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순이 선생은
제주에는 강물이 지하로 흐른다‘는 말씀을
즐겨 하신다.
제주의 하천은 대체로 건천이기 때문에
평상시 흐르는 물을 보기가 쉽지 않다.
한라산에 비가 좀 내리는 날엔
얘기가 달라진다. 산에서 ‘좀’이라면
100mm내외? ㅎㅎ
물 보기 그 어렵다던 내창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엄청난 풍광을 만들어 낸다.
우선 주변에 소리가 달라지고
곳곳에 없던 폭포와 소가 생겨나며
평소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장관이 펼쳐진다.
땅바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마치 외계에서 온듯한 하이얀 은백신사가
푸른 외눈을 동그랗게 하고는
여기저기서 솟아나와 주위를 살핀다.
돌틈에서도 움직임이 엿보인다.
뾰족뾰족 이끼와 조류와 균덩어리가 섞인
지의류 등이 생명수를 반기려는 양
춤추듯 올라온다.
이를 놓칠세라 그 느려터짐을 괄세받던
민달팽이 한마리가 본색을 드러낸다.
이런 날은 그네들의 잔칫날이 분명하다.
아니 이 놈들은 또 뭣이다냐?
집 나간 여왕벌 따라 그 일당들이 몰려있다.
쏟아지는 비를 피하지도 않고 자신들의
여린 힘을 모아 온 몸으로 여왕벌을
보호하고 있는 충성스런 부하들이다.
아, 이렇게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구나~
비내리는 날이면
고요한 숲에서, 계곡에서, 땅 속에서
기이하고 신비한 일들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우주의 삶이다~
첫댓글 너~~무~~ 멋져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오늘 내곁에 있는 모두를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곁에 없어도~^^
우와~~~
이렇게 멋진 계곡이 숨어 있군요
금방 나온 나도수정난은 역시 품격도
달라 보입니다, 멋져요~~
은빛 외투의 주름이
앙드레 킴 복장과 비슷합니다 ㅎㅎ
와 신비 그자체네요 🫠🤩 오늘의 풍경인건가요 ㅎ
비내리는 날의 풍경입니다^^
봄비가 숲길에 그려 놓은 경이로움을 듬뿍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물이라 생각하는 분들의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교수님의 글은 한편의 시를 읽는듯 해요😄
시로 느낌을 받고
시를 읽고 있는
그대가 바로 시인입니다~^^
비오는 제주 숲에서는 보물찾기를 해야하는 군요~~너무 이쁘네요
제주엔 같은 이름의 폭포가
무지 많아요…‘비와사 폭포’ ㅎ
김순이 시인님이 혹시 문화원장님이셨는지요? 동명이인 이신지 모르겠지만 존함이 아시는분과 같아서요.^^
네, 바로 직전 문화원장이셨지요.
우리 오름아카데미 단골강사님이기도 하구요.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