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위력
에스더 4:15~17,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회답하여 이르되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 모르드개가 가서 에스더가 명령한 대로 다 행하니라
찬송가 369장(죄짐 맡은 우리 구주)
오늘 본문 말씀에 보면 바사 왕국 아하스에로 왕 통치 시절에 있었던 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아버지의 그리스도 침공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그리스를 침공했던 크세르크세스 왕을 가리킵니다. 이런 저런 자존심과 욕망이 많았던 호방한 왕 크세르크세스는 자기 왕비가 백성들을 위한 잔치 자리에 와서 아름다움을 과시해주기를 청하는 왕의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고 술김에 왕비를 폐하여버리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비어 있는 왕비의 자리에 처녀들을 모집하여 가장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을 택하여 왕비로 삼고자 했는데 그 자리에 유대인 모르드개의 사촌누이인 에스더가 뽑혔습니다. 그런데 바벨론이 망한 뒤 비교적 평안했던 페르시아 시대의 유대인들에게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크세르크세스 즉 아하수에로 왕 치하에 국무총리의 자리에 올라선 하만이라는 자가 유대인의 원수인 아말렉 왕가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공격했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당하여 여러 차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약해진 아말렉의 후손으로서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본능적인 미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차에 모르드개라는 유대인이 수산 성 왕궁 문지기로 일하면서 자기에게 인사하지 않는 것을 보고서 분노하여 모르드개만 죽이는 데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바사 왕국 내의 유대인 전체를 죽일 음모를 꾸미고 자세한 것을 모르는 왕에게 은 일만 달란트를 바치면서 그 해 12월 13일에 유대인들을 각 성에서 다 죽이라는 조서에 도장을 찍고 공포하였습니다. 이제 유대인들은 그해 말에 정한 그 날짜에 다 멸절을 당할 위기를 만난 것입니다.
그러자 모르드개와 수산 성에 있는 유대인들은 금식하며 왕궁 앞에서 금식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왕비 에스더는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는 자기를 길러준 모르드개에게 사람을 보내어 그 전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 왕비가 보낸 사람에게 에스더가 왕비로서 왕에게 이러한 하만의 악한 살해 계획을 알리고 민족 구원을 위하여 왕에게 간청하라고 말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왕 아하수에로는 첫째 왕비를 술김에 파한 일에서 볼 수 있듯이, 좀 감정적인 결정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왕비가 있지만 왕은 자기 기분에 따라 궁안의 궁녀들을 가까이 하기도 하여서 왕비 에스더에게는 한달이나 가까이 부른 적이 없었습니다. 당시 궁중 내에는 왕비를 비롯하여 누구라도 왕이 부르지 않았는데 왕에게 나아갔다가는 왕이 은혜의 표시로 왕의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지 아니하면 죽임을 당하는 법률이 있었습니다. 일종의 투기방지법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모르드개의 말대로 왕에게 나아갔다가 왕이 변덕을 부려서 왕비를 용납하지 않으면 왕비라도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에스더가 자기 민족의 죽음을 앞두고 왕에게 나아가 간청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용기를 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전해듣고 에스더는 성문 앞에서 금식하며 기도하는 유대인들과 함께 자기도 삼일 금식을 하고 왕에게 나아가겠다고 말하고 자기 시녀와 함께 삼일 동안 금식했습니다.
이처럼 합심하며 금식하며 기도한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삼일 후에 왕비 에스더가 왕이 계신 곳에 나아가 어전 맞은 편에 섰습니다. 왕이 왕좌에 앉았는데 갑자기 왕비가 뜰에 들어서서 자기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왕이 왕비를 쳐다보는데 너무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금식하면 오히려 얼굴이 창백하고 야위고 힘이 없을 터인데, 하나님께서 왕의 마음에 은혜를 주시니까 왕비 에스더가 너무 사랑스럽게 보이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왕은 자기 손에 잡았던 금으로 만든 지팡이, 금 규를 내밀어 왕비에게 보였습니다. 왕비가 가까이 왕에게 다가가서 왕의 금 지팡이 끝을 만졌습니다. 왕이 너무 사랑스러운 왕비 모습을 보고 왕비에게 이르기를
“왕후 에스더여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며 요구가 무엇이냐 나라의 절반이라도 그대에게 주겠노라”
고 하였습니다. 에스더는 저녁 만찬을 준비할텐데 국무총리 하만과 함께 잔치에 참여해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 날 저녁에 만찬에서 술을 마실 때 왕이 또 다시 왕비의 소원을 말할 때 왕비는 다시 한번 다음날 저녁 만찬에도 하만과 함께 참석해달라고 초대하였습니다. 그 때 소원을 말씀드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날 밤에 하만은 너무 기분이 좋아 집에 돌아갔는데, 마침 집으로 퇴근 길에 보니 왕궁 입구의 문지기 중에 모르드개가 자기를 향하여 몸도 안 움직이고 인사도 하지 않자 기분이 팍 상했습니다. 그래서 그 날 밤 자기 집에 와서 자기가 오늘 왕비의 초대를 받고 왕과 단 둘이서 그 만찬에서 즐겁게 대접을 받았노라면서 그러나 한 가지 마음 상하는 것은 모르드개가 저렇게 대궐에 앉은 것을 보는 동안에 만족이 없다고 자기 속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아내와 곁의 친구들이 나무 사형틀을 만들어놓고 모르드개를 매달도록 왕에게 다음날 청구하고 그 잔치에 함께 참석하라고 조언해서 나무 사형틀을 집안 정원에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만은 기분 좋게 잠을 잤습니다.
그런데 그 날 밤 왕은 잔치에서 돌아와 잠자리에 누웠으나 전혀 잠이 안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내시를 불러서 궁중 일기를 가져와 읽어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전에 자기를 죽이려던 두 명이 내시들의 음모를 모르드개가 미리 알고 에스더에게 알려서 그 죽이려던 자들을 처형한 일의 기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곁에 있는 종에게 그 일을 알려서 자기를 살게 한 모르드개에게 관직이나 상을 베풀었느냐고 물어보니 아무 관직도 상도 내린 적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에 아침 일찍 하만이 나와 모르드개를 자기 집 나무에 매달아달라는 청을 왕에게 하고자 나왔다가 마침 왕이 밖에 있는 신하가 있으면 들게 하라고 하여 나아가니, 하만에게 왕이 존귀하게 하는 자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하만은 왕이 존귀하게 해줄 자는 자기 하만밖에 누가 있겠는가 생각하고 최상의 상을 주기를 이렇게 구하였습니다.
“왕께서 입으시는 왕복과 왕께서 타시는 말과 머리에 쓰시는 왕관을 가져다가 그 왕복과 말을 왕의 신하 중에서 가장 존귀한 자의 손에 맡겨서 왕이 존귀하게 하시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서 성중 거리로 다니며 그 앞에서 반포하여 이르기를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는 이같이 할 것이라 하소서”
왕은 그 말을 듣자 하만에게 네가 한 말 그대로 가서 대궐 문에 앉은 유대 사람 모르드개에게 행하되 무릇 하만이 말한 것에서 조금도 빠짐 없이 하라고 엄중하게 명합니다. 기가 막힌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하만은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사형틀까지 만들어놓고 아침 일찍 왕에게 왔더니 왕은 도리어 모르드개를 자기 손으로 왕복을 입혀주고 왕관을 씌워주고 왕이 타고 다니는 말 위에 태워서 하만으로 하여금 성안 시내를 돌면서 사람들에게 소리치며 알리기를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사람에게 이같이 할 것이라”
고 선포하는 종의 역할을 감당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기이한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저녁 만찬 때에 왕이 에스더 왕비에게 무슨 소원이냐고 물었을 때에 하만이 유대인들을 진멸하려고 꾸민 조서의 내용을 다 밝히면서 에스더 자신도 유대인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것을 통하여 왕이 하만을 그 날 밤 심판하되 모르드개를 잡아 죽이려던 그 나무 사형틀에 하만을 달게 하고, 하만의 집을 모르드개가 관리하게 하고 하만의 국무총리 자리를 모르드개가 앉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12월 13일 유대인 멸절의 날에는 유대인들이 도리어 유대인을 해치려 들었던 자들에게 쳐서 자기를 지키는 날로 정하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국무총리인 모르드개가 두려워서 감히 유대인들을 해치지 못하고 도리어 페르시아인들이 모르드개의 권세 때문에 유대인 되기를 자청하는 자들이 많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리하여 유대인 멸망의 위기가 놀랍게 바꾸어 유대인의 기쁨의 잔칫날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유대인들과 모르드개와 에스더가 민족의 절멸 위기 앞에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합심기도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이처럼 놀라운 변화를 일으켜냅니다. 하나님께서 자존심 강하고 분노감이 많고 변덕스런 왕의 마음을 사로잡아 왕비 에스더에게 금 규를 내밀게 하셨고 왕비의 소원은 다 줄어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셨습니다. 하만은 모르드개를 죽이려 들었으나 하나님은 잠을 잘 자던 왕을 잠이 오지 않게 하고 마침 궁중 일기를 읽게 하고 마침 모르드개가 과거의 왕을 죽음에서 건진 일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고 큰 관직과 상을 줄 마음을 갖게 하시고 마침 하만이 와서 모르드개의 말을 모는 종 역할을 하게 하고 두 번째 잔칫날에 하만의 악행이 드러났을 때에 왕이 크게 분노하여 하만을 완전히 심판하고 에스더와 모르드개를 위하여 모든 것을 조치할 수 있도록 일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을 보면 우리가 이 땅에서 간절히 기도할 때에 하나님께서 땅에서 간절히 간구하는 자들을 위하여 놀랍게 일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사건들은 기도 후에 뒤따른 수많은 하나님의 일하심의 열매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나가 하나님 성전에서 눈물로 기도했더니 아이를 못 낳던 몸이 변하여 사무엘을 얻게 되었고, 여호사밧 왕이 백성들과 함께 성전에 나와 기도했더니 모압과 암몬과 세일 산 사람들의 군대를 칼과 창 한번 쓰지 않고 승리하게 해주셨고, 히스기야 왕이 성전에 나가 기도했더니 천사가 그 밤에 나가 앗수르 군대 18만 5천 명을 전염병으로 쳐서 아침에 싸늘한 시체로 바꾸었으며, 베드로가 감옥에 갇혀 내일이면 끌려나가 목이 잘릴 때인데, 그 마지막 밤중에 천사가 나타나 그를 감옥에서 쇠사슬에서 건져내어 무사히 빠져나가게 하셨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땅에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우리 대신 가장 좋은 방법,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우리를 위하여 일하심으로, 우리를 위기에서 건져주시고 원수들을 무너뜨려주시고 기이한 방법으로 살리시고 높여주십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 기도를 무엇보다 가장 귀하게 여기고 하나님 앞에 나와 엎드리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문제가 있을 때 사람에게 매달리지 말고, 원망 불평하거나 좌절하여 쓰러져 있지 말고, 성도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시는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리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하나님께서 기이한 능력의 손길로 우리를 붙들어주시고 문제를 해결해주시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찬양과 영광을 받으실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