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화요일)
어제 광주에서 형이 올라왔다......
하나뿐인 동생 인생사 첫 출국이 걱정되서 마중오러........
온건.... 개뿔!!! 친구만나러 왔다가 어쩌다 나 여행가는날이다....
집에서 나온 시간 11시... 그때까지 내가 살던 반지하 창고같은 방에서는
지금이 AM 인지 PM인지... 알 턱이 없다... 어두껌껌한 반지하 습한 공기를 걷어내고 .....
"형 갔다올께... 한달후에 봅시다!!!"
이불을 내리고 날 쳐다보며.... "와~ 니 멋있다~?? 응 잘갔다와라~~ 전화자주해라잉...."
훗훗... 이제 시작이군.... 3년여전 그 설레임반 기대감반으로 가득찬 내 염통속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정이...
돈암동에서 공항까지 공항 리무진을 이용하면 내 기억속에.... 2시간 30분이 소요된 걸로 알고 있다...
비행기는 5시 비행기였지만 ... 처음 비행기 타신분들은 알고 있을꺼다~~
인터넷에서 조사한바!! 비행기 2시간전에 보딩을 마쳐야 한다고 들은건 있어서 .....
공항도착하니 3시간 30분이 남았다...
육시러헐...!!!
[인천공항 처음와봤다!! ^&^]
아!! 심심하다.... 탑승수속이란걸 처음 밟아본지라.... 심하게 어리버리 타면서 식은땀으로 목욕을 했다.....
출국장 입구에서부터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깜장 양복 맨인블랙이랑 이쁜 제복차림의 아가씨들도....
오만가지 인상부터 쓰면서 분위기 잡아나간다....
"팔 들어보세요~~"
TV에서나 본 까만 몽둥이로 내 몸을 위~아래로 훓는다....
"삐익!!"
'아~ 쒸... 쪽팔리게~~'
보안아가씨가 눈에 쌍심지를 켜며 쳐다본다...
"뭐예요????"
"복대 찼는데요...."
'아~ 쒸 쪽팔려 디져블겄네...'
"까봐요!!"
'뭐?????!!!! 아~~ 쒸~ 쪽팔려.... 복대는 나중에 찰껄....ㅠ.ㅜ'
훌러덩~~ ㅠ.ㅜ;;
여행사홍보문구가 굵은 바탕체로 씌여진 회색문양의 복대....
' XX여행사 '
그 안에는 여행자수표, 유레일패스, 여권 및 비행기 티켓등....
주요문서를 보관중이었다..
"됐쬬??!!!!!"
"모자 벗어봐요~!!"
"예???"
'머리 눌려서 찐따 같은데... ㅠ.ㅜ'
성깔대로 받아치진 못하겠다... 분위기 넘흐 진지하군....
'모자에 내가 총 숨겼겠냐??? ㅠ.ㅜ;;'
잔뜩 얼어서 출국장 지나니... 한숨돌리며 궁시렁 대고 있었다.....
근데 앞에 또 난관이 있었다..... '이거 뭐야???'
출국심사장이라고 씌여진 팻말땜에 뭐하는덴줄은 알겠는데....
통로가 1,2개가 아니다....
20여개의 통로중.... 사람이 앉아있는곳은 맨 오른쪽 한군데뿐이다....
어디로 가야되는지 고민하는데... 젊은남자가 안방드나들듯이 맨 우측 통로를 통과한다....
아! 빙고~~ 뚤레뚤레 뒤 쫓아 심사대에 앉아있는 아저씨한테 보딩패스를 내밀었더니....
" 왜 일로 왔어?? "
볼펜으로 머리위 팻말을 툭툭 치며 훈계조로 말한다.....
' 외교관, 승무원 전용 '
;;;;;;;;;;;;;;;;;;
"처음이라 몰라서 저 사람 따라왔어요~~ "
간들어지는 콧소리와 애교를 섞어 몸을 비비 꼬으며 눈웃음을 날려주며 말했다...
변소에 똥을 봐도 더러우면 더럽다, 싫으면 싫다 반응이 있어야지...
여~엉 반응이 없다....
통과!!
대기실내 컴퓨터에서 인터넷 이용비 거금 3천원을 넣고 1시간 가량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면세점 구경이나
할 심산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도 여엉~ 재미가 없다...
담배 1보루 샀으면 말 다 했지만.... 2005년 신년계획으로 금연을 선언하고..~~
2달여간 진짜 담배불 근처에도 안가보다가... 생뚱맞게 면세점에서 담배 1보루를 샀다...
1보루에 15$ 란다.... 어? 달러는 없는데???
흠... 달러로 계산해야되나?? 옆에 아저씨가 던힐 3보루를 샛파란 만원짜리로 계산을 하는걸 봤다.
냐하!~ ^^ 이런 벼~엉 자...ㅋㅋㅋ
[내가 시즌을 피면 아저씨 같단다....]
ㅋㅋㅋ 한보루... 뿌듯하다~~ 보루로 사본건 처음인데..??
대기실에서 비행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봤다... 생각외론 안큰거 같은데???
[JAL... 재팬에어롸인~~ ]
일본에서 1박을하고 로마로 가는 일정이기에 인천에서 나리타공항까지 4시간 비행은 창가에 앉고...
유럽가는 13시간가량의 비행은 통로에 앉을 계획까지 완벽하다~~
보딩받을때 창가로 달라고 말하곤.... 드디어...탑승....
후훗... 재패니즈 스튜어디스 데쓰까??
내 자리를 찾아가니 바깥쪽에 배나온 아저씨가 앉아있다...
일본판 스포츠신문을 피더니 도착할때까지 신문만 읽고 있다.....
아마 기사를 통째로 외웠을꺼야~~
비록 비행기는 과거 제주도로 수학여행갈때도 타봤지만... 국경넘는건 가히 처음이라 할 수 있겠다....
5분가량 활주로로 이동을 하더니 잠시 정차하곤... 친절한 안내방송이 낮게 깔린다...
"미나상,, ぁ~わ~,,,り,,,も~~! ゐ,.ふ~~~"
덜컹... 움직인다....슬슬 기장 아저씨가 RPM 땡기는 소리가 커진다....
내자리에서 밖을 쳐다보니 날개에 달린 큰 원통 엔진이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대고 있따...
슬슬 앞으로 기어나가더니... 속도가 꽤 붙는다... 아직 날라갈정도의 속력은 아닌듯 하다...
창밖 배경들이 숙숙 지나간다....
달린다~~
달린다~~
달려라~~
난다~~
부~웅~
떴다!!!!
허억... 갑자기 바이킹에 앉아서 눈을 질끈 감고 소리조차 못지르는 기분이 든다....
한없이 땅덩어리가 작아지더니 어느덧 구름위에 붕붕 떠다니고 있다...
[한반도 백두대간..]
하늘에서 밖을 보니 안봐도 어딘지 알 수 있겠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곳이 어느쪽이지??]
누가 지구가 둥글다고 그랬을까??
이렇게 높이까지 올라왔는데도 지평선이 둥글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전세계적으로 대 사기극을 펼친걸까??
어느정도 흥분과 감흥을 가라앉히고 기내 환경을 파악하고 있을쯤....
재패니즈 스튜어디스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캐리어에 갖가지 음료와 종이컵을 싣고 돌아다니고 있다....
나한테도 묻겠지???
후훗,,,, 이래뵈도 대학생이라고.... 미리 준비한 멘트를 계속 곱씹고 있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질문이 들어온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문장이군....ㅎㅎㅎ
재패니즈 이쁜 스튜어디스 : 뭐 드실래요?? (물론 영어로...ㅋㅋ)
신사장 : (흠흠... 마음을 가다듬고...ㅋㅋ) 미루꾸 플리즈~~ㅋㅋ
ㅋㅋ 병진... 애냐?? 우유를 처 달라게....ㅋㅋㅋ
근데 스튜어디스 반응이 더 생뚱맞다,,,, 난 분명 일본식 발음으로 혀를 내둘렀는데...
어색한 웃음으로 뭐라는지 다시 한번 말해주길 바라고 있다...
흠... 당황스럽군..
"미. 루. 꾸. 플리즈~"
.................................
앗 썅!! 안먹힌다... 일본사람 아냐?? 아님 내가 틀렸나??
계획 급수정이다...
신사장 : 쥬스 주세요... ^^
이쁜 재패니즈 스튜어디스 : ^^ 죄송하지만 저희가 준비한 쥬스는 엔꼬가 났네요....^^
신사장 : '허걱...' 흠... 그럼... 이거 주세요.....;;;;;;
언뜻 보기에 녹색종이통이라서 베지밀이겠거니 생각하고 당황스러운 맘에 대뜸 짚었다... 냐하ㅏㅏㅏㅏㅏ...
녹차다..
나름 멘트도 준비해왔고 여러 상황극도 연습했었는데...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윽!
옆에 아저씨는 아직도 신문암기중이다....
난 일본어도 참 잘한다~~ 고등학교때 일본어 경시대회도 출전했었고...
12년 초, 중, 고 정규교육과정중.. 유일하게 과목 우수상을 받은게 일본어였다...
신사장: 고레와 난데쓰까???
배나온 아저씨: 아~ 고레와..ぅゎをるぉ きえぉげㅡ,,,,,,さきぅ~~ゎをるぉきえ,,,ぉげさきぅゎをる,,,,ぉきえぉげ
さき.....~~!!!!/////////
신사장: ......';;;;;;;;;;;;;;;;;;;;;;;
마침 눈앞 디스플레이 화면에 영화시청이 채널이 있는걸 발견하곤.. 대화를 단절시켜버렸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
예전에 본 영화지만 참 한국말이 아름답고 과학적이라는걸 새삼 느낀다....;;
한숨 자고 일어나니 슬슬 뱅기가 하락선을 타고 착륙중이다...
도착할 때 은근히 기체충격이 심하다....
나중에 알았지만 기상이나 활주로 상태등에 따라 일부러 과격하게 착륙을 하는 방법도 있단다...
인천에서 출국심사받을때도 그랬건만... 일본 입국하는것도 쉽지 않다...
외국인들만 따로 받는 외국인전용심사대에 길게 선 줄을 서기 전에 은행 창구데스크같은데서..
한국배낭여행객들이 많이들 모여 있다... 입국신고서를 써야 하나보다...
국적이나 이름, 일본에서 머무르는 주소등 세세한 정보를 기입하고 3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물론 영어로 되어 있다.)
1. 당신은 일본에서 강제퇴거되거나 일본입국이 거부된적이 있습니까?
2. 당신은 일본 아니면 일본외의 국가에서 형사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적이 있습니까?
3. 당신은 현재 마약, 대마, 아편등 규제 약물등 또는 총포, 칼, 또는 화약류를 소지하고 있습니까?
2, 3번은 확실히 답이 NO라고 나오는데... 1번은 살짝쿵 해석이 애매했다...
학교다닐때 시험문제 찍을때도 절대 다 똑같이는 안찍었더라... 아하!! Yes!!!......ㅋㅋ
심사원이 날 미심쩍게 쳐다보더니 한국어로 번역된걸 보여주더라.....
풉!!!!!! 병진.. ㅠ.ㅜ
" 소리.....체크 미스....!!"
출국심사, 입국심사... 내맘대로 나갔다 들어갔다... 쉽지가 않구만.....
[참!! 필자는 JAL 항공을 이용했는데 일본항공을 이용하면 나리타에서 환승을 위해 1박을 해야 하는데 항공사 측에서 공항근처의 호텔을 1박 내어준다... 내어주는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일본 나리타공항 근처 공항호텔에서 1박을 위해 일본에 들르게 된다.]
호텔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호텔에 도착해 내일 아침 식사와 셔틀버스 운행 시간표까지 확인하고 체크인까지 무사히
마쳤다....휴..우... 첫날치곤 무난했지만 오늘 하루 무던히도 땀으로 목욕을 했구나....
그래도 호텔 체크인까지 무사히 온게 어디야??냐하하~~ 뿌듯하다~~!
" 잘했어 신인철!!! 사랑스러워! 신인철!! 자랑스러워~!! 뿌듯해!! 신인철!! ^^ "
[2인실인데 혼자서 잤다..]
[방에 있는 가운이 신기하드라...ㅋㅋㅋ]
이제 시작일뿐이다... 당장 내일 아침부터 또 탑승수속 밟고 대륙을 넘어야 되는데...
공항면세점에서 사온 카스타드 한봉지를 다 뜯어 헤쳐놓고 잠이 든다...
아침 6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내일을 위해..... 굿 나잇!!!
이거 뭐야???!!!
등허리가 근질근질 해서 4시경에 잠을 깼다...
아~ 놔!! 20년 살다가 '이'라는걸 처음 봤다!!!
아부지말만 들어보다가.... 하얀침대 시트위에 ....
5~6 마리의 이를 잡기 위해 침대 시트위에 올라타 효도르식 파운딩 주먹질을 해댔다...그것도 연속콤보로...
휴,,,,
젠장... 잠 다잤다!!!!! ㅠ.ㅜ
경비내역
-담배1보루- 15,120원 (15$)
-카스타드- 2,000원
-공항리무진버스비- 7,000원
- 인터넷 이용비- 3,000원
참!! 입국할때 집에 타고갈 버스비를 위해 원화는 남겨둬야 합니다...
여행끝나고 공항에서 하루 더 자고 가시기 싫다면....
첫댓글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 ㅋㅋ
ㅋㅋㅋ 슬슬 입질이 오는데요????
잼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