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1 장. 大國者下流(대국자하류)
- 백서본 제24장
남회근 : 물은 오로지 아래로 흘러 바다를 이룬다
장치청 : 큰 나라는 아래로 흐르니
주춘재 : 큰 나라가 먼저 스스로를 낮춰야 한다
톨스토이 : 대국은 강의 하류와 같다
오강남 : 큰 나라는 강의 하류 – 대국과 소국의 관계
도올 김용옥 : 큰 나라는 아랫물이다
여운 이준호 : 대국의 자세 - 겸손은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다
61. 大國者下流, 天下之交。天下之牝。牝常以靜勝牡。以靜爲下。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故或下以取, 或下而取。大國不過欲兼畜人。小國不過欲入事人。夫兩者各得所欲, 大者宜爲下。
위대한 나라라 가리켜 이르는 것은(大國者) 강의 하류와 같이 아래로 흘러(下流), 천하가(天下之) 교류할 수 있도록 품어주는 곳이다(交). 천하를 품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다 할 수 있다(天下之牝). 자궁은(牝) 항상(常) 고요히(以靜) 자지가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勝牡), 조용하게(以靜) 그 아래를 다스리는 것과 같다(爲下). 도리어(故) 대국은(大國) 소국에(小國) 스스로 낮춤으로써(以下), 소국을 받 아들일 수 있는 법이니(則取小國) 소국은(小國) 대국에(大國) 스스로 낮춤으로써(以下), 대국을 이길 수 있는 법이다(則取大國). 그러므로(故) 혹(或) 스스로 낮추는 까닭에(下以) 받아들일 수 있고(取), 혹은(或) 낮아짐으로(下而) 이길 수 있다(取). 무릇(夫) 양자가(兩者) 모두(各)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었으면(得所欲), 큰 놈은(大者) 스스로 낮추어 욕심을 다스림이 마땅하다(宜爲下).
What makes a great state is its being (like) a low-lying, down-flowing (stream); it becomes the centre to which tend (all the small states) under heaven.
(To illustrate from) the case of all females: the female always overcomes the male by her stillness. Stillness may be considered (a sort of) abasement.
Thus it is that a great state, by condescending to small states, gains them for itself; and that small states, by abasing themselves to a great state, win it over to them. In the one case the abasement leads to gaining adherents, in the other case to procuring favour.
The great state only wishes to unite men together and nourish them; a small state only wishes to be received by, and to serve, the other. Each gets what it desires, but the great state must learn to abase itself.
大國者下流(대국자하류), 天下之交(천하지교)。天下之牝(천하지빈)。
남 :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천하의 모든 물이 만나니, 천하의 암컷이다.
장 : 큰 나라는 아래로 흐르니 천하의 암컷이요, 천하가 모이는 곳이다.
주 :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다. 낮은 곳에 자리해 세상의 모든 흐름과 물산이 모여든다. 또한 여성처럼 품이 넓어 모든 것을 받아준다.
톨 : 대국은 강의 하류와 같다. 우주의 합은 온 세상의 시작이다.
오 : 큰 나라는 강의 하류. 온 세상이 모여드는 곳. 그것은 세상의 여인.
김 : 큰 나라는 아랫물이다. 그래서 하늘 아래의 모든 윗물이 흘러들어 오는 곳이며, 하늘 아래 모든 수컷이 모여드는 암컷이다.
여운 : 위대한 나라라 가리켜 이르는 것은(大國者) 강의 하류와 같이 아래로 흘러(下流), 천하가(天下之) 교류할 수 있도록 품어주는 곳이다(交). 천하를 품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다 할 수 있다(天下之牝).
大(큰 대) - 크다, 심하다, 높다, 훌륭하다, 하늘, 존경.
國(나라 국) - 나라, 국가, 서울, 도읍, 고향.
者(놈 자) - 놈, 것, 곳, 장소, 가리켜 이른다. 허락하는 소리, 여러, 무리, 와 같다.
下(아래 하) - 아래, 밑, 뒤, 끝, 부하, 하급, 열등, 내리다, 낮추다, 못하다,
流(흐를 류) - 흐르다, 전하다, 떠돌다, 퍼지다, 옮겨가다, 근거 없다, 내치다, 흐름, 갈래.
之(갈지) - 가다, 끼치다, 쓰다, 사용하다, 이르다, ~의, 에, 와, ~과, 이에, 을, 그리고, 만일.
交(사귈 교) - 사귀다, 교제하다, 오고 가다, 바꾸다, 주고받다, 인접하다, 넘기다, 벗, 서로.
牝(암컷 빈) - 암컷, 골짜기, 계곡.
크다고 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외형의 덩치에 있는 것이 아닌 그 내공에 있는 법이다. 세상을 품어 안을 수 있는 넓은 어머니의 자궁과 같음이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의 지도 국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넓은 품이 없기 때문이다. 땅과 돈이 많다고 위대한 나라가 아니다. 힘이 세고 가진 게 많다고 조직 폭력배를 위대하다고 말하지 않듯 국가 또한 땅과 돈의 크기로 대국이라 할 수 없다. 세상을 품지 못하는 나라는 으르렁거릴 수는 있어도 위대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위대한 나라라 가리켜 이르는 것은(大國者) 강의 하류와 같이 아래로 흘러(下流), 천하가(天下之) 교류할 수 있도록 품어주는 곳이다(交). 천하를 품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다 할 수 있다(天下之牝).”
牝常以靜勝牡(빈상이정승모), 以靜爲下(이정위하)。
남 : 암컷은 항상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고 고요함으로 아래에 거한다.
장 : 암컷은 늘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고, 고요함으로 아래가 된다.
주 : 여성은 그 온순함으로 인해 언제나 남성을 이긴다. 온순함은 모든 것을 포용하므로 남성은 기꺼이 거기에 의지한다.
톨 : 암컷은 항상 수컷을 이긴다. 왜냐하면 암컷은 조용하고 평화롭게 수컷 아래에 서 있기 때문이다.
오 : 여성은 언제나 고요함으로 남성을 이깁니다. 고요히 스스로 낮춥니다.
김 : 암컷은 늘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고, 고요함으로써 자신을 낮춘다.
여운 : 자궁은(牝) 항상(常) 고요히(以靜) 자지가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勝牡), 조용하게(以靜) 그 아래를 다스리는 것이다(爲下).
常(항상 상) - 항상, 영원하다, 일정하다, 범상하다, 숭상하다, 행하다, 떳떳하다, 항상, 늘.
以(써 이) - ~써, ~로, ~를 가지고, ~를 근거(根據)로, ~때문에, ~까닭에, ~로 인하여, ~부터.
靜(고요 정) - 고요하다, 깨끗하다, 쉬다, 휴식하다, 조용하게 하다, 조용히.
勝(이길 승) - 이기다, 힘쓰다, 뛰어나다, 훌륭하다, 넘치다, 지나치다, 바르다, 곧다, 이김.
牡(수컷 모) - 수컷, 陽, 양성, 자지, 남근, 열쇠, 언덕.
爲(위할 위) -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 되다, 생각하다, 길들이다, 삼다, 속하다.
생명을 잉태시키는 어머니의 자궁은 사피엔스가 직립보행을 하면서 더욱 깊숙한 곳에 자리하도록 진화되었다. 수컷의 음경은 자기의 유전자를 어머니의 난자에 수정시키기 위해서는 점점 더 길어져야만 했다. 대형 유인원 수컷 중 음경의 길이가 가장 긴 동물 수컷이 바로 인간이다. 그러나 고환의 크기는 평균이다.
이화여대 행동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의 설명이다. “대형 유인원, 즉 인간·침팬지·보노보·고릴라·오랑우탄 중에서 수컷의 음경이 가장 긴 동물은 바로 우리 인간이다. 고릴라는 대형 유인원 중에서 몸집은 단연 제일 크지만 음경의 평균 길이는 불과 4㎝로 침팬지의 절반, 인간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고환의 크기를 비교하면 서열이 좀 달라진다. 침팬지가 가장 큼직한 고환을 갖고 있고 보노보가 그 뒤를 바짝 쫓는다. 고릴라는 이 부문에서도 단연 꼴찌이다. 체격 대비 가장 왜소한 고환을 지니고 있다. 인간은 침팬지와 고릴라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고릴라 수컷은 어쩌다 체격에 걸맞지 않게 그처럼 작은 생식기를 갖게 되었을까? 생식기의 크기에 자존심까지 결부하는 인간 남성의 눈에는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정작 고릴라 수컷들은 생식기의 크기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른 수컷들과 힘겨루기를 거쳐 일단 암컷들을 수중에 넣고 나면 일일이 암컷에게 검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렇지 못한 침팬지나 인간 수컷은 마지막 성행위 과정에서조차 자신의 남성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유인원 중에서 가장 큰 음경을 지닌 까닭일까. 그동안 음경의 크기와 남성의 매력에 관한 연구는 여러 차례 수행되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학술원회보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고환의 부피가 음경의 크기보다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남자의 물건'이란다. 이번 연구에서 미국 에모리대 인류학자들은 남성 70명의 두뇌와 고환의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환의 부피가 작은, 즉 사정되는 정액의 양이 적은 아빠일수록 자식 양육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 인간은 침팬지·보노보·고릴라·오랑우탄과 마찬가지로 일부다처제의 성향을 타고났지만 실제로는 거의 일부일처제를 시행하는 유인원이다. 다른 유인원 아기들이 나무를 탈 무렵 겨우 몸을 뒤집는 데 성공하는 무기력한 아기를 기르려면 부모 모두의 양육 참여가 거의 필수적이다. 인간 남성의 대형 음경과 중형 고환은 남자와 아빠의 역할을 고루 해내기 위한 절묘한 중용 진화의 결과인 듯싶다.”
결과론적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들은 수컷이 중심이 되어 돌아가는 듯이 외견상 드러난다. 그러나 많은 동물이 암컷 중심의 모계사회를 중심으로 살아간다. 대표적인 것이 개미사회이다. 개미사회에서 수컷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보노보와 코끼리 사회 역시 암컷 중심의 모계사회를 이루고 산다. 위대한 힘은 외형상 드러나는 덩치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고요함으로 다스림이다.
“자궁은(牝) 항상(常) 고요히(以靜) 남근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勝牡), 조용하게(以靜) 그 아래를 다스리는 것이다(爲下).” 깡패들이 문신을 그리고 칼부림을 벌여 힘을 과시해도 양아치는 그저 양아치일 뿐이다.
故大國以下小國(고대국이하소국), 則取小國(즉취소극)。小國以下大國(소국이하대국), 則取大國(즉취대국)。
남 : 그러므로 큰 나라가 작은 나라 아래에 거하면 작은 나라를 취하고, 작은 나라가 큰 나라 아래에 거하면 큰 나라를 취한다.
장 : 그러므로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낮춰서 작은 나라를 취하고,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낮춰서 큰 나라를 의지한다.
주 :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겸손하게 행동하면 작은 나라를 얻게 되고,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겸손하면 큰 나라의 비호를 받는다.
톨 : 큰 국가가 작은 국가 아래에 있으면, 큰 국가는 작은 국가를 지배한다. 작은 국가가 큰 국가 아래에 있으면, 작은 국가는 큰 국가를 지배한다. 여기에서 다른 국가보다 아래에 있는 국가가 다른 모든 국가를 지배할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오 : 그러므로 큰 나라는 작은 나라 아래로 스스로를 낮춤으로 작은 나라를
얻고, 작은 나라는 큰 나라를 향해 내려감으로 큰 나라를 얻습니다.
김 : 그러므로 큰 나라는 작은 나라에게 자기를 낮추면 작은 나라에게 신뢰를 주고, 작은 나라는 큰 나라에게 자기를 낮추면 큰 나라에 신뢰를 얻는다.
여운 : 도리어(故) 대국은(大國) 소국에(小國) 스스로 낮춤으로써(以下), 소국을 받 아들일 수 있는 법이니(則取小國) 소국은(小國) 대국에(大國) 스스로 낮춤으로써(以下), 대국을 이길 수 있는 법이다(則取大國).
小(작을 소) - 작다, 적다, 협소하다, 가볍게 여기다, 삼가다, 어리다, 젊다, 짧다, 낮다, 소인.
則(곧 즉/칙) - 법칙, 준칙, 이치, 본보기로 삼다, 곧, ~하면.
取(가질 취) - 가지다, 손에 들다, 받아들이다, 취하다, 채용하다, 이기다, 다스리다.
노자의 도덕경을 기존 해석에서 벗어나 변칙적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 다른 분들과 조금씩 다르게 해석을 시도해봤는데 크게 벗어남이 없었다. PGA 골프 선수 중에 짐 퓨릭(Jim Furyk, 1970~)이 있다. 세계적인 골프 선수이자 내가 좋아하는 골퍼이다.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의 괴이한 8자 변칙 스윙이다. 그 괴이한 8자 스윙으로 PGA 통산 17승을 거뒀다. 국내 골퍼 중에는 최호성과 허인회 선수가 변칙 스윙으로 여러 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성향으로 인해 정통 클래식보다는 즉흥적이고 변칙적인 재즈를 선호한다.
노자의 도덕경을 해석하고 주해하는 데 있어 내가 가진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번 구절도 해석을 여러 번 수정하였다. 노자의 도덕경을 이미 하상공과 왕필이 거의 완벽하게 주해를 한 결과이기도 하다. 현재 출간되는 대부분의 도덕경이 백서본과 죽간본을 해석한 저자들이 많다. 왕필과 어떻게 다른 관점으로 노자의 도덕경 고본을 노자의 목소리에 가깝게 번역하는 것에 초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필의 문장이 세련되었다. 그리고 학구적이고 시적이어서 통행본을 중심으로 번역하고 있다.
“도리어(故) 대국은(大國) 소국에(小國) 스스로 낮춤으로써(以下), 소국을 받아들일 수 있는 법이니(則取小國) 소국은(小國) 대국에(大國) 스스로 낮춤으로써(以下), 대국을 이길 수 있는 법이다(則取大國).” 사람이나 국가나 도덕심은 드러내어 보여줌으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이 아님을 알려준다. 힘이 정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강대국 사이에서 늘 상 힘없는 존재로 여기서 얻어터지고 저기서 얻어터진 역사를 갖은 나라로 여겨졌다. 그러나 노자는 힘이 정의가 아님을 끊임없이 가르쳐주고 있다. 겸손은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 나라의 격은 그 나라의 주권을 가진 국민의 도덕성이다. 집단지성(集團智性)과 공공선(公共善)에 있다고 나는 주장한다. 이는 칸트의 주장이 아니다. 이미 노자의 가르침을 통해 아니 그 이전 고조선의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건국 이념에 이미 깃들여져 있다. 대한민국의 비전은 그 어떤 나라보다 뛰어난 도덕성과 집단지성이 발전할 수 있는 나라이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을 보고 집단지성과 공공선이 있는 나라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덩치만 크고 문신한 깡패들이지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故或下以取(고혹하이취), 或下而取(혹하이취)。
남 : 그러므로 혹은 아래로 숙임으로써 취하고, 혹은 아래에서 취한다.
장 : 이런 까닭에 낮춰서 취하기도 하고, 낮춰서 취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주 : 이처럼 스스로를 낮추면 큰 나라가 작은 나라나 모두 서로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었다.
톨 : 그렇다면, 큰 국가와 작은 국가란 무엇인가?
오 : 그러므로 한쪽은 스스로를 아래에 둠으로 남을 얻고, 다른 한쪽은 스스로 내려감을 남을 얻습니다.
김: 그러므로 하나는 자기를 낮춤으로 취할 수 있고, 하나는 자기를 낮춤으로 취하여질 수 있다.
여운 : 도리어(故) 혹(或) 스스로 낮추는 까닭에(下以) 받아들일 수 있고(取), 혹은(或) 낮아짐으로(下而) 이길 수 있다(取).
以(써 이) - ~써, ~로, ~를 가지고, ~따라, ~ 때문에, 까닭, 연유.
或(혹 혹/역) - 혹, 혹은, 혹시, 또, 미혹하다, 의심하다, 나라.
而(말 이을 이) - 말을 잇다, 같다, 턱수염, 너, 자네, 만약, 뿐, 따름, ~하면서, 그리고.
노자의 정신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어주는 것이고, 비워야 채울 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현대의 국제관계는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도는 사라지고 힘이 정의가 되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힘을 과시하고 정치적 이유에 전 지구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고개를 들지 못한다. 20세기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음에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총성 없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도리어(故) 혹(或) 스스로 낮추는 까닭에(下以) 받아들일 수 있고(取), 혹은(或) 낮아짐으로(下而) 이길 수 있다(取).” 힘이 아닌 전 지구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난 양아치 새끼들을 너무 증오하고 혐오한다. 이것들은 협력의 대상이 아닌 제거의 대상이다. 버러지만도 못한 지구악이다.
大國不過欲兼畜人(대국불과욕겸축인), 小國不過欲入事人(소국불과욕입사인)。
남 : 큰 나라는 남을 아울러 기르려 함에 지나지 않고, 작은 나라는 받아들여져서 남을 섬기려 함에 지나지 않는다.
장 : 큰 나라는 작은 나라 사람을 보호하기를 바랄 뿐이고, 작은 나라는 큰 나라 사람을 섬기기를 바랄 뿐이다.
주 : 큰 나라는 작은 나라가 자신들에게 의지하기를 바랄 뿐이고, 작은 나라는 큰 나라가 자신들의 배경이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톨 : 큰 국가는 많은 사람이 사는 곳이고, 작은 국가는 적은 백성들이 사는 곳이다.
오 : 큰 나라가 오로지 바랄 것은 사람을 모아 보양하는 것. 작은 나라가 오로지 바랄 것은 들어가 남을 섬기는 것.
김 : 큰 나라는 작은 나라를 밑에 두고 많은 사람을 거느리기를 좋아할 뿐이며 작은 나라는 큰 나라 밑에 들어가 섬김으로써 안전하기를 바랄 뿐이다.
여운 : 대국은(大國) 과욕을 부리지 않음으로(不過欲) 사람을 아끼고 포용하는 것이고(兼畜人), 소국은(小國) 과욕을 부리지 않음으로(不過欲) 사람을 섬겨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入事人).
過(지날 과/화) - 지나다, 들르다, 경과하다, 왕래하다, 교제하다, 초과하다, 지나치다, 허물.
欲(하고자할 욕) - 하고자 바라다, 장차~하려 하다, 순하다, 좋아하다, 욕심, 욕망, 애욕, 희구.
兼(겸할 겸) - 겸하다, 아우르다, 포용하다, 얻다, 쌓다, 포개다, 나란히 하다, 같다, 합치다.
畜(짐승 축/휵) - 짐승, 가축, 비축, 쌓다, 모으다, 간직하다, 말리다, 기르다, 아끼다.
入(들 입) - 들다, 들이다, 간여하다, 빠지다, 받아들이다, 떨어지다, 투신하다, 섬기다, 수입.
事(일 사) - 일, 직업, 재능, 공업, 사업, 사고, 섬기다, 부리다, 일삼다, 종사하다.
이 구절의 번역도 상당히 애를 먹었다. 노자의 핵심은 암컷이 수컷을 고요히 다스리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 설명하고 있다. “자궁은(牝) 항상(常) 고요히(以靜) 남근이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勝牡), 조용하게(以靜) 그 아래를 다스리는 것이다(爲下).” 지배하려 하지 않아도 다스려지는 이치다. 침팬지와 인간은 지난 700만 년 동안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 동물학자들은 이를 공격성을 길들이는 방법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하버드대학 인간 진화생물학과 리처드 랭엄 교수는 인간 고유의 도덕심과 이타심 그리고 자비심은 98.7%의 침팬지가 가진 생물학적인 본능인 공격성을 길들인 결과라고 말한다. 그리고 길들이기는 절제하는 방법을 체득한 결과이다. 그러나 인간이 모두 길들이기가 된 것은 아니다. 스스로 길들이기를 하지 않은 공격적이고 탐욕적인 털 없는 침팬지들이 예나 지금이나 많다. 전쟁과 학살 그리고 살인은 자기 길들이기를 거부한 침팬지들에 저질러지는 만행이다. 공격성은 동물들에게 생존과 번식을 위해 생긴 본능이다. 다른 개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야생에서의 공격성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야생 상태의 동물은 그래서 위험하다. 그러나 인간은 야생이 아닌 문명 안에서 살아간다. 폭발적으로 진화한 인간의 뇌는 동료와의 관계에서 공격성이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깨우친 유일한 동물이다. 그래서 자기 길들이기와 도덕심은 메타인지의 산물이다. 메타인지는 도덕심과 이타심, 자비심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고등능력이다. 자기 절제와 탐욕을 절제하는 능력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기에 힘이 정의가 아닌 지혜가 정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혜로움이 정의가 되는 세상은 덩치가 크다고 무지막지하게 작은 나라를 잡아먹지 않는 것이다. 제국주의와 국가 간의 전쟁은 사람이 한 것이 아니다.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침팬지의 공격적인 본능이 인면수심을 숨기고 저지른 대량 학살이다. 공격성과 탐욕은 그래서 조절하고 통제해야 할 진정한 지배의 대상이다. 도덕경은 바로 인간의 길이자 도법자연을 가르치는 참된 이유이다.
“대국은(大國) 과욕을 부리지 않음으로(不過欲) 사람을 아끼고 포용하는 것이고(兼畜人), 소국은(小國) 과욕을 부리지 않음으로(不過欲) 사람을 섬겨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入事人).”
夫兩者各得所欲(부양자각득소욕), 大者宜爲下(대자의위하)。
남 : 대저 양자가 각기 자기의 하고자 하는 바를 얻으니, 큰 자는 마땅히 아래에 거해야 한다.
장 : 무릇 둘이 각자 바라는 바를 얻으니, 큰 나라가 마땅히 낮춰야만 한다.
주 : 그중에서도 큰 나라가 먼저 스스로 낮추고 더욱 겸손해야 한다.
톨 : 만일 국가의 통치자가 다른 사람보다 아래에 있으면, 그의 좋은 계획을 실현할 것이다. 여기에서 위대하기를 원하는 자는 모두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오 : 큰 나라가 작은 나라가 자기들 바라는 바를 얻으려면, 큰 나라가 [먼저] 스스로를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
김 : 대저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모두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큰 나라가 마땅히 자기를 낮추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여운 : 무릇(夫) 양자가(兩者) 모두(各)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었으면(得所欲), 큰 놈은(大者) 스스로 낮추어 욕심을 다스림이 마땅하다(宜爲下).
夫(지아비 부) - 지아비, 남편, 사내, 장정, 선생, 저, 대저, 무릇, ~도다, ~구나, 많다.
兩(두 양) - 두, 둘, 두 쪽, 동등한 것, 기량, 기능, 짝하다, 무게 단위, 장식하다, 아울러, 냥.
各(각자 각) - 각자, 각각, 제가기, 따로따로, 여러, 서로, 마찬가지로, 모두, 다, 전부, 다르다.
得(얻을 득) - 얻다, 손에 넣다, 만족하다, 깨닫다, 알다, 적합하다, 이르다, 만나다, 탐하다.
所(바 소) - 바, 곳, 처소, 지위, 자리, 기초, 도리, 사리, 경우.
宜(마땅할 의) - 마땅하다, 알맞다, 화목하다, 화순하다, 형편이 좋다, 아름답다, 마땅히, 과연.
爲(위할 위) -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 되다, 생각하다, 길들이다, 삼다, 속하다.
“무릇(夫) 양자가(兩者) 모두(各)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었으면(得所欲), 큰 놈은(大者) 스스로 낮추어 욕심을 다스림이 마땅하다(宜爲下).” 이토록 위대한 말이 어디에 있는가? 분수를 아는 것은 사람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만족을 모르면 그건 사람이 아니다. 내 안의 침팬지를 다스리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없다.
국격(國格)은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코로나-19로 배웠다. 인간의 이기심과 자기 절제심이 없는 나라를 우리는 생으로 보았다. 위기의 순간마다 우리 민족은 이기심을 버리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주변의 큰 놈들이 탐욕심과 공격성을 끝도 없어 드러내니 나라가 살고 내 후손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심이다. 큰 나라들이 스스로 낮추지 못하고 욕심을 다스리지 않았기에 생긴 아픔이다.
한글비교역주 참고 문헌
남회근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 – 번역 설순남
남회근(Nan Huai-Chin, 南懷瑾, 1918~2012) 선생을 소개한다. 본문에는 [남 : ~ ]으로 표기되었다. 부·키 출판사에서 2012년 초판 출판되었다. 1987년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본으로 ‘남회근 저작선 5’의 시리즈물이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의 승려, 종교학자, 작가이다. 현대 중국에서 존경받는 영적 스승인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 불교 부흥의 주요 세력으로 여겨졌다. 1918년 절강성 온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서당 교육울 받으며 사서오경을 읽었다. 17세에 중국 항주 국술원에 들어가 각 문파 고수들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한편 문학, 서예, 의약, 천문 등을 익혔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사천(四川)으로 내려가 장개석이 교장으로 있던 중앙군관학교에서 교관을 맡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다. 교관으로 일하던 시절 선생에게 영향을 준 스승 원환선(袁換仙, 1887~1966)을 만나 삶의 일대 전환을 맞는다.
1942년 25세에 원환선이 만든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 제자가 되었고, 스승을 따라 근대 중국 불교계 중흥조로 알려진 허운(虛雲, 1840~1959) 선사(先師)의 가르침을 배웠다. 불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 불교 성지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하면서 대장경을 독파하였고,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 받고 수행경지를 인증받았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가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 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을 열람하고, 이후 여산 천지사 곁에 오두막을 짓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봄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 보인대학 등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면서 수련과 저술에 몰두하였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동서학원을 창립하였고, 1988년 홍콩을 거주지를 옮겨 칠 일간 참선을 행하는 선칠 모임을 이끌며 교화사업을 하였다. 1950년대 대만으로 건너간 후부터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불도가 경전을 강의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사상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철저히 현실에 기초한 삶의 자세, 사람을 끌어당기는 유머를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이 있다. 2006년 이후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태호대학당을 만들어 교육사업에 힘을 쏟다가 2012년 9월 29일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부키 – 2013년 1월 8일 초판
번역 - 설순남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사회과학원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 『황준헌 시선』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학 강의』 『맹자와 공손추』 『노자타설』 『맹자와 양혜왕』 『약사경 강의』 등이 있다.
2. 장치청 『도덕경 완전해석』 - 번역 오수현
두 번째로 소개할 장치청(張其成장기성, Zhang-Qicheng, 1959~) 교수로 본문에는 [장 : ~ ]으로 표기되었다. 중국 고전 연구의 권위자이자 역학과 중의학 분야의 석학이자 대중적인 양생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북경중역국학원 원장과 북경중의약대학 경영대학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북경대학·청화대학 특별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방송 CCTV, 북경 TV 등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문의 대중화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 유산 명의 ‘북송의 장일첩(張一帖, 1130~1200)’ 가문의 제15대 계승자로, 훈고학의 대가 베이징중의학대학 교수 첸차오천(錢超塵, 1036~2022)과 역학의 대가 베이징대학 철학과 주보쿤(朱伯崑, 1923~) 교수에게 사사했다. 1992년 중국 최초로 『역학대사전』, 『역경응용대백과』 등을 편찬했고, 《역도주간》을 창간하여 유교, 도교, 불교, 의학과의 융합적인 차원에서 ‘역(易)’에 접근하고자 했다. 2003년부터 북경대학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전 강의를 시작했으며, 멘토제 서원을 세워 ‘중국학의 지혜를 적용한 경영모델’ ‘오행을 통한 인재관리 시스템’을 제시했다. 국가급 석사 교재 『중국전통문화개론』을 편찬하는 등 현재까지도 국학 5대 경전 『주역』, 『논어』, 『도덕경』, 『육조단경』,『황제내경』을 강연하는 ‘고전멘토’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현대 국학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선정되어 “국학 연구의 일인자”로 칭송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주역 완전 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논어 완전 해석』, 『육조단경 완전 해석』, 『황제내경 완전 해석』, 『역경 양생 대도』, 『유가 양생대도』, 『불가 양생대도』, 『도가 양생대도』, 『주역 인생 지혜』 등 다수가 있다. (yes 24 작가소개)
판미동 - 2022년 2월 7일 1판 1쇄 찍음
옮긴이 - 오수현
숙명여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산동과기 직업전문대학 한국어과 교사, ㈜효성, KELLEY ASSOCIATES를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주역 완전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자치통감: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제왕의 책』,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 『나의 최소주의 생활』,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시의 격려』, 『세포가 팽팽해지면 병은 저절로 낫습니다』, 『오늘, 뺄셈』, 『중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움직이는가』, 『비즈니스 삼국지』 , 『똑똑한 리더의 공자 지혜』, 『똑똑한 리더의 노자 지혜』 외에도 다수가 있다.
3. 주춘재 『만화 도덕경』 - 번역 박영재
세 번째로 소개할 분은 저우춘차이(周春才 1957- ) 선생이다. 본문에는 [주 : ~]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생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중국문화의 연구와 대중화에 전념해왔다. 서양 문화와 비교를 통해 과학과 철학을 포함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새롭고 참신한 해석을 전개해 내외의 주목을 모았다. 만화를 넘어서는 풍부한 내용과 생동감 있는 작품 이미지로 광범위한 전문가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십여 개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예기 : 모두들 알지만 아무도 안 본 사서오경》, 《만화 주역》, 《만화 논어》, 《만화 노자》, 《만화 장자》, 《화설 황제내경》 등이 있다. (yes 24 작가소개)
가갸날 - 2021년 8월 10일 초판
번역 박영재
고려대학교와 타이완 정치대학교 동아시아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4. 러시아 최초의 완역본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 최재목 역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러시아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영어: Lev Nikolayevitch Tolstoy, 1828~1910) 러시아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이다. 본문에는 [톨 : ~ ]로 표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이다.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 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하게 생활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다.
1852년 문학지 [동시대인]에 처녀작인 자전소설 중편 「유년 시절」을 발표하여 투르게네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소년 시절』을, 1856년에는 『청년 시절』을 썼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여 전쟁에 참여했다. 당시 전쟁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크림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18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1859년에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에 농민학교를 세우는 등 농촌 계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농민학교를 세웠다.
34세가 되던 1862년에 소피야 안드레예브나와 결혼하여 슬하에 모두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볼가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1869년 5년에 걸쳐 집필한 대표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73년에는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시작해 1877년에 완성했으며,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등의 작품이 쓰인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를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고,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소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와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1886), 『크로이처 소나타』(1889),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는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8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왜곡된 사상과 이질적인 현실에 회의를 느껴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추구했다. 그는 고귀한 인생 성찰을 통해 러시아 문학과 정치, 종교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고, 인간 내면과 삶의 참 진리를 담은 수많은 걸작을 남겨 지금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과 진리를 사랑했던 대문호 톨스토이. 그는 세계 문학의 역사를 바꾼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이자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지금 보아도 여전하다. 특히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이며,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yes 24 작가소개)
그러나 그가 『노자, 도덕경』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최초로 러시아어 완역서『노자, 도덕경』을 남겼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부처와 불교, 노자와 공자에 심취하였다. 특히 그는 『노자, 도덕경』의 ‘도道’와 ‘무위(無爲)’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무위사상은 바로 그의 무저항, 박애, 비폭력 평화주의와 공명하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어로 된 『노자, 도덕경』 완역본을 희망한지라 여러 차례 번역을 시도하였다. 마침 모스코바 대학에 유학 와 있던 일본인 고니시 마스터로를, 그의 지도교수인 그로트(톨스토이 친구)를 통해서 만나, 1892년 11월부터 1893년 3월에 걸쳐서 『노자, 도덕경』의 러시아 역을 완성한다. 이것이 러시아 최초 완역 『노자 도덕경』이다. (본문 중)
21세기문화원 - 2021년 1월 20일 1쇄 인쇄
역주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원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하버드대 · 도쿄대 · 베이징대 · 라이덴대 등에서 연구하였다.
‘한국양명학회장’ 및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전공은 동아시아 양명학 비교(동아시아사상사비교)이며, 저·역서와 감수한 책으로는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근대 일본의 양명학』,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제8시집), 『풍수 환경학』, 『불교 도상학』 등 50여 권이 있다.
5. 『오강남 풀이 도덕경』
종교학자 오강남(1941~) 교수님이시다. 8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존경하는 스승이시기도 하다. 본문에는 [오 : ~ ]로 표기.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Regina)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더불어 ‘종교너머, 아하!’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교에서 「화엄華嚴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동안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서강대 등에서 객원교수,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AAR)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노장사상을 풀이한 『도덕경』, 『장자』, 종교의 이해와 분석을 담은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 『종교 너머, 아하!』가 있으며, 최근 인생과 종교에서의 깨달음을 담은 『움켜쥔 손을 펴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펴냈다. 번역서로서는 『종교다원주의와 세계종교』, 『살아계신 붓다, 살아계신 그리스도』, 『귀향』, 『예언자』, 『예수 하버드에 오다』, 등이 있다.
현암사 – 개정판 2010년 3월 15일
6. 도올 김용옥 역주 『노자가 옳았다』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선생은 대한민국의 철학자, 종교학자, 사상가, 한의사, 대학 교수이다. 본관은 광산. 호는 도올(檮杌)이다. 본문 [김 : ]으로 표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천안 대흥동에서 광제의원을 운영한 집안의 6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초등학교를 천안에서 졸업하고, 보성중·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한국신학대학교 신학과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72년 9월 중화민국으로 가서 국립 타이완 대학 철학연구소에서 2년간 수학하면서 〈노자 "자연" 철학에서의 "무위" 의 기능(老子「自然」哲學中「無爲」之功能)〉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 일본으로 가서 1977년까지 도쿄 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에서 수학하며 〈왕선산의 동론(王船山の動論)〉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77년에 미국으로 가서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방학과 대학원과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는데, 하버드에서 〈왕부지王夫之의 철학, The Philosophy of Wang Fu-zhi(1616~1692)〉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에 입학하여 한의학사학위도 취득하였다.
대학교수, 철학자, 사상가, 언론인, 한의사,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희곡 작가, 극단의 단원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활동하였다. 동, 서양 철학과 종교사상까지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저작 활동을 벌였다. 1982년 9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부교수가 되고 1985년 9월에는 동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1986년 양심선언(‘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직을 사퇴한 후 여러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 등을 강의했다. 1988년 무렵부터 방송 강연에 출강하였다.
그는 문화계에서도 몇 가지 활동을 했다. 악서고회(樂書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국악을 콘템포러리 뮤직으로 승화시키는 다양한 기초작업을 하였다. (1984년 3월~1987년 12월). 한국의 전통음악을 이끄는 대표적 주자, 백대웅, 김혜숙, 박범훈, 송방송, 이성천, 권오성, 최종민, 이보형, 양승희 등이 참여했다. 이후 한대수와 록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도도회(檮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 교수들과 그 대학 출신 화가들(이종상, 김병종, 김호득, 장상의, 심현희, 장혜용, 이민주 등)과 정기적인 활동을 했다. (1988년 6월~1999년 6월)
영화와 연극 활동도 했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당극으로 유명한 극단 ‘미추’를 손진책, 김성녀와 함께 창단(1986년 8월)하여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많은 연극 작업을 했다. 《시간의 그림자》, 《그 불》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잠시 영화인 심포지움을 만들어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이장호, 김호선, 하명중, 정지영, 박광수, 이두용, 황기성 등과 활동했다. 이후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 《개벽》, 《취화선》의 대본을 썼고, 특히 《취화선》은 2002년 55회 깐느영화제 감독상을 획득하였으며 《개벽》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덕화는 본인(김용옥)이 진행자로 활동 중인 KBS 2TV 《도올학당 수다승철》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취화선》과 《왕의 남자》의 자막은 직접 영역했다.
유기화학자 친형 김용준과 함께 신과학운동 세미나를 주도하고, 대우재단지원 과학사상연구회(科學思想硏究會)를 설립했다. (1984년 3월~1990년 2월)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자, 과학사상가들(조순탁, 이성범, 장회익, 김두철, 서정선, 신중섭, 이봉재 등)이 참여했으며 이후 꾸준히 과학과 철학이라는 학술지를 출간했다.
1989년에는 한국사상사연구소(Korean Institute of Classical Studies)를 세워 한국고전 최초의 일자색인인 《삼국유사인득》을 출간했다. 이 작업은 후에 제자 김현 교수의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전체 한글번역 프로그램인 CD-ROM작업으로 이어져 한국학의 신기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한류의 원류인 사극 드라마들의 희곡작업의 근간을 이루었다.
1993년에는 도올서원을 세워 15기에 걸쳐 3,000여 명의 학생을 배출해 한학의 배경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이 사회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민족문화추진회의 한국고전국역사업을 지원하였고, 그 기관은 이후 한국고전번역원으로 승격되었다.
1989년에는 태권도철학세미나를 개최하여 무술의 본질과 태권도 문화의 세계화를 논하였다. 유병관, 양진방, 김영선, 김용범, 최의정, 임신자, 바비 클레이튼(Bobby Clayton), 스티븐 카프너(Steven D. Capener) 등이 참여했고 이 세미나의 결과물로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를 집필, 출간했다. 이 작업의 정신과 성과는 이후 무주 태권도공원으로 이어졌다.
한의대 졸업 후 ‘도올한의원’을 개원하여 2년간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 언론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중앙일보에는 《도올고함(檮杌孤喊)》이라는 칼럼을, 중앙선데이에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신발굴 성서자료)를 연재하였다. (위키피아)
통나무 – 2020년 10월 9일 출간
마지막으로 영어 번역본을 실었다. 아마도 그의 번역본을 영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화이트헤드와 그의 제자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읽었다. 러셀은 1920년 북경대학에서 1년간 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의 실존철학자 카를 야스퍼스(1883~1969),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등이 읽었다. 아마 수많은 서양의 지식인들이 작은 분량의 동양고전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청나라 말에 선교사로 왔다가 중국 고전의 깊은 뜻에 놀라 일부 청나라인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 고전을 영문으로 번역한 제임스 레게의 영문본을 찾아 옮겨 보았다.
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영국의 언어학자, 선교사, 생물학자, 번역가이다. 그는 중국 고전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 초기 번역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Legge는 말라카와 홍콩에서 런던 선교사 협회 (1876-1897)의 대표로 봉사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최초의 중국학과 교수 (1875-1879)였다. Max Müller와 함께 그는 기념비적인 동양의 신성한 책 시리즈를 썼다. (위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