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2mi(클리앙)
2023-12-03 07:31:24
금욜밤 갑작스런 엄마의 부고..
넘 경황없고 황망하고 슬픈데..
어디다 털어놓을 때가 없어서 올린 글에..
많은 클량 회원분들이 위로 댓글 남겨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절 클량으로 이끈 남편이..
너 도대체 클량에서 뭔짓?을 했길래
댓글이 300개 이상 달리냐고..
질투 아닌 질투를 하더라구요..
아무튼..
생각보다 생각치도 못했던 분들이 멀리서 와 주시고
못와봐서 미안하다며 온라인 부의도 해주시고..
이 은혜를 어찌 다 갚고 살아야 하나..싶을 정도로
감사한 그래서 견딜수 있었던 첫째날이 지나갔습니다.
근데 장례를 치르면 별일이 다 생긴다고..
예기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으니..
바로 제사 문제입니다.
저희집이 장손집이라..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엄마 혼자 제사를 준비하고 지내셨습니다.
지금 제 기억으로도
집안 어르신들이 다 겨울에 가셔서
음력 설 전후로 제사가 몇개 있었고..
남들이 보면 한꺼번에 여러번 지내니 다른 시기엔 한가하다..싶었겠지만..
그것도 제사음식 준비하는 입장에서 힘든 일이었죠.
할아버지 살아계실땐
할아버지의 아버지.어머니.돌아가신 할머니..제사에
명절 차례까지 지냈고
아버지 가신 후론
저에겐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제사에.
할아버지.할머니.아부지 제사에 명절 차례를 지냈죠.
엄마도 증조 할머니.할아버지 제사는 정리하고 싶으셨는데.
조상 제사를 잘 모셔서 남동생 사업이 잘 되는거라 생각해
본인이 다 하셨습니다.
숙모 2분이 계시지만
한분은 멀리 계셔서..한분은 일하셔서.
잠깐 와서 전 몇가지 부치는 정도?
그래서 누누이 제사는 본인까지만 지낼거고
본인 가시면 저랑 남동생네 부부..
기일에 모여서 밥만 먹고 부모님 생각하다 가라셨죠.
남동생보다 12살이나 어린.
장손집에 시집온 며느리에 대한 애정 표현이셨죠.
엄마의 부고가 갑작스러워 정신 없지만
엄마 49제 마치고 곧 다가올 제사 시즌?이 걱정돼..
제가 총대 매고 삼촌.숙모께 의견을 말씀드렸죠.
제사 정리하고..저희 부모님 제사도
엄마 첫제사만 지낸 후
같은 날로 정해서 절에서 지내고
저희 남매는 그날 모여서 조용히 식사하며 보내기로 했으니..
삼촌.고모.숙모의 부모님이신
할아버지.할머니 제사는 그 어르신들이 모셔가든지.
아니면 같이 절에 맞기겠다고.
저의 폭탄? 선언에 그야말로 멘붕!!이 되신 건지..
10시 넘으면 가서 쉬다가 낼 오시겠다던
어른분들이..
11시 되도록 안가시더니.
조용히 저랑 남동생네 부부를 부르시더라구요..
조상 제사를 그렇게 한꺼번에 정리하면 어쩌냐구요,
후후..그때 진짜 나오는 실소란..
본인들이 제사 가져가긴 싫은데.
그렇다고 제사를 없앤다니 서운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
아니 막말로 저랑 남동생이야
할아버지.할머니 얼굴을 봤지만
올케는 본적도 없는 할머니.할아버지 제사 음식을 왜 해야 하는거냐구요.
물려받은 재산도 없는데..
가신 엄마의 유지이기도 한데..
당장 엄마 49제 끝나고 얼마있지 않아 할머니 제사가 있는데
어르신들은 그 제사 없어질까봐 전전긍긍..
진짜 웃겼어요.
그리 아쉬움
본인들의 부모님이니 본인들이 하면 되지.
암튼..제가 어르신들에게
그 제사는 음식 사서 하겠다 했고
올케랑 남동생에겐 가장 기본상으로 사서 지내자고 했습니다.
남동생 부부가 이야기하면 더 분위기가 살벌해질것 같았고
순간 장례식장 분위기가 싸~~아 해지긴 했지만
전 후회가 없습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숙제를 마쳤네요.
나머지 숙제들도 하나씩 풀어나가겠습니다.
첫댓글 댓글 중---
노래쟁이s
돌아가신 어르신들도, 당신들의 제사로 인해 아래 자손들이 갈등일으키는걸 원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내고 싶은 사람이 지내면 될 일이지, '너 왜 안해'는 정말이지 할 말을 없게 만드네요..
예쁘게 표현하셨으면 충분하다 싶습니다.
어머님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빕니다.
에일리언
어머니들 보시면 ... 꼭 나는 하지만 뒤에 넘기지 않겠다 하신 분들이 많죠.
저도 11월에 어머니가 떠나셔서...
뭐... 아버지가 나머지는 좀 하시겠지만... 장손의 장손의 장손의 장손인 아버지를 도와드리실 엄마도 이제 안계시니...
뭐 더 하고 싶은 분들은 어머니랑 상담하고 오시라 하면 될 일 같습니다.
아직 꿈과 생시 사이에... 엄마가 슬쩍슬쩍 끼어들어 오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