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모 회사의 히트 상품인 김치냉장고가 알고 보니 일반 냉장고였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신문에 게재된 적이있었다. 2003년에제정된김치냉장고KS에따르면,“ 1,000ℓ이하의냉장고중에서김치류를숙성·발효 하는 기능이 있고, 이를 저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저장실이 유효내용적의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규정되어있다.
이는 우리나라 표준제정기관인 기술표준원이 제품의 겉모양과 관계없이 김치 저장실, 평균온도, 유효내용적, 소비전력량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특성과 기능을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유효내용적이 47%인 이 제품은 김치저장실이 좀 더 큰 일반냉장고였을 뿐이었다. 과거가 생산 중심의 시대였다면, 인터넷 시대인 지금은 고객 중심의 시대이다. 과거의 품질관리가 규격 적합품의 생산이었다면, 이제 오늘날의 품질관리는 규격 적합은 물론 사용 적합성에 대한 높은 품질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즉, 사용품질이 우수한 제품만이 경쟁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논리가 마케팅 불변의 가치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마케팅 학자인 노스웨스턴대학교의 필립 코틀러 석좌교수는“진취적인 기업은 회사의 전 조직을 ‘고객주도적’까지는 아니더라도‘고객중심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조언한다. 한국표준협회가 지난 2005년부터 KS제품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제품을 찾기 위해 특별한 품질지수를 개발 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시대의 요구사항이라 할 수 있다. 사용품질지수(KS-QEI)는 이러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성능, 적합성, 신뢰성, 서비스, 이미지 등 고객 중심의 품질특성을 평가항목으로 구성하였다. 올해는, KS 제품뿐만 아니라 일반제품, 서비스제품에까지 사용품질의 개념을 확대하여 그 대상품목을 넓게 했다.
올해 한국사용품질지수(KS-QEI)는 24개 KS제품과 45개 일반제품을 포함 총 69개 제품 237개 기업을 대상 으로 4월 28일부터 5월 22일까지 약 4주간에 걸처 전국에 거주하는 소비자와 전문가를 표본 추출하여 조사되었다. 한국사용품질지수(KS-QEI)는 한국표준협회와 한국품질경영학회 지수연구회가 KS제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의 사용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품질측정모델로 일반화하여 해당 기업의 제품을 구매 또는 이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과 해당 제품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용품질의 우수성과 만족도를 조사, 연례적으로 발표하는 종합지표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제품 특성별 KS-QEI의 연도별 추이가 KS제품의 경우 2007년 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8년부터 하락, 2009년에는 693.73으로 전년 대비 12.25점이 하락했지만 선풍기를 필두로 에어컨, 가스보 일러, 전기냉장고, 김치냉장고, 디지털도어럭, 주택용침대, 사무용 가구, 형광램프, 자동차용 배터리 등 21개 제품이 품질 우수성의 척도인 700점을 넘어 전체 조사제품 중 87.5% 제품이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처음 조사한 일반제품의 사용품질지수는 전체 31개 조사 제품 중 복사기 등 일부제품을 제외한 전 제품이 700점대를 넘어 품질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처음 평가 대상에 오른 아파트, 인터넷전화, IPTV, 영상통화 등 서비스부문은 66.12로 소비자 QEI가 전문가 QEI가 보다 3.30 더 높게 나타났다. 서비스 부문은 소비재나 산업재와는 다르게‘신뢰성’차원에서 소비자와 전문가의 갭이 큰 것으로 조사되었 고, 같은 서비스군이라도 아파트 경우는 719.49(포스코건설)로 품질수준을 높게 가늠할 수 있게 했는가 하면 다른 서비스부문은‘성능’차원의 경우에서 사용자 만족도 제고와 유지를 위해 지속적이며 적극적인 관리와 지원이 요망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KS제품군에서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기업으로는 주택용 보통침대의 에이스침대, 도자기질 타일의 아이 에스동서가 있고,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기업으로 자동차 배터리부문의 델코, 냉장고부문의 삼성전자, 에어컨의 LG전자, 김치냉장고부문의 위니아만도, 구두의 금강, 등이 있다. 또한 3회 연속 1위 기업으로는 포틀랜드시멘트의 쌍용양회가 있으며 작년에 이어 디지털 도어록에서는 게이트맨으로 알려진 아이레보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사무용 가구의 퍼시스, 기름연소 보일러의 경동나비엔 등이 올해 새롭게 작년에 이어 1위에 오른 기업들이 됐다.
산업재 제품군에서 자동차배터리부문 델코가 755.03으로 1위를 차지했고, 소비재 제품군에서는 전기냉장고 부문의 삼성전자(지펠)이 754.55로 1위를, 서비스군에서는 아파트부문 포스코건설(더샵)이 지수 1위로 조사 됐으며 전체 조사기업 중 자동차배터리부문 델코가 755.03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아파트(포스코건설), LCD-TV(LG전자), 준준형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등이 조사 대상 기업군에서 1위로 선정된 것은 매우 놀라운 시장반응이자 트렌드로 매우 이례적이며 의외의 결과로서 받아들여지는 한편 고객의 동향을 읽는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