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냄비와 스님>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성탄 전야에 강남의 한복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변함없이 구세군은 종을 딸 랑이며 따듯한 온정어린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남루한 한 스님이 그곳을 지나가다가 구세군 냄비 앞에 멈춰섰다.
그리고는 이내 바랑을 주섬주섬 풀고 구세 군 냄비 옆에 자리잡고 주저 앉더니 시주함
을 앞에 놓고 목탁을 두드리며 시주를 받기 시작했다.
목탁 소리와 종소리가 묘하게 어울려 도심
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고 구세군 사람들은
살짝 당혹 스러웠으나 그저 묵묵히 계속 종 을 흔들고 있었다.
땡그렁~~떵그렁~~
땡그렁~~떵그렁~~
나무아미타불~관세음 보살~나무아미타불
종 소리와 목탁 소리가 잘 어우러져 실로 오묘 하기까지 하였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자,구경꾼들이 여기 저기서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심리란 참 이상한 것이라 기도교
인과 불교인 그리고 이방인들이 모여들어
이 기묘한 장면을 구경하면서 소리없는 응 원전이 펼쳐진 것입니다.
예수 이겨라~!" 석가 이겨라~!"
이렇게 모두들 마음속으로 외치는 것 같았 다.
사람들은 그러면서 서로 이 쪽과 저 쪽에
돈을 넣기 시작했다.줄은 계속 이어졌고
그러면서 어느 쪽에 돈이 더 모이는지 슬쩍
슬쩍 훔쳐보며 궁금해하였다.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이쪽 저쪽에 서로서
로 기부금을 넣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말도 안 되게 돈은 쌓여만 갔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스님은 시주를 멈추 고 주위를 둘러 보고는 돈을 세기 시작했다
그리고 돈을 가지런히 잘 정돈하여 두손으
로 모아 들었다.
뭉칫돈이 장난이 아니었다 구경하던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스님은 계면쩍은 듯 씨익 웃더니 구세군 앞 으로 가서 그 시줏돈을 몽땅 구세군 냄비에
털푸덕 집어 넣고는 손을 합장하며 정중하 게 고개를 숙이더니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 보살~~" 하면서 뒤
도 안 돌아보고 가던길을 유유자적 가버리
는 것이었다.
소리없는 아우성은 순간 멎었고 쳐다보던 사람들은 모두 허탈하기도 하고 감격스럽
기도하여 멍한 표정들이었다.
아~내가 옳으냐 네가 옳으냐는 모두 중생
들의 편견에서 나옵니다.
예수님과 부처님의 경지에서는 진리는 하 나일 뿐입니다.사랑과 평화, 그리고 나눔 입니다.
불우한 이웃을 사랑하고 지금 내가 가진 것 에 감사하고 또 내가 가진 것을 서로 나누 려는 마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