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마야 문명의 흔적을 찾아 하늘까지 치솟은 산정을 오른다. 녹색으로 덮인 샘물과 잡초가 자라고 있는 돌 제단의 흔적들… 마야의 대문명은 수수께끼처럼 사라지고, 거대한 석축들만 지나간 시절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다. 밀림 속에 건설된 마야 문명의 자취를 찾아 떠난다. 어느 영화 속에서 마야의 도시가 등장하고 마야인들이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과정이 나온다.< 어느 해 여름날, 마야에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었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마야인들은 기우제를 지낸다. 애타게 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원을 안고 보석과 귀물들로 성장한 어린 처녀는 비의 신을 만나기 위해 샘의 기단에 선다. 제사장의 기도가 북소리와 어울리면, 처녀는 한줄기 호흡을 내쉬며 수십 길 아래의 샘물로 뛰어든다. 그리고 며칠 후 굵은 빗방울이 마야의 대지를 적신다.>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치첸 이차의 학술 조사단은 유적의 한쪽 끝에 있는 샘의 깊은 물 속에서 어린 여성으로 추정되는 수십 구의 유골과 보석, 장신구 등을 발견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와 옛 기록에 의해 이곳이 ‘희생의 샘’으로 밝혀지면서 마야의 신비는 더욱더 인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야는 고대 멕시코와 과테말라 인근을 중심으로 번영한 문명과 이를 이룩한 민족을 말한다. 마야 문명이 번성한 지역은 멕시코 중앙지역과 남부 유카탄(Yucatan)반도 일대를 비롯하여, 과테말라 북부의 페텐 지방에 걸쳐 있다. 팔렌케(Palenque)유적, 욱스말(Uxmal)유적, 치첸 이차 유적 등 마야 유적의 대부분은 유카탄 반도의 중심 도시인 메리다(Merida)와 휴양지 캔쿤(Cancun)에서 가까운 정글에 위치하고 있다. 그중 치첸 이차는 가장 규모가 크고 마야 문명을 대표하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캔쿤은 캔쿤 시티와 캔쿤 섬으로 이루어진 휴양지로, 수십 개의 특급 호텔이 약 10여 마일에 달하는 백사장에 이어져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조트 단지이다. 그러나 이 멋진 리조트를 뒤로 하고 조금만 서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빽빽한 아열대의 밀림이 이어진다. 밀림과 조그만 마을이 반복되는 길을 3시간 정도 달리면 치첸 이차 유적이 그 웅장한 피라미드를 드러내며 나타난다.
엘 카스티요(El Castillo) 성이라 불리는 이 피라미드는 가장 규모가 큰 건축물로서 신전의 역할을 하던 곳이다. 뾰죽한 모양의 이집트 피라미드와 달리 카스티요 성은 30미터 높이의 편평한 꼭대기에 사각형의 넓은 신전이 자리잡고 있다. 신전으로 오르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경사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거의 기어가듯 오른다. 더구나 직선으로 만들어진 계단은 수십 미터 낙차를 이루고 있어 도중에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하기 짝이 없다. 만약 아래를 한번이라도 보았다가는 더 이상 꼼짝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쩔쩔매고 간신히 내려온다면 종아리에 영락없이 알이 박힌다.
신전으로 오르면 치첸 이차 유적과 주위의 밀림이 360도 전경으로 눈에 들어온다. 한때는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지만 이제 거대한 석축들은 지나간 시절의 영화를 말해줄 뿐이다. 기원전 1000년부터 시작된 마야의 태동은 서기 300-900년의 고대 마야와 11-15세기의 신 마야로 구분된다. 마야 문명은 한창 번영할 무렵 수수께끼처럼 사라졌는데, 쇠퇴의 원인을 내란이나 스페인과 같은 외부의 침입에 의한 것으로 추측하지만 그 이후의 흔적을 알 수 없어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미리 준비한 유적의 설명서를 보면 마야인의 우주관이 참으로 재미있다. 우리의 지구는 네 방향으로 나뉘고, 하늘에는 13계의 천상계가 있고 지하에는 아홉 개의 지하계가 있다고 한다. 그것들은 고층 빌딩처럼 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각 세계마다 따로따로 신들이 군림한다고 믿었다.
유적들을 둘러보면, 천문대, 공놀이장, 전사의 신전, 재규어의 신전 등 고대 마야인의 우수한 건축술과 정연한 사회 구조에 감탄을 금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북쪽 끝에 있는 ‘희생의 샘’에 다다르게 된다. 샘은 깊숙한 아래에 있다. 그 옛날 영화속의 그 장면이 되살아 나는듯 아픔으로 다가온다.
밀림 속에서 이런 거대한 문명을 건설한 사람들도 자연에 대해서는 무한한 경외심과 두려움을 지니고 있었고, 동족의 희생과 끊임없는 겸손의 기도로써 신에게 다가가고자 했음을 생각할 때 오늘날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자연과 소중한 인류의 유산들은 근시안적인 오늘날의 인간들이 저지르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임에 틀림없다. 유카탄 반도는 멕시코 남부에 있는데 그 중심 도시인 메리다와 캔쿤까지는 수도인 멕시코 시티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린다. 또 미국의 마이애미나 LA 등에서 직항 노선이 있다. 메리다나 캔쿤에서 치첸 이차로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현지 여행사의 투어버스에 합류하는 것이 최선이다. 멕시코는 첫째 영어가 통용되지 않고 도로표지판등이 알아보기 쉽지 않아 단독 여행은 힘이 들기 때문이다.
아열대 기후로 5-6월이 가장 덥다. 기후만 생각하면 이 시기를 피하는 것이 좋겠지만 곳곳에 아름다운 꽃이 피고 녹음이 우거져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기도 하다. 12-2월의 겨울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하여 지내기에 좋다. 겨울을 제외하고 항상 한여름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름의 치첸 이차는 한낮에 엄청 더우므로 선글라스, 타월, 모자, 자외선방지용 크림등을 준비하는것이 좋다. 치첸 이차에서 가까운 캔쿤은 세계적인 휴양 리조트이다. 치첸 이차를 찾아 전문 여행을 하는 것과 더불어 리조트에서 안락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캔쿤의 리조트들은 특급 수준이지만 미리 예약하면 의외로 싸게 숙박할 수 있다. 또 캔쿤 시티의 툴룸 거리에는 민예품 시장이 있어 멕시코풍의 기념품을 살 수 있다. 목각 제품, 사라페(어깨에 두르는 직물), 멕시코 고유 문양의 식탁보, 솜브레로(창이 큰 모자) 등은 눈여겨볼 만하다.
거리곳곳과 해변가에는 어린 소녀들이 작은 야자수잎 말린것으로 만든 손가방이나 울긋불긋한 손부채, 각종 돌로 만든 목걸이 등을 팔러 다닌다. 가격은 아주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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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대문명의 불가사의한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를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만리장성만 가보았네요
한개만 보아도 양호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