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수입되는 유전자조작(GMO) 옥수수 때문에 날마다 시끄럽다. 유전자재조합, 유전자변형, 또는 유전자조작식품. 부르는 명칭도 제각각인데다 안전성에 대한 주장도 저마다 다르다. 정체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왠지 더 불안하다.
[특집] 안녕하세요? 밥상
얼굴 가리고 들어온 지엠오, 시장에서 만나다
글/사진 · 현
5월부터 수입되는 유전자조작(GMO) 옥수수 때문에 날마다 시끄럽다. 유전자재조합, 유전자변형, 또는 유전자조작식품. 부르는 명칭도 제각각인데다 안전성에 대한 주장도 저마다 다르다. 정체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왠지 더 불안하다. 혹시 내가 먹는 음식에도 ‘지엠오’가 들어있는 것은 아닐까. 식용유, 된장, 고추장, 간장... 부엌에 늘 두고 먹는 제품들을 꺼내어 성분표를 살펴봤다. 어디에서도 지엠오 표기는 찾을 수 없다. 단지 ‘수입산’ 콩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 의구심이 커져가 회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기로 했다. ‘넌-지엠오(Non-GMO)를 사용한다. 유통만을 담당하므로 알 수 없다. 식용유, 간장의 경우 표시의무가 없으므로 관계없다.’라고 답변한다. 제조회사 누리방에서 정보를 찾아보았다. ‘구분유통증명서’를 구비하고 있다고 한다. 지엠오가 아니라는 뜻인가? 식약청에 물어보았다. 안전하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여전히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지엠오 제품은 이미 곳곳에 들어와 있다지만 어디에도 내가 알고자 하는 정보는 없다. 마트나 시장에서도 ‘지엠오’나 ‘넌-지엠오’ 표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저마다 입을 모아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과연 내가 먹을 음식에 대한 선택의 권리는 온전히 나에게 주어져 있는 것일까. 번번이 벽에 부딪히는 동안 무기력한 소비자가 되어가는 것 같다.
집에서 차려먹는 밥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엠오는 어느새 우리 부엌 깊숙이 들어와 식탁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지만, 그 실체는 여전히 장막 뒤에 가려져 있다. 지엠오 개발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상품화된 지 12년,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는 지엠오의 얼굴을 찾아가본다.
지엠오 추적하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유전자조작 작물은 콩과 옥수수이다. 우리나라의 콩, 옥수수 자급률은 2006년 기준 각각 13.6퍼센트, 0.8퍼센트에 지나지 않아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지엠오 재배 면적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지엠오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대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두 수입은 일반적으로 구분유통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3퍼센트 미만의 혼입치를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넌-지엠오’로 인정된다. 된장, 고추장, 두부, 두유 같은 다양한 콩가공식품들은 모두 이러한 3퍼센트 미만의 혼입치를 ‘준수하는’ ‘넌-지엠오’ 콩을 이용해 만든다. 반면 식용유와 간장 원료로 쓰이는 콩은 구분유통 없이 들어온다. 식약청에 따르면 이러한 수입 대두에서 지엠오 혼입 비율은 20~50퍼센트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식용유와 간장은 모두 최종 제품에서 외래 단백질이나 유전자(DNA)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표시대상에서 제외되는 품목이다. 따라서 유전자조작 원료를 사용하였더라도 소비자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식용유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콩 껍질은 대부분 사료용으로 재가공한다. 사료 역시 표시의무가 없을 뿐 아니라 안전성 심사도 미비한 실정이다. 그사이 육류를 통한 지엠오 간접 소비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전자조작 옥수수는 2002년까지 수입되다 소비자단체 반발로 수입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총 111톤의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미국과 중국에서 수입되었고 이들은 전량 팝콘용과 중국집 식자재에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수입량의 75퍼센트를 차지하는 사료용 옥수수에는 이미 지엠오가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콩·옥수수 밖에도 유전자조작 면화와 유채 또한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유채를 이용해 만드는 카놀라유, 면화에서 짜낸 면실유는 콩기름을 대신하는 웰빙 식용유로 각광받고 있으나 이들 역시 지엠오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카놀라유는 대부분 캐나다에서 수입한다. 캐나다의 유채 재배 면적 가운데 80퍼센트가 지엠오로 알려져 있다. 카놀라유와 면실유는 식용으로 이용되거나, 마요네즈와 마가린의 원료가 되어 빵과 과자 같은 가공식품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유전자조작 작물을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의 경우 겉면에 이를 표시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수입 가공식품에서 지엠오 성분이 검출된다. 하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정량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검출 여부만 확인이 가능하며, 검출되었다 하더라도 ‘구분유통증명서’를 갖추었을 경우 표시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사실상 어떤 제품에 얼마만큼 지엠오 성분이 섞여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는 없다. 게다가 절차와 비용 문제로 검사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엠오 안전지대(GMO-free)는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jaga.or.kr%2Fzb%2Ficon%2Fmember_image_box%2F2%2F0804mon_p056_02.jpg)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하는 대부분의 콩과 옥수수는 제도에 따르는 ‘넌-지엠오’ 제품이다. 그러나 현행 표시제는 3퍼센트 미만 혼입치를 모두 ‘넌-지엠오’로 인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완전히 지엠오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니까, 넌-지엠오라 하더라도 유통과정에서 어느 정도 지엠오 성분이 섞여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전자조작 작물의 재배와 유통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그러한 가능성 또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엄격한 구분유통방식을 적용하고 있음에도 검사 결과 지엠오 성분이 검출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최근에는 100퍼센트 ‘넌-지엠오’ 원료를 사용해야 하는 유기농 제품에서 지엠오 성분이 검출되는 사례가 있었다. 식품 업체들은 철저한 검사 과정을 거치고 있음에도 유통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들어온 지엠오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입농산물을 이용하여 만드는 제품의 경우 완전한 ‘지엠오 안전지대’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의 지엠오 유통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단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지엠오의 모습, 그 접촉 가능성을 대략 짐작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어느 누구도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단이다.
소비자의 알 권리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jaga.or.kr%2Fzb%2Ficon%2Fmember_image_box%2F2%2F0804mon_p056_05.jpg) 유전자조작식품(GMO)이 갖는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그 정보가 철저히 막혀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콩·옥수수·면화·유채·사탕무, 그리고 이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에 지엠오 표기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생산물의 검출 여부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많은 지엠오 의심 품목들이 표시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가공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지엠오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표시하지 않은 다른 제품을 지엠오로 오인할 수 있다는 이유로 넌-지엠오 표시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시중에서 ‘지엠오’ 또는 ‘넌-지엠오’ 표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콩과 옥수수는 농산물 자체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이용한다. 하지만 원재료의 경우 상위 다섯 가지에 대해서만 표기하도록 하여 실제로 유전자조작 원료를 사용했더라도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2차, 3차 가공을 거쳐 음식점이나 제과점에서 유통될 경우 최종소비자들로서는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jaga.or.kr%2Fzb%2Ficon%2Fmember_image_box%2F2%2F0804mon_p056_04.jpg)
3퍼센트의 ‘비의도적혼입률’도 논란의 대상이다. 해외 여러 나라들의 사례를 볼 때 3퍼센트 허용 기준치는 너무 높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유럽의 경우 0.9퍼센트 아래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지엠오로 분류되는 제품이 똑같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넌-지엠오’로 유통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jaga.or.kr%2Fzb%2Ficon%2Fmember_image_box%2F2%2F0804mon_p056_06.jpg)
지엠오, 어떻게 피할까 쪾 수입 식품과 가공식품은 되도록 구입하지 않는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엠오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산 농산물은 지엠오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불가피하게 수입 가공식품을 살 경우 원산지와 원재료를 꼼꼼히 따진다. 쪾 가능하면 원재료를 구입하여 직접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원료 농산물의 경우 가공식품에 비해 지엠오의 유통 가능성이 적다. 쪾 육류 섭취를 줄인다. 가축 사료 대부분이 외국에서 수입돼 지엠오 원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산 유기축산물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쪾 수입 원료로 만든 식용유 사용을 줄이고 현미유 등의 대체기름을 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용유는 대부분 지엠오 원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식용유를 가공해 만드는 마가린, 마요네즈, 쇼트닝 등도 마찬가지. 쪾 유기농 식품을 선택한다. 현행 표시제에 따르면 유전자조작(GM)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에만 ‘유기농’ 표기를 할 수 있다. 수입산 원료의 불가피하게 유전자조작 성분이 섞여 들어올 수 있으므로 되도록 국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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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광우병 쇠고기 땜시 다른 덴 신경 쓸 여유가 없겠지만... 직접적으로 우리 식단을 위협하는 것이므로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