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한 마디만 더 하자,
어느 사람이 고향 땅 자기 집에 왔는데, 마당에도,
방에도, 못 들어갔다면,
그 사람이 진정 고향에 갔다 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대답해 봐.”
“아휴! 별, 참 말로는 당할 수가 없어요, 벼라 별 이야기가 다 나와,
도대체 오빠는 그런 말이 어떻게 다 생각이 나는 거야,
아니면 만드는 거야?
하여간 그 쪽 방면으로는 정말 천재야 천재.”
“나도 몰라, 숙이에게만 그렇게 되니까,
그럼 이제 숙이가 항복할 차례지?
자, 항복하고 손들어 봐.”
“이러다 잠도 못 자겠어,
좋아요,
자기의 소원이라는데, 그것도 진짜 소원이라는데,
그럴 게요, 그 대신 눈 감아요, 내가 뜨라고 할 때까지 뜨면 안 돼요? ~~~
아이 정말 너무 부끄러워, 자! 이제 떠 봐요.”
“~!~!~!~~,손 좀 치워 그래,
세상에, 이런 몸이라니, 고마워, 사랑해, 숙아!
나 너무 감격 했다,
세상에서 더 이상의 아름다운 여자의 몸은 없을 거야, 고마워,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놈이야.”
‘겨우 소원 풀었네, 정말 놀랍다,
상상할 수 없었던 아름다움이라니, 천사의 몸인들 저만 할까?
행복한 밤이여! 영원히 나와 함께하기를 빈다.’
진정한 첫날밤을 보내며,
두 사람은 서로 상대를 배려하고, 원하던 사랑을 이루게 해준 신께 감사했다,
정길은 과거에 겪었던 많은 고난들이
이 날을 위해서 필요한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 사이에 타오르는 뜨거운 영혼의 열정이, 육체의 언어가,
은숙이 감추어 두었던 정염이 더하여 져, 감미로운 하모니를 이룬다,
서로가 상대를 위하여 존재한다는 듯, 서로에게 헌신적인 몸짓을 더 한다,
은숙의 뜨거운 반응과, 감창이 정길을 더욱 힘이 솟아나게 한다,
타오르는 불길이 점점 거세어 진다.
사랑의 정염이,
잦아드는 것 같다가 마라톤을 완주하려는 마라토너 같이 그 힘을 안배하며,
달리는 성숙함이 아직은 미숙한 부부에게 벌써 나타난다,
그만큼 서로가 배려하고, 이 시간을 음미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치가 된 것이다,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서로의 눈을 맞추어 바라보며, 눈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서로의 몸을 닳을까 조심하여 쓸어가며, 이윽고 잦아들었던 숨이 다시 타오르자,
다시 두 사람의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다시 두 몸이 합하여 하나가 되고,
불길 같은 뜨거움으로 시간을 불태운다,
젊었기에, 너무 사랑하기에,
상대에게 너무 만족하기에 두 사람의표정이 만족함으로 가득하다,
몇 마디의 밀어를 속삭이면서 서로가 가볍게 이마에 키스를 한 후,
정길의 팔을 베고 은숙이 정길과 눈을 맞추며 나 먼저 잘 거예요,
하자마자 깊게 잠이 들고,
이윽고 정길도 피곤을 못 이겨 깊은 잠에 빠져든다.
정길이 눈을 뜨니, 은숙이 화장대에 앉아 얼굴을 만지고 있다,
가만히 뒤로 다가가서 어깨를 안고, 은숙의 향취를 숨을 들이켜 맡는다,
돌아보는 은숙의 입술에 몸을 낮추어 가벼운 키스를 하는데,
다시 불같은 욕정이 치솟는다,
그대로 은숙을 안아들고 침대로 가서 싸우듯이 엉켜 든다,
누가 그들의 틈을 헤치며 파고들 수 있을까?
사랑의 몸짓은 이런 것이다 하듯,
누가 가르치지도 않았고, 연습한 것도 아니지만 방향을 틀어가며,
위로 아래로 몸을 바꾸어 가며, 능숙한 선수가 경기를 하듯이 계속되어진다,
정염이 끝이 다다라 이기지 못하여,
두 사람이 함께 폭발하고서 잠시 쉬는 듯하다가
또 시작 되는 정길의 사랑의 행위로 인해, 은숙은 눈을 감고 뜨지를 않는다,
자신이 이렇게 열정적인 것을 몰랐었다니,
그동안에는 사랑의 행위에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동적 이었고,
자기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또 몸보다는 마음이 행복했었다,
이윽고
자신의 몸에 신호가 온다,
다시 그와 함께 보조를 맞추어 간다,
전에는 행위 뒤에 아픔과 지침이 있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자신이 더 정길을 탐하는 것을 느낀다,
같이 욕탕에 들어가 몸을 씻어주다가,
또 달려드는 정길을 밀치고 은숙이 문 밖으로 도망한다,
셀 수 없는 그의 애욕으로 인해, 몸이 좀 얼얼하다,
겨우 몸치장을 하고 호텔로비로 나갔을 때에는, 열 시가 다 되어서였다,
호텔에서 권하는 전용택시를 기다리면서,
두 사람은 요즘 변동이 심한 화폐의 가치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물론 시설이 좋다고는 하지만 호텔비도 너무 비싸게 느껴진다.
“하루에 이만 원이면 너무 비싸다,
그래도 여기 저기 물어야 하고, 구경 다니면서,
그 때마다 차를 불러서 타려고 하면 돈이 더 들 거야,
호텔에서 주는 전용택시를 타면 그 사람이 알아서 좋은 곳을 안내 할 테니까,
더 편하고 신경을 안 써도 돼서 그게 더 나을 것도 같다, 어때?”
“좋아요, 자기 말이 맞아요,
기사 아저씨가 시키는 대로 시간만 잘 맞혀서 다니면,
여러 곳을 볼 수도 있고, 우선, 오늘 하루 그렇게 다녀보고 나서 그렇지 않으면
그 때 다시 생각하도록 해요.”
“오늘은 태종대와 자갈치시장과 끝으로 용두 산을 관광하시겠습니다,
시간도 충분하고, 날씨도 쾌청하고 좋네요,
그럼 출발합니다. 제가 시간을 정하고 만날 장소를 정해드릴 테니,
관광이 끝나신 후에는, 그 시간까지 저와 약속하신 장소로 오시면 됩니다.
! 여깁니다, 다 왔으니 내리세요.”
“태종대는 신라 무열왕이 자주 찾아오던 곳이라,
그의 왕호를 따서 지었다고 적혔네,
그의 호가 태종이라, 저기 신선바위, 망부석, 공룡발자국을 보고,
영도 등대를 구경한 다음, 배 타고, 자갈마당까지 가서,
다시 차타고 자갈치 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마지막으로 동백섬만 가면 돼.”
“여기가 망부석 바위다,
사랑하던 부부의 이야기야,
왜란 시에 왜구에 끌려가버린 낭군을 기다리던 부인이,
돌아오지 않는 낭군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몸이 굳어 부석이 되었데.”
“자기야, 난 기다리지 않을 거야,
그 곳이 어떤 곳이라도 찾아 갈 거야,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찾아가지, 울면서 기다리고만 있지는 절대 않을래,
호호호 자기도 그럴 거지?”
“두 말하면 잔소리가 되지, 지구 끝까지라도 다 뒤져서 찾을 거야,
은숙이가 없는 나라니 말도 안 되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든지,
세월이 얼마나 흐르던 그것은 전혀 관계없어, 찾을 때까지 찾는다,
그러면 찾을 것이다.”
“그럼! 내가 모습이 다르게 변하고, 목소리가 변했는데도?
정말 호호호
그런데 세월이 너무 흘러 할머니가 되어버린 다음에 찾으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호호호 호
우리 두 사람이 서로 찾다가 길이 어긋나 못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숙아, 배를 처음 타서인지 속이 울렁거리는데, 숙은 어때?
괜찮다고? 아무렇지 않아?
속이 편하다고? 우~ 미식 거려.”
“오빠, 눈을 들어서 바다를 멀리 쳐다 봐.
그러면 덜 해, 아유! 얼굴 좀 봐, 다 왔어,
다와 가니까 조금만 참아 봐요.”
내려서도 한 참이 지난 후에야 정길의 얼굴색이 돌아온다,
그런 정길을 바라보며 완전 하다고 생각한 정길도 이런 약한 면이 있구나 하며,
한 편으로는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이는 정길이 오히려 더욱 사랑스럽다,
완벽하다고 느꼈었는데, 예전에 그가 고백한 학력과 여자문제,
나이 문제 등을 알았을 때도, 그것이 그의 흉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런데 배 멀미를 하는 그 모습 속에서 남자로서의 약한 면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더욱 느끼는 자신을 새삼 뒤돌아보며,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 보다 내가 더 그를 사랑하나 보다 생각하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옆구리에 찰싹 붙는다.
“오늘 본 중에는 공룡 발자국이 제일 볼 만 했어.
숙이는? 등대가 좋았다고?
맞아 전망은 거기가 좋았지?”
“오빠? 아직도 울렁거리고 그래?
호호호 믿을 수가 없어요,
남자가 배 멀미를 하다니, 그럼 점심을 어떻게 하지?
나만 먹을 수도 없잖아?”
“어휴! 이제야 좀 가라앉았다,
가자 숙이는 회 먹어야지?
나는 해삼하고 멍게나 먹을 가봐, 와! 저기 좀 봐.”
“이게 상어지? 이빨이 무섭네,
자기도 무섭지요? 안 무서워? 호호호 거짓말이지?
그럼 저 입에 손 좀 대 볼래?”
“강아지도 입에 손 넣으면 무는데?
그렇지만 등허리는 이렇게 쓰다듬을 수 있지 자, 해봐.”
“아유! 싫어요.
잡아서 회를 떠 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요,
무섭게 생겼어도 저런 것이 회가 더 맛있다고 들었어.”
“이리 들어 오이소, 들어 오이소,
원하는 대로 다 싸게 드리고,
서비스로 여기 해삼 멍게도 드릴 게 예.”
“여기 낙지도 있네,
귀한 도미도 있고, 나 이것 먹어볼래.
여기 전복도, 여기 이것도, 또 이것도, 아이! 신나.”
“아주머니, 두 사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이거저거 이 사람이 청하는 거 전부 줘 보세요,
저는 멍게하고, 해삼 서비스로 많이 주시고,
저기 꽃게도 몇 마리 쪄서 주시고요.”
‘와! 무슨 여자가 낙지를, 저 꿈틀거리는 걸 저리 잘 먹어!
저 입에 키스를 했었는데, 지금 하라고 한다면?
으윽, 비위 상해, 안 되겠다.’
“아주머니 사이다하고 소주 하나 주세요.
왜? 속이 너무 울렁거려서 그래,
약으로 먹으려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