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등교와는 다른 돌봄 기간중의 빠른 하교 시간이 아쉬운지 아이들은 왜 이렇게 빨리 집에 가야 하냐며 볼멘 소리로 투덜거립니다. 다빈이는 아직 간식을 못 먹었다고 울먹거려서 어머님이 차에서 사탕을 주신다며 달래면서 하교 시키셨습니다.^^ 모처럼 내린 눈으로 동화속의 나라 같은 학교에서 원없이 썰매를 타고 눈싸움을 하며 놀았으니 지칠만도 한데 아이들은 더 놀 수 있는 힘이 넘쳐나나 봅니다. 하진이는 눈뭉치를 만들어 형들에게 던질 때는 재미있는데 자기가 맞을 때는 서러운지 왕~하고 울음을 터트려 형들을 머쓱하게 합니다. 여섯 살 형들은 눈썰매를 타기 보다는 끌어 주는게 더 재미있는지 동생들을 태우고 서로 서로 힘자랑하기 바쁩니다. 얼마나 운동장을 휘젓고 놀았는지 오후에는 운동장의 눈들이 다 녹아버렸습니다. 점심 먹을 때 보니 라엘이 눈에 졸음이 가득하고 힘들다며 밥도 못 먹을 지경이었답니다. 둘째 날에는 작년에 함께 놀았던 유이가 아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고 딸기 쥬스 선물을 들고 선교원을 방문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안아 주고 몸과 마음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함께 기도도 했습니다. 유이 어머니께서 또 놀러 오라고 소리치는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난 유이가 집에 가는 길에 많이 울었다며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한동안 우리 아이들도 유이 소식을 궁금해하며 물어 보고 또 물어보겠지요? 어려도 작별의 아쉬운 감정이 오래 남는 아이들입니다. 체조로 몸을 풀고 오랫만에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삼삼오오 손을 잡고 재잘재잘 즐거운 산책길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이 곳곳에 있어 고양이 발자국도 발견하고 손가락으로 그림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힘이 빠졌는지 다리 아프다고 아우성입니다. 점심을 먹을 때 보니 모두들 졸음이 가득한 눈이네요. 드디어 직접 담근 동치미가 익어서 먹어 보니 맛이 정말 좋습니다. 모양틀로 찍어낸 무를 아삭 아삭 씹으며 점심을 먹고 나니 벌써 하교 시간입니다. 오랫동안 못 볼 거라며 돌아가는 친구들을 꼭 안아주고 고마워 사랑해 인사하며 끝에는 햄버거 사줘로 마무리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선생님들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햄버거 사줘라는 인사가 나온 맥락은 알 수 없지만 드디어 여섯 살들의 말놀이 아재개그가 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