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허재(38·TG)가 평양을 방문, 북한 최장신 농구선수인 이명훈(36·235㎝)과 재회한다. 허재는 다음달 3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통일농구선수단의 일원으로 방북,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의 만남 이후 1년 만에 반가운 상봉을 하게 됐다.
북측과 통일농구와 관련된 실무접촉을 끝내고 최근 돌아온 현대측의 한 관계자는 9일 "북측과 선수단 구성에 대한 합의를 모두 마쳤다. 남자팀은 KCC 농구단에 한국농구의 상징적인 존재인 허재가 추가됐고, 여자팀은 현대 농구단 11명 전원과 다른 5개 팀으로부터 선수 한명씩을 추천받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 아산측은 현재 TG의 플레잉코치로 뛰고 있는 허재에게 신상명세서를 받아 신원조회에 착수하는 등 구체적인 방북준비에 들어갔다.
허재가 통일농구 선수단에 포함된 것은 그가 한국농구의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KCC에는 이상민과 추승균이 대표팀에 차출돼 선수가 부족한 데다 특히 게임을 리드할 가드의 공백이 생김에 따라 현대측에서 허재의 출전을 강력히 요청, 방북이 추진됐다.
허재는 선수 자격으로 처음 북한을 방문, '호형호제'하는 후배 이명훈과 또 한번 의미있는 만남을 갖게 됐다. 지난해 허재는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명훈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부산을 찾아 농구화 등 선물을 전달하며 수차례 국제대회에서 만나 다져온 우애를 과시한 바 있다.
이명훈은 그러나 이번에는 선수로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 관계자는 "지난 99년 통일농구 당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던 포워드 박천종과 이명훈은 이제 나이가 많아 은퇴한 것으로 전해들었다. 박천종은 이번에 해설자로 나와 통일농구에 참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세한 북측 선수단 명단은 15·16일께 확정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여자농구팀 외에 출전할 5개 팀 선수로는 김지윤(국민은행) 이종애(우리은행) 곽주영(금호생명) 이언주(신세계) 박정은(삼성생명)으로 잠정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