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날보러와요> 를 관람하며...
오늘은 영화 감독님과 같이 살인의 추억 원작이라는
연극 < 날보러와요 >를 관람하러 갔다.
연극을 볼만큼 한가하지는 못하지만 연극 자체가 화성사건을 다룬 작품이라서
여러가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연극의 제목 <날보러와요> 의 창작의 의미는
'극장 객석에 진짜 범인이 앉아서 이 연극을 본다'는 가상에서 정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사건 25시인지, 추적 60분인지 PD가 공소시효 연장안에 관해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고, 내게도 인터뷰를 요청하기에 한마듸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말은 간단했다.
"진범이 죽었는데 아직도 진실을 모르고들 있으니 한심하다" 라는 말과
"진범이 죽었는데 공소시효 페지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 는 두마듸였다.
명함을 달라기에 명함과 포켙용 포스터를 주긴 했지만
진범이 죽었다는 내용이 TV에 나오기나 할런지?
보나마나 짤릴터이지 라고 생각하며 미련따위는 갖지도 않는다.
어쨌건 잠시후에 보니 이미 구면인 <미아 실종 본부장>인 나주봉씨가 PD와 인터뷰를
하다가 나를 알아보고 잠시 서로 안부 인사만 나누고 일단 관중석으로 들어가 연극부터
관람했다.
연극이 끝난후 나는 나주봉씨에게 개구리소년 유족들이 나를 기피하는 이유와
개구리소년 범인에 관해 잠깐 언급했더니
날보고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와
"개구리소년에 대해서는 자기가 가장 잘 안다" 며 말을 잘라버리는 것이었다.
이런말까지 해서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앞에서 나는 대수롭지 않은 존재임을 그의 태도(?)에서 느꼈다.
그의 직함은 미아찾기에 앞장선 미아찾기 본부장으로서 경찰에게 거부감이 있을 수 없고,
그러기에 메스컴을 많이 타서 나보다는 더 유명(?)한 사람이긴 하다.
그래도 나주봉씨는 헌신적으로 사회에 봉사하신 분이고
나에 대해서도 잘 아는지라 나라를 사랑하는 희생정신이 서로 비슷하여
뭔가 얘기가 통할줄 알았는데 솔직히 좀 실망스럽게 느껴졌다.
그가 내게 안부인사를 물을때 나는 책을 출간했다고 말했더니 전혀 모르고 있었다.
출간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은 화성카페를 모르고 있다는 것과도 같다.
그렇다면 사람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려 하지도 않고
성급하지 말라며 상대의 말을 일축하는건 바른 자세가 아닌 것 같다.
화성카페에 와서 개구리소년에 관한 글을 읽어보고서 그런 말을 했다면
차라리 <생각의 차이가 있어서 그럴수도 있겠지> 라고 이해라도 할 수 있으련만
상대의 말을 듣지도 않고 그야말로 왜 자기만의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지
그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나만이 가장 잘안다는 자만과
경찰이 아니면 민간인은 무시하려는 잘못된 관념은 제발 고쳐졌으면 한다.
아무튼
화성의 진실을 모르는 관람객들,
진범이 독살된 사실을 모르는 연극인들,
아니 어쩌면 그런 사실들을 알고도 그런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의 생각에서 그들이 마냥 불쌍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연극을 마치고 온갖 잡생각을 하며 돌아왔지만
기분이 다소 씁쓸하고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더이다.
끝으로
희랍의 철학자 '고르기아스' 의 말을 인용한 작가 김광림씨의 말을 빌리자면
존재하더라도 이해될 수 없다.
이해하더라도 다른사람과 소통될 수 없다고 한 희랍의 철학자 고르기아스의 말처럼,
진실이란 그렇게도 체포하기 어려운 것인가... 라고 적고 있다.
나, 김해운 도 한미듸 거들지 않을 수 없다.
김광림 작가의 말처럼 "진실이란 그렇게도 체포하기가 어려운 것인가" 가 아니라
"진실을 그렇게도 감금해도 되는 것인가?" 라고...!
첫댓글 사고의 유연성이 없으니까 다른사람 말을 경청하지 않는것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다른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보고 분석하는것만이 본인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것인데, 독선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은 그것이 결국 그사람의 한계이며, 그사람의 수준은 그정도라는 것을 말해줄 뿐입니다.
사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기입맛에 맞는것만을 추구하기 마련인지라, 자기와 의견이 배치될경우 무시하거나 배타적으로 대하기 마련입니다. 저도 물론 그런 경향이 다분하여 고치려고 부단히 노력중입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