃한 떡갈비로 유명한 ‘눈나무집’(02-739-6742)도 추천한다. 시원하고 매콤새콤한 김치말이 국수는 단돈 4천5백원이다. 진한 국물과 꼬들꼬들한 칼국수 가락이 일품인 ‘북촌칼국수’(02-739-6339)도 명소다. 반찬으로 나오는 백김치와 겉절이도 맛이 좋다. 푸짐한 왕만두는 포장해서 사갈 정도. 손칼국수와 왕만두 모두 6천원씩. 이 세 곳은 워낙 알려진 맛집이라 식사 시간에 맞춰 가면 20~30분 기다리는 일은 기본이므로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11:00 ~ 12:00
눈이 즐거운 윈도쇼핑 타임
제법 질서가 있는 인사동과 달리 삼청동은 골목골목에 다양한 업종, 옛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들이 붙어 있어 숨어 있는 가게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예쁜 숍들이 많아 일부러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맛있는 밥 먹고 소화할 겸 산책을 나서보자. 아트선재센터에서 삼청파출소 쪽으로 내려가다보면 수제화와 빈티지 액세서리, 디자이너 의류, 소품 등 특정 아이템을 전문으로 파는 숍들이 이어진다. 그중 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가방 매장 ‘스토리’(02-735-7101)가 눈길을 끈다. 조명희라는 한국 디자이너가 외국에서 활동하며 만든 브랜드로 미국과 런던 등 세계 15개국 유명 백화점과 로드숍에 입점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가방 위주로 소량의 구두, 가죽 소품을 만날 수 있다. 삼청동길은 매장마다 독특한 상품들이 많아 윈도쇼핑하기에 그만이다.


12:00~ 13:00
여자들의 맛있는 수다 타임
양식을 좋아한다면 우아하게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에서 만나자.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먹는 수제 햄버거가 일품인 1 ‘쿡앤하임’(02-733-1109)은 여자친구이나 젊은 연인들이 가기 딱 좋은 장소. 1층엔 아기자기한 소품숍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빨간 간판이 크게 걸려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잔디와 꽃나무가 있는 작은 마당이 펼쳐진다. 한옥 마당을 그대로 살려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하다. 갤러리 레스토랑인 만큼 벽에 걸린 멋진 그림과 예술 작품 같은 테이블 세팅을 감상하는 것도 재밌다. 삼청동길을 따라 감사원 방향으로 좀더 올라가면 보이는 정통 이탈리아 음식점 2 ‘달1887’(02-722-5930)은 크림 스파게티가 아주 맛있다.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편안한 느낌을 주어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에 딱 좋은 장소. 식후엔 근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 를 사서 조금 멀리까지 걸어보자. 도로를 따라 단성사 극장이 있는 종로3가까지 걸으면 30~40분 걸린다.


13:00 ~ 14:00
나홀로 분위기 있게 북카페 타임
타임북카페 ‘내서재’(02-730-1087)는 2천5백권가량의 문학, 예술, 교양 서적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다. 향긋한 커피와 즐거운 음악 속에서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노라면 여고 시절 문학 소녀로 되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혹은 조용한 갤러리 카페를 찾는 것도 좋겠다.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빨강숲’(02-734-9699)은 커피, 와인 등을 판매하며 파스타, 리조토 등 식사를 하기에도 괜찮다. 선재아트센터 1층에 위치한 라운지 카페도 가벼운 음료를 마시면서 책 읽기 적합한 장소. 마땅한 책이 없다면 바로 앞에 ‘정독도서관’(02-2011-5779)에서 회원증을 만들어 책을 대출하는 방법도 있다. 돌아오는 길이 출출하다면 뚝배기에 팔팔 끓여나오는 라면을 먹어보자. 정독도서관 맞은편 골목 왼쪽에 위치한 ‘라면땡기는날’(02-733-3330)은 사람이 사는 한옥집을 그대로 식당으로 이용한다. 식사를 하다보면 포근한 온돌방의 매력에 눕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고소한 치즈라면, 매콤한 짬뽕라면이 인기. 국물에 공기밥까지 말아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 라면집을 나와 삼거리로 내려가면 왼쪽 코너에 눈에 띄는 가게가 하나 있다. ‘홀씨이야기’(02-723-2187)는 환경 교육용 교구재를 파는 곳. 목각 완구부터 곤충 모형, 씨앗, 캐릭터 문구들이 가득하다.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이색박물관 4
관람료는 학생(만 5세 이상) 3천원, 어른(만 18세 이상) 5천원이다. 관람 시간 및 휴관일이 각기 다르니 꼭 확인하고 가자.

부엉이박물관 80개국 부엉이 조각상과 인형들이 가득한 부엉이박물관은 전시 관람도 하고 차도 마실 수 있는 카페 형식의 박물관이다. 매주 월?화요일은 쉰다. 금융연수원과 감사원 사이 골목에 위치해 있다. 문의 02-3210-2902

장난감박물관 토이키노 아톰, 배트맨 등 만화 영화 속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는 토이키노는 토·일요일 및 공휴일에만 오후 1~8시까지 문을 연다. 삼청동 수제비 맞은편으로 조금만 내려가다보면 길가에 보인다. 문의 02-723-2690

세계장신구박물관 테마별로 방을 나누어 화려한 빛깔과 독특한 모양의 장신구들을 수집해놓았다. 만 5세 미만은 입장료 2천원.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 02-730-1610

티벳박물관 티벳의 복식과 불상, 생활 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는 티벳박물관은 삼청파출소 골목에 위치해 있다. 파란색 외관에 티벳 글자가 씌여진 3층 건물을 찾으면 된다. 연중 무휴. 문의 02-735-8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