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오타와만해도 작년까지는 여름 방학때 캠프에서 한국 아이들을 보는게 쉽지 않았는데... 올해는 참 많이들 왔구나... 어떤 장단점이 있나..한번 보셨으면..합니다. 한국 초등생은 캐나다의 ‘봉’이야? 지자체마다 교육재정 확보 위한 유치 열기 후끈 … 방학이면 밴쿠버 한 곳에만 5000~6000명 유학ㆍ연수 '짭잘한 수익원' “엄마!” “이리 와. 그쪽이 아니라니까!” 7월7일 오후 캐나다 밴쿠버 공항. 이국 땅에서 들리는 모자간의 한국어 대화가 낯설지 않다. 가만 살펴보면 꽤 많은 한국 ‘꼬마’들이 공항 이곳저곳을 호기심 찬 눈으로 두리번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혹은 전문기관 인솔에 따라 캐나다 어학 연수를 온 초등학생들이다. 여름방학 시작 전인데도 벌써 많은 아이들이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개중에는 연수가 아니라 아예 유학을 목적으로 온 아이들도 적지 않다. 방학을 이용한 3, 4주 코스의 단기 어학연수가 시들해진 반면 6개월 이상 장기연수 또는 유학이 각광받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밴쿠버야 워낙 영어 학습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습니다. 초등학생도 마찬가지예요. 현재 캐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 중 80~90%는 한국인일 걸요. 지금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제유학원 밴쿠버지사 김진덕 이사의 설명이다. 한국 초등학생이 가장 많은 곳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위치한 밴쿠버 지역이다. 온타리오 주의 토론토가 다음. 캘거리가 있는 앨버타 주, 요즘 한국 이민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마니토바 주 등지에서도 한국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밴쿠버에서 교육 관련 사업을 하는 김건씨는 “부모와 함께 유학 와 있는 아이가 적어도 2000여명은 될 것이다. 여기 유학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나홀로’ 유학을 감행한 학생이 500여명, 여름방학을 맞아 연수차 온 아이들까지 다 합치면 7월 밴쿠버의 한국 초등학생 수는 5000~6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캐나다 밴쿠버 스탠리 파크의 원시림 영어 학습장소로서 캐나다의 가장 큰 매력은 미국에 비해 입·출국이 자유로우면서 상대적으로 싼값에 북미식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교민이 유난히 많이 살고 있는 것도 강점. 그러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캐나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외국 학생 유치 노력이다. 1인당 1년 소요비용 4000만원 안팎 ‘지역경제 한몫’ 한국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은 광역 밴쿠버에는 모두 18개의 시(city)가 있다. 시 하나의 넓이는 대충 일산 신도시만하다. 각 시마다에는 교육청이 따로 있고, 외국인 학생 유치작업 또한 이 시교육청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각 시의 교육 재정이 독립돼 있는 까닭에 확실한 수입원인 외국인 학생 유치는 매우 중요하다. 캐나다 단기유학 전문업체인 ‘토피아아이비클럽’(이하 토피아) 박종석 원장은 “캐나다 어린이는 공립 초등학교 수업료를 전액 면제받는다. 그러나 외국 학생들은 1년에 1만~1만2000캐나다달러(이하 CAD, 1CAD=약 870원)를 시교육청에 납부해야 한다. 이 돈은 주로 관내 초등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초등학생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부모 중 한 명, 대개 어머니와 함께 캐나다 생활을 시작한다. 한 사람이 1년간 생활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잡아 1만CAD. 이것도 집을 통째로 얻는 대신 원룸을 빌려 생활하는 등 비교적 간소한 생활을 했을 때를 기준 삼은 것이다. 여기에 각종 추가학습 비용까지 더하면 초등 유학생 1인당 캐나다에서 소비하는 돈은 1년간 4000만원 안팎이 된다. 이에 비하면 비행기 운임 합쳐 400만~500만원인 3, 4주짜리 단기 어학연수 쪽 수익은 상대적으로 하찮게까지 느껴진다. 특히 방학 때만 운영되는 초등학생 대상 영어캠프는 더욱 그렇다. 매해 7월, 12월마다 수천명의 한국 초등학생들이 캐나다 어학연수를 오지만 지자체가 별다른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 또한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외국학생 대상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줄리 랜슨씨는 “한국 학생을 많이 받는 학원이라도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방학철만 되면 한인 거주지를 중심으로 밴쿠버 전역에 활기가 도는 것은 사실이다. 연수생들을 통해 적지 않은 돈이 풀리기 때문이다. 학교도 외국인 학생을 여럿 받으면 그만큼 시교육청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유치에 적극적이다. 다만 외국인 학부모, 현지 학부모 모두 외국인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싫어하는 만큼 한 반에 2명 이상은 받지 않는 편이다. 각 시교육청은 외국인 학생, 특히 한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내에서 개최되는 영어연수 및 유학박람회에 참여하거나, 대표단을 파견해 유학알선업체들을 상대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한다. 사설기관으로서 캐나다 지자체와 국내 유학원 간 연결 역을 맡고 있는 ‘주한 캐나다교육원’ 한유진 원장은 “요즘에는 밴쿠버 지역 외 도시에서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웨스트밴쿠버, 버나비, 서리 등의 시는 이제 거의 포화상태에 와 있기 때문이다. 대신 밴쿠버 지역에서도 좀 외곽에 있는 미션시나 근처의 프린스조지, 나나이모, 캡룹스 등에서 홍보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한 캐나다교육원’에 지역 소개자료를 보내오는 도시만 48곳에 이른다. 시교육청이 외국인 유학생에게 제공하는 편의는 다양하다. 미리 신청하면 공항에 마중을 나와주고, 직접 ‘가디언’ 일을 맡기도 한다. 가디언이란 만 18세 미만 학생이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고 유학을 올 경우 의무적으로 지정하게 돼 있는 법적 보호자다. 가디언을 지정해야만 유학 비자가 발급된다. 교육청 공무원이 이 일을 맡는 것은 제 구실을 다하지 않는 가디언들이 제법 많기 때문이다. 이 가디언들은 학생에게 특별한 일이 생겼는데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거나, 학생의 유학생활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다. 그럴 바에야 다소 엉성하더라도 공무원이 직접 학생 부모와 연락을 취하기 위해 가디언 일을 자임하고 나서는 것. 이 경우 연 2000~3000CAD 정도 되는 가디언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시교육청, 홈스테이 주선 협조 등 전폭적 지원 그러나 이는 초등 유학생들과 상관없는 일이다. 시에 따라 규정이 조금씩 다르나, 초등학생은 반드시 부모나 4촌 이내의 혈육과 함께 거주해야만 유학을 허용해준다. 가끔 일단 입국은 함께 한 후 아이만 홈스테이나 친척집에 맡겨놓고 귀국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는 정석이 아니다. 그럼에도 상황에 따라서는 부모는커녕 아무 혈육이 없는데도 초등학생의 ‘나홀로 유학’을 허가하는 경우도 있다. ‘토피아’, ‘프레이저밸리 리더스클럽’ 등 이른바 ‘단기전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조기유학 전문업체와의 제휴가 대표적이다. 밴쿠버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졸업식. 한국 학생들의 모습도 드문드문 보인다.” 토피아는 단기전학 프로그램의 원조 격이다. 2001년 9월 시작한 프로그램의 핵심은 초등학교 4~5학년생의 캐나다 단기 유학(2년)을 전폭 책임지면서, 동시에 한국 교과 진도를 맞춰나간다는 것. 25명의 현지 직원이 1년에 두 기수, 각 50명씩인 학생들의 가디언과 한국교과 지도교사 일을 한다. 학생들은 공립초등학교를 다니며 일주일에 3회,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해 한국 교과과정을 지도받는다. 토피아 김상철 부원장은 “학생들은 모두 캐나다 현지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한다. 부모, 친척과 함께 거주하는 것과 비교할 때 영어 습득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 독립심과 바른생활 습관을 기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토피아 프로그램은 시교육청의 전폭적 지지 없이 불가능한 것이다. 토피아는 밴쿠버 지역 내의 델타시, 메이플릿지시 교육청과 독점적 제휴를 맺고 있다. 두 시는 토피아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위해 관내 5개 학교의 교실을 개방하는가 하면, 홈스테이 가정 물색에 적극 협조하고, 토피아 직원들에게 학생들의 가디언 역할을 일임하는 등의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육청 내에 각 6명씩의 전담 직원을 두고 있을 정도다. 그동안 초등 유학생을 받지 않았던 델타시가 첫 문호를 개방한 것이 단적인 예다. 토피아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1년에 약 40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상당액이 교육청과 지역민들의 수익으로 돌아감은 물론이다. 한 가정에 돌아가는 홈스테이 비용만도 연간 800~900CAD, 우리 돈으로 700만~800만원이나 된다. 메이플릿지 시교육청의 국제학생프로그램 담당 마이크 폴란 국장은 “한국 초등학생의 성공적 유학생활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질이 뛰어나고 5000년의 문화적 저력을 지닌 한국 학생들로 인해 캐나다 아이들도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토피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프로그램이 속속 생겨났다. 프레지저밸리 리더스클럽의 경우 밴쿠버 지역 내 미션시 교육청과 제휴를 맺고 있다. 그 외에도 서너 곳의 단기유학 전문업체들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캐나다 내의 모든 시가 초등 유학생 받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배가 불렀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학전문업체의 생각이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교포 송요상씨는 “캐나다 교육자들은 외국인 학생이라 해서 무조건 돈벌이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경제적 이득도 있겠지만 그래도 중시하는 것은 문화교류 등을 비롯한 교육 본연의 가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각 교육청이 수용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유학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가장 큰 이유가 수익 확충임은 부인할 수 없다. ‘토피아아이비클럽’의 방과 후 수업 중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단기유학생들. 캐나다 가서도 공부 강요 … 돈자랑·치맛바람 여전 그렇다면 현지인들은 한국의 초등 유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델타시 그레이초등학교 J. 마샬 교장은 “자유시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학생들은 자질이 매우 우수합니다. 특히 수학 성적과 음악 연주 등에서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지요. 하지만 학습 시간이 너무 길어요. 창의력 발달을 저해하게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4년째 한국 초등학생의 홈스테이를 맡고 있는 릭 차스씨 또한 “캐나다 부모와 한국 부모 간에는 철학의 차이가 크다. 우리는 아이가 즐거움을 느끼고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부모들은 잠을 줄여서까지 공부하라고 요구한다. 때로는 허드렛일하는 것이 책만 보는 것보다 삶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초등 유학생들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선 내심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교민들의 생각은 이중적이다. “솔직히 경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죠. 어학연수생이나 유학생,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 없다면 큰 타격을 입을 거예요. 나름대로 계획을 잘 세워 성실하게 자녀의 유학생활을 이끄는 엄마들을 보면 감탄스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저렇게 잘살았나, 왜 저렇게 뻔뻔스러울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다는 아니지만 유난히 돈 자랑을 하거나, 학원 와서 자기 애만 봐달라고 원장실을 독차지하다시피 하는 엄마들을 보면요.”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 이제는 초등학생들에게까지 퍼진 현지 영어학습 신드롬. 이산가족이 될 것을 감수하며 어린아이와 함께 이국행을 감행하는 한국 어머니들로 인해 요즘 캐나다는 즐겁다. 인터뷰1 / 델타시 교육청 마샤 보일 국장 “한국 학생 수요만큼 선택의 폭도 넓다” 한 한국 초등 유학생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는 보일 국장(맨 왼쪽). 4년 전부터 델타시교육청 국제학생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마샤 보일 국장. 밴쿠버 지역에서 한국 초등 유학생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고위 공무원 중 한 명이다. -한국 초등학생 유치를 둘러싸고 시교육청 간 경쟁이 있는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한다. 각 시별로 교육청이 따로 있지만 모두 IPSE(국제 공립교육기관연합)의 일관된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다. 특정 교육청이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재빨리 배워오기도 한다. 우리는 한국의 많은 학생들이 캐나다에 오고 싶어하는 걸 알고 있다. 수요만큼 선택의 폭도 넓다. 유학생들은 학군 크기, 커뮤니티의 특성, 평판 등을 잘 따져 학교를 택해야 할 것이다.” -유학지로서 델타시의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인가. “우리 시는 한인이 적어 영어 습득이 쉽다. 그러나 유학생 규모는 최대인데, 250명의 한국 학생이 1만5000명의 캐나다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를 다니는 만큼 그야말로 ‘영어의 바다’에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에 가 세미나를 개최하고 유학박람회에도 참여하며, 잡지 신문 인터넷 등에 광고도 하고 있다.” -‘토피아아이비클럽’의 방과 후 수업을 위해 관내 학교를 개방하고 있는데. “그렇다. 그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캐나다 수업과 한국 수업의 특징이 다른 만큼 한국식 지도법을 배우라는 의미에서 캐나다인 교사에게 방과 후 수업 참관을 요구하고 있다. 가을에는 지역민들과의 유대 강화를 위한 ‘애프터 스쿨 오픈 하우스’도 추진할 예정이다. 인터뷰2/ 홈스테이 운영 아만다&앤드루 부부 “문화적 차이와 향수병은 넘어야 할 통과의례” 아만다, 앤드루 부부 가족과 홈스테이 학생(가운데). -왜 홈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키로 했나. “우리 가정은 이번이 첫 홈스테이 경험이다. 같은 교회 교인들이 ‘재미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해 시작하게 됐다. 지금 애가 둘인데 하나가 더 있었으면 싶기도 했다.” -한국 학생들과 생활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처음 6주는 잘 지냈는데 그때쯤 테드(홈스테이 중인 한국 초등학생)의 향수병이 도졌다.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워 고생했다. 또 캐나다에서는 부모에게 훈계를 받을 때 상대의 눈을 똑바로 보게 돼 있다.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가장 예의 바른 자세다. 그러나 테드는 반대의 태도를 보였다. 처음에는 그게 아이의 성격 때문인지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를 알 수 없어 답답했다.” -테드가 자기 일을 잘 알아서 했는가. “테드는 식사 후 자기 접시 치우기, 신발 정리, 방 청소 등의 허드렛일을 해야 한다는 데에 다소 놀란 듯했다. 우리가 기대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수준이었는데도 말이다. 테드는 자기 요구가 즉각 해결 안 되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자유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두 개의 학교(캐나라 공립초등학교, 한국 교과를 위한 방과 후 학교)를 다니면서 바이올린, 수영, 축구 레슨까지 받아서는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 없다.” -홈스테이 활동이 가정경제에 도움이 됐나. “그렇다. 내 두 아이들에게 추가 과외활동을 시킬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 부모 등쌀 밀려 떠났다간 ‘실패 찜’ 호기심 많은 적극적 성격 적응 확률 높아 … 부모 동반 체류보다 나홀로족이 영어 빨리 늘어 영어가 얼마나 늘까요?” “초등학생 아이 혼자서 잘 버텨낼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자녀의 해외 전학을 준비하는 학부모들의 단골 질문이다. 해외 단기전학부터 조기유학, 해외 및 국내 영어캠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몇 살 때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 좋을지, 비용 대비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학부모들의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 3년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 사이 캐나다의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는 단기전학 프로그램. 1~2년 해외에 머물며 외국문화를 경험하고 영어를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성숙한 초등학생이 낯선 환경에서 정서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직면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영어 조기 습득” 장점 반해 “정서적 불안” 지적 만만찮아 현재 상당수 한국 어머니가 자녀의 캐나다 유학에 동행해 자녀를 뒷바라지하고 있다. 약 30%의 초등학생은 ‘나홀로 유학족’으로 현지 홈스테이에 머물며 학교에 다닌다. 한국인 캐나다 이민자나 친척이 ‘나홀로 유학족’의 가디언(guardian·지킴이)이 되기도 한다. 초등학생 1명의 1년 유학에 지출되는 비용은 4000만원 선(비용을 최소화할 경우 2500만원 선). 어머니가 동행할 경우 두 배의 체류 비용이 든다.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캐나다 밴쿠버의 힐 크레스트 초등학교에 다녔던 박정은양(12·서울 노원구 중계동)은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가 즐거웠다”며 “유창한 영어실력은 물론 자립심도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용감하게 나홀로 유학을 택했다. 그러나 박양의 캐나다 생활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영어문법과 단어를 착실하게 공부해 갔지만 한 달 동안 학교 수업에서 입 한 번 뻥긋할 수도 없었기 때문. 처음엔 아는 친구 하나 없는 교실에서 수업 내내 겉돌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캐나다 홈스테이의 아주머니 때문에 많이 울기도 했다. 현지 담임 선생님과 함께 포즈를 취한 박정은양(아래) “도시락에 남겨온 음식을 홈스테이 아주머니가 다음날 점심에 다시 싸주곤 했어요. 라면을 좋아한다고 하니, 매일 컵라면만 주기도 했고요. 결국 얼마 안 가 한국인 홈스테이로 옮겨서 편해졌어요.” 박양이 캐나다 생활에 본격적으로 적응하기 시작한 것은 3개월이 지난 이후다. 현지의 TV를 즐겨 보면서 자연스럽게 귀가 뚫리기 시작했다. 공기 좋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서 즐겼던 캠핑도, 크리스마스 파티도 모두 신나는 추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박양은 다시 한국 초등학교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8월 모교로 복학해 남은 6학년 과정을 마칠 예정인데 가장 걱정거리인 수학 과목의 진도를 쫓아가기 위해 개별지도를 받고 있다. 또 외국어학원의 인텐시브 코스에 다니며 하루 네 시간씩 영어 수업을 듣는 건 기본이다. 중학교 1학년인 조소라양(13) 역시 지난해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다녔다. 캐나다에 혼자서 머물며 익힌 영어 실력 덕분에 모 외국어고에서 주최한 영어경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시 한국의 중학교에 적응하는 일이 어렵진 않았을까. 캐나다에서 방과 후 일주일에 세 번, 한국 교육과정을 공부해둔 덕택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지금은 외국어고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박양과 조양은 해외 단기유학에 성공한 대표적 경우다. 그러나 이들의 사례로 해외 단기유학의 장점을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두 학생의 공통점은 언어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성격이 적극적이라는 것. 유학원 ‘씨엔제이 에듀케이션(C&J Education)’의 송찬호씨는 “자녀의 욕구가 아니라 부모의 강요에 의해 유학을 떠난 학생은 적응에 실패하고 석 달 만에 한국에 돌아오기도 한다”며 학생의 자발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자녀의 탈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우려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캐나다는 아동법이 발달해 있어 교사나 홈스테이의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중·고등학생들에 비해 초등학생은 마리화나 등 마약의 유혹에서도 안전하다고 말한다. 어머니와 함께 유학을 떠난 학생은 ‘나홀로 유학생’에 비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 그러나 유학원 ‘토피아아이비클럽’의 김석환 이사장은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는 학생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언어 환경이 조성돼 ‘나홀로 유학족’보다 영어 실력을 빨리 늘리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3~4주 해외 영어캠프는 ‘영어’보다 ‘문화체험’에 초점 단기유학 경험이 ‘평생의 영어 실력’을 보장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40대의 전문직 종사자 김모씨는 2년 전 캐나다로 단기유학을 다녀온 딸을, 해외체류 경험자를 전담으로 가르치는 전문어학원에 보내고 있다. 아직 어휘가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해외체류 경험자들의 영어 능력 향상을 돕는 전문 영어학원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세한 아카데미’의 김철영 대표는 “초등학교 시기의 해외체류 경험이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영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서 영어에 대한 배경지식과 언어를 논리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구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기유학을 보낼 여건이 어려운 학부모가 대안으로 택하는 것은 영어캠프다. 유학원과 어학원 등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여름방학 동안 해외캠프에 참가하는 초등학생이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개 3~4주 동안 이뤄지는 해외 영어캠프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이뤄지며, 비용은 300만~400만원 선이다. 해외 영어캠프는 영어 실력 향상보다 ‘문화체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유학원 ‘교육과 미래’의 한수미씨는 “한국 어린이 수십명이 참가하는 영어캠프는 실질적으로 영어를 쓸 기회가 적기 때문에 영어 능력 향상에 큰 효과를 보긴 어렵다. 다만 겨울방학 영어캠프의 경우 캐나다 초등학교 수업을 직접 청강할 기회가 많아 언어 습득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단기유학의 열풍을 바라보는 영어교육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숙명여대 TESOL대학원의 황선혜 주임 교수는 “만 11~13살이 모국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로 알려져 있으나, 외국어 습득의 결정적 시기로 보는 데는 논란이 있다. 좀더 늦게 배우면 외국어 문장구조를 더 빨리 습득하게 된다. 자녀 혼자 외국의 낯선 환경에 노출될 때 겪는 스트레스와 갈등이 그 나이에 형성돼야 할 정서적 안정감과 인지 발달을 저해할 수도 있다. ‘나홀로 유학’보다는 부모와 함께하는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외국인 친구들과 접하고 의사소통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영어 캠프는 어떨까 싼 비용·실속 내용 … 인기 캠프는 경쟁률 10대 1 서울시 교육청이 개최한 여름 캠프에 참가한 초등학생들. 유학원 관계자들은 “300만~400만원에 이르는 비싼 ‘해외캠프’보다, 국내의 영어캠프를 통해 더 실속 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고 추천했다. 강원 횡성의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여름방학을 맞아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390만원 상당의 고액 영어캠프를 실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국내 영어캠프 참가비용은 100만~200만원 선이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국내 영어캠프는 ‘경기도 영어문화원’이 주최한 영어캠프다. 7월19일부터 시작되는 이 캠프는 이미 두 달 전 신청이 마감됐고, 9.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80만원의 참가비 중 140만원을 경기도에서 지원해 비용도 저렴한 편. 8월 안산에 들어서는 영어마을은 곧 다른 시·도 주민에게도 개방될 예정이다. 10월부터 안산 영어마을은 영어 문화 체험을 위한 ‘가족 주말캠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각 언론사와 어학원도 국내 영어 연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유수 대학의 기숙사에서 열리는 영어캠프를 통해 어린이들은 외국인과 24시간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YBM ECC의 경우 조기유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영어캠프를, 대교는 2주짜리 ‘영어뮤지컬 캠프’를 선보였다. 또 조선일보, 중앙일보, MBC, 한겨레신문, 한국경제신문 등 언론사들도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