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걷는 서해랑길. 지난 1월 초에 낙상사고로 좌측 어께에 골절상을 입어서 집에서 계속 근신 하였다. 지금도 팔고정대를 사용중이지만 통증은 많이 완화되었고 걸어도 어께에 전달되는 자극이 거의 없기에 사고 발생 5주만에 어깨에 보조기를 매고 서해랑길 86코스에 참석한다. 마지막으로 트레킹을 할 때가 89코스였고 길은 전곡항에서 멈추었다. 근신하며 보낸 시간은 결국 궁평항 부근의 두 개의 코스를 건너뛰게 되었다. 그것은 땜빵할 코스가 두 개 늘었다는 것이고 적당한 날에 다녀가야 하는 부담이 추가되었다. 신년 초에 액땜을 했으니 일년내내 좋은 일만 있기를 기대해본다.
모처럼 참석해서 그런지 날씨가 너무 무시한다. 2월 중순에 들어가는 시기라면 아직 추운 겨울인데 영상 기온으로 올라가니 안개와 미세먼지가 짜증을 낸다. 주중의 예보상으로 구름이 약간끼고 미세먼지도 좋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자욱한 안개가 반긴다. 지난 코스를 불참하다보니 버스가 하차한 이화리버스정류장이 너무 낮설게 다가온다. 이화5리에서 설치한 대형 표지석이 없었다면 황량했을 듯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87코스 안내판이 서 있다. 경기둘레킬 스탬프 함도 같이 있어서 소지하고 있던 둘레길여권을 꺼내 매향리평화생태공원과 수도사를 상징하는 스탬프를 찍는다. 한 손으로 여권을 짭고 스탬프를 찍으려니 불편하기 그지없다. 서해랑길도 QR코드로 인증한다. 북쪽으로 향하는 도로에서는 대형 화물차가 자주 내려온다. 그쪽에 국가산업단지가 있어서 평택항으로 이동하는 차량으로 생각된다.
곧바로 남양만의 하구에 설치된 남양방조제로 올라선다. 좌측으로는 도로가 있고 그옆으로는 남양호가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멀리 뻗어가는 서해바다와 건너편인 당진에 있는 화력발전소와 현대제철에서 뿜어대는 연기도 보일 듯 한데 자욱한 안개에 가려 온통 뿌엿하기만 하다. 오늘은 날씨가 심술을 부린 탓이다. 아침이라서 다소 쌀쌀하다. 이제 걷기 시작했으니 몸이 풀리기 전이라서 조금 움추려진다. 제방 위의 덤불 가지는 하얀색으로 변해있다. 바람과 수증기가 모여 상고대를 만드는 중으로 보이지만 더 이상 두껍게 피지는 못한다.
제방 위는 시멘트가 포장되어 있지 않아서 쌓아둔 암석들이 들쭉날쭉 튀어 올라서 걷가가 수월하지 않다. 너덜길 같은 제방이 오히려 돌부리에 걸려 낙상할 위험이 더 높을 것 같아서 차량들이 거의 운행하지 않는 도로 갓길로 내려가 걷는다. 아무래도 좌측 팔이 불편하다보니 일행들을 따라가기는 무리이므로 도로를 따라 걷는 것이 안전하다. 평택시 포승읍을 알리는 입간판이 도로변에 우뚝 서 있다. 얼마전에 인천을 지난 서해랑길은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그리고 화성시를 거쳐 남양방조제를 건너면서 평택시로 들어간다. 이제 다음 코스(85코스)를 지나면 대망의 충남지역으로 진입한다.
남양호배수갑문이 나온다. 지금 걷는 방조제는 평택의 다목적 농업개발을 위한 시설이다. 발안에서 흐른 발안천이 여기서 담수호로 저장되어 남양호를 이루고 상류지역이 침수되지 않도록 배수갑문을 관리하여 수위조절을 한다. 안개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어서 그냥 지나치지만 갑문 자체도 특별한 모양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남양호 준공 기념탑이 도로변에 있다. 1974년도에 준공할 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치사 일부가 적혀 있다. '오늘 우리는 대자연과의 대결에서 줄기찬 민족의지의 또 하나의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당시는 이런 류의 치사를 자주 들었다
워낙 안개가 지독해서 후미에 있는 일행들을 볼 수가 없다. 남양호가 끝나는 삼거리에서 길은 좌측으로 돌아 나간다. 그 곳에 와서야 장대장과 안 회장님을 뒤쫓아 가게된다. 하늘에는 송전선로가 다양한 모양으로 서 있지만 송전 철탑의 꼭대기는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는다. 이곳이 평택화력발전소다. 남양호를 끼고 길은 계속 이어진다. 우측으로는 철망으로 만든 펜스가 담장 역할을 하고 있고 SK가스에서 알리는 국가중요설비내의 화기 사용 금지 경고판이 걸려있다. LPG 비축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펜스 안으로 작은 원형의 탱크와 커다란 원통형의 탱크가 살짝 보이지만 대부분은 지하 암반에 저장하고 있을 것이다.
남양만방조제가 준공되면서 평택에는 수도권에 공급할 석유와 LPG 비축기지 등의 시설들이 들어섰다. 그러므로 저장시설인 대형 탱크들이 보여야 하지만 안개는 이 모든 것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남양호 수면 위로 오리들이 모여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움직임이 없다. 마침 지나가는 마을 어르신이 있어서 무엇인지 물어본다. 호수에서 붕어를 잡는 그물이라고 한다. 막독 팀장으로 부터 전화가 온다. 불편한 팔로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면서 77번 국도가 달리는 남양대교 아래에서 일행들이 휴식을 하고 있다고 알린다.
길은 77번 국도 옆의 작은 도로를 따른다. 원정삼거리를 지날때 시멘트블럭으로 만든 담장이 이어진다. 이번엔 석유공사의 출입금지 안내판이 걸려있다. 국가중요시설인 석유비축기지로 생각된다. 담벼락에 의해 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안개에 의해 비축 탱크 마저도 하얀 공간속에 갖혔다. 마을 앞을 지나면서 길은 우측으로 길게 들어간다. 주택가와 산자락의 경계에 들어서면 수도사를 바로 만난다. 일반인들이야 수도사 이름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을 듯하다. 전국의 산과 들녂을 다니며 그때마다 사찰을 거의 다 방문했지만 수도사의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듣는다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당나라로 유학가면서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신 후 깨달음을 얻었다는 얘기가 춘원이 쓴 소설인 '원효대사'에 언급되면서 불자가 아니라고 해도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신라에서 당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남양만에서 배를 타고 건너 갔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 장소가 평택 포승읍의 원정리로 보고 있다. 그래서 여기에 있는 수도사가 원효대사의 깨달음 장소로 알려지게 된다.
여타 사찰에 있는 일주문은 없고 담장도 없이 금강역사 두 분이 입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웅전과 해수관세움보살상 사이에는 300년된 느티나무의 나뭇가지가 넓게 퍼지며 아름답게 두리둥실 떠 있다. 수행에 전념하라는 법구경의 구절을 상징성 있게 보여주는 귀막고 눈감고 입닫고 있는 천진스러운 동자상 세 개가 관세움보살을 만나러가는 계단위에 놓여 있다. 안개가 흐르는 아침이고 신자들도 아무도 보이지 않아서 무척이도 한적하다.
트레킹이 우선이라서 수도사 곳곳을 살펴볼 시간은 없다. 그러나 해골물을 마셨다는 얘기는 알면서도 깨달음의 장소는 생각한 적이 없었으니 이번 트레킹을 통하여 그 위치도 알게되고 그 사연 또한 깨달음체험관을 통하여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관세움보살상 뒤의 계단을 올라 사각정자 쉼터에서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장소가 야산 중턱에 있다보니 안개가 수도사를 은은하게 감싸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어찌보면 깨달음의 성지로서 신비로운 모습을 더욱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길은 수도사 뒤의 야산을 넘는다. 처음에는 팔이 불편해서 다시 뒤돌아가서 77번 도로를 따라가다가 중간에서 일행들을 합류할 생각이었으나 막상 쉼터가 야산의 중턱에 있다보니 조금 위험해도 서해랑길을 따라 간다. 문제는 산책길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다소 미끄럽다는 것이다. 한 발 두 발 천천히 조심하며 걷는다.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는 철망을 따라간다. 수도사로 오기 전에 원정삼거리 부근에서 보았던 석유공사의 석유비축기지가 이곳까지 영역인 것으로 생각했으나 야산을 내려오며 어느 안내판을 보니 해군2함대사령관의 명의로 되어있다. 약간 헷갈리지만 산자락은 비축기지이고 산등은 군부대인 듯하다.
길은 다시 77번 국도를 따른다. 윙바디차량과 탱크로리등 대형 트럭들이 도로를 질주한다. 주변에 산업단지가 있으니 그럴만 하다. 도로는 금방 벗어나고 마을 외곽지대로 들어간다. 하늘엔 태양이 중턱에 떠 있으나 안개로 인해 하얀 보름달같이 보이고 그 아래에는 사각형과 회전형의 송전탑들이 선로를 연결해 주고 있다. 농경지에는 지난 가을 벼 베고 난 후 남은 뽀족한 벼 밑둥이 노랗게 남아있어 황금들판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새 한산한 주택가를 걷는다. 원정5리다목적회관 앞을 지나면 아담한 지구촌교회가 나온다. 경기도 용인과 성남에 있는 그 교회와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원정초교 인근에 있는 포승시립어린이집을 지날 때 팀장이 점심식사를 위해 일행들에게 전화로 안내하고 있다. 우리들도 식사를 위해 '한끼라면'이라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점심식사 후 원정초교 정문에서 모여 버스를 승차하고 해군2함대사령부를 방문한다. 지금부터 서해랑길은 잠시 접어두고 팀장이 사전 예약한 2함대의 안보공원을 약 두 시간 정도 돌아볼 예정이다. 이런 특별한 이벤트 진행은 막독 팀장이 회원들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만든다. 지난번 대부도 부근의 상동갯벌을 지나칠 때 무인도를 탐방했고, 탄도항을 지날 때도 누에섬을 방문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서해랑길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지만 그래도 시간내서 그곳을 지나가므로써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을 더 만나볼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게 서해랑팀의 품격을 올려준다.
군사지역은 지도앱에서 표시되지 않지만 2함대는 원정초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먼저 천안함 기념관을 간다. 2010년 3월에 백령도 인근에서 북한 잠수함의 어뢰공격으로 선체는 반파되어 침몰하였고 46명의 장병이 전사한 사건이다. 천안함46용사 추모비 앞에서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한다. 그리고는 추모비 앞에 전시된 두 동강난 상태의 천안함 선체 아래에서 침몰 당시의 상황 등을 해군 인솔자로 부터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천안함기념관으로 입장한다. 정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조타핸들 모형으로 만든 시계가 걸려 있다. 밤 9시 22분을 가르키고 있고 그 옆으로 2010.3.26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바로 천안함이 공격받던 그 날 그 시간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고 순국10주기에 한국예술원회장인 이근배 시인의 추모 헌시인 '바다는 별을 낳고 별은 바다를 지킨다'가 배너 게시대 형태로 한쪽 공간에 서 있다. 이근배 시인은 NAVY문인클럽 회장도 맡고 있는데 1주기(2011년) 추모식 때는 '불멸의 성좌여 바다의 수호신이여'라는 추모시도 헌시했다.
기념관 내부의 전시자료를 보면서 인솔자의 설명이 계속 이어진다. 순간 귀에 쏙 들리는 이름이 있다. 한주호 준위. 침몰된 천안함 내부에서 실종된 장병들을 구조하다 당시 UDT에서 베테랑이었던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 사건이 있었다. 한 준위와는 아는 사이가 아니지만 초딩 친구 몇 명은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사이여서 그의 사후에 친구들을 통해서 알게되었다. 지금도 친구들은 대전현충원에서 조문을 한다.
이번에는 서해수호관으로 이동한다. 입구에는 제2연평해전 때 기습공격을 받은 고속정인 참수리호가 전시되어 있다. 선체 조타실 옆면에는 참수리가 그려져 있고 선체에는 붉은색으로 표시한 작은 동그라미가 상당수 표시되어 있다. 이것은 북한 경비정에서 발사된 수많은 총알 흔적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해수호관 건물은 독특한 모양새다. 파도를 형상화했다고 하는데 그런 모습이 연상되지 않으니 공감이 무딘 듯하다. 1층은 NLL과 해전실이다. NLL 관련 설명을 듣고 서해에서 발생한 제1,2연평해전, 대청해전, 연평도 포격전 그리고 천안함 피격 사건을 볼 수 있다. 2층은 천안함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서해수호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알리고 서해를 지킨 역사를 보존하여 서해를 수호한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수호관을 나오기 전에 벽면에 써 있는 글귀가 계속 맴돌면서 가슴속에 깊이 새겨진다. 우리는 결코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수호관을 나온다. 좌측의 낮은 언덕에 태극기가 보인다. 충무동산이다. 제1연평해전 전승비와 제2연평해전 전적비가 마주보고 세워져 있다. 해군2함대는 출동할 때 전적비를 참배하여 NLL를 사수하겠다는 결의를 다진다고 한다. 동산 입구에는 한문으로 '此讐若除 死卽無憾'(사즉무감 차수약제)가 새겨있는 하얀색의 비가 세워져 있다. 이 원수를 없앨 수 있다면 죽어도 원통함이 없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버스를 타고 원정초교 앞에서 하차한다. 다시 서해랑길을 걷기 시작한다. 작은 도로를 따르다가 주거지역을 걷는다. 아파트단지와 평택도곡초교를 경유하면 공단농협사거리를 만나고 포승국가산업단지를 관통한다. 여기는 대형 공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동우파인케미칼을 지나 하천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 어느 정도 걸으면 오수중계펌프장사거리가 나오는데 고층의 웨스턴베이호텔과 라마다호텔이 서 있고 바다 쪽으로는 오뚜기 공장도 보인다. 공단 내를 걷고 있으니 공장 이외에는 볼 것이 없다. 오랜만에 걸어서 그런지 우측 발목이 욱신거리는데 언제쯤 편한 날이 올지 기대하면 무리일까. 율촌화학과 한국단자의 공장을 지나면서 지루했던 공단 길은 잠시 신당근린공원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강유정님이 보드카를 내어 놓는다. 독한 술이지만 반 잔을 받는다. 눈감고 한순간에 마신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지는 지금은 술시라서 쓴 맛보다는 부드러운 맛이 전달된다.
길은 공원내의 언덕 숲을 넘어가는데 순간 평택항홍보관이 나온다. 입구에는 '아라리'라고 하는 돌고래 캐릭터가 입장을 안내하고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문은 열리지 않는다. 3층에 전망대가 있어서 그곳에 서면 평택항이 눈에 들어오고 크레인이 콘테이너를 작업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하늘은 미세먼지로 인해 흐리기 때문에 전망대에 올랐다해도 평택항의 조망은 그다지 흥겹지는 않았을 것이다.
홍보관을 벗어나 공원을 빠져나오면 도로변에 무척이도 큰 천일국제보세창고를 보게 되고 항만물류구역을 지나면 세동에너탱크의 석유류 저장탱크 터미널이 나오고 다시 현대오일의 터미널에 오면 평택항만이 있는 동부두제5정문을 보게된다. 여기서 좌측으로 돌아 평택해양수산청 앞을 지나 평택항서부두 방향으로 항만길을 계속가면 포스코의 철강유통기지가 있는 동부두제6정문을 만나는데 그때 사장교인 서해대교의 주탑 2개와 길게 이어나가는 교량이 나타난다. 교량 위로만 다녀 본 서해대교. 날렵한 그를 서해랑길을 걸으며 여기서 바라보는 기회를 받는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86코스의 종착지인 평택항마린센터이고 86코스 안내판과 경기둘레길 스탬프 함이 있다. 아침에 이화리버스정류장에서 했듯이 경기둘레길은 스탬프를 찍고 서해랑길은 QR로 인증한다.
평택항 마린센터는 항만 이용자에게 일반업무서비스를 One-stop으로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하였다. 여기는 14층에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평택항과 주변이 모두 보인다. 선적할 차량들이 대기 중인 현대글로비스의 물류기지, 조금 전에 보았던 유류탱크터미널 그리고 바다 사이에 높게 세워진 주탑과 교량이 끝없이 뻗어가는 서해대교까지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전망대를 오른 일행은 없는 것 같다. 2함대를 방문하느라 두 시간을 보냈고, 이번 코스는 거리가 짧고 다음 코스는 길기 때문에 4Km를 더 걷기로 해서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는 관계로 전망대에서 즐길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버스는 대기 중이다. 힘든 회원들은 여기서 버스타고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팀장은 팔이 불편하여 힘이 들면 버스를 타라고 하지만 계속 걷기로 한다. 한시간 정도면 끝난다.팀장과 함께 모처럼 함께 걷는다. 도로 따라 계속 걸으면 만호사거리가 나온다. 좌측 맞은편에 좀 색다른 건물이 보인다. 그쪽으로 건너가본다. 메인스트리트라는 카페다. 벽면에 그림을 그린 것인데 입체감 있게 보여서 꼭 뉴욕에 있는 듯한 감성에 빠진다. 평면 벽인데 그림을 어떻게 그렸길레 안쪽으로 빌딩들이 들어서 있는것 같이 보여 신기하다. 원근법일까?
서해대교 교각 아래를 지나간다. 서해대교를 지난 길게 뻗은 서해안 고속도로는 아직도 높은 교각에 의지한 채 멀어져 가고 있고 그 아래의 넓은 벌판은 구획정리가 잘 되어 있다. 교량아래 세워진 안내판은 경기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로 알려준다. 포장도로는 직선으로 설치되어 있으나 아직은 허허벌판이다. 그래서 휑한 길을 걷게된다. 포승지구는 2020년도에 사업 개발이 종료되었으나 행복주택아파트와 그 옆으로 신축중인 어느 건축물을 제외하고 보이는 것은 그저 너른 들녘뿐이다. 몇 년 지나면 여기는 친환경 미래 자동차산업 클러스터로 부상할 것이다.
내기초교 신영분교 부근의 교차로에 버스가 대기중이다. 대형버스가 주차할 만한 공간이 없어서 여기서 주차한 것이다. 이렇게하여 평택항부터 시작한 85코스 중 약 4Km를 걸었다. 전체 코스 거리가 약 22Km이므로 다음에는 그만큼 부담이 줄어든다. 85코스는 다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또 궁금해진다.
평택해변에는 해군2함대가 있고 글로비스와 포스코에서 대단위 면적의 항만 지역을 사용하고 있어서 해변에 길을 만드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수도사부터 공단 부근을 계속 걷게 된 것 같다. 그만큼 걷기 좋은 구간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곳이 없어도 맑은 날씨가 바쳐주지 않아도 걷는 자체를 즐긴다면 그 시간에 보이는 하찮은 것에도 눈길이 가게된다. 멋진 곳이 없어서 글이 금방 끝날것으로 예상했지만 평소와 비슷하게 글이 이어진다. 그러니 보이는 것을 얼마만큼 머리속에 담고 가슴으로 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어께 골절상을 당하여 다시 낙상이 염려되어 외출을 삼가하여야 하지만 집에서 근신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단 조심하며 걷기로 하고 집을 나섰지만 그래도 마음은 걱정이 미리 앞서간다. 당연하다. 그래도 트라우마를 걷어내야 트레킹을 계속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은 무사하게 마쳤다. 혹시 나중에 진료 받다가 어께 뼈에 문제가 발생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좋은 상태다.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아직도 완전하지 않은 몸으로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회차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