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 여행은 관광코스가 아닌 자연을 벗 삼아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꿀벌이 꽃술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10월의 초입이다.
쏟아지는 햇살과 맑은 샘물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만 같은 청명한 하늘이 마냥
설레이게 하고 어딘가로 떠남을 부추키는 계절...
굳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라는 노랫말이 아니더라도 가을이라는 이름 하나
로도 충분히 감성적이고 낭만적일 수 있는 일상을 즐길 때...
여름에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을 했다.
이스타나 항공으로 제주 왕복 98.000원
저가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하고 숙박은 호텔에서. 그리고 산만하고 인위적인
관광지를 배제하고 최대한 자연과 친숙한 곳을 둘러볼 생각이었다.
많이 바라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껴 볼 수 있는 멋진 여행을 기대하며...
10월 3일 출발 당일...미리 보아둔 일기예보는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가 내린단다.
흐린 하늘을 날아 제주 공항에 도착...비는 멎었지만 바람은 거세게 불었다.
공항 주차장에서 예약해둔 렌터카를 인수받고 제주 여정이 시작되었다.
점심식사를 위해 공항 주차장 매표소 안내원이 일러준 식당으로 갔다.
(맛이 없으니 식당 이름도 기억에 없음 ㅎ)
식당 규모는 엄청 크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 댔으나 음식맛은 좀...ㅠㅠ
용두암(여행 일정에는 없었으나 가는 길에 함 들렀다)
어승생악오름
식사 후 인근 용두암을 둘러보고 신비의 도로로 향했다. 일명 도깨비도로...
별다른 감흥은 느끼지 못했지만 어쨌던 기울어진 오르막길을 오르는 신비함을 직접
체험하고 어승생악 오름을 올랐다.
비 내린 날 이어서 그런지 쌀쌀한 날씨에 잔뜩 흐림...
한 시간 정도 걸려 오름에 도착...맑은 날 같았으면 제주 시내와 한라산이 한눈에 바라다
보였을텐데 운무 사이로 희미하게 보일뿐,,,좀 아쉬움이다.
3일 동안 묵은 호텔(잠자리가 편하고 아침 조식 뷔페가 먹을만하다)
그렇게 도착당일 하루를 어둠에 밀려 예약해둔 호텔로 들어섰다.
체크인 후에 저녁식사를 위해 제주시내로 나왔다.
몇몇 식당을 둘러봤지만 모두 석연치 않아 주변 이마트 식당에서 식사해결
(여행중 이런경험 처음~ㅠ)
거센 바람소리가 새벽부터 요란했다.
호텔에서 뷔페식으로 아침식사는 그런대로 만족하게 해결하고 난읍 난대림으로
향했다.
난읍 난대림
울창한 숲들과 알듯 모를 듯 각각 이름표를 달고 있는 나무들 사이를 올랐다.
마치,,,영화 '람보'의 밀림지대를 연상케하는 울창한 숲이었다.
그 아래,,,아담하게 자리잡은 초등학교(애월초등학교 이던가..?)
오래된 건물에 감각적으로 리모델링 했고 운동장이 온통 초록의 잔디였다.
참,,,여유롭고 정겨워 보였다.
수월봉에서 본 비양도
난대림에서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다.
거센 바람과 파도가 제주의 영역임을 실감케 하는것 같았다.
그 해안도로를 따라 협재 해수욕장에 도착.
협재 해수욕장에서 바라 본 비양도
백사장에서 바라보면 저만치 바다건너 작고 아담한 '비양도'라는 섬이 앉아있다.
여행계획을 처음 세울때 비양도도 코스 중의 한 곳으로 선택했지만 배편이 자주
없는 관계로 다음 기회에 둘러보기로 했다.
수월봉에서 바라 본 용수리 해안도로
용수리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노라니 커다란 풍력 발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직 퇴색되지 않은 초록의 언덕 아래 백색의 커다란 높이의 풍력 발전기와 푸른
바다 끝자락으로 마치 레이스를 펼치듯 밀려오는 파도가 그림같은 풍경이다.
아마도,,,시인이 이런 풍경 앞에 마주 섰다면 밀려오는 많은 시어들로 머릿속은
번잡 했을거라는 잠시 생각...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 옥상에서 바라 본 용수리 바닷 전경, 멀리 차귀도가 보인다.
노를 젓어 중국까지 왕복한 라파엘(내부는 비좁다)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에 들러 성직자가 겪었을 고통과 비애를 사진으로 접하면서
잠시 숙연해지고....실제 중국과 우리나라를 항해 했을 당시 사용했던'라파엘'이라는
목선도 잠시 감상후 송악산으로 향했다.
송악산 해안가 절벽에 일본군이 굴을 16개나 뚫어 놓았다.
일본군이 어뢰를 숨겨두었던 동굴진지, 멀리 형제섬.
1945년 건립하여 패전에 직면한 일본군이 연합군 함대를 소형선박을 이용하여 자살
폭파 공격을 하기 위해 구축한 군사시설이다.
송악산에서 바라 본 산방산
송악산 가는 길(올래 10코스 일부)
송악산 억새(멀리 형제섬이 보인다)
형제섬
거대한 분화구가 우주의 블랙홀 같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송악산-형제섬까지 한눈에...남쪽으로는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간간이 소나기가 내리긴 했지만 송악산에 도착 했을땐 햇살이 반겨주었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억새와 쏟아지는 햇살이 어우러져 사람에 살랑거리는
산등성은 온통 은빛 물결이다.
송악산에 오르니 남으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가까이엔 형제섬도 보이고...
주변에서 밀면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그런데로 맛도 좋고 식당도 깨끗한 분위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안덕계곡으로 향했다.
늦은시간 이어서 그런지 인적은 없고 적막함 뿐이다.
꽃게 몇마리가 바다를 거슬러 계곡물에 와서 놀고 있다.
잠시 주저 앉아 꽃게와 술레잡기 한판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았다.
미리 참고로 알아둔 삼성혈에 유명하다는 해물탕 집에 갔으나 손님들로 꽉~ 차있다.
시장통 같은 분위기라서 다른 한곳을 갔으나 규모는 깨끗하고 그럴듯 한데 음식맛은
영~~(뭘를 먹었는지 기억도 안남ㅎ)
또 한번 제주 음식에 대한 실망.
이제 남은 일정은
몇몇 오름과 성산 일출봉 올레길이다.
여기까지 일정
***
제주공항-용두암(용연)-신비의 도로-한라수목원( 가을산책, 2시간 소요) 어승생악오름
-납읍난대림(제주도는 시계 반대방향으로)-협재해수욕장(비양도가 보임)-용수리 해안도
로(풍력 발전기)-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 -차귀도-수월봉-추사유배지-모슬포항
-송악산(가파도와 마라도 보임)-절부암-안덕계곡
사진은 오랫된 카메라로 담아서 화질이 별루네요....^^
첫댓글 만 하루만에 긴거리를 다니신것 같네요 인공적인 명소를 빼고 아름다운 자연을 돌아다니려면 개인여행이라야겠네요 정성껏 기록하신 후기 잘앍었습니다~감사합니다
위 일정은 시간적인 여유 갖는라 꼬박 2일간 여정이었습니다...
제주도를 다시금 생각나게 하네요..즐거운 여행길 좋아 보여요.
아주 좋았어요...
드디어 올리셨군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올릴까 말까하다가 노을님때문에 올렸어요...^^
아유, 단시간 내에 이렇게 여러 코스를 섭렵하신 수봉님, 대단하십니다 ^^*
이번 제주 여행은 4박 5일 일정이었습니다...느긋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