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랑 시집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문학의 전당, 2011)
차례
1부
오래된 구두를 위하여/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 /오솔길/돼지국밥 한 그릇/빗속을 가다/와송/어느 날, 문득/국수집에서의 명상/연못/쥐똥나무 숲/줄장미/로뎀나무 아래서/창가의 꽃기린
2부
게발선인장/감은사지에는 절이 없다/개의 울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어디로 가는가/장마가 시작되다/청도역 농기구박물관에 가다/귀뚜라미가 운다/병상일기 1/병상일기 2/병상일기 3/무좀, 또는 남편/건망증을 앓고 있다/손수건/서문시장의 풍경
3부
방범활동/해바라기는 평강벌을 바라본다/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은 어디쯤?/앞산을 가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고래 한 마리 찾아서/전화기/무덤/문무대왕릉 앞에 서다/어머니와 나/여름밤/강/기차를 타고/돼지저금통
4부
우승현 서書/옷장 속에 갇히는 생生/점/부업/계모임/미당 서정주 시인의 생가에서 본 가을/불국사 다보탑/흥천사 패랭이꽃/소주 한 잔/슈퍼타이/가위바위보 게임/다시, 다인면多仁面에서/반 고흐가 있는 찻집
해설- 장무령
연대의식을 통한 ‘나’의 본래성 찾기
시집 속의 시 한편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
나는 남편과 말다툼 끝에 그곳을 나왔다
여자란 결혼하고 나면 갈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버스정류소 앉아 나뭇잎 한 장 주워 잎맥을 살핀다
손바닥의 손금과 흡사한 길들이 선명하다
지나가는 저 사람 또 스쳐가는 이 사람의 길
바라보고 있으려니 정작 나의 길을 분별하지 못하겠다
횡단보도를 건너 갈 것인가 724번 버스 타고
관음동에 닿으면 가야 할 길이 보일 것인가
나뭇잎들도 가야할 길 따라 떠나는 10월,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 나는
잠시 결혼한 것을, 아이 낳은 것을, 십년의 세월을
원망하고 억눌러 보지만 소용없이 넘쳐나는 눈물방울들
꺼이꺼이 나를 보고 울고 있는 가로등 불빛마저 희미하다
나는 안다, 골목길 구석구석 그가 찾고 있을 것이란 걸
애타게 걸어가고 있는 발걸음 소리가 보인다, 공벌레처럼
몸을 말아 앉아 있는 나를, 그가 발견해 준다면 좋겠다
인적이 끊기고 버스도 잠들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고
결국 내가 돌아갈 곳은 남편과 아이가 있는 그곳
전봇대와 나란히 서서 열어놓고 잠들어버린 대문을
한참 바라보았다, 나는
자서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커가는 모습,
구름 떼 머리로 이고
강을 지키고 있는
한 그루 미루나무처럼
나는 지금도 바라보고 있다.
정이랑
1969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다인중·종합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문학사상』신인발굴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8년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수혜했고, 시집『떡갈나무 잎들이 길을 흔들고』가 있다. 대구시인학교 <사림시> 및 <시원>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첫댓글 두 번째 시집 발간 축하합니다. 문학회자료실에 주소 있으니 문학회원들과 두루두루 함께 기쁨 나누시기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늘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그런 시인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두번 째 시집의 탄생,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정이랑 선생님!!
감사합니다, 22일 행사 때 뵙겠습니다...
결혼을 하여 둘째 아이를 출산하듯이 등단하여 두번 째 시집을 낳으셨군요. 정이랑선생님의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첫시집 낼 때와 두 번째 시집 낼 때 느낌이 다르듯 다음 세 번째 낼 때도 또 다른 느낌이 찾아오겠지요? 감사합니다.^^
정이랑 선생님, 두 번째 시집 출간 마음 깊이 축하합니다.
황구하시인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22일 영동에서 뵙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연대의식,을 통한 나의 본래성 찾기, 왜 이런 수식어를 달았을까...혹 뻥은 아닐까...흔한 말로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 듭니다.^^*
먼저 마음으로 축하 드립니다.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
저 쪽 나라의 어느 작가의 말 한 토막이 생각납니다.
인생이란 집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늘 생각 했던 버릇 같은 담고 싶은 말이었지요.
요즘 모계사상을 생각해 보는 중입니다...^^* 모처럼 멋이 아닌 맛으로 시를 빚는 님을 보았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먼저 감사드립니다.
작년 영동에서 뵈었지요.
이번 시집은 삶 자체라고 할까요?
시가 따로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시가 있는 것 같습니다.
22일 행사 때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가을 좋은 소식입니다. 축하 축하 거듭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행복합니다.^^
늦게나마 축하해요, 나는 지금은 매일 아내에게 쿠사리 먹고 살아요, 잔소리 하면 빨리 그 자리 피해서 술 먹으러 가요.
감사합니다. 잔소리 하는 것은 아직까지 애정이 많아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