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파괴자
“북 베트남을 진정으로 정복하고 싶다면 미군 군용품을 투하하면 됩니다. 설탕과 캔디, 초콜릿, 콜라 등을 말이죠. 이것들은 폭탄보다 더 빨리 사람들을 파멸시킬 것입니다” - William Dufty의 저서 “슈가 블루스” 中에서 -
베트남 전쟁 이후 베트남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에 보지 못했던 괴질이 유행했다. 원인모를 고열과 함께 극심한 피로가 엄습하면서 다리가 붓고 아픈 증세가 주로 미군이 주도했던 막사 주변에 살던 주민들에게 집단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의 조사결과 그것은 “베리 베리”라고 불리는 질환이었다. “베리 베리”란 “쇠약하다” 라는 뜻의 세네갈 언어로 의학적으로 비타민B 결핍증을 말한다. 흔히 “각기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다리의 기운이 빠진다는 의미에서 명명된 것이다. 그런데 건강했던 주민들에게 느닷없이 이 각기병이 생긴 이유는 미군이 남긴 군수물자에 다량으로 포함된 설탕을 즐겨 먹었기 때문이다.
비타민 B1(티아민)이 부족하면 신경이나 순환계에 장해가 오고 말초신경염이 발생하여 마비되고, 각기병으로 발전하며 각종심혈관계의 이상이나 수종, 식욕감퇴, 신경통, 졸림증, 권태증, 나른한 상태, 특별히 임산부는 입덧이 심해지는 등의 여러 증세가 나타난다. 과거에 도정하지 않은 현미 쌀을 즐겨먹던 베트남 주민들에게 각기병은 없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혀가 설탕의 단맛에 길들여지면서 각기병이 발생한 것이다.
설탕에 대하여
오늘날 패스트푸드 등의 가공식품의 확산으로 설탕의 소비량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어 설탕은 이미 우리생활 구석구석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티아민의 흡수와 대사가 억제된다. 설탕의 다량섭취도 문제지만 설탕 같은 단순당질을 어떠한 형태의 식품으로 섭취하는 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설탕처럼 빨리 소화되는 당질은 반드시 흡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섭취해야 한다. 왜냐하면 충분한 섬유질이 설탕의 피해를 일정 부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바람직한 것은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그대로 남아있는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비타민 바이블의 작가 얼 민델씨는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설탕 속에 잠겨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유아용 조리법은 설탕으로 감미를 내게 되어 있고 어린이가 먹는 음식의 대부분도 마찬가지이다. 또 설탕은 수분을 유지 흡수하여 방부제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지도 않던 제품에도 설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예를 들면) 소금, 땅콩버터, 야채통조림, 고형 스프가루 등.
우리가 햄버거에 쳐서 먹는 케첩에 아이스크림보다 8%가 더 많은 설탕이 들어 있으며, 복숭아 통조림은 무게의 20%가 설탕이다. 커피에 넣는 크림 대용품은 65%, 초콜릿은 51%가 설탕이고, 콜라에는 8.8%, 요구르트에는 13.7% 의 설탕이 함유되어 있다.
또 단맛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 설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감자튀김에도 튀기기 전에 감자자체를 설탕시럽에 절이기 때문에 설탕이 들어있다. 아무튼 현 시대의 사람들은 설탕을 과잉 섭취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케이크, 단 푸딩, 페이스트리, 젤리, 잼은 소화불량의 주원인이 되는데, 특별히 우유와 계란과 설탕이 주요성분이 되어있는 카스타드와 푸딩류는 건강에 좋지 않다. 그러므로 건강하려면 우유와 설탕을 많이 쓰거나 함께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설탕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
1. 면역력과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감기에 잘 걸리고, 피부나 입안 등에 상처가 잘 생기며, 한번 생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왜냐하면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단핵구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단핵구란 세균 등의 이물질을 가장 먼저 포착해 아메바처럼 잡아먹는 면역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백혈구이다.
많은 임상실험에서 실제 설탕섭취 전에는 하나의 백혈구당 45개의 세균을 잡아먹었으나, 설탕 섭취 후에는 고작 6.5개를 탐식하는데 그쳤다. 설탕을 평소 즐겨먹지 않던 사람이라도 설탕을 많이 먹으면 30분만 지나도 백혈구의 탐식작용 기능이 떨어져 면역력이 약화된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설탕의 또 다른 이름으로 회도(灰盜)라는 말이 쓰였다고 한다. 灰; 나무의 재‘회’, 盜; 훔칠‘도’- 灰盜(회도). 예로부터 灰(회) 자는 알카리 혹은 미네랄을 뜻하는 글자였다. 그래서 “회도”의 뜻은 미네랄을 훔친다는 뜻인데, 결국 설탕은 미네랄을 훔쳐서 몸의 기능과 균형을 깨뜨린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미네랄은 인체의 균형과 기능을 조절하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영양소이다.
2. 암세포의 먹이인 설탕물
전신온열요법으로 유명한 독일 풀다의 한 병원에서는 자궁경부암과 난소암에 걸린 여성암 환자들에게 치료를 하는데, 환자들을 옷을 벗은 상태로 누워 적외선을 전신에 쪼이게 하여 체온을 40도 가까이 올린 후, 혈관을 통해 10% 포도당을 주사한다. 이 병원의 전신온열요법을 담당하는 알렉산더 헤르초크 박사는 “정상세포는 주로 지방을 에너지 원료로 사용하는데 비해 암세포는 주로 포도당을 이용한다”고 말하면서, “암환자에게 포도당과 함께 열을 가하면 포도당이 급속하게 분해 되면서 젖산이 만들어지고 이 젖산이 암세포를 파괴한다” 고 설명했다. 암세포가 좋아하는 포도당이라는 설탕을 미끼로 암세포가 과도하게 신진대사를 하도록 유도하고 이때 만들어지는 젖산이 암세포를 파괴시키도록 고안한 치료법이라는 설명이다. 이 치료가 암환자들의 생존율을 실제 얼마나 향상시켰는지 여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다만 중요한 사실은 포도당을 비롯한 설탕을 암세포가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3~8배나 많은 포도당을 대사시킨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에서는 실제 동물의 포도당 섭취를 제한할 경우 암세포로 바뀌기 쉬운 암이 예방된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3. 설탕은 비만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비만증을 가진 사람들의 식이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간 단 음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설탕은 사탕무나 사탕수수를 정제 가공한 식품으로 다른 영양소는 전혀 없이 99.5% 당질로만 이루어져 있고, 혈당을 올리는 단순당이므로 비만을 유발한다. 비만증은 대사 장애라는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당뇨병 및 지질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대사증후군 증가를 초래한다.
* 대사증후군이란? :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등 각종 성인병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ex) 열량의 섭취과다는 비만유도 -> 비만해지면 인슐린 표적장기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의 숫자 감소 -> 수용체가 감소하면 필요한 인슐린 요구량 증가 -> 인슐린 요구량이 증가하면 혈중 인슐린이 항상 많아지고 -> 고인슐린혈증 일으키며 식욕 증가시킴 -> 식욕 증진되면 열량과다섭취로 비만증 초래.
* 대사증후군 진단법
혈압을 측정하여 수축기혈압 : 130mmhg 이상, 이완기혈압 : 85mmhg 이상일 때,
혈당을 측정하여 공복혈당이 110mg/dl 이상일 때.
지방을 측정하여 중성지방이 150mg/dl 이상일 때,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남성: 40mg/dl 미만, 여성: 50mg/dl 미만일 때,
위의 증상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대사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4. 설탕은 치명적인 저혈당증을 유발한다.
설탕은 혈당을 급속하게 올리기도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는 저혈당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고혈당증이 당뇨와 비만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처럼 저혈당증도 건강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저혈당증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장기가 바로 인간의 뇌이다. 뇌세포는 지방이나 단백질 혹은 포도당을 제외한 다른 탄수화물을 일절 에너지원으로 이용하지 못한다. 오직 포도당만을 사용한다. 포도당이 있어야 뇌가 작동해 사고와 기억 등 정신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저혈당증에 빠지면 뇌기능이 떨어져 학습장애와 업무능률 저하 등 부작용이 생긴다.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에는 부주의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설탕으로 인한 저혈당증이 폭력성과 충동적인 성격을 유발한다는 보도도 있다.
일본 이와테 대학 명예교수 오오사와 히로시 교수는 “설탕 섭취로 저혈당이 되면 항상 초조하고 신경이 과민해지며 이유 없이 공포에 질리거나 불안에 떠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떨어진 혈당을 회복하기 위해 부신에서 아드레날린이라는 비상시 분비되는 호르몬이 분비 되어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든다.” 고 말했다.
- 저혈당 증세 check -
1. 배가 고픈 것을 참지 못한다.
2. 밥을 제 때 안 먹으면 다리가 후들거린다.
3. 밥을 제 때 안 먹으면 안절부절 해지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4. 눈물이 많아지고, 눈에 까만 점이 아른거린다.
5.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럽고 자주 졸린다.
6. 신경질과 짜증이 늘어난다.
7. 마음이 허전하고 불안, 초조하며 우울해진다.
8.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9. 저녁식사 전에 많이 나른해진다.
10. 조금만 걸어도 힘들고 오래 서 있기 힘들다.
11. 피곤함과 무기력감을 느낀다.
12. 여드름이나 종기가 잘 생긴다.
13. 흉터가 잘 없어지지 않는다.
14. 두통을 심하게 경험한 후 음식섭취 후 경감된다.
15. 소리나 빛에 민감하다.
16. 한숨이 나고 하품이 자주 난다.
17. 식사를 잘 거른다.
18. 한꺼번에 과식이나 폭식을 하는 편이다.
19. 단 것을 좋아한다.
20. 커피, 콜라와 같은 자극성음료에 대한 욕구가 강렬하다.
21.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증후군” (주의가 산만하고 인내력이 없고 요구사항이 있을 때 즉시 충족되어야 하는 아이들. 공격적인 성향이 보이는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증상) 과 같은 증상 자주 발생.
- 위 항목 중에 1.2.3을 포함하여 10개 이상의 항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잘못된 식생활에 의한 저혈당증이 의심되므로 정확한 검사와 식생활의 개선이 요구된다.
설탕 같은 단순당질 섭취가 습관화되고 생활화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을 자극하여 췌장은 비대해지고 지쳐간다. 그러면 췌장은 계속적으로 과도한 인슐린을 만들어가는 도중에 인체는 뭔가를 많이 먹든 적게 먹든 혈당을 급속하게 떨어뜨리게 되고 습관적인 저혈당 상태를 만들게 된다. 이 단계를 지나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당뇨병의 발병확률도 함께 증가한다.
이와 같이 섬유질 없이 단순당을 섭취하면 충치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증, 영양실조와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한다. 또한 혈액 내 고농도의 혈당은 LDL콜레스테롤과 결합한 물질이 혈관 내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당과 결합(당화)한 LDL은 산화 LDL이라서 심장질환의 위험률을 높인다.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