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리버풀에 갈까말까 상당히 고민하다가 티켓을 구하지 못하고 영국행을 포기한 바 있습니다. 리버풀 홈경기 티켓은 원래 한화 6만원 정도인데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매대행하는 것들은 수십만원을 호가하고 있지요. 리버풀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는 주주이거나 시즌티켓이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팬카드라도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다른 경기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 여러 구단의 티켓 가격을 알아봤지만 다른 구단들도-특히 유명구단들은-티켓 가격이 비슷하게 비싸더군요.
작년 K리그 경기를 몇 번 봤는데 인천 유나이티드 홈은 인터넷 예매시 4천원, 상암을 이용하는 FC서울조차 7천원 정도면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무리 보고싶은 잉글랜드 축구라지만 한 경기 보기 위해 (암표를 감안하면) 월드컵 티켓 가격에 육박하는 돈을 지불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입니다. 영국인들은 돈이 많아서 그 비싼 티켓을 사나보다라고 납득하고 있었지만 오늘 기사를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http://football.guardian.co.uk/News_Story/0,,2020869,00.html 이게 오늘 가디언 기사인데 일부 구단주들조차 프리미어 리그의 높은 티켓 가격때문에 팬들이 떠나고 경기 당일에 빈 자리가 늘어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은 맨유와 아스날의 경기장 수용인원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에 비해 천 명 정도 감소했다고 합니다. 특히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주적 맨유였습니다. 풀럼과의 경기는 45파운드(8만원 이상)의 티켓 가격을 매긴 모양인데, 한 팬은 잘 보이지 않는 자리도 40파운드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럼에도 맨유 원정팬을 위한 3,900석 티켓은 다 팔렸는데 절반은 경기중 음식을 열심히 먹고 사진을 찍어대는 관광객으로 보인다네요.
프리미어 리그 출범 이후 티켓 가격은 무려 500% 인상되었다네요... 한편 다음 시즌부터 프리미어 리그 팀들이 받게 될 TV 중계료는 어마어마한 액수인데 일부 클럽들은 이렇게 얻은 수익이 있기 때문에 티켓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리버풀의 티켓 가격이 내려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번 인수건과 관련한 이야기 중에서 티켓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들이 지배적이었으니까요. 새 경기장을 지으면 지출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가격이 오르겠지요.
위 기사에서 마지막 부분에 이탈리아와 독일의 예를 든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세리에A는 이번 시즌 평균 관중이 19,361명에 불과합니다.(지난 번 경기장 난동 이전의 수치입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에서 우승했음에도 작년에 비해 15%나 감소했고, 지난 40년간 최저 관중이랍니다. 반면 분데스리가는 평균 4만 이상의 관중이 찾고 있으며, 티켓은 10~15파운드면 살 수 있습니다.
최근 프리미어 리그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지나친 상업성 추구의 결과는 충성스러운 팬들의 감소와 그들을 대신해서 경기장에 앉아있을 단체 관광객의 풍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에 깊이 스며든 자본주의의 흐름을 멈출 수 있을런지는 회의적이네요.
첫댓글 흠... 확실히 문제군요. 너무 비싼 티켓의 가격은 관중을 떠나게 하겠지요.
너무 비싸다 ㅜㅜ 돈없는 사람은 어떡하라고 ㅜㅜ
그래도 이상하게 매번 관중석은 거의 꽉차있는듯....
그래도 프리미어쉽에서 가장 싼 구단이 버풀이랑 에버튼인데..
진짜 예전부터 비싸다고 생각해왔는데..
솔직히 너무 비쌈. 이러다가 세리아꼴 날 수도 있음. 티켓은 별 부담없게하고 다른 부분으로 돈 벌 생각해야 함.
문제는...한국처럼 관중수가 적으면 티켓가격이 적던 많던...손해 볼게 없지만...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같이 인기 많은 리그는 티켓가격으로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매력(?)때매 구단들이 욕심을 부리고 있죠...리버풀 같은 경우 티켓 가격이 보통 32파운드인데...매 경기 43000정도 옵니다...그렇다고 치면 한 경기당 대략 1.4M파운드가 나오죠...만약 여기서 티켓 가격을 5파운드만 늘리면 .2-3M 정도 수입이 매경기 늘어납니다..홈 경기가 대략 25정도 된다고 한다면 티켓 가격 5파운드 늘린걸로 매년 5-7.5 M파운드 정도의 이득이 생기죠...맨유 같은 경우는 대략 10-11M파운드 정도의 이득이 나올듯합니다...조금씩 티켓 가격을 올려도
관중수가 줄어들지를 않으니...매년 구단에서 몇프로 씩 티켓 가격을 올리는게 추세입니다...막을려면 정말 팬들이 작정을 하고 경기를 안보는 방법밖에는 없을듯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소위 빅4의 경기는 대개 만원에 가까운 관중이 들어오지만 중하위권 팀의 경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프리미어 리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지만 외국인들이 기꺼이 돈내고 경기를 보려고 하는 팀은 몇 개에 불과하지요. 골수팬들이라도 팀의 성적이 안 좋으면 경기장을 그만큼 찾지 않게 되기 때문에 중하위권 팀들은 이번 시즌에 티켓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구단간의 빈부격차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