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물론 어제도 달렸다..ㅋㅋ
늦게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조금 피곤한 마음도 있고, 아직 하루 더 남았다는 안도감도 있었지만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지금 이 시간은 더욱 달콤하다...ㅋㅋ
오늘의 포인트는 캐년 포인트와 샤크 케이브 두군데로 나누었다
이번 다이빙도 어줍잖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어떻해 해 볼까 생각을 해보니
집사람을 다른 분에게 맡기고 여기까지 와서 혼자 다닐려니 왠지 기분이 영~~~~
아무래도 카메라 들고,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아내와의 버디는 나에게 괜한 스트레스난 더욱 가중 시킨다. 과감히 카메라를 포기하고
아내와의 버디를 자청한 후 다이빙을 시작
캐년의 액티브한 바닷속으로 우리 일행은 빠져들었다.
원, 투, 삼과 하는 구령의 일제히 캐년의 빠져들어 강하 조류와 액티브 한 볼거리 대형 그루퍼를 감상하면서 가이드의 리드를 따라가는데
아무래도 아내가 원활한 핀킥도 안되고, 제대로 몸도 못 가누느라 모든 추진력은 내가 감당해야 했다...
조류를 타고 흐르면서 방향전환을 하고, 핀을 남들보다 열심히 차고,
드디어 포인트에 도착 사진한방 찍고, 아내는 가이드에게 맡기고 나느 좀더 깊은 곳으로...
이런..과호흡이 걸렸다.
역시나 아직 서투른 아내를 리드하고 차고 나가는데 약간은 힘들었던 모양이다. 공기가 없다...
'수심 32미터, 잔압 40바...'
국내에서는 완전 '브라보' 감이지만 여긴 필리핀이고, 주위에는 버디가 많다.
나는 경험많은 다이버 이고, 누구보다 안전다이빙과 초보가이드 경험이 많은 다이버다
착해라...침착해라...호흡을 편안히...자...깊게, 천천히, 편안하게...
계속되는 자기 체면과 함께 내 눈에 들어오는 새로운 세상들...
어느덧 호흡이 안정되고, 무한대로 빨려들어가던 호흡도 차츰 자리를 잡고,
더이상 급격히 게이지의 바늘이 떨어지지 않는다...역시...
'나에 대한 마법은 게이지 바늘을 멈추게 하는군!'
드디어 가이드 삐삐의 상승 사인이 떨어지고 우리는 5미터 안전정지를 한다
퍼펙트한 청해님의 감압자세, 삐삐의 장난, 이슬이누나의 침착 감압, 번개님의 감압모습 또한 완벽하다...
역시 경험 많으신 분들이라 내공들이 대단들 하시군...
드디어 출수 하고 리조트에 돌아와서 잠시 쉬는데
귀가 아파서 마지막날 다이빙을 포기한 써니걸이 바닷가에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맘이 아프다...초보때는 원래 이퀄라이징에 대한 부담이 많은데...
수면 휴식후 다음 포인트는 샤크케이브와 홀인더 월드...
샤크케이브에서 상어를 보고 홀인더 월드로 빠져나와 핑크월을 옆으로 빠져나오는 코스
역시나 샤크케이브에는 새끼 상어가 한마리 놀고 있었고, 홀인더 월드는 작은 구멍 하나 파져 있는거 보고 누가 이름도 참 잘 졌는지
그냥 구멍작은거 한개 통과해보고 안전하게 출수했다
드디어 사방에서의 마지막 다이빙을 마치고 리조트의 돌아와서 눈치 없는 민영이와 꿈물누나가
다이빙도 못간 써니걸에게 상어가 어떻느니 좋았느니 어쩌구 저쩌구...
'눈치 없이 애는 아파서 다이빙도 못갔는데...좀 위로는 못 할 망정...' 그래도 어떻하랴? 좋은걸...ㅋㅋ
샤워하고, 장비 정리하고, 잠시나마 리조트의 여유를 부리는 민영
오늘의 점심은 비빔밥...
밥을 한그릇씩 뚝딱 해치우고
골프치러 가실분들과 필리피노들이 많이 간다는 화이트 비치 갈 팀들로 나누고
지피니를 한대 빌려서 드디어 출발!!
골프장 정상에서 이슬이 누나
그리고 돌쇠
우리 일행은 화이트 비치로 이동해서 이런저런 나누면서 썬텐 할 사람과 그냥 앉아서 놀 사람들과 나누고
공인된 맛사지사들에게 맛사지를 받으시는 분도 계시고...
썬텐하러 가신다는 분들이 왠 보자기? 얼굴 타는거는 싫고 몸뚱아리 타는것은 좋으슈?
좋단다...
한 3시간 놀았나? 화이트 비치에서 놀다가 다시 비포장 골프장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푸에르토갈레라 재래시장으로 이동 역시나 전세계 어딜가봐도 시장은 다 똑같네요
필리핀에서 쇼핑할 것은 망고와 쓰레빠 그리고 나염 색깔이 좋은 숄과 바지들을 좀 사고
마지막 밤의 메뉴는 돼지고기 숯불 바비큐와 김치찌게...캬...군침이...
그리고 자리를 옮겨서 무사히 해양실습을 잘 마치신 바람소님과 써니걸에게 라이센스 수여식이 이루어지고...
밤12시가 넘게까지 교육받으시느라 정말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해양실습와서까지 밤 12시 넘게 강의하는 스쿠버 강사는 늘푸른 강사밖에 없을겁니다 *^^*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 뿌듯한 표정이죠?
잘 해준 써니걸에게도 라이센스가 수여되고...
이렇게 마지막 밤을 자축하는 파티가 벌어지고, 슬슬 자릴 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자리를 옮겨가며 아마도 새벽 4시까지 파티는 계속이어졌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대충 아침먹고, 삐삐와 피터에게 빠빠이 하고, 바탕가스로 나오는데 역시나 불쌍한 애들이 많죠?
그리고 공항으로 이동해서 우여곡절끝에 출발 30분전에 티켓 구해서 부랴부랴 짐 보내고
비행기 타서 쓰러지듯이 잤답니다...
도착해서 모두 모인곳이 청해수산...
출발전 돌쇠와 청해님과의 대화일부 발췌
돌쇠(이하 돌) : 청해님은 뭐하시는 분이세요?
청해(이하 청): 넌 뭐하냐?
돌 : 전 원자력 발전소 주제어실에서 근무하는데요...
청 : 나? 횟집해...작은걸루...
돌 : 아..그러세요? 얼마나 작은데요?
청 : (딴청을 하시며) 작아...한 한번에 400명 들어가...
돌 : .... *^^*
암튼 별로 크지 않은 청해수산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니 세부팀이 도착하고
역시나 2년만에 보는 쁘니누나와 좀 날씬해진것 같은 일촌 푸우형
그리고 처음뵙는 다이앤님과 엉아곰님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날씬하게 해주셨던 용프님
간단히 인사를 하다보니 어느덧 우리는 헤어져야 할시간...
청주팀의 막차를 타기위해서 자릴 뜨고...우리도 다음의 만날것을 기약하면서...
이렇게 사방과 세부의 투어가 모두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함께해주신 느까끼님, 맥가이버님, 이슬이누나, 바람쏘님, 써니걸님, 청해님, 번개님,
민영이, 꿈물누나, 탱크형, 그리고 처음과 끝에서 가장 고생 많이 한 늘푸른님께 감사를 보내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년에 한번씩만이라도 좋은 사람들과 여행하자고 아내와 다짐을 했답니다
--에필로그
다이빙의 매력, 여행의 매력이란 사람이 매우 솔직해 진다는 것이다
서로의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부분도 서로에게 솔직하게 다가서고,
받아 들일수있고, 그간의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가슴속에 간직한채 기존의 가졌던 편견과 부족함들이
모두 잊혀지고, 덮혀지고, 이해해지는 그런 과정을 겪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난 여행이 좋고, 다이빙이 좋다. 내가 다이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중생물에 대한 관심?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 물이 좋아서?
나에게는 다들 보기좋게 포장된 말들뿐...내가 왜 다이빙을 하냐고 묻는다면 난 여행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라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
2003년말 결혼과 졸업을 앞둔 나는 정신적인 공항과 여러가지 힘겨운 일들로 내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었고
일례의 도피처로 여행과 일탈을 생각하고 있었다.
8년간의 직장생활, 학교 생활, 한 집안의 아들로서, 앞으로의 미래와, 친구로서, 연인으로서의 나에 역할은 너무나 나를 힘들게 했었고
그 시간의 나는 이곳 사방에 와서 잠시나마 내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통해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였다.
그후로 2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닌 아내와 함께 여행을 즐긴다
혼자가 아닌 둘이서 세상을 헤쳐나간다는 것이 어떻해 보면 더 힘들 수도 있고,
의지가 될 수 도 있고, 아무튼 난 이번 여행을 통해서 버릴건 버리고 얻을건 얻은 소중한 투어였다
첫댓글 머리를 즐겁게하는 긴 문장과 눈을 즐겁게하는 사진들 그리고 다시 생각하게하는 좋은분들과의 투어,돌쇠님의 마지막 투어기행 잘 봤구요 1년에 한번은 돌쇠님과 꼭 가자구요 나도 오늘부터 적금 들어야지 아무튼 수고했구요,올해는 떡 두꺼비같은 아들이 나타나기를 기원하며 두분 행복하시고 결혼1주년 진심으로 축하
후기 정말 잘읽었다..돌쇠야~~
수고하셨어요 잼난 마부하이 담에 함 가보아야겠네요~
수고했다..^^* 다음에 우리또 갔치가자...좋은거 보여줄겠.
후기 넘 잘 읽었어요...근데 기다리다 목 늘어 났지요....으흐흐흐흐
최홍만이 다녀갔나??? 마지막 사진 저 팔 누구꺼죠?
돌쇠님 수고 많으셨어요 ,아주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수고했다. 덕분에 더욱 좋은추억으로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