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3 (태백산 번개 일출,설산 산행)
1월 24일 오대산 상고대 산행을 하면서 원거리 번개 산행을 하게 되면 좀 일찍 움직이면 좋지 않을까라는 말을 남겼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햇살이 떠 오르기 전 멋진 풍광을 볼 수 있기에 다음 산행은 몇시간 더 앞당겨 보자는 은연중 뱉었던 말이 이렇게 빨리 실천에 옮겨질 줄 몰랐다.
일주일 전 기상 일보를 체크해 남편은 미리 수요일 휴가를 내놓았고 산행이 있는 월요일 강원도엔 예상치 못한 단시간에 내린 폭설로 도로마다 차들이 꼼짝 못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티비으로 영상을 보며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은근 걱정이 되긴 했다.
우리가 번개 산행지로 꼽아 뒀던 고성도 70센티 이상이 쌓였다고 한다.
많이 내린 눈을 러셀 하며 오르려면 힘도 들고 앞으로 진행이 어려워 산행지를 급 변경해서 안산 새벽 2시 태백산으로 출발을 한다.
얼마만에 무박 산행이던가!
준비 해 뒀던 빵이 부족 할까 봐 다시 파리바게뜨로 가서 빵을 사고 마트에서 단백질 음료 베지밀과 우유를 사들고 음료는 냉장고에 보관하고 빵과 초콜릿,수제 포도주와 겨울 장비인 스패츠,아이젠,랜턴에 들어가는 예비 건전지를 배낭에 넣어 두고 한숨을 자 보려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해 보지만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눈만 감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보니 나갈 시간이 되어 일어나 템블러에 따뜻한 보리차 담는걸 마지막으로 모든 준비를 해서 산악회 자문님과 약속 장소에 만나 셋이서 오붓하게 태백으로 향합니다.
어둠 밤 운전을 먼저 자청해 주신 자문님 안전하게 운전 하겠다며 편히 한숨을 자라고 말했지만 말동무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들어 바깥 어둠속 굴뚝에서 연신 뿜어 낸 하얀 연기를 보며 나쁜 공기를 마시는 주변 사람들 건강을 걱정하는 나만의 작은 목소리로 혼자 읊조려 보기도 했답니다.
어둠은 밤길 결빙 도로가 걱정이 되었는데 큰 불편없이 3시간을 달려 들머리 태백산 당골 광장에 도착해 차안에서 간단하게 빵을 찾아 함께 먹을 음료수를 찾는데 그때야 생각이 나더라구요.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오지 않음을요. 미안한 마음에 얼른 따뜻한 보리차를 재빨리 내밀어 드렸습니다.영하 6도 온도에도 바깥 날씨는 많이 춥지 않았습니다. 스패츠,아이젠,랜턴을 머리에 쓰고 눈이 쌓인 길을 따라 걷습니다.
하늘엔 별이 총총 눈길 도로에 하얀 눈이 반짝 반짝 작은 생명체를 보는거 같았습니다.(그 어떤 값비싼 보석 보다 더 빛나 보였거든요)
랜턴이 어두운 길을 밝혀 주기도 했지만 밝은 달도 우리의 길안내를 도와 주는거 같았습니다.
자연이 온전히 나를 품어 주는거 같습니다. 달도 자연의 소리도 내가 느끼대로 내 곁에 있었다.
고요함,
정적감을 뚫고
우리 보다 먼저 오른 세팀을 따라 잡고 쭉쭉 뻗은 잣나무길을 오르니 반재 쉼터가 보이고 넓은 눈길에 미끄럼 타지 마세요! 라는 푯말이 눈에 들어 옵니다.
빙판길 우려와 다치는걸 미리 방지하는 의도가 아닐까요?
반재에서 망경사까지 오르는 길 나무엔 몇 년 전 제주도 한라산 영실에서 봤던 얼음꽃으로 가득했다.
나무 가지마다 꼬마 전등을 달아 놓은거 같이 영롱한 빛을 보여 주었다.
날이 서서히 밝아 오고 산 능선으로 붉은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발걸음을 빨리 움직여 망경사에서 일출을 맞이 합니다.
눈을 뜨고 바라 볼 수 없을거 같아 고글을 쓰고 강렬한 빛을 온몸으로 받아 봅니다.
옆에 계신 자문님 300미터 정상을 앞두고 일출을 못 본게 많이 아쉬운지 좀 더 빨리 왔음 좋았을거라 매번을 반복해 말씀하신다.
전 망경사에서 일출도 너무 황홀했습니다!
망경사에서 태백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상고대 터널과 상고대 산호밭,나무 모양마다 하얀 상고대 꽃세상이다.
겨울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자연 풍경 선물을 내가 아는 모든 분들과 함께 보고 느꼈으면 좋았을 텐데요.
좋은 걸 저 혼자 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왜 드는걸까요?
주중이라 그런지 등산객 보다 출사로 사진을 찍으러 오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그 날 멋진 작품 사진이 많이 나왔을것 같아요.
상고대, 탁 트인 조망,운해도 내려 앉아 주었거든요.
하얀 눈밭을 카펫 삼아 앉아서 설산을 바라보며 포도주와 간식을 나누는 그 순간은 세상 재력가,권력자도 명예를 가진 그 누구도 부러울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그 날은 그 여느 때 보다 유유자적 자연에 흠뻑 취 하는 시간을 보낸거 같습니다.
정상에서 잠깐 세찬 바람을 맞고 날씨도 참 좋아 즐겁고 행복한 산행을 한 거 같습니다.
새벽에 산행을 시작해서 하산을 하며 이제 올라 오는 사람들에게 갈 길이 먼 분들께 힘을 내라 응원해 주고 우린 11시 당골담방지원센터 원점 회귀로 안전하게 하산을 합니다.
뒤풀이로 태백 대표 음식이라는 옹심이를 먹기 위해 황지 자유 시장으로 이동해 유명하다는 옹심이 집을 찾아 갔는데 가는 날이 장 날이라고 휴일이라 다른 식당을 찾아 찹쌀미역옹심이와 팥죽을 시켜 먹었는데 가격 대비 가성비 최고 음식이였습니다.
태백에 가면 황지자유시장에 들러 꼭 드셔 보세요!
개구리가 겨울 잠에서 깨어 난다는 경칩인 오늘 이젠 겨울 보단 봄이 가까이 우리 곁에 오고 있는거 같은데 나의 다음 산행은 겨울 산행을 할지 아님 봄 산행을 할 진 미리 단정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자연이 허락한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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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원거리 운전을 교대로 수고 하신 남편과 김자문님께 감사함을 전 합니다.
함께 한 산행 멋진 추억으로 기억 될 거 같습니다.
태백산 영산에서 받은 정기로 3월도 우리 모두 파이팅 해요!
동이 터 온다.
코발트빛 하늘과 하얀 상고대가 멋진 풍경속 독사진 몇장!
자연 녹용 보약을 먹는 기분이 든다.
태백산 정상석에서 남편과 한 컷!
정상 100미터 전 오르면서
하얀 눈으로 덮어 있는 망경사 전경!
멋진 풍경 사진 몇장!
황지자유시장에서 먹은 팥죽과 찹쌀미역옹심이 모두에게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