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ː [스포츠서울] - (스타고백) ⑥ ~ ⑩

[1023-애정]

스타고백(6회)-'착한 악녀' 하지원 
 
1년여에 걸친 스타덤을 향한 각고의 수련을 마치고 나는 드디어 K2TV(요즘 은 K1TV로 옮겨졌음) ‘학교Ⅱ’에 도전장을 냈다.
300여명이 몰린 공개 오디션장.
나는 PD와 작가선생님들 앞에 서서 연기력을 선보인 뒤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로 눈빛이 살아 있고 연기력이 빼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그리고 다른 10여명과 함께 합격했다.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나는 ‘학교Ⅱ’의 전편인 K2TV ‘학교’가 복사된 비 디오를 16편이나 구해다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분석했다.
합격자 10여명의 배역이 결정된 게 아니라 대본 연습을 거쳐 캐스팅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 문이었다.
나는 비디오를 보고 또 보며 등장인물들을 면밀히 연구했다.
잠은 하루에 3 ∼4시간 잤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등장인물과 연관된 꿈을 꾸려고 마음 먹었 다.
그랬더니 꿈속에 등장인물들이 실제로 나타났다.
나는 꿈속에서 그들과 대 화하고 같이 농담을 나누기도 했다.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붙었고 나는 대본 연습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그 결과 불량서클 ‘일진회’ 의 ‘짱’을 노리는 2인자로 캐스팅됐다.
노력의 값진 승리였다.
나는 ‘학교Ⅱ’를 통해 차츰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참으로 기나긴 터 널을 지나 희미한 빛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힘이 솟았고,연기에 온몸을 던 졌다.
한번은 동작대교 밑에서 조직원들에게 내가 뭇매를 맞는 장면을 찍는데 자꾸 NG가 났다.
연기력이 서툰 출연진이 나를 실감나게 때리지 못하기 때문이 었다.
이러다가는 밤새워 촬영해야 할 것 같았다.
출연진에게 제발 인정사정 없이 때려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왕 맞아야 하는데 화끈하게 맞으면 실감 도 나고 빨리 끝내야 편하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큐 사인이 떨어지고 사방에서 무자비할 정도로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왔다.
입술이 터지고 잇몸에서 피가 나고 가슴이 멍들었다.
눈물이 양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것은 끝없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스타고백(7회)-'착한 악녀' 하지원 
 
화려하게만 보이는 연예계의 이면에는 고통도 많고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데뷔 초기인 지난 98년 K1TV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에 출연할 때였다.
사극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그 드라마에 나는 태종(이방원)의 태자를 유혹하는 여인으로 출연했다.
태자에게 식혜를 두손으로 정성껏 올리는 장면 을 촬영하는데 갑자기 김재형PD의 욕설이 천둥번개처럼 내 머리를 강타했다.
“야! 사극에서 붉은 매니큐어를 바른 손으로 사발을 올리는 미친 X이 어디 있냐?”
얼굴빛이 검어서 ‘깜국장’으로 불리는 김PD는 성격이 불같았다.
게다가 환 갑이 지난 원로연출자이고 사극의 대가여서 중견 연기자들도 설설 기는 형편 이었다.
깜국장은 “야,짤러,짤러!”하고 불호령을 내렸다.
모처럼 얻은 출연기회인데 누구 명령이라고 머뭇거릴까.
매니저인 장실장님 과 나는 가위를 찾아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때는 한겨울.촬영장인 용인민속 촌에는 살갗을 파고드는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우리는 살인적인 추위를 참아가며 용인민속촌을 30여분이나 헤맨 끝에 기념 품점에서 가위를 구해 긴 손톱을 잘랐다.
그리고 잘리지 않은 손톱 부분의 매니큐어는 가위날로 긁어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지긋지긋한 내 징크스도 얘기해야겠다.
나는 출연제의 가 들어와 PD 등과 중요한 미팅이 있을 때마다 꼭 ‘만주사변’이 터진다.
여자들끼리의 은어인 만주사변이란 여자들이 한달에 한번씩 숙명적으로 치러야 하는 ‘그것’을 말한다.
KTV ‘학교Ⅱ’의 오디션을 받을 때도 그랬고 다음달 개봉하는 영화 ‘진실게임’(김기영감독)의 감독님을 처음 만날 때도 그랬다.
문제는 그놈(?)이 찾아오면 화장이 잘 받지 않고 얼굴이 붓고 여드름이 난 다는 것이다.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중요한 기회에,여느 때보다 예쁘게 하고 나가야 하는데 여간 짜증나는 게 아니다.
아,지금 생각하면 그 힘든 시절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연기자의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하다. 

스타고백(8회)-'착한 악녀' 하지원 
 
탤런트 채림,영화배우 김보성 등 예명을 바꿔 ‘뜬’ 연기자들이 적지않은 데 나도 그렇다.
내 본명은 전해림.
매니저인 장실장님은 예명으로 새 출발하 자며 하지원이란 이름을 지어주셨다.
그런데 하지원이란 이름엔 사연이 있다.
장실장님이 순정을 바친 첫사랑의 여자가 바로 하지원이란 것이다.
그녀는 장실장님을 차버렸고(?) 장실장님은 그녀를 향하던 열정을 내게 쏟겠다는 뜻에서 예명을 그렇게 지었단다.
남자들 의 속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장실장님은 나를 스타로 만들어 진짜 하지원 에게 데려가 소개시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나.
아무튼 K1TV ‘학교Ⅱ’에 출연하며 영화 ‘진실게임’(김기영감독 무비메 이커 제작)의 공개오디션에 응모했다.
경쟁률은 가히 살인적인 1천5백대1.
신 인이 스크린의 주연배우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을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흠을 잡아내기 어려운 연기력,카리스마가 있는 눈빛,선과 악의 두가지 이미 지가 공존하는 표정….
내게 내려진 평가였다.
나는 헤로인으로 내정됐지만 ‘학교Ⅱ’에 출연중인 것이 문제였다.
겹치기 출연으론 영화에 전념할 수 없다면서 드라마에서 빠지라는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무명인 내게 큰 배역을 준 KBS를 배반할 수는 없었다.
나는 김기영감독 님과 무비메이커의 이명현사장님께 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정을 해서 겨우 허락을 받아냈다.
영화가 크랭크인되자 아빠 엄마도 무척 좋아하셨다.
부모님은 촬영장을 구경 하겠다고 안달을 하시더니 경기도 남양주시 서울종합촬영소에서 촬영이 있던 날 미리 알리지도 않고 불쑥 찾아오셨다.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난장판(?)인가.그날의 촬영분은 하필이면 내가 목 욕탕에서 샤워를 하며 안성기선배를 유혹하는 장면이었다.
장실장님은 내가 완전히 벗은 모습을 부모님들이 볼 것 같아 이런 저런 핑계를 둘러대며 부모님을 촬영장밖으로 몰아냈다고 한다.
그날 장실장님은 진 땀을 너무 빼서 팬티가 온통 땀으로 젖었다나 어쨌다나. 

스타고백(9회)-'착한 악녀' 하지원 
 
‘진실게임’을 촬영하며 이런 저런 사연이 많았다.
극중에서 수갑을 차고 검사 앞에서 조사를 받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촬영 후 수갑 열쇠를 잃어버려
매니저인 장실장님이 쇠톱을 구해다가 수갑을 잘랐 다.
우는 연기를 할 때는 눈물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진정한 연기자는 진짜 눈물을 흘리며 연기한다는데 나는 아직 멀었나보다.
장실장님은 양파를 갈아 만든 즙을 내 눈에 넣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러더니 다시 해보라고 주문하셨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김기영감독님이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이 ×아,그게 연기냐.너같은 ×이 무슨 배우야!”
몸집도 크고 인상이 우락부락한 김감독님의 욕설에 나는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 눈물을 떨구었고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우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김감독님과 장실장님이 내 눈물을 빼기 위해 서로 짜고 일부러 욕설을 퍼부었다나.
촬영이 끝나고 지난해 12월 설악산 켄싱턴스타즈호텔에서 ‘진실게임’의 시사회가 열려 아빠 엄마도 참석했다.
엄마는 내가 옷을 벗고 샤워하는 장면을 보고 비로소 아셨단다.
아빠 엄마가 서울종합촬영소로 찾아오던 날 장실장님이 왜 촬영장을 보여주지 않고 밖으로 유인하며 안절부절 못했는가를.
그런데 아빠는 허허 웃으며 말씀하셨다.
“지원아,부족하지 않느냐.좀더 섹시하고 좀더 야하게 연기하지 그랬느냐.
이왕 하려면 ‘노랑머리’의 이재은처럼 화끈하게 해야지.
넌 어떻게 생각하니?” 내가 ‘뜨고’나니까 우리 가족들도 많이 변했다.
가족들만 변한 게 아니라 주변이 온통 달라진 것같다.
창피하지만 솔직히 자랑스럽기도 하다.
내가 여고시절 영어를 배우던 우리 동네의 ‘동인외국어학 원’에는 이렇게 쓰인 플래카드가 겨울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동인외국어학원이 배출한 영화배우 겸 탤런트 하지원 ‘진실게임’ 출연 ’그 플래카드 옆엔 ‘진실게임’의 영화포스터도 붙어 있다

스타고백(10회)-'착한 악녀' 하지원 
 
우리 가족들의 이야기를 더 해볼까.
고교 2학년인 남동생 태수는 영화배우 누나를 두어서 반에서 인기가 ‘캡’이란다.
담임선생님이 겨울방학 계획을 적어 내라고 했는데 대부분이 ‘태수네 집에 가서 지원이누나와 얘기 나누기 ’라고 한다.
‘뜨기’는 떴는지 모를 내가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다보니 이제 스타고백 을 끝낼 때가 됐다.
하지만 이 얘기는 꼭 하고 싶다.
얼마전 K2TV 일요베스트 ‘위험한 자장가’(지난 8일 방송)를 촬영하는데 마지막 장면은 바다에 들어가 삶을 마감하는 것이었다.
바닷가에 서 있어도 이가 덜덜 떨리는 한겨울에 바닷물에 들어가 30분간 자살연기를 하라니.
매니저인 장용대실장님과 나는 아이디어를 냈다.
나는 낚시용 우비를 몸에 걸치고 그 위에 팬티스타킹을 입었다.
그리고 장실장님은 그렇게 무장한(?) 내 몸을 가슴에서 발끝까지 공업용 강력 테이프로 친친 감았다.
물 한방울도 피부에 스며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랬더니 바닷속에 들어가 놀아도(?) 춥지 않았다.
‘위험한 자장가’가 방 송되고 난 뒤 담당PD와 장실장님,그리고 내가 함께 점심을 먹는데 PD가 말했다.
“지원이 몸매관리 좀 해야겠다.
바닷물에 들어갈 때 보니까 너무 뚱뚱하던 데.”
나는 웃음이 나왔다.옷을 여러 벌 껴입었으니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연예계에서 성공하려면 노력도 중요하지만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발 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내가 너무 잘 난 척 했나? 에라,이왕 하는 김에 한번 더 하자.
장실장님과 나는 요즘도 시간이 나면 방 송국에 불쑥 들어가 아는 PD들과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신다.
출연 청탁이 아니다.
인사차 그러는 것이다.
여러 PD들이 우리를 보면 “아예 출근부에 도장 찍고 가지”라고 농담한다.
로비가 능사라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한다 는 얘기다.
나,하지원은 앞으로도‘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스포츠서울 독자 여 러분께 진심으로 약속드린다.
그동안 변변치 못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정말 눈물이 나도록 고맙다.

[발리지기]

하지원누나가 그 동안 힘든 길을 거쳐 오셨군요.... TㅁT.. 앞으로는 사랑만 받고 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지원누나 홧팅!

[넘버원지워니~~]

이게 바로 인생역전이 아닌가 싶어요.. 힘들게 정상에 오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배우가 되시길~~~~ 넘 드라마틱하네요! ^^

[지원in내맘속에]

역시 노력으로 만들어진 배우 아~찡혀라........

[지원♥후니]

윽 이글 진짜 끝까지 제대로 읽으면 진짜 노력파 배우라는말 나오네용 ㅠ.ㅠ

[사랑한다길라임]

이거 어디서 나온거에요?