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리빙 춘계 리더쉽 세미나는 늘 사람들의 눈과 귀를 의심케 만든다. 출발지인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현지 공항과 호텔, 관광지까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전세기를 이용하는 사람들, 최고급 호텔과 음식점, 골프장까지 아예 통째로 빌려서 여행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무엇을 하는 사람들일까?
1998년 제주도 춘계 리더쉽 세미나와 말레이시아 랑카위 추계 리더쉽 세미나를 시작으로 매년 2차례 열리는 리더쉽 세미나는 벌써 8년째 계속되고 있다. 여행단의 몸집도 십수명의 초미니 사찰단에서 1000여명의 매머드급으로 그 몸집이 사정없이(?) 불려져 있다. 올해 대만 가오슝으로 가는 길도 대한항공 전세기 3대가 동원됐다.
여행의 묘미는 그러나 규모보다는 가슴 설레임이다. 나는 2003년 하와이와 지중해, 2004년 푸켓과 뉴질랜드에 이어 이번 대만 여행이 하이리빙에 맞이하는 5번째 맞는 여행이다.
5월 9일 아침 8시 인천공항 A열에 집결한 사람은 1차 여행 대상자 350여명. 말쑥한 정장 대신 형형색색의 반바지와 나풀거리는 치마, 배꼽티에 쫄 티를 걸친 사람들이 모두 사업을 제일 잘 했다는 하이리빙 사업자들이다. 새벽밥도 거른 채 한걸음에 공항에 나온 수도권에서부터 새벽 2시에 버스 3대를 대여해 상경한 전남 사업자들까지 패션만큼은 가관이다.
비행기에서도 스피치를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정문 스폰서님의 '뻥'에 일순간 긴장했던 때를 생각하면 배시시 장난기가 발동한다. 처음 여행을 떠나는 사장님들에게 기내에서는 물론이고 수영복을 입고서도 스피치를 해야 한다고 곱빼기로 '뻥'을 친다. "진짜로 스피치를 합니까"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되묻곤 하는 사장님들에게 "설마가 사람 잡지요"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진짜 비행기에서도 하이리빙 사업의 꽃이라는 불리는 스피치를 할까?" 정답은 "가 보면 안다"다.
맑고 신선한 공기도 비행기의 속도만큼이나 빨리 변하나 보다. 2시간만에 공기는 덥고 습하다. 대만 가오슝이다. 2층 버스 8대로 갈아 탄 사업자들은 가오슝 중심부에 있는 83층짜리 최고층 빌딩의 43층에 준비된 대연회장으로 안내됐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중국 음식의 별미인 딤섬이 풍족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현지인들에게 이런 최고급 식단이라면 족히 2시간은 식사시간이 소요된단다. 너무 짧은 시간에 먹으면 원시인이라는 얘기를 듣는다는 여행 가이드의 말은 30분의 식사시간으로 KO됐다. 우르르르 왔다가 우르르르 먹고 건물을 유유히 나오는 사업자들은 원시인 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최고의 시대 선도자들인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뤘다고 평가를 받는 가오슝은 오토바이 천국이다. 중국 본토가 자전거 천국이라면 열대기후인 대만과 광둥성, 해남성은 오토바이족들이 많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중국인들에게는 근검 절약의 상징인 셈이다.
대만은 우리나라(남한) 면적의 35% 정도인데 인구는 2500만으로 세계 3위의 밀도다. 국민소득은 2만 달러이나 집 값과 땅 값은 너무 비싸고 임금은 대졸 100만원 수준으로 대부분 맞벌이를 하며 살아간다.
가오슝 미술관과 습지공원 등 시내관광과 함께 대만 학습을 끝마치고 웅장하지만 세련된 5성급 45층 호텔 하이라이에 여장을 풀었다.
5번의 여행 끝에 남자가 아닌 여자와 처음으로 방 배정을 받았다. 내 방은 스위트룸에서 일반룸으로 한단계 추락했다. 총각 때는 총각인 조정문 오너님과 함께 방을 사용했는데 장가를 갔다고 하이리빙측에서 시샘을 하나 보다.
가오슝까지 가지고 간 하이리빙 바디클렌저의 장밋빛 거품은 욕실 가득 차고, 처음 여행 온 아내 박지희는 길고 곧은 흰 다리를 거품 사이로 내민다. 저 다리가 내 다리구나 순간 행복감이 밀려온다.
세계 3대 컨테이너 항구이며 타이페이에 이은 대만 제2의 도시인 가오슝의 항구가 한 눈에 들어오는 3325방에서 신출내기 부부가 경치 구경할 시간도 없다.
9층 대연회장 만찬장에는 이미 선율이 꽉 찼다. 10가지 세트 메뉴로 꾸려진 진수성찬과 빼갈 사이로 "하이리빙 파이팅"이 연달아 울려 퍼진다. 그토록 함께 여행 오고 싶어 했던 내 인생의 은인이신 조정관 큰 형님 내외와 파트너인 신승현 김현미 부부와 감격의 첫 술을 해외에서 마시는 순간이다. 눈시울이 불거진다. 박태옥 자이언트 사장님이 "조따거(대형), 이제는 큰형님 내외가 왔으니 울지 않겄네"라고 놀린다. 해외여행 때마다 나는 울었던 것 보다. 좋아서 그랬고 같이 오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밤은 짧고 할 일은 많은 것이 봄 여행의 특징이다. 처음 여행 온 사업자들의 많은 추측들을 현실화 시켜줘야 하고 설레임을 진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동창은 밝아 오는데 아직도 우리는 목이 마르다. 만찬이 끝나고도 룸으로 자리를 옮겨 술 꽃과 이야기 꽃을 피운다.
여행 둘째날 아시아 10대 골프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신이 골프장에서는 헤프닝의 연속이다. 미쉘 위와 기념사진을 찍었던 하와이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머리를 얹었던 내게는 여행이 곧 골프가 되었다. 지난 4월에 진행됐던 중국 상해에서 진행된 제1회 하이리빙배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이번 신이 골프장에서 뽐내리라. 2차례에 걸쳐 라운딩한 이 골프장에서 나는 드라이버 샷 250야드 이상, 5번 아이언 190야드로 몰아친 골프 스코어가 93타수. 올해 가을 스페인 여행에서는 우원균 에이스 그룹 총 리더와 한판 라운딩 해야 겠다.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머리 올리는 것을 극구 사양하던 박지희는 동갑내기 크라운 사장님이시자 하이마스타 스쿨 교수님이었던 김양선 사장님의 멋진 티샷을 보고 골프채를 잡았다. 스코어는 대단했다. 도저히 셀 수가 없었다.
오후에 찾은 세계 최대의 사찰 불광산은 이번 여행의 컨셉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성공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이다.
1967년부터 지어지고 있는 불광산은 대만 최고의 영향을 지닌 성운대사의 집념으로 시작됐다. 1만점의 관음상이 보존돼 있는 대비전, 1만4800여점의 석가상이 보존돼 있는 대웅전, 동남아 최대인 36m높이의 아미타불과 480존의 소형 부처님이 모셔진 대불성 등 불광산의 규모는 사람을 겸손하고 낮은 몸가짐으로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이곳에서 우리는 성공을 비는 연등행사와 성운 스님의 설법을 듣는 행운을 잡았다. "초지로 돌아가"라는 설법에 사업자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3%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자.
대만 원주민인 고산족들의 삶이 우리를 기다린 것은 여행 3일째였다. 그들은 한국 최고의 유통기업 하이리빙과 시대를 선도하는 최고 사업자들을 위해 특별공연을 수일 째 연습중이었던 것이다. 고산족 촌장과 원주민들이 보여준 민속공연과 제천행사는 현대 물질문명에 찌들은 우리들에게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대만의 옛 도시 타이난 방문은 마지막 날에서야 이뤄졌다. 중동까지 무역로를 개척해 중국의 장보고로 불리는 정성공의 혼이 깃들은 곳이다. 정성공은 반청 복명의 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네덜란드의 대만 침공을 물리치는 등 한 번 세운 뜻을 꺾지 않고 평생을 바친 위대한 장수다. 우리는 지덕치당과 계기 열우당, 정성공 기념공원, 네덜란드 사람들이 세운 적감루/사초포대, 마주를 모신 천후궁, 염전 생태 문화촌 등을 관람했다.
여행 내내 대만의 불쌍함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50여년에 걸친 식민지 생활, 중국 공산당에 밀려 쫒겨 난 나라, 1국가 2체제라는 중국 인민정부의 압력과 힘의 논리에 의해 재편되는 국제정서속에서 대만은 국가 위상도 변변치 못하다. 통일 논의는 중국보다도 한반도가 더 급한 화두일진데,,,,,,,
불국사 관광하는 것 같다는 사업자들의 볼멘소리에 대해 정찬배 영업본부장의 멘트가 인상적이다. "이번 세미나의 컨셉은 사업자 여러분들이 그토록 찾아온 성공자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함이었다. 위대한 성공자의 상을 여러분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성공은 환경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켜 성공인자를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하이리빙 사업자들의 개척/도전정신과 창의력, 스폰서쉽은 송별파티만 봐도 금방 안다. 하이리빙 최고의 사회자 조정호가 진행하는 송별파티는 광란 그 자체다. 그들의 유감없이 발휘되는 끼도 그렇거니와 순식간에 발휘되는 사업자들의 창조적 팀웍은 보는 이들의 허를 찌른다. 탄성과 웃음이 연회장을 뒤덮는다. 백조의 호수를 즉석에서 선보이는가 하면 헤드뱅과 힙합, 사교댄스까지 하이리빙 사업자들은 국가대표급 만능 엔터테이너들이다.
대만이여 안녕! 돌아오는 전세기내에서 사업자들은 왁자지껄하던 모습과는 달리 모두 잠을 잔다. 아니 그들은 꿈을 꾼다. 오는 11월 플라맹고와 투우사들을 만나러 가는 스페인행 비행기에는 더 많은 사업자들이 같이 하기를 꿈을 꾼다. 내년 5월 코발트 빛 해변이 기다리는 사이판에서 축제의 한마당이 되기를 꿈꾼다. 그리고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되기를 꿈꾼다.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기를 기도하며 우리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983049 자이언트 조정호&박지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