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레이로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프로토스가 주목받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기동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이쪽 저쪽 움직이는 저그가 주목을 받는다. 역대 팀플레이 최다승도 강도경, 이창훈 등 모두 저그였다.
하지만 21일 경기에서만큼은 김환중이 주목받았다. 양 쪽 저그 두 명이 모두 아웃당한 상태에서 '천적'인 강 민과의 맞대결. 개인전에서는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강 민이었지만 팀플레이에서는 달랐다. 김환중은 강 민을 압도했고, 승리의 흐름을 이끌어오는데 성공했다.
◆고비마다 팀플레이 '구원투수'
지난 시즌까지도 CJ는 '개인전은 강하지만 팀플레이가 약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항상 개인전 성적은 1, 2위를 다투었지만 팀플레이는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환중의 역대 프로리그 정규시즌 팀플레이 총 전적은 11승7패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고비마다 팀을 구했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초반 CJ(당시 슈마GO)가 3승4패로 맥을 못 추고 있을 때 김환중은 팀플레이 3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CJ도 3연승을 달려 4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2005 시즌에도 김환중은 구원투수였다. 전기리그 초반 팀플레이에서만 기록하고 있던 5연패를 끊어낸 것. 연패를 끊은 뒤 CJ는 팀플레이 5연승을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팀플레이? 그냥 열심히 하는거죠
2004 시즌 3연승, 2005 시즌 4연승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벌써 3연승이다. 서지훈, 이주영, 마재윤 등 호흡을 맞춰 승리한 선수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2006 시즌부터는 팀플레이가 3경기에 위치하면서 중요도가 높아졌다. 팀플레이를 전담하던 선수가 아닌 김환중의 어깨에는 더욱 책임감이 무겁게 실렸다. 이주영과의 호흡도 안 맞는다는 생각에 불안했던 것이 사실. "처음에는 호흡이 안 맞으니 무조건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하다보니 잘 맞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제는 미니맵 체크도 빨라졌고 이주영과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21일 경기에서 강 민과 1대1이 됐을 때 김환중은 긴장했다. 그동안 스타일 상성 상 강 민에게 지기만 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무슨 수를 쓰든 질 수 없었다. 아웃되기 전까지도 열심히 상대를 흔들었던 이주영을 봐서라도 말이다. 김환중은 자신이 조금 유리한 상태였지만 방심하지 않았고, 다크 드롭 등으로 강 민을 흔들며 결국 팀에 1승을 안기는데 성공했다.
◆길을 닦아놓겠다
지금 기세면 팀플레이 다승왕도 충분히 노릴만 하다. 하지만 김환중은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자세다. "아직 3승밖에 안 했는데 다승왕을 논하는 것은 무리죠. 6승 이상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분명 팀플레이에 집중하느라 개인전 감각은 조금 무뎌졌다. 하지만 주장이기에 그 정도의 희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제가 승을 챙겨놓을테니 나중에는 제가 출전하지 않더라도 동생들이 계속 승리했으면 좋겠어요. 이번엔 꼭 결승 가야죠." CJ의 든든한 주장 김환중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