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로 첫 승을 올린 샤이엔 우즈(24·미국)가 스타 탄생을 알렸다.
샤이엔은 삼촌이 타이거 우즈(39·미국)라 어릴 적부터 유명세를 탔다.
우즈와 같은 핏줄답게 아마추어 시절 30승 이상을 올리면서 놀라운 잠재력을 드러냈다.
2012년 프로 전환 후 기대만큼 빨리 성장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골프팬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샤이엔이 선두를 달리며 우승 청신호를 밝히자 다시 ‘우즈 핏줄’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의 중계방송사인 골프채널은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를 긴급 편성하며 샤이엔의 우승 여부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전과 달리 정교한 아이언 샷과 침착한 경기 운영을 펼친 샤이엔은 ‘우즈의 조카’다운 우월한 유전자를 뽐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샤이엔은 8일(한국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RACV 로열파인리조트(파73)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6언더파가 된 샤이엔은 무서운 아마추어 이민지(18·호주)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호주교포 2세 이민지 역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최종 14언더파 단독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우승컵은 샤이엔을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샤이엔은 2012년 9월 미국 플로리다주의 미니투어에서 우승한 게 프로 최고 성적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카드도 따지 못했고, 메이저 대회에선 번번이 컷 탈락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충분히 세계 정상을 꿈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수확했다.
무엇보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견고한 샷을 구사한 게 돋보였다.
샤이엔은 이민지 등에게 맹추격을 받았지만 정교한 아이언 샷과 퍼트로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어갔다.
샤이엔과 한국계 소녀의 추격전 양상으로 최종 라운드가 진행됐다.
2위에 1타 차 앞선 선두로 출발했던 샤이엔은 이민지의 추격에 한때 공동선두까지 헌납했다.
샤이엔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에 이민지는 6~8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12언더파까지 오르며 공동선두로 도약했다.
하지만 샤이엔은 침착했다. 9번 홀(파5)에서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깨끗이 성공시키며 다시 한 발짝 달아났다.
이후 샤이엔은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민지가 12번 홀(파5)에서 2.5m의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며 추격하자 샤이엔도 버디를 솎아내며 1타 차를 유지했다.
15번 홀(파5) 버디가 결정적이었다. 세컨드 샷이 이민지보다 좋지 않은 지점에 떨어졌지만 샤이엔은 세 번째 샷을 핀 30cm 거리에 붙여 손쉬운 버디를 낚아 승기를 잡았다.
샤이엔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 퍼트를 잡아내며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소녀들도 남다른 잠재력을 뽐냈다.
김민선(19·CJ오쇼핑)과 이소영(17·안양여고)은 9언다파 공동 5위를 차지했다.
2014년 LPGA 투어 개막전 우승자 제시카 코다(21·미국)는 8언더파 공동 8위에 자리했다.
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25·대만)는 7언더파 공동 10위. 지난해 대회 준우승자 최운정(24·볼빅)은 4언더파 공동 19위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