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취미가 다 그렇 듯이 난도 유행이 있다. 우리나라 애란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한국춘란의 경우를 보면 이른바 잎 끝이 둥글과 잎이 넓으며 길이가 길지 않고 짧고 둥글고 끝엔 물이 고일 수 있을 정도로 옥아 있고 배골이 깊어 가운데 엽맥을 대칭축으로 하여 접어 놓은 것처럼 v자 형태를 이루고 잎이 비정상적으로 두껍고 가능하면 꼿꼿이 서 있는 모양을 선호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그러나 산채 생강근 촉의 모습이 영락없는 잎변이종, 환엽, 단엽 등등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난들 상당수가 집에서 키워 보면 이듬해 혹은 2~3년 후 아무 특징도 없는 민춘란으로 변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산에 가보면 알겠지만 열 번을 가서 그런 난 하나 채란하기란 극히 어렵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일단 자생지가 너무 훼손되고 황폐화되어 난다운 난이 귀하다는 게 가장 주된 원인이겠지만 그 못지 않게 큰 원인은 난의 특성을 보지 못 하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환엽 혹은 잎변의 성질을 깨닫지 못 하기 때문일 것이다. 잘 알다시피 산에서 자라는 난의 모습은 우리가 화분에서 키우는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다. 단엽이나 환엽 혹은 잎변이종이 나올 난은 분명 어딘가에 그 단서가 숨어 있다. 그 단서를 볼 줄 알아야 소위 색두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잎변이종, 환엽 등의 난을 채란 내지 입수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 단서라는 것은 무엇일까? 잎이 두꺼우면 무조건 가능성이 있을까? 아니다. 평범한 민춘란도 비옥하고 햇빛이 잘 들고 습도도 아주 적당한 땅에서 자라고 있는 난은 엄청난 후육이지만 집에 와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내 잎이 얇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그 단서라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자생지의 난들 중 주변에 있는 다른 수많은 난들과는 뭔가 다른 특성이 있다면, 예를 들어 다른 난들은 다 잎이 누워 있는데 유독 일어서 있다든지 반대로 다른 난들은 중입엽성으로 서 있는데 혼자만 누워 있다든지 하면 일단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이다. 그 단서는 바로 떡잎, 즉 치마잎이라는 초상엽의 모습에 들어 있다. 나머지 잎은 평범한 민춘란일지라도 떡잎(치마잎)이 안으로 옥아 있고 둥글게 마무리되어 있다면 1~3년 후 새 촉이 잎변이종 혹은 환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아래의 난은 산채 당시 지극히 평범하고 볼 품 없는 호였지만 올해 촉은 드디어 사고를 치고 말았다. 사실 산채한 사람도 그다지 기대할 게 없어 단 돈 10만원에 난 상인에게 넘겼고 그것을 본인은 5만원 더 얹어주고 가져와 2~3년 키웠다. 구입할 당시 본인이 주의 깊게 본 것은 바로 그 떡잎이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ZLZxU6iHd.jpg)
한 장 남아 있는 산채 촉의 모습 ; 보다시피 잎도 길쭉하고 좁고 얇고 잎끝도 뾰족하여 호 무늬 외에는 볼 게 없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naOHMuqc.jpg)
산채 촉의 치마잎 모습 ; 비록 시들었지만 잎 끝이 둥글게 마무리되고 오목하게 옥은 흔적이 있으며 배골로 호 무늬가 잘 들어간 게 보인다. 바로 이 부분을 보고 선뜻 구입한 난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Fv4OeKRLJY.jpg)
작년에 나온 촉의 치마잎 ; 상당히 옥아 있고 둥글다. 그러나 나머지 잎은 산채 촉의 잎과 마찬가지로 길고 좁고 뾰족하다. 그러나 작년 촉의 또 다른 치마잎의 모습은 어떨까? 계속 살펴보자.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YtzqhBhx8Okvin87g2E9IbabpQFo3.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46Jrp9QolDVejhm12Dn.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FdNZp2yLVQ.jpg)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작년 촉의 또 다른 치마잎 ; 그 왼쪽으로 산채 촉의 시든 치마잎이 보인다.
이런 난이 올해는 어떤 모습으로 나왔을까? 바로 이런 모습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w5lPURjEddThfbUIR6kqm7V2JaeoMb9.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KnAXwh1QAs5NUMuqOarl95dN.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zhtaLVmxzG.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i7WMvdsMr11l.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xJHp8ygC3zaoHBezsO8Savst.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nanhye.net%2Fdata%2Fcheditor4%2F1007%2F9nJotPDPSjMqezGmEINTtGN6yQG8.jpg)
보잘것 없는 상식이고 웬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시는 내용이겠지만 앞으로 초보 회원들이 산에 가서 채란할 때, 혹은 난가게나 인터넷에서 난을 구매할 때 참고하여 좋은 난초 저렴하게 입수하여 발전하는 모습 속에서 보람을 얻고 기쁨을 얻고 보답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길고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난혜 김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