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사랑노트 (오제은 교수)
가족상담과 부부치료, 내면아이치료 전문가이다. 퀸즈, 맥길, 하버드, 토론토대학교 등 세계적인 명문 대학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몇 개씩 받았지만 원래부터 이런 무지막지한(?) 삶을 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까불이’로 동네를 평정, 그러나 대한민국의 교육 환경은 있는 그대로의 그를 수용하기엔 너무나 경직되어 있었다. 자신의 기질을 바꿔보려는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해 보기도 했지만, 도리어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숙제를 풀기 위해 북미에서 10년간 ‘영성과 심리치료’를 통합하는 작업을 해왔다. 보스턴 메모리얼 병원이나 케임브리지가족치료연구소, 칼 융 연구소, 버지니아부부치료전문가수련센터 등에서 구체적으로 사람의 내면과 관계를 치료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 결과로 아시아인 최초로 국제 공인 이마고 부부치료전문가(CIT) 자격과 미국심리치료협회 임상감독(Diplomate) 자격 취득이라는 선물도 따라왔다. 그러나 그에게서는 먹물을 많이 먹은 학자나 전문가 냄새보다 옆집아저씨 같은 훈훈한 모습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자신 스스로가 고통의 밑바닥을 경험한 덕에 누구보다도 상처받은 마음을 잘 이해하는 ‘상처 입은 치유자’이며, 한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상담과 영성이 어우러진 치유 공동체를 꿈꾸었던 꿈돌이(Visionary)다.
현재 숭실대 상담심리전공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상한 마음의 소리를 ‘가슴으로 듣기’ 위해 비영리 ‘(사)한국가족상담협회’와 ‘한국가족상담센터’를 설립하여 가족상담, 부부치료, 부모-자녀 상담, 집단상담 등을 진행하고, 상담 전문가 양성에도 헌신하고 있다. 또한 TV와 각종 미디어 등에서 상담의 대중화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 KBS 1TV ‘아침마당’과 ‘여성공감’ 등에서 뜨는(?) 바람에 길거리에서도 이제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 쑥스러워한다. 엄청나게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지금도 친구들이 부르면 금방 달려 나가 함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노래하고 까불이 춤을 추며 맛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어느 시인이 노래했듯이 소풍 나온 아이처럼 세상을 살고 싶은 게 그의 소박한 바람이기도 하다.
저ㆍ역서로는 《가족치료사전》《상처받은 내면아이치유》《가족 :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심리여행》《칼 로저스의 사람-중심 상담》이 있다.
이 책에는 이처럼 ‘상처 입은 치유자’로 거듭나기까지 저자 자신의 드라마틱한 인생의 굴곡들이 펼쳐진다. 바로 이 점이 여느 심리 치료서와는 사뭇 다른 이 책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그 상처가 더 이상 상처가 아닌 성장의 자리가 되었기 때문이요, 타인의 상처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의 자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라도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기 내면 깊숙이 숨어 있는 상처를 깨닫고 들여다볼 용기를 얻게 된다.
이 책의 각 장은 크게 네 가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지나온 삶의 여정에서 저자 자신이 경험한 고난과 치유에 대한 살아있는 고백이다. 믿기 힘든 ‘고통의 밑바닥’ 경험들을 통해 저자가 만난 ‘상처받은 나’의 여러 모습이 여기에 실려 있다. 그 처절한 고통의 터널로부터 그가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런 상처와 치유의 경험을 통해서 과연 그의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있었던 그대로 솔직하게 적음으로써 독자들도 자신의 고통을 직시하고 대면할 용기를 갖도록 돕고 있다.
두 번째 부분은 저자의 고난과 치유의 여정 가운데서 그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었던 나’를 이해해 주고 가슴 아파하며 부둥켜안고 함께 울어준 선생님들을 만난 이야기이다. 선생님이라고 하여 거창한 타이틀을 지닌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 가운데는 영화 〈패치 아담스〉의 주인공도 있고, 베트남 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퇴역군인도 있으며, 저자 자신의 고통스런 이야기들을 눈물을 흘리며 들어준 지도교수도 있다. 또 상담가인 저자를 찾아와 고통과 치유의 과정을 나눈 수많은 내담자들도 있다. 저자는 그 선생님들과의 만남에서 배운 것들을 독자들에게 친절하고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세 번째 부분은 저자가 그렇게 처절한 고통과 아픔을 경험하긴 했지만, 오히려 그런 상처와 아픔을 겪어보았기에 내담자로서 찾아온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이야기, 그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끌어안고 진심으로 함께 아파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다. 곧 우리에게 비록 아픔과 상처가 있지만, 그러한 고통이 도리어 나를 성장시키고, 인생의 참 깊은 곳까지 나를 안내해 주며, 나아가 다른 사람의 고통까지도 공감하고 그 사람의 치유를 도울 수 있다는 고통의 역설성과 치유의 신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네 번째 부분인 독자들이 직접 자신의 내면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의 슬픔을 들어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한 ‘자기사랑노트’이다. 일종의 워크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이 책은 여기에 독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넣음으로써만 마무리될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오제은 교수의 자기사랑노트》일 뿐 아니라, 독자 여러분의 이름으로 된 《○○○의 자기사랑노트》이기도 하다.
첫댓글 「위장된 분노의 치유」의 최현주목사처럼 「30년만의 휴식」이무석박사님처럼 「내 안에 울고 있는 내가 있어요」주서택○김선화부부처럼 상처입은 치유자들은 반드시 타인을 향한 치유의 멘토가 되어 줍니다. 귀한 경험과 깨달음을 나눌 수밖에 없겠지요...그 부요함을 알기에 말이죠. 생활이 아닌 삶을 살라는 정병선목사님의 글에서도 간이식 받아 새로운 생명을 영위하게 된 그 분의 진심이 묻어납니다. 바울이 말한 육신의 생각과 영의 생각은 대결구도가 아닌 깊이있는 영적 통찰력으로 끌어가기 위한 말씀임을 감사함으로 받습니다. 오늘도 믿음의 멘토 한 분을 추가하게 되어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