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대 성당 안. 사제 서품식이 거
행되고 있다.
사제 서품을 받기 위해 선발된 이들이 일
어나 주교님 앞에 선다. 화면 미끌어지며 선발된 자들 안에 서 있
는 안드레아의 모습이 비춰진다. 주교님이 선발된 자들에게 서약
을 묻고 선발된 자들은 대답을 한다.
안드레아 앞으로 나가 주교님 앞에 무릎
을 꿇는다.
서약하는 안드레아.
서약 의식이 끝나자 모두 일어서고. 선발
된 예비 신부들은 자리에 엎드린다.
안드레아 자리에 엎드리고.
장엄한 성가곡이 울려 퍼진다.
엎드린 안드레아 마지막 순간에 눈물을 떨
어뜨린다.
안드레아 (Na) 기리에(Kyrie: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글로리아(Gloria: 하늘에서는 천주께 영
광)
크레도(Credo: 나는 믿나이다)
상투스-베네딕투스(Santus-Benedictus: 거룩하시다)
아뉴스 데이(Agnus Dei: 신의 어린양)
Title 아뉴스데이 - 신의 어린양.
엎드려 있는 안드레아의 모습 위로 천천
히 어디선가 조용히 들려오는 맑은 하모니카 소리.
씬/2 공사터 (낮)
하모니카를 부는 이우진, 안드레아의 모
습. 눈을 감고 있는 우진의 표정이 맑고 곱다. 초등학교 저학년으
로 보이는 우진. 노래 끝나면 짝짝짝 박수소리가 들린다.
혼자 불고 있는 듯 보이던 화면 빠지면 배
달 나온 우진이
시장 어귀의 새 건물을 세우는 공사터에
서 인부 아저씨들을 위해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것이 보여진다. 동
네 아이들도 구경하고 있는. 우진 하모니카 불고 인사 꾸벅 하는.
아 좋다 하며 막걸리 한잔 따르라고 하는 아저씨들에게 우진 예에
~ 하며 주전자의 막걸리 따르는데.
십장 아, 그만 못 혀!
우진 찔끔 남자들도 찔끔한다. 공사장에
십장 아저씨 다리를 절룩이며 다가오는데 아이들 무서운 듯 슬금
뒷걸음질 치다 십장 지팡이 탕 들자 꺄악 하고 흩어진다.
십장 아, 여기가 니나노 집인 줄 알아? 노래 부
르고 술쳐 먹고 잘 들 하는 짓이다. 밥 먹었으면 빨리 빨리 움직일
것이지 지금 뭣 들 하는겨!
남자들 (눈치보고 흩어진다)
십장 털썩 주저앉아 식은 국밥 남은거 푹
푹 먹는다. 우진 눈치보며 그릇 치우는데.
십장 (먹다가 묵묵히) 너 학교는 제대로 다니
냐?
우진 예? ..... 예에...(하고 눈치보면)
십장 그럼 어디 니네 학교 교가나 한번 불어 봐
라.
우진 (표정)
십장 (먹는)
우진 (눈치보다 불기 시작한다)
십장 아랑곳 없이 먹는다. 우진 불기 시작
하자 신나서 부는데 십장 국밥 몇 술만에 뚝딱 해치우고 잠시 듣는
다 일절 끝나자 십장 박수도 없이 툭툭 털고 일어난다. 우진 덜컥
겁이 나서 입 떼는데. 쓱쓱 밥그릇 다 챙겨서 우진에게 챙겨주는
십장. 우진 어리둥절 얼결에 받아 인다. 우진의 주머니에 지폐 한
장 넣어주는
십장 책사야 한다. 공부 열심히 해라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는 다니구! 알았지?
십장 우진의 머리 흐트러뜨리곤 휙 가버린
다. 일하는
남자들에게 절둑이면서 고래 고래 소리지
르며 가는 십장의 뒷모습을 보는 우진. 그러다가 웃는 우진.
우진 (꾸벅) 고맙습니다!! (하고 휙 뛰어 가기
시작하는)
씬/3 거리 (낮)
읍내 거리. 우진 쟁반 이고 신나게 달려오
는데 앞쪽에 짜장면 집 간판이 보인다. 멈칫 멈춰서는 우진. 철가
방 아저씨 내려와 자전거에 올라타고. 우진 주머니 안에 돈 꺼내보
는. 침 꿀꺽 넘어간다. 그러다가 다시 꾹 주먹 쥐고 짜장면집 건너
서점을 향해 걸어가는데.
씬/4 서점 (낮)
서점 주인 책을 찾아 건네주는. 우진 지폐
를 내민다. 우진 동화책 들고 두근 두근 거리며 들여다 본다.우진
활짝 웃으며 책 안고 뛰어 나간다.
씬/5 거리 (오후)
서점 앞거리. 나와서 동화책 보는 햇님 달
님 이야기.
웃옷 속에다 안보이게 동화책 품는 우진.
소중하게 가슴에 꼭 안는다. 그리곤 쟁반을 다시 이고 걷기 시작하
는데. 그러다가 다시 어? 우뚝 멈춰서는 우진. 앞쪽 보면 고모와 사
촌 남동생 사촌 여동생이 짜장면 집에서 나오고 있다. 우진 일순
당황한다. 여동생 우진을 알아보고.
여동생 어 오빠다!
고모 (보고 확 당황하는)
우진 (머뭇거리며 다가선다)
사촌동생 우리 짜장면 먹었다? (자랑한다)
여동생 응. 난 군만두.
여동생 오빠 밥 먹었어? (우진 손 잡는다)
우진 (웃어 주는 표정)
고모 (짐짓) 니가 배달 갔다가 안와서 한참 기다
리다 우리끼리만 온 거잖아.
사촌동생 엄마 언제 기다렸어?
여동생 우리만 있으니까 잘 됐다구 엄마가..
고모 (확 우진 잡은 여동생 손 휘어잡고) 기다렸
다면 기다린 거지. 너 엄마 말 안 들을래? (윽박지르고 우진에게)
아니 넌 대체 언제 배달 갔는데 이제야 어슬렁 나타나? 너 땜에 나
만 못된 고모 되잖아.
우진 (고개 떨구는) 죄송해요... 고모...
고모 지 엄마 닮아서 싸가지 없기는. (쏘아보
고) 가자!
고모 자기 아이들 손 잡고 휙 돌아선다. 우
진 잠시 그러다 터벅 터벅 고모 뒤를 따라 가는데.
씬/6 함바집 (저녁)
덩그마니 김치만 놓은 상에 고모 이것저
것 손님 밥 남은거 싹싹 긁어 담아 국밥에 마는 우진 앞에 놓는. 김
치 조각이 국물에 그대로 섞여 있다.
우진 .... 잘먹겠습니다.
고모 (흘기고 돌아서는데)
고모부 애 밥은 제대로 줘.
고모 (돌아보면)
고모부 (옆 상에서 술먹던) 얘가 쓰레기통이야? 밥은 제대로
주라구!
고모 뭐야?
우진 (얼른) 괜찮아요 고모부. (말리고 꾸역꾸
역 밀어 넣는) 맛있어요 고모.
고모부 다시 퍼! (쾅 상치면)
고모 아니 어따 대구 큰소리야? 그러게 누가 한
재산 다 들어먹으래?
고모부 그래! 쟤 엄마가 쟤한테 남겨준 재산까지 내가
다 들어먹었으니 양심이 있으면 잘해야 될 거 아냐!
고모 뭐야? 누구 재산? 아니 그게 우리 오빠 재
산이지 왜 그여자 재산이야? 그리구 못 먹고 못 배우며 오빠 의대
까지 뒷바라지 한게 대체 누군데? 바로 나라구 나! 공장 다니며 뒷
바라지해서 겨우 의사 되고 살만하다 했더니 우리 오빠가 왜 죽었
는데? 그 화냥년은 바로 우리 오빠 잡아먹은 년이야! 이 주정뱅이
가 뭘 알지도 못하면서.
고모부 뭐가 어째? 주정뱅이? 이게 정말 (벌떡 일어나면)
고모 (발악) 그래 어디 쳐봐. 죽여봐. 어디 해보
자구!
우진 (고개 떨구고 눈물 참으며 꾸욱 그대로 앉
아 있는)
씬/7 아이들 방 (밤)
좁은 방안. 사촌동생은 벌써 드르렁 코 골
며 자고 있고. 여동생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우진.
우진 "하느님 ! 우리를 살리시려면 새 동아줄을
내려 주시고 죽이시려면 썩은 짚 동아줄을 내려 주세요 !"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새 동아줄을 내려 주
셨습니다.
두 아이는 새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
갔습니다.
엄마 아빠를 잃은 오누이는 그후에 오빠
는 햇님이 되고 동생은 달님이 되서 오래도록 사이좋게 세상을 비
추었답니다. 끝!
여동생 (짝짝) 야아~ 살았다. 다행이야 정말.
우진 자 이제 그만 자야지.
여동생 응. 이제 잘거야. (눈감는)
우진 보며 웃는. 이불 잘 덮어주고 토닥 토
닥 자기도 옆에 눕는데. 여동생 눈감았다가 다시 반짝 뜬다.
여동생 오빠 근데! (본다) 오빠 동아줄은 언제 내려와?
우진 응? (본다)
여동생 언제 내려와? 오빠두 엄마 아빠 다 죽었구 우리집서 맨
날 구박받잖아.
우진 ... 구박 아냐. 그런거 아냐. 누가 그러니?
여동생 동네 사람들이 다 그러는걸? 울 엄마가 구박한대.
(하품) 나는...얼른.. 오빠 동아줄이 내려왔으면 좋겠다.
여동생 스르르 눈감으면.
우진 그대로 천장 바라보고 있는. 한참을
그러다가 우진 옆으로 돌아눕는다. 그리고 옷 속에서 십자가 목걸
이를 꺼내 본다. 엄마.. 하다가 꾹 참고 잠을 청한다. 머리맡에 놓
인 동화책의 그림.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는 오누이.
씬/8 고모네 마당 (이른 아침)
마당과 연결된 고모네 마루 미닫이가 아
직 닫혀있다. 새벽 어스름이 막 걷히기 시작하는 시간.
소리 계십니까?
씬/9 고모네 마루 (아침)
밖에서 부르는 소리. 고모방 문이 열리고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듯 부스스한 차림의 고모가 나온다.
소리 아무도 안 계십니까?
고모 (중얼중얼) 꼭두새벽부터 대체 누구야?
(밖에 대고) 누구세요? (드르륵 마루 미닫이 여는데) ? (표정)
씬/10 아이들 방 (아침)
자고 있던 세 아이. 우진이 잠에서 깨어나
는 기척. 밖에서 나직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일어난다. 방문 살짝
여는.
로만 칼라의 신부 베드로의 모습이 확 들
어온다.
씬/11 마루 (아침)
베드로 이탈리아에 있다가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하다가 말 멈추는 베드로 신부, 방문 앞에
서 있는 우진을 본다.
베드로 안드레아..
우진? 베드로 신부의 눈에 눈물이 맺혀 온
다. 이윽고 우진의 앞에 앉아서 우진의 손을 잡는 베드로.
베드로 (갈라지며) 니가... 우진이니?
우진 (표정) 누구세요?
베드로 나는...나는 네 외삼촌이야. (눈물)
우진 ?!
씬/12 아이들 방 (아침)
우진의 앞에 잔뜩 놓여진 선물들. 따뜻해
보이는 겨울코트. 모자 장갑. 바지와 쉐타. 신발까지 완벽하게 갖
춰져 있다. 그리고 학용품들과 장난감들. 사촌동생과 여동생 들춰
보며 우와~ 감탄하면서 보는데.
여동생 오빠 그럼 외삼촌이면 죽은 오빠 엄마네 동생이야?
우진 ..그런가봐.
사촌동생 와 형은 좋겠다. (장난감 들고)이거 나주면 안돼?
우진 사 가지고 온 선물들 중에 의사 놀이
세트를 들어본다. 보는 표정.
씬/13 함바집 (아침)
베드로 신부와 고모부 앉아 있는.
베드로 신부 함바집 내부 보는. 술병들 늘
어서 있는 것 본다. 아이들이 자랄 환경이 아니다 베드로 신부 착
잡하다. 고모 커피를 타 가지고 온다. 잔 내려놓고.
고모 (냉큼) 그래 데려 갈 건가요?
베드로 (난감한) 사실은 제가 사제관에서 아이를 키울만
한 입장은 못 됩니다.
고모 (노골적인 실망)
고모부 (못마땅한 눈초리)
고모 (찔끔) 아, 못 데려 간다 잖아요. 그러니 우
리만 계속 뼈 골 빠지게 생긴거지 뭐.
베드로 죄송합니다. 물론... 정 키우기가 어려우시다면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그렇지만 우진이 본인이 그걸 원할지도 잘 모르
겠고 .. 만일 여기에 계속 있게 된다면 앞으로 매달 생활비를 제가
조금 보태게 해주시는 건 어떨지요.
고모 ?! ...생활비요?
베드로 제가 상속받은 재산도 저는 어차피 사유 재산을
가질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그것도 우진이 몫이고.
고모 재산.. 이라구요? 아니 그게 대체 얼마나
되죠?
베드로 ?! (난망한 표정)
씬/14 아이들 방 (낮)
우진에게 베드로 신부가 가져온 옷을 입혀
주는 고모.
고모 이게 얼마 짜리 들이야? 돈이 많긴 많은가
보네.
좋아 죽는 고모. 말끔하게 차려진 우진.
고모 우진아..(하다가) 너 이 집에서 나가고 싶
니?
우진 !! ....잘못했어요. (고개 푹 숙인다) 잘못
했어요 고모.
고모 아니 너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거야?
(그러다가) 하여튼 오늘 니 외삼촌이 너보고 자기랑 살자고 그래
도 넌 절대 집에서 못 나간다고 그래야 한다. 알았지?
우진 (잠시 그러다 끄덕 끄덕)
고모 너 똑바로 들어! 너네 엄마 얼마나 독한 년
인지 고모가 말했지? 네 외삼촌도 똑같은 물건들이야. 이 집에서
나가면 니가 고아원 밖에 갈데가 더 있을 줄 알아?
우진 (표정)
고모 지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 은공 모르면 사
람도 아니지.
씬/15 고모네 집 마당 (낮)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는 베드로 신부. 우
진이 고모와 함께 나온다. 베드로 신부 반갑게 웃는다.
베드로 옷이 잘 맞는구나. 가자.(손 잡아주는데)
우진 (당황스럽다 고모를 돌아보며)
베드로 방학인데 요즘은 뭐하고 놀아?
우진 (건성으로) 썰매랑 ..팽이치기요.(고모를
다시 돌아본다)
고모 표정에 결국은 우진 베드로 신부의
손에서 손을 비틀어 뺀다.
씬/16 짜장면 집 (오후)
짜장면 허겁지겁 먹는 우진. 베드로 신부
가 보다가 짜장면을 우진의 그릇에 덜어 주는데.
베드로 짜장면 좋아하는 구나?
우진 (좀 창피해진다 멈추고 지레) 아니예요. 자
주 먹어요. 고모가 자주 사주세요.
베드로 (안쓰럽게 보는 그러다가) 군만두도 먹어라. (밀
어주면)
우진 (그대로 본다) 군만두는 안 먹을래요.
베드로 왜? 군만두 싫어하니?
우진 ... 군만두는 희진이가 좋아 하는데..
베드로 (우진의 마음을 알겠는) 여기요. 여기 군만
두 4인분만 싸주세요. (본다) 저건 동생들 가져다주자.
우진 (풀어지는)
베드로 먹을래?
우진 웃으며 끄덕인다. 군만두 그릇 당겨
서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베드로 많이 먹어라. (짐짓 우드득 손 꺽는)
우진 ?
베드로 (찡긋 하는 표정) 날 이기려면 먹어 두는
게 좋을걸?
씬/17 눈 언덕 (오후)
베드로 신부와 우진 언덕 위에 서 있는. 아
랫쪽에 꽂혀 있는 깃발. 고무 다라와 빨래판으로 만든 썰매를 각
자 들고. 베드로 신부와 우진 하나 둘 셋!
두 사람 빠른 속도로 미끌어져 내리기 시
작한다.
서로 부딪히고 튕겨 나가고 그러다가 베드
로 신부의 썰매가 앞으로 쏠리는 거구의 베드로 신부 데굴데굴 앞
으로 굴러간다. 우진 눈 동그레져서.
베드로 (손 내민다) 이번엔 안 뺄 거지?
우진 (끄덕 군만두 다른 쪽에 들고 손 주는)
베드로 (뭉클하다) .... 외삼촌이랑 같이 안 갈래?
우진 (잠시)
베드로 고모네서 (말 고르는) 나오고 싶으면 나하
고 같이 가자.
우진 .... (한참을 그대로 그러다가 도리도리)
안 갈래요.
고모도 잘해 주세요... 학교 친구들도 있
구.. 희진이도 있구.. 안 갈래요. 괜찮아요.
베드로 .. 그래. 그래.. 대신 내가 자주 찾아오마.
우진 (역시 고개 숙인 채 끄덕 끄덕)
두사람 그렇게 손 꼭 잡고 가다가.
우진 .... 선물 고맙습니다.
베드로 맘에 들었어? 뭐가 제일 맘에 들었냐?
우진 의사놀이 세트요.
베드로 니 나이면 그런건 안 가지고 논다더라 그
래도 사오고 싶었다. 어린 시절에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미안해
서..
우진 괜찮아요 지금도 좋아요. (짐짓 씩씩하게)
아버지처럼 의사가 되고 싶거든요.
베드로 또 엄마처럼?
우진 ? ... 엄마요? (너무나 놀랍다)
베드로 (본다) ?
우진 우리 엄마도 의사였어요?
베드로 몰랐니?
우진 ... (두려운) 우리 엄마는.. 좋은 사람이었
나요?
베드로 (잠시 보다가 끄덕인다) 그럼... 그럼...
우진 그렇구나. 그렇구나 (웃으려는데 그러다
가 눈물 난다)
고맙습니다. (운다)
베드로 고맙긴 뭐가 고마워. (멈춰서 보고) 울지
마라.
울지마 우진아. 울지 마라. (눈물 닦아주려
는)
우진 고맙습니다.
베드로 (갈라지며) 고맙다는 말 그렇게 자주 하는거 아니야.
우진 (결국 엉엉 운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
다. 짜장면 사줘서 고마워요. 나를.. 찾아와 줘서 고마워요. 같이
살자고 해줘서 고마워요 삼촌. 그리고..우리 엄마가 좋은 사람이라
고 해줘서 ...엄마가 좋은 사람이라고 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삼
촌..삼촌..
베드로의 품에 안겨서 엉엉 우는 안드레
아.
씬/19 고모의 집 마당 (아침)
고모와 고모부 나와 있는. 베드로 신부를
배웅하는 모습.
베드로 신부 옆에 꼭 붙어 있는 안드레아.
베드로 그럼 잘 부탁 드립니다.
고모 부탁은 우리가 드려야죠. (가식적인 웃음)
그거는.. 매달 말일 날 보내 주세요.
베드로 네..네 그러죠. (우진에게 짐짓 웃으며) 전화 자주 하
고 번호 알지? 편지도 하구. 주소도 알지?
우진 (짐짓 웃으며 끄덕 끄덕)
베드로 신부 우진을 끌어 당겨서 기도한
다.베드로 잠시 기도하고 우진을 놓는데. 우진 베드로 신부의 옷
을 꼭 쥐고 있는. 베드로 신부 아프게 보고 다시 웃어 보이고 돌아
서려는데 우진 다시 꽉 잡는다.
베드로 같이..갈래?
우진 (그제서야 스르르 푸는 고개 떨구고 도리
도리 한다)
베드로 신부 잠시 보고 맘 아파 그대로 돌
아서 걸어간다.
씬/20 기차역 (아침)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베드로 신부의 표
정. 아무래도 마음이 진정이 안 되는 듯 서성거리는데. 빠앙~ 하
고 기차가 들어온다.
씬/21 함바집 (아침)
우진 식탁 닦는 얼굴. 그러다 힘없이 자리
에 앉는데. 들어오는 산촌동생과 고모. 사촌 동생 베드로 신부가
사다준 우진의 옷을 입고 있다. 우진 ! 고모 보면. 고모 시선 피하
는.
사촌동생 형 엄마가 이거 나 입으래.
고모 (머쓱 우진에게) 너 요즘 하루가 다르게 부
쩍 부쩍 크는데 새 옷이 가당키나 해? 동생한테 양보해.
우진 (입술 깨물며 고개 숙인다) ...네...
고모 뭐하고 서 있어? 배달 밀렸는데 얼른 안 움
직여?
우진 ...네.
우진 반찬 쟁반에 국밥 챙기는. 그리고 나
가려는데.
고모 이거두 가지고 놀아라. 이거 가지고 놀구
의대 가야지.
우진 ? 돌아보면 고모가 어느새 가져 온 건
지 의사 놀이세트를 꺼내 들고 있다. 우진 ?!
사촌동생 진짜? 진짜 이것도 내가 가져두 돼?
고모 그럼~
우진 ... (떨리는) 주세요.
고모 (본다) 뭐야?
우진 주세요. 그건 안되요. 제꺼예요.
고모 (코웃음) 웃기도 있네. 꼴에 의사 새끼라
이거지?
니 나이가 몇인데 이걸 가지고 놀아?! (자
기 아들에게 주려는데)
우진 줘요! (확 달려들어 빼앗는)
그 바람에 들고 있던 쟁반 와장창 깨지고.
고모 아니 이게 미쳤나? 이거 놔. 놓으라구
장난감 꽉 잡아 당기는데 우진 절대 안 놓
치고 기어이 빼앗는 우진. 의사놀이 장난감 꼭 품에 안고 그대로
엎드린다.
고모 그대로 질리는 표정. 문 앞에 서 있
는 베드로 신부. 사촌동생도 울음 그치고 보고. 고모 들었던 부지
깽이 내리면. 그제서야 우진 천천히 눈물 젖은 눈을 들어 본다. 베
드로 신부 분노와 가슴 아픔이 범벅이 된 얼굴로 보다가 성큼 성
큼 들어온다. 들어와서 우진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는 베드로 신
부. 우진 의사놀이 세트 꼭 안은채로.
베드로 (툭툭 옷 털어주는) 가자.
우진 ..(끄덕)
베드로 신부 우진의 손을 잡고 걸어 나간
다. 멍하니 아무것도 못하고 서 있는 고모.
씬/22 달리는 기차 외경 (황혼)
바닷가를 따라 달리고 있는 기차의 모습.
씬/23 기차 안 (황혼)
베드로 신부와 우진 나란히 앉아 있다. 손
에 십자가 목걸이를 꼭 쥔.
우진 엄마가 걸어준 거래요.
베드로 그렇구나.
우진 (목걸이 보다가) 외삼촌. 처음 봤을 때 절
부른 이름이 뭐였죠?
베드로 안드레아 말이니? 그건 네 세례명이다.
우진 울 엄마두 절 그렇게 불렀나요?
베드로 ... 그렇게 불렀다.
우진 그럼 외삼촌도 앞으로 절 그렇게 불러 주
세요. 안드레아라구.
베드로 (사이 손잡아 주는) ...안드레아야.
안드레아 ...네. 네 삼촌.
울 듯 웃는 안드레아. 손에 꼭 쥔 목걸이.
(F.O)
씬/24 경은의 차안 (낮)
(F.I)
17살 가량의 검은 원피스의 소녀 은하. 금
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하얀 얼굴. 경은 은하의 손을 걱
정 말라는 듯 토닥여 준다. 단정하고 강해 보이는 40대의 여의사.
은하의 손에 쥐어진 십자기 목걸이가 보인다. 안드레아의 것과 비
슷하다.
경은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죠?
운전사 거의 다 왔습니다. 지루하시면 창밖 보세요 선생님.
은하 흘낏 내다보면 차 모퉁이를 돌자 창
밖으로 푸
르른 바다가 펼쳐진다.
씬/25 공터 (낮)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꼬마 대장인 태
석과 서 있는 안드레아. 다른 천사원 아이들 두 사람의 눈치보고
있는데.
안드레아 좋다. 이번에 니가 이기면 내가 신부님한테 얘기해서
너 미사 볼때 복사 더 이상 안 하게 해줄게.
태석 진짜지?
안드레아 형이 거짓말하는 거 봤어? 대신 내가 이기면 앞으로
너 젬마 수녀님하고 마리아 아줌마한테 아이스케키 절대로 안하는
거다. 맹세 하는거다. 알았지?
태석 사나이 대 사나이로 약속한다!
안드레아 자식 별 데 다 사나이를 갖다 붙인다. (머리 흐트러뜨
리면) 그리고 임마 앞으로 나한테도 형이라고 불러.
태석 우씨...그건 꿈도 꾸지마!
안드레아 두고 보자. (씨익 웃는) 자 그럼 간다!
태석 하나 둘 셋!
태석과 안드레아 썰매 판으로 미끌어지기
시작하는.
아이들 와아 하고 응원하러 뛰어 내려 오
고
빠른 속도로 미끌어져 내려오는 두사람의
썰매.
태석과 안드레아 깃발을 향해 내려오는
데.
안드레아가 빠르다 안드레아 마지막 지점
에서 묘기하듯 한바퀴 구르고 깃발을 나꿔챈다.
아이들 와! 와! 환호하는데. 안드레아 퍽
엎어져서
안 일어 나는 표정. 태석 놀라서 ?! 아이들
도 놀라서.
태석 형! 안드레아 형! 괜찮아?
아이들도 형! 하고 달려 드는데. 태석 혀
엉! 한번 더하다가 벌떡 일어나 가려고 하자 턱 태석의 발목을 잡
는
태석 ? 안드레아 찡긋 씨익 웃으며 깃발을
들어 보인다.
안드레아 앞으로 계속 형이라고 불러라?
태석 !! 아 씨이!!
씬/26 성당의 외경 (낮)
성당과 사택 천사원 아이들의 숙소. 그리
고 수녀님 숙소인 수녀원 등이 보여진다.
씬/27 사택 거실 (낮)
거실을 정리하는 베드로 신부. 어딘가 초
조해 보인다.
젬마 수녀님과 마리아 아줌마 (밥 아줌
마) 과일과 찻잔을 준비하고 있는.
젬마 신부님 어떤 앤가요? 남자앤가요 여자앤가
요? 성격은 어떤 가요?
베드로 글쎄요. 자세히 듣지 못했습니다. 워낙 갑
작스럽게 연락을 받은 거라서.
젬마 근데 아이를 맡기러 오시는 분이 굉장히
유명한 의사시라죠? 티브이에도 나온다고 그러던데요? 신부님 하
고 어떻게 아는 사이세요?
마리아 젬마 수녀님 한번에 하나씩만 물어봐. 그게 그렇게 안
되나?
젬마 (마리아 꾹 찌르고) 어머머 죄송합니다 신
부님.
마리아 근데 안드레아도 같이 있는게 좋았을 텐
데. 왜 갑자기 애들하고 내보내셨어요?
베드로 (안드레아란 말에 표정) 안드레아는 언제
나갔나요?
마리아 한시간도 안됐어요. 올려면 좀 걸릴거예
요.
준비가 얼추 다 됐는데 저희는 나가 보겠
습니다.
베드로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두사람 나가면. 베드로 휴우~ 하고 자리
에 앉다가 ! 다시 벌떡 일어난다. 한켠 테이블에 놓인 안드레아의
사진에 당황하는 베드로 신부. 얼른 일어나 사진들을 치운다.
서랍장에 사진 넣는데. 현관 문 소리가 들
린다.
젬마 (어느새 들어와서) 신부님 오셨어요!
베드로 신부 당황해서 서랍장을 닫고 돌아
보면 경은이 들어선다. 베드로 신부와 경은의 시선. 두 사람 정중
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눈다. 베드로 신부 경은의 뒤에 서 있
는 은하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은하 인사하는.
경은 은하예요. 조은하. 아이를 이렇게 선뜻 받
아주신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신부님.
베드로 ...(검은 상복 차림의 은하를 보는)
은하 (눈 내리깐 표정)
씬/28 사택 앞 (낮)
젬마 수녀님 호기심에 귀 바짝대고 듣고
있는 표정.
그러다 문 열리자 후다닥 먼산 보는 표정.
은하가 짐을 들고 나온다.
씬/29 은하의 방 (낮)
은하 짐 들고 들어선다. 마리아 아줌마 은
하 짐 들어주고
젬마 수녀 호기심에 따라 들어오는.
젬마 정말 살결이 하얗구 이쁘다. (마리아에게
푹 찔리자 표정) 어느 성당 다녔니?
은하 ....성당... 다녀야 하나요?
젬마 안 다니니? 어머 아까워라.
마리아 아, 아깝긴 뭐가 아까워! (하고 은하에게) 여긴 그런거
안 따진다 걱정 마라.
젬마 그래도 아까운 건 아까운 거예요. 아유 이
렇게 이쁜 애한테 어울릴 세례명이 얼마나 많은데. 아그네스 베로
니카 엠마 그리고 젬마 (자기 이름이다 뿌듯한)
마리아 (잡아끈다) 그만 하고 나갑시다. 아 안나와? (재촉한
다)
젬마 아, 알았어요.(흘기다가 은하에게) 그럼
잘 쉬어라? 심심하면 나와서 성당 구경하구 응? 만나서 반갑다.
(웃는)
두 사람 나가면 은하 잠시 방안에 서 있
는.
가만히 서 있는 은하.
씬/30 사택 (낮)
베드로 신부와 경은 그렇게 침묵속에 있
는. 그러다가.
경은 그동안 잘 지냈니?
베드로 ...
씬/31 공터 (오후)
아이들과 안드레아 불 피우고 고구마나
밤 같은 것들을
구워 먹는다. 안 먹겠다고 뻗대고 있는 태
석에게.
안드레아 태석이 너 얼른 안 오면 국물도 없다!
태석 (흥 하는데)
혜정 안드레아 오빠 오늘 우리 천사원에 새로
온다는 사람 누군지 알아?
안드레아 글쎄다...오빠도 궁금한데? (표정)
씬/32 아이들 숙소 앞 (오후)
은하가 숙소 앞으로 걸어 나온다. 답답한
듯 심호흡하는
그리고는 둘러보는 표정. 성당과 마리아
상 그런 것들이 어색하고 두렵다.
씬/33 사택 (오후)
경은과 베드로 신부 찻잔을 사이에 두고.
경은 배우 김미희 알지? 내가 은하 엄마 주치의
였어. 주치의로 쭉 지내다가 친구가 됐구.
베드로 (끄덕)
경은 하긴 여기저기 한동안 떠들썩했으니까. 부
도 나고 남편 자살하고 본인도 충격으로 쓰러져 가는 것까지 정말
한순간이었어. 재산도 전부 빚으로 넘어가고 은하만 남았어.
베드로 그래서?
... 그냥 둘 수가 없더라.
베드로 ....(그러다 한숨) 그게 그 아이를 맡은 진
짜 이유야?
경은 친구 딸이었어.
베드로 이유가 그것 뿐이야?
경은 (! 표정 그러다가 핸드백에서 담배 케이스
를 꺼낸다)
당황한 듯 라이타를 몇 번을 철컥거린 후
에야 불을 붙인다. 후 하고 연기를 뿜어낸다.
베드로 누나. 나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경은 ...그만 하자.
베드로 (심호흡) 난 누나가 안드레아를 버린 죄책
감으로 은하를 맡은 거라고 생각해...안드레아 대신에.
경은 그만해! (입술 떨리는) 그래 그래! 그 애 대
신이야! 그애 대신이야! 그걸 꼭 알아야 속이 시원하겠니?
베드로 (미안하다 그러다)...나는.. 쭉 누나를 위해
서 기도했어.
경은 니가 이탈리아에서 돌아 온 후, 내가 그
앨 버리고 재혼한 걸 안 후에 넌 한번도 날 찾아오지 않았어.
베드로 ...쭉 ....기도 했어 누나.
경은 (눈물 맺힌다)
베드로 안드레아를 ...그애를 다시 보고 싶지 않
아?
경은 (기어이 눈물 맺혔던 눈물 주르륵 흐르는)
베드로 누나!
경은 (눈물 닦는 감정 누르는) 그애는 아마 날
죽은 걸로 알고 자랐을 거야 그런 그애에게 지금 내가 바랄 수 있
는게 더 뭐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어린 시절에 죽어버려 애틋
하게 그립고 보고싶은 에미로 남는 거 밖에.
베드로 (표정)
경은 (표정 잠시 그러다가 일어난다) 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신부님. (인사하는)
베드로 (안타까운 표정으로)
씬/34 성당 앞 (오후)
차를 세워둔 곳으로 걸어나오는 경은. 운
전사 마중하고
차 쪽으로 걸어오던 경은이 멈칫 한다.
반대편에서 한 떼의 아이들과 안드레아가
걸어오고 있다. 경은 안드레아에게 시선이 가는. 그리운 기분이 든
다.
경은 자석에 끌리듯 안드레아를 바라보는
표정.
안드레아도 경은의 시선에 갸웃 하는데.
운전사 타시죠 선생님.
경은 응? 응.
경은 차에 타면서도 안드레아를 다시 한
번 돌아본다.
경은의 차가 떠나자 안드레아도 이상한 기
분에 한번 더
돌아보고.
씬/35 어느 집 앞(회상)
경은 열쇠로 현관문을 잠그고 돌아선다.
갓난아이인 안드레아를 들여다보는 경은.
고모가 아이들 달라고 재촉을 한다. 고모
부 고모를
말리고 경은을 달랜다. 경은 마지못해 아
이를 내어주는데
울기 시작하는 안드레아. 고모와 고모부
돌아서려는데
경은 다급한 잠시만요 잡고 목걸이를 빼
서 걸어준다. 좋아하는 아기 안드레아. 좋아하는 얼굴을 보며 웃
는.
경은 잘가라 내 아기. (눈물 젖은 눈)
씬/36 차안 (오후)
뒷좌석에 앉아 있는 경은의 표정.
씬/37 성당 안뜰 (오후)
아이들 성당안으로 뛰어가고 안드레아는
여전히 석연찮은
한번 더 돌아보는데 젬마 수녀님이 기다리
고 있었다는 듯 호들갑스레 나온다.
안드레아 왔어요?
젬마 왔어!
안드레아 나이는요?
젬마 너랑 같은 2학년.
안드레아 정말요? (좋아한다) 괜찮아 보이는 녀석인가요?
젬마 응! (하다가) 아니다.
안드레아 아니..예요?
젬마 아니 그게 아니라. 녀석이 아니야. (싱긋)
여자애야!
안드레아 네에?
젬마 얘, 걔 너무 이쁘다?
씬/38 성당 안 (낮)
성당 안을 구경하고 있는 은하. 둘러보는
모습. 그러다가 고해성소를 보고 ? 삐걱 열어 본다. 잠시 망설이다
가 그 안으로 들어가 보는 은하. 주머니에서 목걸이를 꺼내 만지
작 거린다. 잠시 그러다가.
은하 이런 고백도 해도 되나요? (잠시 그러다
가)
.... 아빠가 미워요. 엄마도 미워요...자기
들만 그렇게 떠나 버린 이유를 모르겠어요. 믿을수가 없어요. (눈
물 그렁 입술 깨 무는) 난 다시는 누구도 믿지 않을 거예요.
하는데 삐걱 하는 소리가 난다. 은하 흠칫
놀라서 보는데
안드레아가 청소 도구를 들고 들어오고 있
다.
은하 놀라서 얼어붙은 듯 안드레아 바로
가까운 곳에 청소 도구를 내려놓는다. 그러고는 중앙으로 가서 성
호를 긋는 모습. 짧게 기도하는 안드레아.
그러다가 완전히 바닥에 몸을 엎드리는 안
드레아.
사제 서품의 자세로 몸을 편안히 엎드려
눈감은 행복한 표정. 은하 그런 안드레아가 신기하다. 구멍을 통
해 보려고 고개를 빼는데 그러다가 스르륵 목걸이가 성소 밖으로
떨어져 버린다. 안드레아 소리에 눈을 뜨는데.
은하는 못보고 떨어진 목걸이를 주으려고
가만히 문을 민다. 손을 밖으로 빼보지만 너무 좁다. 다시 문을 여
는데
홱하고 열리는 성소 문. 바로 코앞에 안드
레아가 서 있는. 은하 ! 안드레아 ! 얼른 목걸이를 줏으려고 하다가
은하 확 안드레아에게로 중심이 쏠리며 넘
어진다.
콰당 두 사람 넘어지는데. 은하 당황하는
표정. 넘어진 안드레아는 어? 하고 옆의 목걸이를 집어들고 ? 보는
데.
내 꺼 하고 비슷하네 하는 표정으로. 그러
는데 은하 당황해서 확 일어나 나가려는데.
안드레아 저기!
은하 돌아본다. 안드레아 이거하고 목걸이
를 내밀자 은하 확 가로채 다시 뛰어 나가는. 안드레아 은하를 보
는 표정.
씬/39 사택 (밤)
안드레아와 베드로 신부가 바둑을 두고 있
다. 골똘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베드로 신부.
안드레아 어쩐지 김미희씨 닮았다 그랬어요. 검은 옷을 입고 있
던데 그게 상복이었군요. (돌 놓으며) 근데 그애를 데려오신 분은
누구세요?
베드로 (본다... 떨리는) ...만났니?
안드레아 여자 분이시죠? 성당 앞에서 잠깐 뵌 거 같아요.
(바둑판 보다 시선에 문득 보면) ?
베드로 (시선 피하는) ... 인사는 했니?
안드레아 알았으면 인사를 드렸을 텐데. 전 모르니까.. 누구신데
요? 혹시 ..우리 친척인가요?
베드로 ! ..아니다. (하고는) 그냥.. 아주 오래 전
에 알았던 분이야. (하다가) 아무래도 오늘은 내가 집중이 안되는
구나. 그만해도 되겠니?
안드레아 에이 꼭 제가 이기려고 하면 이러시더라. 알았습니다.
오늘만 봐 드릴게요. (하고 척척 판 정리하
는 그러면서)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는 건 참 슬픈
일인 거 같아요.
베드로 (본다) .... 그렇구나. (그러다가) 안드레아야.
안드레아 네? (보면)
베드로 만일 (진정하려고 애쓰며) 만일 어머니나 아버지 중 누
군가 살아 있다면, 넌 그런 상상 해 본적은 없니?
안드레아 (머쓱) ... 아주 오래 전엔 그런 상상 해본 적 있지만...
에이 그럼 벌써 절 찾으러 오셨겠죠.
베드로 (!)
안드레아 걱정 마세요. 저는 이젠 괜찮아요 외삼촌. 그리고 ..제
가 엄마 아빠 두분 다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저는 돌아가셨지만 그
런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난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베드로 (안쓰럽게 본다)
안드레아 주무세요 (나가다가 돌아본다) 저기.. 은하의 집안 얘
기. 얼마 전에 신문에서 읽고는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만
날 줄 모르구요. 부끄러워요 잘못했습니다.
베드로 (끄덕) ..나도 (다른 의미가 섞인) 이렇게 다시 만날 줄
은 몰랐다. 잘못했다.. 내가 많이 잘못했구나.
안드레아 (알 듯 말 듯 무슨 얘긴가 보면) 외삼촌?
베드로 (진정하고) 아무 것도 아니다. (짐짓 미소) 잘 자거
라.
안드레아 나가면 베드로 신부 성모상 앞으
로 가서 기도
드리기 시작한다. 괴로운 기도다.
씬/40 아이들 숙소 복도 (밤)
들어오는 안드레아. 방으로 가려는데. 떨
어지는 물소리에 섞인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
씬/41 욕실 (밤)
안드레아 소리 따라 삐걱 문 밀고 들어오
는데.
물을 틀어놓고 쪼그리고 앉은 은하가 서럽
게 울고 있다
서럽게 서럽게 우는 은하.
안드레아 마음 아파서 어쩌지도 못하고 그
렇게 서 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하모니카 소리.
은하 물 잠그고 혼자 맥 놓고 앉아 있다가
소리 듣고
반응을 보인다. 어딘지 모르게 위안이 되
어 주는 하모니카 소리. 가만히 눈물 닦아 내는 은하.
씬/42 숙소 앞 (밤)
안드레아가 앉아서 위로하듯 하모니카를
불고 있다.
씬/43 교실 (아침)
남녀 공학 고등학교 교실. 안드레아 자기
옆에 빈 자리에
누군가 앉으려 할 때마다 양해를 구하고
있다. 미혜 들어오다 안드레아를 옆 빈자리를 본다. 이쁘게 생긴
여학생이다. 여자1,2 미혜 옆에 붙어 있고.
미혜 (안드레아 옆으로 와서) 저기 여기 비었
니?
남학생1 야 드디어 여왕님이 간택을 하셨다 이거지?
미혜 왜들이래? (흘기는) 좀 있으면 기말고사
라 안드레아 덕 좀 볼려고 하는건데. (안드레아에게) 괜찮니?
안드레아 (웃는) 미안. 오늘 여긴 선약이 되 있어서.
미혜 ! (자존심 상하지만) 그렇구나. 그 선약이
누군지 기대 된다 얘. 담엔 나한테도 기횔 주라.(한다)
종소리가 울린다. 이윽고 선생님이 은하
를 데리고
들어온다. 아이들 수근 거리는 소리. 반장
인 안드레아 일어서며 은하에게 미소 짓지만 은하 얼른 시선 내리
는.
안드레아 차렷! 경례!
아이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선생님 서울에서 우리 반으로 새로 전학 온 학생이다.이름은
조은하.다들 친하게 지내길 바란다. (하고 살피는) 어디 빈자리가
있지?
안드레아 (손드는)
어? 그런 거였어? 우우 남자아이들 야유하
고 난리들인데. 미혜 자존심이 상해 노려보고. 은하 당황하는 표
정.
안드레아 아, 아니야. 아는 사이야. 나랑 같이 산단 말야.
아이들 (어리둥절 수근 거린다)
여자1 천사원? ...거기 고아원이잖아.
미혜 바보 안드레아는 거기 원장 신부님 조카
란 말야.
여자1 그럼 쟤는?
은하 입술 깨문다. 안드레아 아무 생각 없
이 웃으며 손짓하고 은하 화난 표정으로 안드레아의 옆에 가서 앉
는다.
아이들 다시 우우 어울린다 멋지다. 하는
데.
선생님 교탁 두드리는.
선생님 자 조용히! (하는)
쉬는 시간. 아이들 수업 준비하는데 안드
레아는 싸늘한
은하의 눈치를 보고 있는. 그때 미혜가 다
가온다. 다가와
안드레아에게 한껏 친한척을 한다.
미혜 니네 집에 같이 살면 안드레아 네 친척인 거니?
(은하에게 손내민다) 안녕? 난 정미혜야 잘 지내 보자?
안드레아 어, 그게 (하면)
은하 (내민손 무시하고) 미안하지만 난 친척 같
은 거 아닌데? (사이) 난 고아야.
미혜 (어? 놀라고)
아이들 (조용해진다)
은하 고아 된지 얼마 안됐구. 그래서 천사원에
살게 됐어.
미혜 어.. 그래? 미안하다. 나는 (하다가) 하여
튼 반가웠어.
(안드레아에게) 미안해 (하고 자기 자리
로 돌아간다)
은하 (안드레아 보며 이게 니가 원한 거니) 거
봐. 아이들이 너까지 오해하잖아. 나한테 아는 척 하지마.
여자1 뭐 저런 기집애가 다 있어?
안드레아 (휙 돌아본다 처음으로 엄한 표정)
안드레아 보면 은하 자존심 상한 꼿꼿한
표정으로.
씬/44 학교 외경 (낮)
씬/45 교실 (낮)
영어 시간. 미혜 더듬더듬 읽어 내려가고
있는.
영어 그만 거기까지. 이 반 오늘 다 왜이래? 제
대로 못하니?
다음!
여자1 선생님 오늘 전학생 있거든요?
은하 휙 미혜들 쪽을 보는데 미혜는 모른
척. 안드레아 은하를 걱정스레 보는
영어 그럼 어디 전학생 실력 좀 테스트 해볼까?
안드레아 선생님 조은하는 오늘 전학 와서 예습도 못했을 거예
요.
은하 (일어나는)
영어 괜찮겠어? 그럼 54 쪽부터.
은하 (유창한 발음으로 수월하게 읽어 내려가
기 시작한다)
아이들 우와 보고 안드레아 안심 제법인
데 보는 표정.
미혜 얄밉다는 표정으로 은하를 본다. 은
하 읽다가 보고 있던 안드레아와 눈이 마주치는 안드레아 엄지손
가락 꼽아 보이지만 외면하는 은하.
씬/46 학교 앞 (오후)
은하가 나오는데 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
던 안드레아.
안드레아 같이 가자.
은하 (표정) 난 집에 혼자 가는 자유도 없니?
안드레아 외삼촌이 (하다가) 베드로 신부님이 꼭 기다렸다가 너
랑 같이 오라 그랬어. 여학생 혼자 산길 다니는 거 위험 하다구 너
처음이라 길도 모를거라구. 나도 자유 없어.
은하 (표정 다시 걷기 시작하는)
안드레아 (하다가 씩씩하게) 아까는 미안하다.
은하 (그냥 걸어가는)
안드레아 화났니? 나는 그냥 첫날이라서 니가 어색할까봐
은하 (걸음 멈추고 잘라) 화 안났어. 신경 쓰지
마.
안드레아 (보는)
은하 앞으로 나 신경 쓰지마. 난 너 같은애 상대
할 여유 없어.
안드레아 그래 알아.
은하 대학만 들어가면 그땐 이런 곳은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날테니까.
안드레아 알아.
은하 나는 혼자인게 편해 정말 좋으니까!
안드레아 알아.
은하 친구 같은 건 필요 없으니까!
안드레아 알아.
은하 (표정) 웃기지마 처음 만나는 니가 나에 대
해 뭘 알아?
안드레아 (힘주어) 알아! 나는 니 기분 알아.
은하 (눈물 맺히는) 같은 고아라고 다 똑 같은
줄 알아? 너처럼 이런 곳에서 태평하게 살아 온 사람이 지금 내 기
분 같은 거 알 리가 없잖아!
은하 확 앞으로 가면 우진 은하를 잡는다.
은하 (올라서) 이우진 너 정말 왜 이래?!
안드레아 (잠시 보다가) 미안 (손놓아 준다 따뜻하게 웃는) 왜
이러냐면 그냥 난 니 기분을 정말로 알 것 같고 너하고 친구가 되
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 니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난 노력할거야.
은하 (보는 그러다가 짐짓 빈정거리는) 실망할
걸? 니가 날 잘 몰라서 그러는데 실망할거야.
안드레아 (단호한) 실망 안해. 무슨 일이 있어도 실망 안 할거
야.
은하 (표정)
안드레아 (뒷 걸음질 치며) 성의는 난관을 극복한다. 기억해 줄
래?오늘부터 내 좌우명이거든. (앞으로 빙글 돌려 걸어가는)
은하 (보는 표정)
씬/47 사택 베란다 (저녁)
베드로 신부가 책을 읽고 있는데 은하가
차를 준비해서 베란다로 들어온다.
베드로 고맙구나. 향이 좋구나. (웃는)
은하 (망설이다가) 저 신부님. 우진이에게 앞으
로 학교 앞에서 기다리지 말아 달라고 해주세요. 저 괜찮습니다.
베드로 그게 무슨 말이니? 난 뭐라 그런적 없는
데?
안드레아 (소리) 베드로 신부님이 꼭 기다렸다가 너랑 같이 오
라 그랬어.
은하 (거짓말이었구나) 아, 아니요. 그게...아닙
니다 (하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하모니카 소리. 은하
돌아보는데.
베드로 안드레아가 부는 거다. 그녀석 어릴 때부
터 늘 힘들땐 저렇게 하모니카를 불었다고 하더구나.
은하 (표정)
젬마 (소리) 안드레아가 어릴 땐 신부님하고 같
이 안 살았지.
씬/48 식당 (저녁)
젬마 수녀와 은하가 설거지를 하고 있다.
젬마 여기 온게 한 열살 쯤 됐을 때였나?
은하 네...그럼 부모님이 그때 돌아가신 건가요?
젬마 아니지 부모님은 벌써 애기때 돌아가셨
구. 고모네 집에서 더부살이를 했다더라.
은하 (표정)
젬마 얘, 처음 여기 왔을 때 안드레아가 얼마나
삐쩍 말랐었을줄 아니? 고모가 애를 구박을 많이 했데. 맨날 굶기
고 때리고 공사판에서 밥 나르고 술 나르고 그러면서 살았단다
애 몸에 상처가 얼마나 많은지 내가 놀랜
걸 생각하면..
마리아 아, 그런말은 왜해! (어느새 들어온)
젬마 (어머나 찔끔)
마리아 (말린 그릇들 한가득 들고 들어오면 쯔쯧)
젬마 수녀님은 침묵 서약 같은거 안 하나?
젬마 (궁시렁 거리는데)
은하 (표정 깊어진 채로)
은하 (소리) 같은 고아라고 다 똑 같은줄 알아?
너처럼 이런곳에서 태평하게 살아 온 사람이 지금 내 기분 같은
거 알 리가 없잖아!
씬/49 성당 앞 (아침)
뛰어 나오는 안드레아. 으아 늦었다 늦었
어. 젬마 수녀 빗질하다가 안드레아와 부딪힐 뻔 한다.
안드레아 수녀님 이따 뵈요.
젬마 많이 늦었네! 자전거 타구가!
안드레아 손 흔들고 뒤뜰로 뛰어 가는데.
은하가 자전거 앞에 서 있는 표정. 안드레아 ? 은하 새침하게.
은하 너 때문에 나도 늦었잖아. (자전거 뒤에 앉
는) 뭐해 안 갈거니?
씬/50 학교 앞길 (아침)
은하를 뒤에 태우고 신이 나서 달리는 안
드레아.
등교하던 아이들 돌아보는 표정인데. 오다
가 미혜와 여자아이들이 그 모습을 본다.
씬/51 교실 (오후)
선생님 학기 말 전에 각반 환경 심사를 할 예정이
다. 그러니 오늘 청소에 각별히 신경 써 주기 바란다. 그리고 학교
앞 화단에 소나무를 한 반에 하나씩 맡아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을 하기로 했는데. 이번 주 주번이 누구지?
안드레아 손들며 은하 손도 같이 번쩍 손
들어 준다. 안드레아 은하에게 찡긋 하는데 그 모습 뒤에서 보는
미혜.
씬/52 복도 (낮)
복도 창문 열고 칠판 지우개 터는 은하. 안
드레아 와서 빼앗아 든다. 웃는 표정. 은하 표정. 그래 맘대로 해
라 하곤 짐짓 돌아서 들어오는데 안드레아 팡팡 터는 모습. 은하
돌아보면 미혜가 안드레아에게 다가서는게 보인다.
씬/53 학교 일각 (낮)
혼자 주전자에 물을 받아 오는 은하. 그러
다가 멈칫한다.
건물 뒷문에서 소리가 들려 온다.
미혜 (소리) 좋아해. 진심이야. 너하고 사귀고
싶어.
은하 ? 가서 보면. 뒷뜰에 미혜와 마주 서
있는 안드레아.
안드레아 (곤란한 표정) 대답 꼭 해야 하니?
미혜 해줘!
은하 (두근두근 한데)
안드레아 (입을 여는) 우선 날 좋아해 줘서 고맙다.
미혜,은하 (표정)
안드레아 그렇지만 난 아니야. 나는 널 좋아할 수가 없다.
짝 하고 뺨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은하 두
근 두근 하는데. 은하 숨어 있던 뒷문으로 뛰어 들어오는 미혜. 미
혜 은하와 시선이 마주친다. 은하 당황한다. 확 뛰어가 버리는 미
혜. 안드레아 무거운 얼굴로 들어오다가 은하가 서 있는걸 본다.
두사람 아무 말 없는. 안드레아 은하의 주전자를 받아든다.
안드레아 가자. 밥 먹어야지.
앞으로 걸어가는 안드레아. 은하 안드레아
를 본다.
씬/54 교실 (오후)
수업 계속 되고 있는데 미혜는 자기 자리
에 엎드려 있다.
은하 미혜를 돌아다본다. 걱정스럽다. 돌
아보고 안드레아 보면. 안드레아 묵묵히 문제 풀고 있다.
씬/55 교무실 (오후)
선생님들 옹기종기 난로 가에 모여서 차
를 마시고 있는.
여선생1 정말로 그 김미희 딸이래요. 담임 선생님한테 직접 들
었어요.
여선생2 맞구나. 어쩐지 애가 보통이 아니게 생겼더라.
남선생 그렇구나? 수업시간에 한번 다시 봐야지
근데 그 김미희
스캔들 많았죠? 아, 왜 남편은 기업하기 전
엔 폭력배였단 소문도 있었구.
수근 거리는데 교무실에다 출석부 가져다
놓던 여자1 다 듣고 있던.
씬/56 교실 (오후)
청소 시간.
아이들 왁스 청소하고. 창문 닦고 대청소
중이다.
여자1이 허겁지겁 달려오는 모습. 미혜에
게 가서 귓속말
하는 여자1. 미혜 눈 동그레 진다.
씬/57 학교 일각 (오후)
트리 장식 하고 있는 은하와 안드레아. 두
사람 다
아무말 없는. 그러다가 은하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은하 저번 우리 학교에선 이렇게 트리를 만들
고 여자애들이
소원을 적어서 나뭇가지 끝에 매달구 그랬
다?
안드레아 ...그래?
은하 주로 누구를 좋아한다. 누구랑 이어지게
해주세요 그런 것들이었지만. (하다가 불쑥) 냉혈한!
안드레아 ?!
은하 무신경! 여자 애한테 그렇게 솔직히 말해
버리면 어떡해?상처받는단 말야. 그런건 나도 좋지만 지금은 서로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 들어가서 사귀자 그렇게 얘기해 줘야 하
는 거라구.
안드레아 아아.... (하다가) 하지만 나는 대학에 들어가도 사귀
어 줄 수가 없으니까.
은하 그런 거짓말두 못하니?
안드레아 불치의 병이야. (웃는 그러다가) 미혜 얘기 비밀이다.
은하 (잠시 그러다가) 그런 얘기 벌써다 잊어 버
렸어 (새침)
트리 완성된 듯. 안드레아 남은 트리 장식
을 들고 먼저 가라는. 은하 먼저 돌아서 오는데.
씬/58 교실 (오후)
은하 드르륵 문 밀고 들어서는데 아이들
수근 거리다가 말 뚝 그치는. 은하 이상한 기분이 든다. 자기 자리
로 가가는데. 남학생1 불쑥 말 꺼낸다.
남학생1 그러고 보니 정말 많이 닮았다.
은하 ! 무슨 얘기야? 내가 누굴 닮았는데?
아이들 (조용)
은하 보다가 피식 웃고 있는 미혜와 시선
이 마주친다.
은하 정미혜! 얘기 해봐. 내가 누굴 닮았니?
미혜 왜 나한테 시비니? 어쩐지 한 잘난 척 한
다 그랬다.
은하 !
미혜 (일어나 은하에게 바짝) 잘난 척 하지 마.
너 전학 오고 반 분위기가 얼마나 이상해졌는 줄 알아?
은하 (표정)
미혜 툭하면 성질 피우고 여기가 니 성질 받아
주는 덴 줄 알아? 서울서 공주처럼 떠받들어지다가 이런 시골에 오
니
우린 만만해 보여?
남학생1 정미혜.. 야야 그만 해라.
미혜 그만하긴 뭘 그만해. 니들도 얘가 우리 무
시하는 거 다들 기분 나쁘다 그랬잖아. 그만 좀 잘난척 하라구 그
래봤자 싸구려 3류 배우 딸 주제에.
은하 (부들 부들 떤다)
미헤 안드레아한테 딱 달라붙어 가지고 니네 엄
마 닮아서 남자도 그렇게 잘 꼬시는 거니? 얘네 엄마 스캔들 메이
커였던거 니들도 알지? 게다가 니네 아빠는 전직 깡패였다며?
은하 미혜의 뺨을 때리는.
안드레아 (들어오다 본) 은하야!
미혜 이게 정말!
은하 (싸늘한) 내가 공주인게 그렇게 부럽든?
아님 (안드레아 시선으로 가르키며) 쟤한테 기껏 고백했는데 채인
분풀일 나한테 하는 거니?
안드레아 조은하!
은하 (무시하고 빈정거리듯) 하긴 니가 이러니
채였겠지.
미혜 (짝 때린다)
아이들 웅성 웅성. 채였어? 고백 한 거야
하는데. 미혜
눈물. 확 뛰어 나가는 미혜.
안드레아 미혜야! (하다가 은하에게) 너한테 정말 실망이다. 이
렇게 형편없는 아인 줄 몰랐어.(미혜를 따라 나가면)
은하 (표정)
은하 가방을 챙기는 아이들 조용한 분위
기. 가방 챙겨서
조용히 나서는 은하.
씬/59 학교 일각 (오후)
미혜 여자1,2에게 위로 받으며 울고 있는
데.
안드레아가 찾다가 발견한다. 다가서는데.
여자2 미혜한테 뭐라 그러지마. 미혜만 잘못한
거 아냐.
안드레아 ?
여자1 걔가 너무 건방지니까. 선생님들도 그랬
단 말야
걔네 엄마 스캔들 메이커였다구 그 엄마
에 그 딸이라
보통 아니겠다구. 지 엄마 얘기 몇 마디
한 걸로 애를 패니? 걔 지 아빠 닮아 깡패니?
안드레아 !
씬/60 성당 외경 (오후)
급하게 자전거 타고 들어오는 안드레아.
자전거 팽게치고 아이들 숙소로 뛰어 들어가는데.
씬/61 은하의 방 (오후)
안드레아 들어와 보는데 비어 있는 방안.
씬/62 가로수 길 (오후)
은하를 찾고 있는 안드레아. 그러다가 빗
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안드레아 버스 정류
장 밑에서는.
안드레아 (표정 그러다가) 대체 어디로 숨은거냐..(하다 !)
확 빗속으로 뛰어나가는 안드레아의 모
습. 뛰어간다.
씬/63 성당 (저녁)
문 삐걱 열리고 들어오는 안드레아. 뛰어
왔다.
빗물이 뚝뚝 떨어진다. 잠시 문 앞에 서서
그러다
천천히 무엇인가 확인한 듯 걸어 들어오
는. 그리고는 고해 성소 앞의 의자에 앉는다. 잠시 그렇게 앉아 있
는 안드레아. 그러다 심호흡하고 말하기 시작한다.
안드레아 고백합니다.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절대로 실망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친구가
되겠다고 장담해 놓고 마음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잠시 그러다가)
은하야 ..미안하다. (그러다가) ....미안해.
난 니 친구가 될 자격이 없나보다. (잠시 그러다가 일어나는데 잠
시 그러다 돌아서서 걸어가는데)
은하 (소리) 나쁜 놈!
안드레아 표정. 돌아본다. 고해 성소에서
나와 서 있는 은하.
은하 나쁜놈! 실망 같은거 안 한다고 해놓구!
다 안다고 그렇게 말해 놓구. 세상에 혼자 남은게 어떤 건지 혼자
남겨진게 얼마나 억울하고 분한건지 안다고 그래놓고.
안드레아 (다가서면)
은하 오지마! 가. 가버려. 너도 다른 사람들처
럼 가버리란 말야. (갈라지며) 엄마처럼 아빠처럼 너도 가. 가란말
야.
안드레아 (앞에 선다)
은하 (눈물) 가버리란 말야...
안드레아 (눈물 닦아주면)
은하 (울다가 안드레아의 손을 잡는. 손을 꼭 쥔
다) ....(이윽고) 가지마. (한번 더) 가지마... 친구가 돼 줘. 니가 장
담했으니까. 친구가 되준다구. 장담했으니까. 이젠 내가 혼자가 아
니라구 니가 그랬으니까..(울면) 가지마. (하는데)
안드레아 (손 꼭 잡고) 그래. 안갈거야. 이제부터는 내가 니 옆
에 있을거야. 쭉 있을게. 내가 니 아빠도 엄마도 친구도 되면 되잖
아. 응? 그럴게 약속할게. 응?
은하 울고 안드레아 맘 아프게 그렇게 있
는 두 아이.
씬/64 성당 외경 (밤)
크리스마스 성가가 울려 퍼진다.
씬/65 성당 (밤)
크리스마스 미사 중이다. 젬마 수녀님 두
리번거린다.
젬마 (돌아보며 꼬마들에게) 너희 안드레아형이
랑 은하 누나 못봤니?
씬/66 학교 운동장 (밤)
은하 크리스마스 트리에 무엇인가 묶는 쪽
지를 묶고 있는
포즈다.
안드레아 (소리) 지금 스위치 올린다!
하는데 갑자기 각반에서 만들어 둔 트리
에 반짝이는 불빛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은하 우와~ 감동하는
데. 어느새 뛰어나와 옆에선 안드레아. 두사람 짝 손바닥 마주친
다.
안드레아와 은하. 트리 아래 나란히 앉아
서 있는.
두사람 작은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두사람 캐롤송 부르고 있는데 안드레아 트
리에 달린 쪽지를 발견한다.
안드레아 어 이게 뭐지? 야 이거 니가 말한 그런 쪽진가 부다.
은하 (자기 꺼지만) 으응.. 그런가보네? (하고
는) 너는 무슨
소원 같은 거 없어?
안드레아 소원? 음 있지. 우선은 내년에 공부 열심히 해서 꼭 같
이
대학 가는거!
은하 나도.
안드레아 약속!
두사람 손가락 거는데. 눈송이가 하나 둘
날리기 시작
한다. 안드레아 어? 하는. 벌떡 일어나 하
늘 본다.
안드레아 와 눈이다. 눈이야. 야 정말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데?
은하 (일어나) 그러게 정말 눈이네? (신비로운
듯 하늘 보는데)
안드레아 조은하!
은하 (보면) 응?
안드레아 (웃으며) 메리 크리스마스.
은하 (깊어지며) 메리 크리스마스.
은하와 안드레아 두사람 마주 보고 웃는
표정. 그 두사람의 모습 천천히 작아지고 또 천천히 어두워지면서.
어린우진 (소리) "하느님 ! 우리를 살리시려면 새 동아줄을 내려
주시고 죽이시려면 썩은 짚 동아줄을 내려 주세요 !"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새 동아줄을 내려 주
셨습니다.
두 아이는 새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
갔습니다.
엄마 아빠를 잃은 오누이는 그후에 오빠
는 햇님이 되고 동생은 달님이 되서 오래도록 사이좋게 세상을 비
추었답니다. 끝!
(F.O)
씬/67 대학 교정 합격자 발표 (낮)
(F.I)
합격자 발표를 보고 있는 안드레아와 은
하. 두사람 각자 수험표를 들고 번호를 찾는 있다!
은하,안드레아 있다! (각자의 번호를 찾은)
두사람 팔짝 팔짝 뛰는 표정. 얼른 전화하
러 가자 하고
겅중 겅중 뛰어가는데. 공중 전화부스로
달려가는 두 사람.
씬/68 성당 사택 (낮)
베드로 그래 알았다 수고 했다. (한다)
베드로 신부 끄덕 거리자 젬마 수녀님 마
리아 아줌마와 아이들 다들 보다 좋아서 팔짝 팔짝 뛰는 모습.
씬/69 기차 (낮)
기차 타고 내려 오고 있는 은하와 우진. 우
진 꾸벅 꾸벅 졸고 있는데 은하 햇빛 들어오는 것 손 펴서 막아준
다. 그러다가 주머니에서 솔잎을 꺼낸다 쪽지가 묶여 있던 솔잎이
다. 쪽지 열어보는 은하. 우진이에게.
은하 (소리)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한참을
더 숨어 있고 싶었어. 그치만 이내 너는 내가 숨어 있는 곳에서 날
찾아 내어 주었지. 화가 난 척 했지만 사실은 나는 그날 나를 찾아
준 니가 참 고맙고 예뻤어. 왜냐하면 날 찾아 준 사람은 그때까지
너뿐이었으니까.
은하와 안드레아의 첫만남 그리고 화해.
성당 고해성소 안에서의 만남들이 스쳐간다.
씬/70 바닷가 (낮 - 황혼)
은하와 우진 바다에 온. 두사람 와아!! 소
리를 지른다.
두 사람 바닷가에서 노는 모습. 뛰어가고
잡고 행복한
은하와 우진 그 모습위로 편지가 계속 된
다.
은하 (소리) 그날부터 쭉 나도 널 찾아내 주고
싶었어. 앞으로의 어느 날인가 이번엔 내가 널 찾아 내는 날이 온
다면 너도 그날의 나처럼 나를 그렇게 예뻐해 줄까? 내가 널 좋아
하는 것처럼, 이렇게 마음이 아플 정도로 널 좋아하는 것처럼 너
도 날 좋아해 줄까? 좋아해 진심이야 우진아.
석양이 지는 바닷가에 은하와 우진 두사
람 나란히 앉아 있다. 안드레아 뭔가 결연한. 은하 솔잎에 붙은 쪽
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은하 입 열려고 하는데.
은하 우진..(하는데)
안드레아 (먼저) 은하야.
은하 (본다)
안드레아 나 할말 있어.
은하 ? (보는데)
안드레아 (미소) 나 오늘 너한테 고백할거 있다?
은하 고백...? (두근두근 거린다)
안드레아 더 이상은 나 마음이 터질 거 같아서 혼자 간직하지는
못 할거 같은데.. 들어 줄 수 있니?
은하 ... (겨우 끄덕이는데)
안드레아 (앞 본다 한참 그러다가) 난 항상 궁금했어. 모두 다 나
를 안드레아 라고 부르는데 넌 왜 항상 날 우진이라고 부르는 건
지 궁금했었어.
은하 (표정) 그저.. 그냥 .. 아무도 불러 주지 않
는 네 우진이란 이름이 가여워서..어쩐지 안드레아란 네 이름이 나
는 조금 두려워서.. (알듯 말 듯)
안드레아 역시 너는 내가 그 이름과 평생을 가리라는 걸 이미 알
고 있었구나.
은하 ?! (본다)
안드레아 은하야... 나는 오래 전에 결심한게 있어. 오래 전 안드
레아라고 불리기 시작한 어느 날 이미 난 선택 했었어.
은하 (본다)
안드레아 나는 신부가 될 거야.
안드레아 진지하고 맑은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은하 !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겠는 얼굴로 안드레아
를 보는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