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만해도 '족구동호인 모집' 공고를 붙이면 축구화를 신고 나타나 "축구동호인 모집 아니었어요?"라며 반문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축구는 알아도 족구는 모르던 시절, 이젠 옛말이다. 신기에 가까운 발놀림, 정식 족구 경기를 한 번만 지켜보면 그 마력에 사로잡힐 만큼 황홀하다. 사진은 부산의 최대 족구클럽 화명족구회의 친선경기 모습.
아무리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한번쯤은 해본 운동이 있습니다.
직장의 야유회나 체육대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입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쉽게 접할 수 있어 그게 스포츠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때론 술을 한 잔 얼큰하게 걸치고 하는 놀이쯤으로 착각하고 있죠.
바로 족구입니다.
동호인들은 족구를 '민족 구기'라고 합니다. 역사가 오래된데다 우리 나라에서 개발됐기 때문이랍니다.
원조국 여부를 떠나서라도 어디서든 누구나 즐기고 있다는 점에서 '민족 구기'로 손색이 없겠습니다.
직장마다 족구장 하나쯤은 있습니다. 굳이 모양 갖춘 족구장은 아니더라도 선 긋고 네트만 치면 족구장입니다. 바쁜 직장인들이 족구에 죽고 못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록 대부분은 '동네 족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만만하게 볼 게 아닙니다. 생활체육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10여년 전부터 직장과 지역 동호인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습니다. 마치 동남아의 인기 스포츠 '세팍타크로'의 고난도 기술을 연상시킬 정도죠.
남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막강한 '아줌마 족구팀'도 있습니다. '동네 족구'도 좋고 '세팍타크로 급'도 좋습니다. '국민 스포츠'로 세계화를 꿈꾸는 족구의 매력을 한 번 엿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