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패션유통 코드는 '가격'이다 - 점포·브랜드·'저가격'의 믹스가 관건
패션 유통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패션업체들이 향후 유통채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패션 유통의 절대 강자인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만한 유통채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백화점 유통에 대항할 수 있는 몇몇 새로운 유통채널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을 리딩할 상황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죽전, 구로 상설할인타운이었다. 그리고 올해부터 백화점형 아울렛 확산, 백화점 PC내의 아울렛 구성, 아울렛 전문 브랜드의 출현, 홈플러스의 이지캐주얼 브랜드 입점 등이 새로운 흐름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가장 커다란 공통분모는 '가격'이었다. 또 이것은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의 가격 메리트로 새로운 유통채널을 형성하자라는 것. 이것이 현재 패션 유통 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큰 흐름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저가격'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패션 유통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 95년 패션유통시장에서 백화점 점유율은 38.3%였다. 그리고 98년이 45.6%, 올 8월은 50%가 넘어서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95,98년은 통계청 자료, 2001년 8월은 프로패션정보네트워크 자료) 물론 조사기관과 조사지역에 따라 차이가 날수 있지만, 이들 자료를 기초로 시장 점유율을 판단한다면 백화점 50%, 가두 대리점, 대형의류쇼핑몰, 동남대문상가, 아울렛 타운 등 나머지 유통채널이 5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패션업체들이 백화점에 의지하는 비중이 더욱 심화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화점 유통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고, 다양한 문제점을 도출시켜 새로운 패션 유통구조를 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최근까지 20%의 고성장으로 인해 가두점의 쇠퇴를 촉발시켰고, 가격 경쟁 유발 및 높은 수수료로 인해 제품의 고가격을 일으킨 부정적 요소를 백화점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 백화점과 지방 백화점의 업태 전환 및 인수·합병으로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등 빅3로 재편된 백화점 시장은 성장잠재력 보다는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장 변화에 따라 새로운 유통구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백화점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이 없다는데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동대문의 밀리오레나 두타를 비롯, MCS(Mega Concept Shop) 「후아유」「아이겐포스트」등이 부상했지만, 백화점에는 '게임'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 죽전, 구로 상설할인타운의 활성화와 올해부터 불기 시작한 백화점형 아울렛의 확산, 백화점 PC내의 아울렛 구성, 아울렛 전문 브랜드의 출현, 홈플러스의 이지캐주얼 브랜드 입점 등이 새로운 흐름으로 대두됐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새로운 유통 리딩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막강 유통파워를 형성하고 있는 백화점 유통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가격'이다. 또 이것은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의 가격 메리트로 새로운 유통채널을 형성하자라는 것. 이것이 현재 패션 유통 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큰 흐름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백화점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는 '가격'이다. '가격'과 매장을 믹스시켜 어떻게 소비자에게 어필하느냐하는 것이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울렛 전문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들은 이 시장을 겨냥, 이곳에 어울리는 가격대의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머스트비」「발렌시아」「마렌지오」「카리스마」등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감행한 것이 '홈플러스'였다. 20%대의 입점 수수료로 「TBJ」「마루」「FRJ」「지피지기」「아이젯」등 이지캐주얼을 입점시킨 것은 분명 패션 시장에 새로운 화두꺼리 였다. 백화점의 고수수료 전략을 깨버렸다는 것과 새로운 수수료를 책정했다는 것은 패션시장에 일대 파문이었기 때문이다.
종전 일부 스포츠 브랜드와 인너웨어, 양말 등에 머물러 있던 할인점 입점 브랜드들이 백화점 입점 브랜드와 같은 정상 브랜드들로 교체되고 있다. 이제 패션 업체들이 너나할 것없이 할인점과 상설할인타운, 아울렛 쇼핑몰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들은 할인점 입점을 '쉬쉬'하는 분위기다. 백화점이라는 제도권내에서 전개하던 브랜드가 저가의 이미지를 풍기는 할인점이나 아울렛으로 전개되는 것이 소비자에게 전달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의 이익 보다는 앞으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탐이 나고, 저가라는 이미지 손실은 걱정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자기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과 브랜드 파워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 이것은 할인점과 아울렛타운에 정상 브랜드를 운영하는 「나이키」「아디다스」와도 비교된다. 외국의 아울렛타운 '우드베리'와 '밀스'와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뉴욕 맨하탄에서 북쪽으로 차로 한 시간 정도 달리다보면 총면적 91만1천평방피트의 대형 아울렛 타운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세계적인 아울렛 디벨러퍼(Outlet Developer) 회사인 첼시 프로퍼티 그룹(Chelsea Property Group)이 전개하고 있는 '우드베리 커먼 프리미엄 아울렛(Woodbury Common Premium Outlet)'이다. 첼시가 전개하고 있는 27개 아울렛 가운데 대표적인 이 아울렛타운은 「버버리」「캘빈클라인」「샤넬」「크리스찬디올」「돌체앤가바나」「돈나가렌」「에스까다」「지아니베르사체」「조르지오 아르마니」「구찌」「프라다」등 세계 유명 브랜드를 평균 25∼6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특별기간에는 85%까지 할인된 가격에도 판매된다.
단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방용품에서 향수, 담배, 전자제품 아울렛 까지 다양한 쇼핑거리와 화려한 인테리어로 쇼핑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연간 '우드베리'를 찾는 고객과 관광객은 1억 명이라고 한다. 따라서 매출은 우리의 상상을 불허한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나라에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죽전, 구로공단의 아울렛타운 바람이 계속되면서 일산 덕이동, 수원 영통 지역에 새로운 아울렛타운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아울렛타운의 팽창과 함께 아울렛몰의 탄생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반포점과 한신코아 대전점이 아울렛몰로 전환했고, 울산 모드니백화점도 아울렛몰 세이브존 울산점으로 간판을 바꾸어 달았다. 또 구로공단의 마리오가 5천여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또 할인점 내에서 의류제품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패션유통이 '중저가'로 흐르고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지난 95년 할인점내 의류 제품 비중은 7.8%에 머물렀다. 그러나 98년 9.8%, 99년 11.7%, 2000년 12.1%, 2001년에는 13.0%까지 치솟았다. 이로 의류 매장 면적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 상반기 의류매출 비중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 늘어난 20%로 증가했고, 롯데 마그넷도 1.9% 증가한 19.5%, 그랜드마트가 4% 늘어난 2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E-마트, 마그넷, 홈플러스, 까르푸는 2003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의류가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패션유통시장은 막강 백화점에 가격할인 점포가 대항하는 구도로 짜여질 것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